게시판 카테고리.

  1. 전체목록

  2. 그림

  3. 미디어



HEADING TO LOS ANGELES. - 4화

댓글: 0 / 조회: 1016 / 추천: 0


관련링크


본문 - 12-10, 2018 17:50에 작성됨.

( 바비 트루프 - (Get Your Kicks on) Route 66 / 척 베리 커버 버전 )


애리조나 주, 마더 로드란 별칭으로도 불리는 66번 국도 어딘가의 어느 주유소. ...내 옆에 앉아서 가던 두명은 지금 트럭 안이 답답했는지 밖에 나와서는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내보냈다 하고 있고, 난 주유소 내 직원한테 250달러 어치 기름값을 내고는 그대로 주유하는 중이다.


"빅 밴드" 조 : (주유소에서 나오는 음악을 중얼거리는 동시에 주유를 하면서) Route...six-ty-six...

프로듀서 : (스트레칭을 하면서, 일본어로) 어우우우우 - !!! 어깨야! 진짜 답답해 죽는줄 알았네...

미쿠 : (마찬가지로 스트레칭을 하면서) 으냐냐냐냐...나도 마찬가지다냐아....

"빅 밴드" 조 : (주유하다가 두 사람 쪽을 보면서, 영어로) 어여, 젊은 친구들. 기름 다 넣으면 출발할거니까 살거 있음 저 건물 안에 들어가서 빨랑 사고 나오슈. 이 다음에 쉬는 곳 나올 때까지 한참 걸릴지도 모르니까.


이번에도 역시 남자 측은 못알아 들은 듯한 표정으로 있다가 옆에 있던 아가씨가 설명해주자 그제서야 납득한 듯 건물 내로 들어간다.


"빅 밴드" 조 : (턱수염을 만지작거리면서) ...흐음.


아까 주유소 도착하기 전 라디오에 나는 목소리와 저 남자와 같이 가는 아가씨 목소리가 비슷한거 같았는데, "혹시 내가 태운 여행객이 팝스타와 그 매니저일까?"라고도 생각해봤지만... 설마, 지난 30년간 트러킹만 하면서 가수 얼굴도 직접 보지 못 해봤었는데, 저 여행객들도 그냥 평범한 외국인 배낭 여행객들이겠지. 국토 종단 여행이랍시고 뉴욕에서 LA로 가는 경우나 그 반대의 경우도 드물긴 하지만 하나 두명은 아니니까. 솔직히 목소리 비슷한 사람도 어딘가엔 하나씩 있겠지.


차 - 칭 -  ...덜컥!


아, 기름 다 넣어졌나보다. 그럼 주유구는 빼고, 캡 닫은 뒤에... 허, 남은건 트럭 안에서 대기하다가 저 두 사람 오면 다시 태우고 가야겠지.


"빅 밴드" 조 : (탑승하려다가 말고는 트럭을 보며) 후우, 생각해보니 이거만 굴린지 벌써 30년 가까이 가는거 같네. 이걸 93년도 장만할 당시에는 거의 새차나 다름 없는 컨디션이었는데, 지금은 관리를 제대로 못해 녹이 슬고, 페인트 색은 연해지고, 매연은 매연대로 뿜고... 시간도 참 빠르기도 하지.


그렇게 내가 트럭을 보고 지난 시절을 되돌아보려는 참에, 아까 마트에 갔다온 두 사람이 군것질거리 몇개를 들고와서는 조수석 문을 열고 들어간다. 이렇다면 나도 이럴 세가 없겠지.


"빅 밴드" 조 : (탑승하고는 문을 닫고는 벨트를 매면서) 자, 그럼 다시 출발하겠수다. 중간에 단속 걸리면 골치만 아프니까 벨트도 잘 매고.

미쿠 : (벨트를 매면서, 영어로) 네, 네...

프로듀서 : (이해를 못한 표정으로 있다가 미쿠에게 물으면서) ...뭐래?

미쿠 : (프로듀서 쪽을 보고는) 벨트 매라고 하는거 같다냐.


프로듀서 : (이제서야 알겠다는 듯 재빨리 매면서) ...아하!

"빅 밴드" 조 : (시동을 걸고는 대략 3단 정도로 넣으며) 그럼 출발하우이.


( 웨일런 제닝스 - Are you sure Hank done it this way )


그렇게 다시 출발하여 몇시간을 달렸을까, 입이 좀 근질근질하다. 이번 화물 옮기면서 누구던 간에 여태까지 제대로 대화를 해보지 못하였으니 말이다.


"빅 밴드" 조 : (정면을 보며 운전하면서) 저기 그, 젊은 친구들.

미쿠 : (졸린 눈으로) ...냐아?

프로듀서 : (멍한 표정으로) ...에?

"빅 밴드" 조 : (라디오를 끄면서) 못 알아들어도 상관 없긴 하지만...내 얘기 들어보려? 며칠간 거의 제대로 된 대화를 못했거든...


미쿠 : (영어로) 함 말해봐요.

프로듀서 : (이해 못한듯한 얼굴로) ...에?

"빅 밴드" 조 : (감속하는 동시에 기어를 7단으로 내리면서) 그럼 시작하우이. ...그러니까...


그렇게 난 내 옆에 동승한 여행객들에게 온갖 얘기를 다 하기 시작하였다. 처자식 보고 싶은데 일이 바빠서 휴일같은 날에도 잘 못간다더니, 차가 덜덜거리는건 미안하다느니 등...아마 평소에 말하는 양보다 더 말하는거 같았다. 시간은 내가 얘기를 많이 해서 그런지 꽤 빨리 흘렀고, 내가 얘기를 끝낼 쯤에는 시간은 대략 오후 8~9시 사이 쯤이고, 두 사람은 피곤했는지 이미 잠을 자고 있었다. ...솔직히 이 상태로 얘기를 더 하는 거도 그러니... 라디오나 다시 키자.


"빅 밴드" 조 : (라디오를 다시 키더니 채널을 돌려대다가 멈추면서) ...아, 여기다.



( 부커 T & 디 M.G.'s - Green onions )


멈춘 채널은 대략...리듬 앤 블루스 채널같다. 어딘가 많이 들어보기는 했는데, 이름이 기억이 안난단 말이야...내가 이걸 어디서 들어봤었지? ...아무래도 제대로 생각해내려면 좀 걸릴 것 같다...


프로듀서 : (자는 중, 조금 뒤척이면서) 으음...

미쿠 : (역시나 자는 중, 불편해보이는 듯한 표정을 하며) 냐아아아....


물론 그 전에, 좀 쉴 곳을 찾아봐야 할거 같지만. 이 사람들을 그대로 트럭 내에서 재울 수가 없으니까 말이지.


- 다음 화에 계속 -

- - - - - - - - - - - - - - - - - -

4화입니다. 이렇게 화마다 시점을 돌리면서 진행하는게 1바퀴를 돌았군요. 그럼 5화서 봅시다...

0 여길 눌러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