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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판타지:R]제 1부 1장 - 기념일(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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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2-01, 2018 20:49에 작성됨.

타오른다.


타올랐다.


모든것이.



" !! "


 얼룩진 비취빛의 불길과.


" 하아.. ! "


시퍼런 청염의 파도가 부딪힌다.


두 파도아닌 파도가 서로 맞부딪혀 부스러진다. 세상은 부스러짐 속에 삼켜져간다.



삼켜지는 속에서, 삶은 사라진다.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그 안에서 녹과 청은 끝이 없을것만 같은 마찰을 빚어낸다.




 영원이 끝이 없을것만 같은 결 속을 흐르고 흐른다.






그러다가.. 파도가 멈춘다.





" ..ㅊ...하야..! "





" ..... "





" ......ㅁ해...




................용ㅅ....ㅁ.....해....!! 




...........아아.... 





.................아아아...! "





검게 물든 것이 쏟아져 넘친다. 바닥에 흐트러졌다.

흐트러져 흐르는 그것을 따라, 푸른불길은 타고 올라간다. 검게 물든 것은 타들어간다.


계속 타들어간다.



그리고.



타들어가는 것은, 최후의 비명을 내질렀다.








" 으아..! "


꿈에서 깼다. 아무런 의미없는 꿈 속에서, 헤어나온것이다.


" 뭐였지..? "


곧이어 빠르게 잊혀져간다. 무슨 꿈이었을까. 그러한 생각은 수 초 안에 사라져간다.

그녀는 잠자리에서 일어난다. 오늘은 소녀의 부모님의 결혼 기념일. 선물을 사기위해서는 아침일찍부터 준비를 해야한다.

가볍게 기지게를 펴고 목과 허리를 돌려 스트레칭하는 자세에서, 하루이틀 해온것이 아님이 여실히 드러난다.


곧이어, 창밖으로 올려다 보이는 높디높은 순백의 성은, 그녀의 이상과 동경이 어디에 있는지 가르쳐주고 있었다.





[신데렐라 판타지:R] 제 1부 1장 - 기념일


미시로 왕국

인간과 아이돌의 왕국.


346년이라는 길지는 않지만 충분히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나라로서, 그 위치또한 대륙의 서쪽과 동쪽을 잇는 중대한 교두보로서 적합하다.

그렇기에 동과 서의 다양한 문물이 오가고 수많은 교류속에서 자연스레 문화강국으로서 자리매김한 국가이기도 하다.


그러한 왕국에서도, 중심지인 왕도 미시로.


왕국의 어느 건축물보다도 높고 넓으며 365일 내내 순백으로 한결같은 미성을 중심으로 넓고 높은 성벽이 둘러쌓여있으며, 그 바깥으로 약 120만여명의 백성들이 터전을 잡고 살아간다.

그리고, 그녀 또한 여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그 안에서 살아가고 있다.



" 우즈키~ 아침식사 해야지. "


" 앗~ 치즈빵 냄새. " 소녀의 코는 예민하게도 빵과 함께 섞인 구운 치즈냄새를 구분해낸다.


그녀는 자신의 기호식품을 야금야금 섭취하면서도, 언제나 한결같은 부모님들의 눈치를 본다. 

결혼 기념일 선물을 사러간다는 걸 들키지 않기위해 식사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않아, 자연스레 빵을 입에 물고서 일어선다.


" 저, 그~ 친구랑 약속이 있어서 잠시 다녀올게요~ "


다만, 아무리 들키지 않으려고 해도 행동하는 본인이 어리숙하면 뻔하게 보이기 마련이다.




" ...응. 잘 다녀오렴~ "


애써 눈치 못챈 척, 소녀의 어머니는 그리 답하였고.

소녀의 아버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또한 딸아이가 무엇을 하러나가는지 알고있으리라.

한두해도 아니고 철들기 시작할 무렵부터 항상 그래왔었으니 눈치 못채는게 이상하리라.

그러면서도, 어린 나이에 부모를 위해 이런저런것을 신경쓰는 자식을 보면서 흡족해 마지않는다.


밖으로 나선 소녀의 발걸음은 빵집을 향해간다. 부모로부터 받았던 일용할 용돈을 조금씩 쌓고 또 쌓아서 그 돈으로 주문제작 예약을 해놓은 케이크를 가지러 가기 위해서.

왕국에서도 손가락에 꼽는 빵집이라고 알려져 있는곳이니 만큼, 장인정신 또한 투철해 반나절 이상 된 빵은 결코 팔지 않는 가게수칙이 있는 곳이다.


" 실례합니다~ "


" 아, 시마무라양. 잘 왔어요. "


소녀의 활기찬 인사에 현 빵집의 실질적 주인인 그가 카운터에서 맞이한다. 그는 최근에 고령으로 인해 은퇴하게 된 부친이자 선대인 장인의 뒤를 이어 빵집을 운영하고 있는 후계자였다.

나이는 20대 중반정도로 보이는 그의 얼굴에는 빵을 만드는데에 너무나 많은 시간을 투자한 흔적이 다크서클로서 명료하게 남아있어, 빵집에 대한 신뢰를 더욱 두텁게 하고있었다.


"여기, 어제 주문했던 크림 케이크에요. "


그가 보람찬 미소를 지으며 사람 머리만한 크기의 네모난 박스를 들이민다.

약간의 마법처리가 된 투명한 막 안으로 신선하고 새하얀 크림이 내비쳤다.

기대하던 것 이상의 퀄리티였던건지, 소녀는 함박미소를 피우며 박스를 건네받는다.


" 정말 고맙습니다~ " 그리고 감사의 인사를 하는걸 잊지 않는다.



" 천만에요. " 라고 남자는 말하고 작은 하품을 내뱉는다.

아직 오전 8시 언저리일 무렵이다. 그래서인지, 카운터 뒤편 화덕을 비롯한 각종 설비가 늘어선 곳에서 구수한 빵냄새가 풍겨왔다.

가볍게 인사를 끝마치고서 소녀는 신나는 발걸음으로 다음 행선지로 향하기 위해 빵집 밖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몸을 돌려 도로 나가려는 소녀의 앞에, 입구로 들어서는 처음보는 얼굴이 눈에 띈다.


" 오오~ 여기 빵집은 처음오는데~ 뭔가 달라~ "


처음보는, 아마도 자기 또래로 보이는 소녀는 빵집을 입구서부터 이리저리 둘러보면서 호기심 가득한 표정이었다.

입고있는 복장은, 왕국에서 입는 통상스런 평상복이 아닌걸로 보아 관광객이거나, 왕국에 온지 얼마 안됀 것 같았다.

소녀는 그 이국적인 옷을 입은 소녀를 향해 입을 연다.


" 저기... "


" 오~ 처음뵙겠습니다~! 내 이름은 혼다 미오~! 최근에 여기에 이사왔습니다. 잘부탁~! "


쾌활한 답변이 돌아온다.

다만..



" 다른게 아니라... "

" 으응? "


" 저기, 입구를 막고 서계셔서 그런데.. 저 나가봐야하거든요. "


" 아. "



쾌활한 소녀는 그제서야 자기가 무슨 민폐를 저지르고 있었는지 깨닫고 뻘쭘한지 고개를 살짝 숙인 채 슬금슬금 몸을 옆으로 비킨다.

나가는 소녀의 뒷모습을 보며 쾌활한 그녀는 소녀로부터 풍기는 풋풋한 향과 들고있는 생크림의 냄새가 섞인 향의 조화를 느낀다.



" 저, 거기 너. "


" 네 ? "


" 이 근처에 사는거야? " 쾌활한 소녀는 물었다.


" 네, 그런데요.. ? "


" 아, 나도 요 근처에 살거든. 얼마 안됬지만 말야. 앞으로 질 부탁할게~! "

라고 말하며 손을 흔드는 소녀에게 마찬가지로 가볍게 손을 흔들어준 뒤, 각자 길로 향한다.



소녀의 다음 행선지는, 다름아닌 꽃가게였다.


그것도 당연 보통의 꽃가게가 아닌 왕국에서 손꼽는 규모를 자랑하는 꽃가게이다.

심지어, 그곳출신의 인물이 소녀가 동경하는 자리인 '뉴제네레이션 기사단' 까지 올라있다는 것도 가게를 선택하는데 한몫했다.



" 뉴제네레이션.. 나도 언젠가는.. " 소녀의 마음은 꽃집으로 가까워질 수록 풍부해지는 꽃내음과 같이 부풀어 오른다.

그리고 마침내, 걸음은 다시한번 목적지에 다다르자 멈춰선다. 빵집은 비교적 가까웠기에 몇번인가 왔었지만, 그곳은 달랐다. 이렇게 이른 아침이 아니면 항상 사람으로 붐벼서 제대로 구경조차 힘든 그런 장소.

왕도는 물론 국경이나 해역 너머로 먼 나라와 꽃 종자를 거래하기에 달에 한번씩 꽃집에서 풍겨오는 향은 크게 달라진다.  

왕국이나 전국 곳곳으로 꽃을 유통하는 양 또한 많고 이로인해 왕국으로부터 적극적인 지원을 받고있기에 규모 역시 어지간한 고관대작의 저택만한 크기이다. 이른 새벽부터, 꽃가게의 직원들로 추정되는 앞치마 차림의 여인들이 빠른걸음으로 화분과 화분의 행렬들을 드나들며 이런저런 손질을 하는 모습이 보인다.


아름다운 파란색 장미로 수놓인 아치형태의 입구를 들어서자, 그 광경은 더욱 확연하게 들어온다.


온갖 종류의 꽃들이 각자의 향을 뽐내며 가게의 앞마당이라고 할만한 공간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 아, 어서오세요. " 


자기를 맞이하는 어느 목소리에 그녀가 돌아보자, 그곳엔 아무런 꾸밈도 없어보임에도, 입구에 늘어선 장미처럼 깔끔하면서 정갈한, 한마디로 '푸르다'는 느낌을 발하는 소녀가 멀뚱이 자기를 응시하고 있는 모습이 있었다.


" 아, 그.. 저, 꽃을.. 보러 왔는데요? "


" 예약하신 분이라면 성함을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


'예약' 이라는 말에, 소녀의 마음이 수그러든다.

예약을 마치고 오는 곳이었단 말인가. 그러고보니 아침 시간대에 이곳에 들어가는 이들은 대부분 비싸보이는 치장이나 옷을 입고 있었던 걸 떠올린다. 뒤이어, 자신의 뒤쪽으로 당당한 걸음이 다다른걸 반박자 늦게 눈치채고 돌아본다. 뒤엔 연미복에 안경을 쓴 마른 남자가 있었다.



" 크흠. 앞의 아가씨. 잠시 비켜주겠나. "


" 아, 아앗..! 죄송합니다... "



길막기의 피해자에서 가해자의 기분이 된 그녀는 어쩔 줄 모르고 옆으로 비킨다.

아까 전 빵집에서 저도 모르고 길을 막고있었던 그 쾌활해보이던 여자애도 이런 기분이었을까, 소녀는 얼굴이 빨개져 어쩔 줄 모르고 푹 숙이고 있을 따름이었다.



" 꽃을 찾으러 오신건가요 ? "

" 네, 슈미겔 후작님께서 보내셨습니다. 여기, 증명서류도. "


깔끔하게 정복으로 차려입은 안경잡이 남자는 옷의 안주머니로부터 손에 꽉 들어갈만한 두루마리를 꺼내어 푸른 소녀에게 건넸다. 소녀는 받은 두루마리의 인장을 확인하고서, 메고있던 가방에서 집어넣은 뒤 손을 깊숙히 집어넣어 헤져버린 종이 한장을 꺼내 목록을 살피다가, 슈미겔 후작 이라고 적인 부분을 손가락으로 톡 찍는다.


" 여기 있네요. 그럼 상품 확인을 위해서 안내인을 부르겠습니다. 싵고 가실 마차는.. "


" 곧바로 오고있습니다. 5분정도 걸리겠군요. "


" 알겠습니다. "


뭔가 살짝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푸른 소녀는 슈미겔 후작의 하인이라는 남자를, 마침 가까이 온 시종에게 맡긴다. 하인과 시종은 함께 꽃의 밀림 너머로 모습을 감춘다.

푸른 소녀는 후작의 하인이 이내에 완전히 꽃들 너머로 모습을 감추가, 여전히 뻘쭘해있는 소녀의 어깨를 툭툭 건들어본다. 소녀는 그제서야 정신차리고 푸른소녀와 마주한다.


" 혹시 이곳에서 꽃을 구매하는건 처음이신가요 ? " 유달리 푸르른 눈길이 질문했다.


" 네.. " 소녀가 자신없는 목소리로 대답한다.


" 그렇군요.. 이곳은 다른 가게들과 다르게 조금 특수해서, 오전 시간대에는 예약한 종자들을 수령하는 것만 가능해요. 일반 구매는 정오 이후에 가능하니깐.. "

" 앗.. 그런. "


" 으음... "


푸른 소녀는 이전에도 이러한 패턴으로 찾아왔던 손님들을 본 적이 있었다. 수량이 적은 꽃을 구하려고 아침 일찍 오면 된다고 생각해서 찾아오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을 막기위해서 정해진게 지금의 장사시간대 였다. 더불어서, 서민들보다는 귀족들이나 왕국 관계자들이 조금 더 우선적으로 구매하는.. 조금 불공정한 암묵의 룰이 있지만 그것까지는 자신이 어찌할 수 없다는걸 잘 알고있다.


어쩌되었든 지금은 꽃을 즉시 구매할 수 있는 시간대가 아니기에 소녀를 돌려보내야만 한다.


" 그렇게 됬으니, 낮에 다시 와주세요. "

" 네, 죄송해요.. "


소녀는 어깨를 축 내리고서 터덜터덜 들어왔던 입구로 걸어간다. 낮에는 사람이 너무 붐벼서 구경조차 못하던 곳이었기에, 소녀는 꽃을 구매하는건 포기할까 진지하게 고민한다.

그리고 떠나가는 뒷모습을 보던 푸른 눈동자는 마음 속에서 망설였다. 그녀는 이렇게 찾아온 사람을 내칠만한 이는 아니었다. 소녀 뿐만 아니라.. 아침에 빨리 찾아왔던 수많은 이들 중 몇몇을 개인적으로 도운 적도 있었다. 명백하게 가게의 규칙 위반이었지만, 그녀는 들키지 않는선에서 시간을 잘못알고 온 사람들에게 도움을 펼쳤었다.

그것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어깨를 주욱 내리고 힘없이 걸어가는 뒷모습을 잡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기묘한 감각이 들었다. 유달리 츤윽하게 보이는것도 한 몫 했지만.


" 저기..! 잠깐만요! "


푸른 소녀는 참지 못하고 소녀를 부른다. 

소녀는 비실비실 힘없이 걸어가다가, 그녀의 부름에 뒤돌아본다.



잠시 후, 꽃가게 내부.


가게의 시종들이 돌아다니며 꽃더미들과 화분들을 손질하는 와중에, 그들의 시선을 신경쓰며 스레슬쩍 사이를 걸어다니는 네개의 다리가 보인다. 


" 이렇게 해주시다니.. 어떻게 감사해야할지.. "

" 쉿. 조용히 하셔야해요. 아직 후작의 하인도 가게 안에 있으니까. "

" 넵... "


여지껏 도와줬던 손님들처럼, 푸른 소녀는 그녀역시 돕기로 마음먹는다.

이게 걸리면 혼날 일이라는걸 당연하게 알고있지만, 그럼에도 행한다.


" 무슨 꽃을 찾으시나요..? "

" 아. 부모님 결혼기념일이라.. " 소녀는 자기가 이 꽃가게에 온 이유를 밝힌다. 푸른 소녀는 미소를 올리며 소녀의 손을 붙잡고 가게 내부의 깊은곳으로 들어간다. 혹시라도 들킬까봐 소리는 내지 못한 채 끌려가듯 따라간 소녀의 눈앞에 또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푸르다.


파란색.


온 실내가 푸르디 푸르른 색으로 뒤덮인 풍경 속에 선 소녀의 눈동자는 반짝반짝 푸른 빛이 들었다.

푸른 소녀는 자신있게 가벼운 미소를 붙이고서 몸을 숙여 빽빽하게 들어선 화분 사이를 뒤적거린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약간의 보랏빛이 감도는 파랑색을 띈 꽃화분을 꺼내어 소녀의 앞에 올려놓는다.


" 자, 여기. 아모네 라고 하는 꽃입니다. 꽃말은 '영원한 사랑'. "

" 와아 ~ 이렇게 예쁜 꽃, 처음이에요..! "


그렇게 기뻐하다가, 소녀는 무언가 문득 떠올랐는지 흠칫하고는 난감한 표정을 짓는다.


" 저 근데.. 이건, 얼마인가요? "


" 글쎄요.. 그때그때 변동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1500쥬엘 정도 하죠. "

" 앗...처.. 천 오백쥬엘... "


1500쥬엘은 소녀의 한달 치 용돈에 해당하는 금액이었다. 하지만 그런걱정도 곧, 푸른 소녀의 한마디에 날아간다.


" ..300쥬엘만 주세요. "

" 엣, 정말로 괜찮은건가요?! "

" 쉿..! "

" 앗... 쉿. "


푸른 소녀는 어렸을 적 부터 부모님이나 언니를 따라 꽃가게의 일상다반사를 지켜보며 경험을 쌓았다. 소녀의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그녀가 돈에 곤란해하고 있다는 것도 어느정도 보였음이라.

소녀가 주머니에서 꺼낸 일곱빛깔로 빛나는 광물 몇개가 손에서 손으로 건네진다. 푸른 소녀의 가방속으로, 300쥬엘에 해당하는 보석류가 스르륵 빠져들자 푸른 꽃이 열뎃송이 심어진 화분이 부모님 선물을 향해 한발짝 가까워진다.


" 자, 자연스럽게 나가도록 해요. "


" 저기.. 고맙습니다. " 소녀는 그녀를 따라 가게 밖으로 향하면서 작게 고개숙인다. 감사인사를 등 뒤로 받는것은 상도덕이 아니라는 것 역시 잘 알고있는 그녀이기에 몸을 돌아 소녀와 마주한다.


고맙다고 인사하는 소녀가 짓고있는 미소는, 처음보는 것임에도 무척이나 아름답고 밝아서 해바라기 처럼 보였다. 그리고서 잠깐이지만.. 그대로 서있었다. 

푸른 소녀는 자기를 부르는 소리에, 그제서야 스스로가 잠깐동안 소녀의 미소에 빠져 멍을 때리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 아, 음..아뇨, 별거 아니에요. "

" 그러지 말고.. 부디 이름이라도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언젠가가 될진 모르겠지만, 반드시 은혜를 갚고싶어요.. "


소녀의 결초보은 하겠다는 성실한 마음씨에, 푸른 소녀는 기꺼이 자기 이름을 입에 담는다.



" 시부야 린. 그게 제 이름이에요. "


" 시부야..린. 저는 시마무라 우즈키에요! 오늘은 이 은혜, 절대 잊지 않을게요! "


이름을 교환하고서야 소녀, 시마무라 우즈키는 파란 장미로 수놓인 출입구 앞에 다시 왔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서 인사의 말 대신 작게 고개를 숙인다. 


그렇게 두 소녀는.. 서로의 길로 간다. 

태양같은 미소의 소녀는 부모님의 곁으로, 하늘처럼 푸르른 소녀는 자신의 역할로.


시마무라 우즈키는 양 손에 케이크와 꽃을 든 채로 흥겨운 발걸음으로 집으로 향한다. 오늘은 이전까지 준비해왔던 그 어떤 선물들보다 돈과 시간을 많이 들였고, 살아온 시간만큼 쌓인 사랑을 담은 편지역시 준비만전. 그녀는 집에서 피어날 미소를 생각하며, 이내에 다시금 활기찬 미소를 지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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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는 바뀌어 다시금 푸른 꽃이 만발해있던 방.


푸른 소녀, 시부야 린은 그곳에 서서 하염없이 그저 바라보고만 있었다.

그 안에서는 마치 시간이 멈춘 듯, 바깥의 발소리들도 물주는 소리도, 잎사귀를 손질하는 소리도 희미해졌다. 그녀는 그것을, 작은 고요를 즐기는 듯 했다.



" 또 그런거니 ? "


그런 고요함을 깨고 린의 등 너머로 목소리가 들린다. 부모라고 하기에는 젊은 목소리.

푸른 눈동자가 시선을 뒤로 향하여 바라본 끝에는, 그녀와 같은 푸른 눈동자가 있었다.



" 카나데 언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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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판타지:R 의 시작지점! 입니다.

다크판타지인지 어떤 판타지인지.. 아무튼 시작은 평탄하고 평화롭게 풀어나가는걸 지향하고 있습니다 '~'/

일단 배경은 전 시리즈와 똑같은 미시로 왕국! 다만 몇몇 배경으로 설명되는 부분이 이전과는 다르다는걸, 벌써 알고계신 분들도 있을텐데요. 이러한 부분은 점점 더 늘어납니다!


혹시라도 신데렐라 판타지를 보고, 기억하고 계셧던 분들에게는 비교하면서 소소한 흥미거리가 되리라.... 바랍니다! 


관련 설정은 수시로 창작이야기 게시판에 '신데판R 설정' 비슷무리한 제목으로 풀어가도록 할테니, 그것 역시 기대해 주십시오~!


그러면 여러분, 기념일(下)에서 뵙도록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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