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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want - 나와 파랑새와 잠자는 공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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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1-30, 2018 22:52에 작성됨.

33. 나와 파랑새와 잠자는 공주

765 프로덕션의 첫 번째 정례 라이브 이후, 모두가 바빠졌다. 치하야를 제외한 나머지 아이돌들은 모두 C랭크에 도달했다. 치하야와 미키, 히비키는 한 번에 B랭크로 올랐다. 나와 류구코마치는 A랭크 업을 위한 랭크 업 페스티벌 준비에 들어갔다. 만약 둘 다 성공한다면 A랭크 아이돌 두 팀과 B랭크 아이돌 셋, 나머지가 C랭크로 구성된 무쌍 라인업이 구성된다. 프로듀서가 온 지 약 반 년 만에 거둔 성과다. 대단해요─!



특히 류구는 반 년만에 A랭크에 도전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것이 리츠코의 전력인가! 에이잇! 765의 프로듀서는 모두 괴물인가! 물론 나 자신도 1년 여 만에 A랭크 도전까지 도달했다는 사실은 생각치 않는다. 원래 자기 얼굴은 안 보이는 법이지. 류구코마치는 정말로 눈 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다. 세 명이 한꺼번에 움직이는 일정도 있었지만, 별개로 움직이는 일정도 늘었다. 다른 765의 아이돌과 섞어서 활동하거나, 아예 솔로로 움직이는 경우도 많았다. 물론 그런 경우에는 아즈사 씨에게 반드시 리츠코가 붙어서 움직였다. 



나는 이사를 고민하고 있었다. 늦어서 막차를 놓치는 경우야 치하야 집에 신세를 질 수도 있겠지만, 언제까지나 자고 갈 수는 없으니까. 다만 아직 미성년자이기에 부모님이 허락해주시지 않아 곤란해하고 있었다.



"하루카는 부모님과 함께 살지?"



덕분에 오늘도 치하야의 집에 묵고 있는 내게 치하야가 물었다. 치하야 앞에서 가족에 대한 이야기는 꺼내기가 조심스럽다. 어디서 어떻게 트라우마를 자극할 지 모르니까. 그래도 한 번쯤은 진지하게 이야기해봐야 할텐데 말이지. 치구사 씨와도 이야기할 필요가 있고. 



"응. 그렇긴 하지만 최근에는 도쿄 쪽으로 이사를 해야 하나 고민 중이야."



최근에는 여성 혼자 사는 경우를 위한 오피스텔 같은 것도 많으니까, 그런 쪽을 알아봐야 하나? 하고 덧붙였다. 



치하야가 조용해졌다. 어물어물거리는 느낌이다. 찬스가 온 것 같다. 치하야에게는 미안하지만, 대의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일이란다. 너에게 조금이라도 상처가 적은 쪽을 택하는 나를 원망하렴.



"치하야는 부모님과 어떻게 지내?"



마치 아무 것도 모르는 척, 이를 악물고 물어봤다. 발음이 조금 이상해졌지만, 치하야는 당황하고 있어 깨닫지 못한 것 같다.



"...부모님은 이혼하셨어."



미안. 정말 미안해. 사실 알고 있어. 하지만 물어보는 나를 미워해 줘.



"아, 미, 미안..."

"괜찮아. 하루카가 미안해 할 일이 아니니까."

"그러면 부모님과는 연락하지 않고 지내는거야?"

"응. 이제와서 서로 할 이야기도 없으니까."

"치하야 쨩, 그건 잘 못 되었다고 생각해."

"하루카?"

"치하야의 가정 사정에 대해 주제넘게 이야기하는 것 일지도 몰라. 하지만 나로서는, 치하야가 조금 더 행복해졌으면 좋겠어. 물론 가족들과 함께 나누고 이야기하는 것도 바라고."

"하루카, 나는..."

"치하야가 죄책감을 가질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

"..."

"그렇게들 생각하고 있지 않을까?"



누구라고는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 부분은 치하야가 알아서 생각해주면 될 부분이다.

그게 어머니든, 아버지이든.

유우가 되었든.



"하지만, 나는."

"그러면 안 된다고?"



대체 누가 그런 것을 정한 거냐. 너냐! 가미P! 세상은 그렇게 잔인하지 않아! 치하야도 행복해질 권리가 있다고!



"...하루카?"

"그러면 이렇게 하자."

"...?"

"내가 치하야의 어머니와 이야기해볼게."

"하루카?!"

"직업 이야기하기 어려우면 중간에 사람을 끼우면 되는 거잖아? 아, 민폐라고 생각하지는 말기. 이건 단순하게 내 오지랖이니까. 하고 싶어서 하는 거니까."

"하지만 그래선 하루카에게..."

"그.러.니.까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거니까 괜찮아. 오히려 민폐는 치하야 쨩에게 끼치는 것이 아닐까, 하루카 씨는 걱정되는 걸."

"아니, 그런 건 아닌데. 그치만 어떤 이야기를 해야..."



얘가 자꾸 쳇바퀴 돌게 만드네. 



"나는 치하야 쨩의 어머니에게 치하야쨩 에 대한 이야기를 할 거고, 그 이야기를 나는 다시 치하야 쨩에게 전달하는 메신저 역할이 되는 거야. 그러면 치하야 쨩이 부담스러울 일도 없잖아?"

"미안해, 하루카. 하루카는 나를 이렇게 신경써주는데 나는..."

"하루카 씨는 미안하다는 말이 듣고 싶은 게 아닌데요~"

"...고마워, 하루카."



손을 마주 잡았다. 온기가 느껴졌다.










34.

랭크 업 페스가 끝나고 잠깐 짬을 냈다. 랭크 업 페스야 무난히 패스했고, 류구코마치도 나도 명실공히 A랭크 아이돌이 되었다. 이제부터는 바빠질테니 그 전에 시간을 내야지. 치하야에게 치구사 씨의 연락처를 받아 만날 약속을 잡았다. 머뭇거리는 치구사 씨를 설득하는 게 꽤나 어려웠다. 양 쪽 모두 죄책감만 가득 안고 있으니 대화가 진전 될 리 없지. 



리츠코와 프로듀서 님에게는 미리 이야기해두었다. 자세한 내용은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저 치하야의 어머니와 약속을 잡았다는 정도로만. 자세한 내막까지는 두 사람 모두 몰랐기에,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갔다. 왜 치하야의 어머니와 밥을 먹는지 까지는 이해하지 못 하겠지만.



종종 찾는 카페로 갔다. 별실이 있어 애용하고 있다. 약속 시간보다 조금 일찍 갔지만, 치구사 씨도 그럴 예정이었는지 입구에서 마주쳤다. 당연히 못 알아볼 치구사 씨를 위해 먼저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그래도 못 알아보기에 모자를 벗었다. 망할. 알아보지 못해 죄송하다며 사과하는 치구사 씨를 모시고 안 쪽의 방으로 향했다. 아뇨, 어머니께서 죄송할 게 뭐가 있습니까. 다 리본이 본체인 제 잘못이죠. 이제는 익숙하다. 물론 익숙하다고 해서 슬프지 않은 것은 아니다. 크흡...



각자 마실 것을 주문하고 착석했다. 무거운 침묵만이 흘렀다. 자, 어떻게 이야기를 꺼내야 할까.



"사실 치하야에게는..."



치구사 씨가 먼저 입을 뗐다. 



"미안한 감정이 큽니다. 그 아이가 잘 못 한 것은 없을텐데, 결국은 저희의 감정 때문에 그 아이를 챙겨주지 못한 것이니까요."



알고 있으면 다행이야. 아, 표정관리, 표정관리.



"유우의 사고는 치하야 쨩의 탓이 아니죠."

"그걸 어떻게..."

"이미 목격하고 만 사고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요. 문제는 그 이후죠."

"...네. 맞아요. 당연히 저희가 그 아이를 챙겼어야 했는데..."

"치하야 쨩은 그 사고가 자신의 탓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째서..."

"자신에게 오다가 사고가 났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겠죠. 사실 사고의 원인은 사고 가해자에게 있겠지만요."

"..."

"그에 대해서 조금만이라도 어른들이 돌봐줬다면 좋았을 텐데요."

"...죄송합니다."

"아뇨, 사과는 저에게 할 것이 아니라 치하야 쨩에게 해야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하는데요."



자꾸 공격적인 표현을 하게 된다. 자중해야 하는데. 치하야가 안고 있는 PTSD의 원인을 만나게 되니 말을 곱게 하기가 어렵다.



"뭐, 저도 잘잘못을 가리기 위해 나온 것은 아니니까요."

"네..."

"단도직입적으로 말씀을 드릴 게요. 치하야 쨩을 만나보실 생각은 없나요?"

"하지만, 어떻게 제가... 이제와서..."

"어머니시잖아요. 치하야 쨩의 어머니시니까, 더욱 치하야 쨩을 만나주셨으면 해요."

"하지만 무슨 염치로 그 아이를..."

"치하야 쨩을 싫어하시는 것은 아니잖아요?"

"..."

"언제까지나 서로 벽을 세우고 살 수는 없지 않을까요. 오히려 치하야 쨩에게 미안함이 있으시다면, 더욱 더 서로 간에 표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말로 하지 않으면 전달되지 않으니까요."



우리는 텔레파시 같은 능력은 없잖아요? 하고 웃었다.



"대화가 필요하다는 것은 알겠습니다."



하지만 마음의 준비를 위한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덧붙이셨다. 그정도야 뭐. 서로 간의 단순한 엇갈림이 있었을 뿐이니. 그걸 확인하는 것 만으로도 충분하다. 치하야에게도 그렇게 전달하겠다고 했다.



무거웠던 대화가 끝나고, 주제를 조금 밝게 돌렸다. 치구사 씨는 치하야의 요즘 생활과 765 프로덕션의 분위기, 그리고 아이돌이라는 업종에 대해 궁금하신 점이 많은 것 같았다. 하나하나 캐묻는 것이 역시 엄마는 엄마라는 생각이 들었다. 식단 이야기에서는 조금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예전부터도 입이 짧은 편이었다고 한다. 최근 같이 요리도 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더니 좋아하셨다. 성장은 모르겠습니다만...



치하야의 근황 토크를 끝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도 나름 시간을 오래 낼 수는 없는 사람이 되어서 말이지. 헤어지기 전, 치구사 씨가 스케치북을 주셨다. 익히 알고 있는 유우의 낙서장. 돌아오는 길에 열어본 그 낙서장에는 환하게 웃으며 노래하고 있는 치하야가 그려져 있었다.






35.

스케줄이 다 끝난 한 밤 중. 오늘도 나는 치하야 집에 숙식 중이다. 이 쯤되면 숙박료라도 내야 하는게 아닐까 싶다. 슬슬 치하야 집에 내 물품이 늘어나고 있다. 세면 도구라던가 요리 도구라던가 잠옷이라던가. 아니, 이 이야기는 백합 노선이 아니니까. 오해는 삼가주셨으면 좋겠다.



치구사 씨와, 치하야의 어머니와 이야기해보았다고 전했다. 한 동안 치하야가 말이 없었다. 



"하루카."

"응? 왜? 치하야 쨩."

"들었어?"



주어는 없었지만, 무슨 이야기인지는 알 것 같았다.



"응."

"환멸했어?"

"어째서?"

"동생을 죽게 내버려 둔 누나니까."

"치하야 쨩."

"응?"

"한 번만 더 그런 소리 하면 정말로 울어버릴테니까."



그건 네 잘못이 아니야, 치하야. 흠, 잠깐만. 치하야는 왜 그게 자기 탓이라고 생각하는 거지?



"치하야 쨩, 어째서 음, 그..."

"응."

"크흠. 그 사고가, 치하야 쨩의 탓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그거야 유, 유우가. 내가 달려오지 않았다면, 없었을 사고잖아?"



나쁜 기억을 떠올리게 해서 미안해, 하고 머리를 감싸 안았다. 가슴께가 조금 젖어드는 것이 느껴졌다. 



"난 그 모습을 보면서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어! 그저 보고만 있었다고! 내가! 내가 뭐라도 했었다면, 유우는! 유우는!!"



등을 토닥여주며 말했다.



"치하야 쨩. 지금 아미랑 마미가 몇 살이지?"

"..."

"일단 들어봐."

"응..."

"아미랑 마미가 12살이지. 그 아이들을 보면 치하야 쨩은 어떤 생각이 들어?"

"장난이 많은 동생...같은 느낌이지."

"응, 그치. 열심히 아이돌 활동을 하면서 사회 생활을 하고 있긴 하지만, 그런 생각은 잘 안들잖아?"

"그렇지."

"하물며 8살인 아이라면 어떨까."

"..."

"치하야 쨩이 잘 못 한게 아니야."

"하지만 내가, 없었다면."

"치하야 쨩."



양 손으로 치하야의 볼을 두들겨줬다. 짜악, 하는 소리와 함께 손이 볼에 감겼다. 얘는 너무 말라서 말랑말랑한 느낌도 없단 말이지.



"이 것 좀 볼래?"



유우의 스케치북을 꺼내어 줬다. 치하야는 한참동안이나 그 스케치북을 들여다 보았다.





"미안, 하루카. 오늘은 소파에서 잘테니까."



왜 집 주인이 소파에서 주무시려고 하는 거죠. 당연히 손님이 좋은 잠자리를 써야하지 않겠느냐. 한 참을 투닥거리다 결국 내가 침대를 쓰기로 했다. 물론 보통은 침대와 그 아래 바닥에서 함께 잔다. 한 침대에서 자는 게 아니니까 오해 ㄴㄴ해.


치하야는 아마 생각이 많을 것이다. 원작에서도 그랬으니까. 그래도 원만하게, 트라우마를 자극하지는 않은 것 같아 다행스럽다.



다음 날, 치하야가 조금만 시간을 달라고 이야기했다. 어머니께서도 그렇게 이야기했으니, 너무 무리하지 말라고 전했다. 각자 마음의 정리가 필요한 것 같다.





다음 날, 행사에서 타케우치 씨를 만났다. 이마니시 부장님도 함께였다. 타케우치 씨에게 이마니시 부장님을 소개받았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대기업의 힘이 필요할 때에는 전력으로 매달리도록 할게요! 타케우치 씨는 아베 나나 씨의 오디션을 보았다고 전해줬다. 이미 나나 씨에게 전해들어 알고있었다. 어때요? 괜찮은 사람이죠? 하고 물으니 목 뒤를 짚었다. 좋은 재목이지만 컨셉이 너무 과도해서 걱정이라는 답변을 들었다. 나나 씨, 뭘 한 건가요, 대체... 다행히 오디션 자체는 합격 선이었다고 했다. 다행이다. 물론 체력 문제도 있고 하니 당분간은 데레애니에서 처럼 투잡을 뛰어야겠지만.



이마니시 부장님은 타케우치 씨가 그렇게 칭찬을 하는 아이돌이 여기 있었다며 껄껄 웃으셨다. 타케우치 씨가 다시 뒷 목을 잡았다. 저건 습관인 걸까, 아니면 고혈압인 걸까. 타케우치 씨와 밥을 먹을 때에는 짜지 않은 음식을 찾는 게 좋을까? 고민해보자.





스케줄도 빼곡하게 차있었고, 치하야의 일도 희망이 보이고 있었다

모든 것이 순조로웠다. 순풍만범이다.












36.

야요이와 함께 스케줄이 잡혔다.



"오늘도 함께 힘내죠! 하루카 씨!"



야요이가 두 손을 잡고 방방 뛰며 기뻐했다. 넌 정말 천사인 거냐, 야요이! 대천사 야요이엘과 함께 하는 일이 실패할 리가 없으니, 당연히 무대는 대성공. 오늘은 대성공이었네요! 정말 기뻐요! 하는 야요이가 귀여워서 죽을 뻔 했다. 과실치사 급이다. 심장에 안 좋다.



대기실 앞에서 야요이와 하이 터치! 를 했다. 그리고 누군가와 부딪혔다. 반사적으로 죄송합니다, 하고 고개를 들어보니 아마토우였다. 뭐야, 너냐. 아마가사키 료우마. 나를 보더니 흥, 하고 코웃음을 쳤다. 뭐야, 얘는? 내가 츤데레는 때와 장소를 가리라고 몇 번이나 얘기했잖니. 



"그 반응을 보니, 아직 모르나보네."



이주인 호쿠토가 말했다. 아, 이 때가 그 때인가. 무슨 이야기인가 생각해보다가 결론에 도달했다.



"무슨 말을 들었는 지는 모르겠지만, 그거 아니니까."

"과연 그럴까."

"엔젤 쨩, 잘 모르면서 이야기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나중에 다시 연락할게요, 아마가세 씨. 그 때 다시 이야기 해보시죠."

"...이게!"



내 할 말만 남기고 야요이와 함께 대기실로 들어왔다. 야요이가 하와와거리며 그렇게 이야기해도 괜찮은 거냐고 걱정했다. 자주 느끼는 건데, 얘네들은 대체 날 뭘로 아는 거지. 나 어지간한 PD들이랑도 맞먹을 수 있는데.



사무소에 들어가니 난리가 났다. 아니나 다를까 촬영했던 잡지의 표지 사진이 바뀌었고, 인터뷰도 실리지 않았다. 이오리는 엎어버린다고 화를 내고 있었고, 유키호는 자기 탓이라며 구멍파고 묻혀있는다고 땅을 파고 있었다. 사장님은 쿠로이 사장과의 일을 모두에게 이야기해줬다. 모두가 분개했다. 그래도 똑같은 사람이 될 수는 없잖아? 미키의 한 마디로 모두가 진정됬다. 프로듀서가 상황을 정리했다. 찝찝한 구석은 아직 남아있었지만, 그래도 분위기를 다잡는 것을 보니 프로듀서가 확실히 한 단계 성장한 것 같다. 훈훈한 분위기로 모두 함께 팬레터를 확인하며 그 날의 일정을 마쳤다. 음, 좋은 분위기야.



그것과는 별개로 아마가세 토우마에게 라인을 남겼다. 잡지 촬영 때의 사진이다. 파일 명에는 날짜도 찍혀있으니, 자기들 촬영보다 먼저 했다는 것을 알겠지. 몽총이.



 - 바보토우: 이 사진 진짜?

 - 하루카: 그럼 가짜임?

 - 바보토우: 아니 그럴리가. 쿠로이는 분명히

 - 하루카: 아마가세 씨 쪽 사장님이 뭐라고 했는 지는 잘 모르겠지만 

 - 하루카: 그냥 명백하지 않음?

 - 하루카: 바보임?

 - 하루카: 바보토우라고 불러드림?

 - 바보토우: 누가 바보냐 이 자식아

 - 하루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하루카: 상식선에서 생각합니다 우리

 - 하루카: 선배님이 보기에 우리가 그런 짓 할 것 처럼 보임?

 - 하루카: 난 딱히 선배랑 싸울 생각도 없고

 - 하루카: 쥬피터 분들 한테도 잘 말해 주세요

 - 바보토우: 끙

 - 바보토우: OK

 - 바보토우: 오해해서 미안하다

 - 하루카: 오해랄 것도 없고

 - 하루카: 쿠로이 사장님이 그렇게 얘기 한거니까

 - 하루카: 그냥 믿었겠지

 - 하루카: 생각이라는걸 좀 하고 삽시다

 - 바보토우: 야!

 - 하루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하루카: 미안하면 나중에 학교에서 커피라도 사주세요

 - 바보토우: 그래



그 이후에는 한 동안 별 일이 없었다. 쥬피터가 우리 사무소 사람들과 마주쳐도 별 말이 없었고, 쿠로이도 별 다른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 물론 나는 다음 행동을 알고 있다. 히비키가 고생하는 그 사건. 일단 몇 가지 주의를 해두도록 하자.



히비키에게는 절대로 핸드폰을 떼놓고 다니지 말라고 이야기했고, 아마토우에게도 우리 사무소와 관련해서, 네가 생각하기에도 이상하다 싶은 일이 있다면 나에게 연락을 달라고 이야기했다. 프로듀서에게도 넌지시 '이런 일이 있을지도 몰라요~'라고 던져뒀다.



그리고 당일, 나는 사무소에서 계속 대기하고 있었다. 햄조가 찾아올테니까. 이미 지금까지도 원작과 다른 부분은 많다. 무슨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걱정이 앞섰다. 지금까지와는 다르니까. 절벽이라니, 정말 위험하잖아. 저러다가 사고라도 나면 제작사에서 책임진다는 생각은 없는 건가. 아마가세 토우마도 무슨 일이냐며 연락이 왔고, 대강의 사정만 전달해줬다. 니네 사장님 이야기는 빼고, 스태프 중 한 명이 히비키를 엉뚱한 장소에 내려놓았다고.



"하루카, 무슨 일 있니?"

"하루카 쨩. 일단 이거라도 마시고 진정하지 않을래?"



리츠코가 이야기했다. 초조한 모습이 보였나. 유키호가 녹차를 타다줬다. 고맙다고 인사했다. 그리고 그 때, 햄조가 들어왔다. 드디어 왔다!



그렇게 신신당부했건만, 히비키는 핸드폰을 맡겨두어서 연락을 할 수 없는 상태였고 프로듀서는 따로 움직였다고 한다. 이 멍청이가. 바로 리츠코와 함께 차를 타고 이누미가 이끄는 방향으로 갔다. 다행히 원작에서 처럼 절벽 아래에 있었고, 크게 다치지는 않았다. 그래도 한 발 앞은 절벽이다. 여차하면 큰 일이 날 뻔했다. 히비키를 태우고 촬영 장소로 향했다. 프로듀서와 아마토우에게 히비키를 찾았노라고 먼저 연락했다. 촬영 시작은 다시 미뤄졌고, 쥬피터는 일단 철수한다고 했다. 쓸데없이 움직이게 해서 미안하다고 아마토우에게 라인을 남기고, 너희 사장님한테 화내면 된다고 덧붙였다. 그리고는 읽씹당했다. 쿠로이랑 이야기하고 있으려나? 어찌되었건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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