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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MONOCHROME] Fury
댓글: 10 / 조회: 1140 / 추천: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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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1-29, 2018 20:36에 작성됨.
Jimmy Sax - No man no cry
안녕하세요 프로듀서님
58번째 그림의 주인공은 혼다 미오 # 2 입니다.
그림에 대한 부연 설명은 최소화하고
한 가지 색깔로만 그림을 그려보는 '모노크롬(단색화)' 시리즈. 그 세 번째.
이번 색깔은 '빨간색', 테마는 '분노'입니다.
1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하필이면 티켓구하기 힘들 인기 아이돌 백댄서로 열기가 가득한 무대를 맛봤다가
상대적으로 한산한 데뷔무대+프로듀서와의 커뮤니케이션 불량 발생...
우리는 언제 화를 낼까요?
세상 일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
바라는 것을 이루지 못하였을 때,
인정하기 싫은 것을 인정해야만 할때...
여러가지 조건들과 마주할 때
가끔 마음이 머리보다 앞선 나머지 화를 내게 되네요.
그렇지만, 순간적인 분노도 잠시
빨갛게 불타오르고 난 자리엔 그을음이 남듯이
잿빛 우울이 이내 뒤따라 밀려오는군요.
화는 우울뿐 아니라 동시에 후회나 슬픔, 때론 고독과 같은
온갖 감정들을 불러일으키는 것을 보면
분노가 감정의 폭발이라는 말이 틀린 것은 아닐지 모르겠군요.
그런 점에서
미오의 분노를 보면서 저 역시 많은 것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뼈가 있는 감상이 정말 인상적이네요.
화가 난다는 것. 다시 말하자면
그만큼 나의 기대와 실제가 차이가 난다는 것.
흔히 화를 일으키는 원인으로
대부분은 나 자신보다는 다른 무언가를 탓하지만
어떻게보면 화의 근본적인 원인은
나의 마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원치 않는 온갖 자극과 풍파를 만나더라도
마음을 잘 다스려 초연할 수 있다면...
무엇보다 분노는
자기 마음의 속의 불길이니까요.
사소한 불씨로
스스로를 태워버리지 않도록 조심해야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오히려 이런 말이야말로 현실로부터의 도피가 아닐까 생각한답니다.
내일이 오늘보다, 지금보다 더 나아질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사는 데 무슨 의미가 있고,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기대하지도 않으면서 하는 노력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물론 기대한 만큼의 결과가 따라오지 않을 때는 무척 슬프고 화가 나겠죠. 아직 자신의 감정을 정리하여 표현할 수 없는 시기에는 그 감정들이 더욱 크게 느껴질 거예요. 하지만 설사 그렇다 해도 물러서서도 멈춰서서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극단적이고 매몰차 보일지 몰라도, 그만큼 굳게 믿기 때문입니다. 길은 포기하지 않는 사람에게만 열립니다.
음... 분명 이번 테마는 분노일 텐데, 기대와 희망, 의지에 대해서만 길게 말한 것 같네요.
뭐, 그만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기도 하고, 이번 작품이 그 장면을 떠올리게 하니 어쩔 수 없다고 보지만요.
이번 작품도 잘 봤습니다.
화가 난다는 것은
비록 지금은 그렇지 못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만큼 강렬하게 변화를 원하고 있다 것의 다른 말일까요.
프로듀서님의 깊은 고찰이 담긴 감상을 보면서 저 역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분노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말들이 많습니다.
그렇지만 분노하지 않는다면, 화를 느끼지 못한다면
변화도 개선도 발전도 일어날 수 없었지 않을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그러고보면 세상의 다양한 사람들 가운데
누군가는 분노에 잡아먹혀 스스로를 잃어버리지만
또 다른 사람은 분노를 잘 길들여 활용하기도 하는군요.
강렬한 감정의 에너지를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따라
그 자리에 멈춰버리거나, 멈추지 않고 나아가기도 합니다.
생각하면 할 수록
감정은 정말 놀라운 것이네요.
깊이 있는 감상을 들려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하긴 분노라는 주제는 아이마스에서 뽑아내려면 그를 위한 이야기가 있어야만 하니까요. 평소 이미지가 분노인 타입..은 뭐 아예 없진 않지만 별로 없으니
뭐랄까 저 장면에서의 울부짖음은 분노만 있다기보단 복합적인 감정이었으리라 생각합니다만, 그림의 임팩트는 크네요.
여러 감정이 섞였다는 의미에서 다른 색들(노란색 파란색이라던가)가 섞여들어간듯 어레인지한 버전도 있으면 재미있을지도
처음 아이돌마스터 시리즈에 입문을 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이기도 하답니다.
스토리의 개연성이나 완성도에 대한 논의와는 별개로
항상 팬들과 프로듀서들에게 미소를 짓고 환하게 웃는 아이돌 캐릭터들이
보다 솔직하게 화를 내고 눈물을 흘리고 좌절하고 절망하거나 방황하는 모습을 보여준
TVA 신데마스는 굉장한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그전까지는 아이돌 애니메이션은 판에 박힌 양상일 것이라는 선입견이 없지 않았지만
이토록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모습의 캐릭터들을 보면서 무척 놀랬었네요.
특히나 애니메이션 초반에 미오양이 보여준 복잡 다양한 심리의 변화는
제 마음의 무언가를 움직였던 것 같습니다.
아마 그때 스스로에게 좌절한 미오양의 분노의 일갈이 없었다면
신데마스와 저는 인연을 맺지 않았을 테니까요.
그런 점에서 미오가 보여준 분노는 제게 정말 특별한 장면으로 다가옵니다.
그 순간 그 캐릭터가 정말 숨쉬고 아픔을 느끼며 살아있는 것처럼 느꼈으니까요.
프로듀서님의 감상을 들으며 팝아트의 거장인 앤디워홀의 판화 시리즈가 떠올랐습니다.
색깔의 변화를 통해 동일한 개체들에서 다양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재미있는 시도,
무척 기발하고 창의적인 감상이군요!
브래드 피트 주연의 동명의 영화가 무척 유명하죠.
영화 중간 중간 묘사되는 전쟁의 참혹함과 인물들 간의 갈등이 무척 사실적이었고
후반부에 셔먼 전차들이 티거 전차를 상태로 운명의 결전을 펼치는 모습은 꽤나 인상적이었습니다.
결말 역시 여느 전쟁 영화와 다르게 깊고 묵직한 여운을 남긴 점 역시 기억에 남네요.
절제되지 않는 개인의 분노는 다툼과 싸움을 부르지만
통제할 수 없는 여러 사람들의 분노는 혁명과 전쟁을 만드는 것일까요.
그리고 분노가 지나간 자리엔 대체 무엇이 남아있을까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 영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