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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want - 시작(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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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1-25, 2018 11:14에 작성됨.

23.

갑작스럽게도 촬영이 잡혔다. 밀착 취재라고 한다. 사장님의 특별 지시로, 며칠 동안 VJ가 붙어서 765의 일상을 촬영한다고 했다.



드디어, 올 것이 왔군.



정체를 알고 있는 나로서는 음, 어떻게 반응하는게 좋을까. 가능한 한 아카바네 프로듀서 님이 헤매지 않고 민완 프로듀서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게 좋은데. 삽질할 때는 도와주는 방향으로 가야겠다. 아니, 삽질이라고 해서 유키호가 아니니까.



어쨌든 프로듀서가 촬영을 하면서 등장하는 것으로 세계선도 확정했다. 여긴 애니마스였다.

그나마 다행인가. 전부는 아니지만 어느정도 전체적인 흐름도 알고있고. 제일 무난하고. 물론 몇 군데 좀 걱정되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우선 치하야와 관련하여.

쿠로이 사장의 마수, 악덕 기자의 무분별한 과거사 폭로, 그리고 치하야... 목소리의... 음...

일단 '원작'과 현재가 다른 점을 체크해보자. 

치하야의 과거를 알고 있는 사람이 한 명 더 있고, 치하야의 어머니인 치구사 씨와도 연락을 한 번 취할 필요가 있어보인다. 그 때 즈음하여 프로듀서나 리츠코와 상담해보도록 하자.

아마토우와 미리 안면을 트고 있다는 점도 나름 어필 포인트가 될...지도 모른다.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만.

2에서처럼 제비 유우라도 안오려나. 그러면 좀 더 편해질텐데.



그 이전에는 미키의 탈주극이 있다. 프로듀서에게 미리 언질을 해서 잘 달래줄 수 있도록 하자. 말 실수하지 않도록, 미키의 모티베이션을 관리해줄 수 있도록 하면 될 것 같다. 리츠코에게도 미리 이야기해두자.



마지막은 '내' 문제다.

'그 캐러멜' 건이다. 환각제 아니라고 ㅡㅡ

뮤지컬 오디션, 프로듀서의 사고, 주인공 픽업, 그리고 멘탈이 박☆살. 

이후 아마토우랑 수다를 떨고 아이들에게서 아이돌을 보는 절찬리 환각에 돌입하면서 스스로 극복...

엥? 누가봐도 마약 중독 시나리오 아니냐? 창 밖을 봤더니 공룡이 뛰어다니고 있었어요!

일단 나는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이고, 저런 일은 벌어지지 않을 거다. 아마도?



중요한 것은 우선 미키의 멘탈 관리. 그리고 치하야. 음, 방향은 정해졌다.



주말 아침 출근 길, 자전거를 타고 역으로 향했다. VJ(라고 쓰고 프로듀서라고 읽는) 님이 촬영을 나왔다. 언제 내려오는 길을 촬영했는지, 이미 지하철 역 안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조금 서둘러 개찰구를 통과하고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



돈가라갓샹, 하고 넘어졌다. 아니, 일부러 아니라고. 진짜라니까?! 서두르다가 그런 것 뿐이야!

누구에게 변명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우선 아파 죽겠다. 아이고, 무릎 엉덩이야. 인사는 마저 제대로 마쳤다. 안녕하세요, 헤헷.



지금까지 뻔히 같이 지하철 타고 왔으면서 얼마나 걸리냐고 물어본다. 바보인가, 이 사람은. 초반에는 좀 그런 끼가 있긴 했다만. 물론 그렇다고 내색하지는 않으며 친절한 하루카 씨를 보여주었다,



"2시간 정도 걸리네요~"

"다니는데 힘들지 않나요?"

"네, 그렇지만 음악을 듣거나 오디션 자료를 보거나, 지하철 안에서도 할 일은 많으니까요. 금방이에요. 신경쓰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그렇게 이야기하며 사무소 근처의 편의점에 들렀더니, 마코토가 있었다. 아마 순정 만화를 보고 있던 거였지?

이후는 원작과 동일하게 흘러갔다. 리츠코가 스케줄 표를 보며 머리를 싸맸고(의자를 빙글빙글 돌리고 있는 리츠코가 귀여웠다), 아미와 마미가 귀여움을 자랑하고, 히비키가 햄조를 찾고, 이오리가 마코토와 유키호를 놀리고, 야요이가 평범하게 천사고, 유키호가 바닥을 파려고 하고, 마코토와 이오리가 싸우고, 치하야가 기계치임을 뽐내고, 아즈사 씨와 타카네가 예쁘고, 미키가 잤다. 그야말로 언제나의 765 프로덕션!



조금 다른 점은, 나는 현재 사무소의 유일하게 제대로 활동하고 있는 아이돌이자, C랭크 아이돌이었기에 분량이 조금 늘어났다. 기존의 영상에는 아마 레슨하는 장면들과 일상만 들어갔던 것 같은데. 스케줄이 잡혀있었기에 VJ 님도 따라왔고, 지역 방송의 게스트와 화보 촬영 일을 함께 했다. 미묘하게 원작이랑 다른 점들이 있긴 한데. 이 정도는 괜찮겠지...?

또 다른 점이라 하면 리츠코와 아즈사 씨가 조금 과보호 기미가 있다는 것일까. 원작보다도 친한 것은 좋은데, 적당히 좀 해줬으면 좋겠다. 너무 달라붙지 말아주세요. 여러분의 몸매를 생각해달란 말입니다. 징징.



현재 스탯은 60-50-50이다. 댄스에 치중한 보람이 있다. 보컬만으로 앨범을 내자는 의뢰도 몇 번 들어온 적이 있다. 보컬만은 B랭크, 라는 평도 들었다. 좋은게 좋은 거라고 생각하고 넘어갔다. 노래 잘 한다는 소리잖아? 댄스와 비주얼이 못 따라오는거라고? 시끄러워. 

나중에 뮤지컬에 나가는 것을 생각하면 비주얼 쪽도 조금 더 가다듬어야 할 것 같다. 아직 노력해야 할 부분이 많다. 나는 데뷔한 지 반 년 정도밖에 안된 '조금 인지도가 있는 햇병아리 아이돌' 정도에 불과하고, 목표는 다함께 톱 아이돌! 이다. 



마지막 촬영도 이어지는 내 인터뷰였다. 집으로 가는 지하철을 기다리며 VJ 님과 인터뷰를 했다. 당신에게 아이돌은 무엇인가요? 이미 알고 있는 질문이었다. 



"당연히 제 목표이자, 꿈이죠. 지금은 그것 밖에 생각할 수가 없네요."



활짝 웃으며 대답했다. 진심이 한가득! 이다. 지하철이 떠날 때 까지 배웅해주는 VJ님에게 인사하고, 카메라가 꺼지는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살짝 이야기했다.



"잘 부탁해요, 프로듀서 님."



멍 한 표정을 짓는 프로듀서 님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했다.



그렇게 촬영을 마치고 사무소에 모두가 모였다. 건강 상의 이유로 사장 직으로 물러나신 타카기 준이치로 회장님 대신, 새로 부임하신 타카기 준지로 사장님이 모두를 소집했다. 



"오늘은 자네들에게 엄청난 뉴스가 있다네! 드디어 우리 765 프로에 대망의 프로듀서가 탄생한다네."



드디어 전설로만 전해져오던 프로듀서가! 라며 아이들이 환호했다. 저기, 일단 리츠코도 프로듀서거든? 물론 리츠코는 드디어 업무 과중에서 해방되겠구나, 하면서 안도의 한 숨을 내쉬고 있었다. 미안, 리츠코. 그거 무리. 

밀착 취재를 하던 VJ가 프로듀서라는 말을 듣자 모두가 놀랐다. 그리고 와글와글 프로듀서 님의 주위로 몰려들었다. 



...라는 것을 끝으로 촬영한 비디오 편집본의 감상회가 끝났다. 그리고 프로듀서 님의 자기 소개가 이어졌고, 모두와 함께 응원해주었다. 765 프로덕션의 분위기는 언제나 온화하다.



치하야가 물었다. 어째서 저 때 하루카는 한 발짝 뒤로 물러서 있던거야?

글쎄... 하루카 씨는 기억이 나질 않는 걸~ 하면서 얼버무렸다.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한 발 물러서서 엄마 미소를 짓고 있었다고 할 순 없잖아.







24.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게로게로 키친 촬영이 무사히 끝나고, 다 같이 바다에 놀러왔다. 아마도 처음이자 마지막일 단체 관광이었던 것 같다. 무비마스의 합숙도 단체 관광이라고 할 수 있을...까? 놀긴 했는데 말이지. 전 날부터 잔뜩 들뜬 나는 빵과 과자를 한가득 안고 사무소로 나왔다. 마코토가 뭘 그렇게 많이 준비했냐며 놀랐다. 사람이 몇인데, 이정도는 챙겨야지! 하면서 적반하장으로 나갔다. 마코토가 '어, 어? 그런건가? 아무 것도 안 챙겨온 내가 잘 못 한건가?' 하며 혼란스러워했다. 푸후훗.



한가한 것은 맞지만, 원작과는 다르다. 나름 '나'라는 수입원도 있는 상태고. 물론 나는 어느정도 스케줄 조정이 필요했다. 랭크 업 페스도 예정되어 있고 말이지. 나름 잘 나가는 아이돌이에요! 아이돌!



치하야에게 쿠키를 나눠주자 '즐거워 보이네.' 라고 물었다. 그럼! 당연하지!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대답해줬다. 바다인걸! 모두와 같이 휴가인걸! 즐겁지 않을리가 없잖아? 아, 왠지 미안. 앞으로의 치하야 대 스페셜 괴롭힘이 예정되어 있다는 걸 잊어버렸네... 미안함에 쿠키를 하나 입에 넣어줬다. 이제는 거절하지 않고 잘 받아먹는다. 먹이로 길들이는 작전은 성공적인 것 같다.



미키와 히비키가 가장 먼저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바다로 뛰어나갔다. 프로포션 좋은 애들 순서인가. 아즈사 씨와 타카네는 언니 파니까 제외하고. 애들 중에서. 애들. 우르르 뛰어나가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프로듀서, 리츠코와 함께 짐 정리를 했다. 



그 와중에 타카네가 '여름의 눈부심은 평소보다 마음을 개방적으로 만든답니다.'라면서 신비로움을 뽐냈다. 마음인 걸까. 가슴인 걸까. 그리고 여지없이 들려오는 맑고 고운 소리. 큿!



해변가에서 나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있어 조금 소동이 있었다. 오늘은 오프로 사무소의 모두와 함께 휴가를 나온 거니까 양해해주세요~ 라고 했더니 이해해주셨다. 다들 마음이 좋은 분들만 모인 것 같다. 사람들이 들고 있던 튜브나 비치 볼에 사인을 몇 개 해드렸다. 아마미 하루카가 속해있는 사무소라서 그런지 다들 예쁘네~ 라는 소리를 들었다. 뿌듯했다. 그래서 치하야가 입고있던 겉 옷을 벗기고 바다로 데려갔다.



모두가 모여 바베큐를 했다. 고기를 먹는 야요이가 행복해보였다. 열심히 구워 야요이엘 님께 진상했다.



고기를 구워 프로듀서에게 먹여주려고 해도, 어차피 미키가 방해할 터이니, 그냥 프로듀서에게 집게를 빼앗아 내가 구웠다. 숯을 넣어야 하니 자신이 한다고 했지만, 가서 아이들과 좀 더 친해지라며 내가 했다. 어차피 '이전'에도 놀러 다니면 다 내가 하던 일이라고... 남들에게 맡기면 왠지 불안하단 말이지.



바베큐와 불꽃놀이가 끝나고, 다들 방으로 돌아갔다. 왠지 모르게 주정뱅이 파티에 불려갔다. 프로듀서와 아즈사 씨, 리츠코가 모여 맥주를 마셨다. 근데 나는 왜 데려온거야? 아, 츄하이... 삿포로... 나, 나도!

프로듀서가 아이들과 친목을 다질 수 있어 좋았다고 했다. 그러려고 온거니까. 그리고 프로듀서는 앞으로 더 친해져야지. 힘내시라며 건배했다.



그리고 에어컨이 고쳐진 사무소로 돌아왔다. 역시 문명의 이기는 위대해! 사무소에서 기다리고 있던 코토리 씨에게는 여행 선물로 만족하시라며 기념품을 드렸다. 사장님께는 아즈사 씨가 선물.



그리고 사장님의 발표. 리츠코가 말했다. 류구의 시작이다. 멤버는 알고 있는 것과 같이 이오리, 아미, 아즈사 씨. 왜 자신이 아니냐며 조금의 웅성거림이 있었지만, 곧 조용해졌다. 어차피 사무소 내에서 서로 간의 시기나 질투는 없다. 그저 '나도 충분한데 왜 멤버로 뽑히지 않았느냐'라는 향상심에서 비롯된 궁금함 정도. 이 것을 토대로 더욱 노력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물론 미키는 주의해서 지켜보도록 하자. 얘는 조금 다르니까. 



애니마스로만 아이돌마스터 시리즈를 접한 사람들의 경우, 미키는 천재이고 반짝반짝 빛나는 아이라고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미키는 기본적으로 유토리다. '노력하지 않는 천재'라는 말이 어쩜 이렇게도 잘 들어맞는지. 이 아이가 작정하고 달려들면 '각성 미키'가 된다. 고랭크고 오디션이고 다 씹어먹는다. 물론 잊혀진 설정이긴 하지만. 어쨌든 공식 설정이긴 하다고? 엑박마스에서는 무려 일반 미키와 각성 미키를 별도로 선택할 수도 있었다. 아무튼, 원하는 대로 되지 않으면 금방 의욕을 잃기도 하고, 좋게 말하면 한 방향에 의욕적인, 나쁘게 말하면 앞만 보고 다니는 아이이다 보니 잘 챙겨줘야 할 것 같다. 탈주 사건도 조만간 이라는 소리고.



그리고 그 전에 프로듀서다. 류구가 시작하면서 이상한 데로 폭주할 예정이다. 잘 좀 봐두자. 나중에야 톱 아이돌 군단을 거느린 민완 프로듀서라 불리겠지만, 아직은 나보다도 경력이 짧은 초짜니까.



발표 후에 리츠코가 나를 따로 불러냈다. 그리고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

한참을 왜? 어째서? 리츠코가 나한테 뭐 잘 못한게 있나? 뭘? 릿쨩이 왜 때문에?? 하면서 고민했다.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는 나를 보고 리츠코가 지레 겁을 먹었는지 눈을 질끈 감고 있었다. 아니, 뭐 때문에 사과하는 건지 전혀 모르겠는데. 뭐 잘못한 거 있어? 라고 오히려 되물었다. 그랬더니 리츠코가 더 놀라서 얘기했다.



"류구코마치, 결성하는데 하루카를 넣지 않은 것 때문에. 실제로 하루카는 우리 사무소에서 랭크도 가장 높은 아이돌이고, 주 수입원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인데 유닛에 편성되지 못한 거니까."



뭐야, 그런거였나. 핫핫하─하고 웃으며 어깨를 두들겨 줬다. 괜찮다네, 리츠코 제군! 그 정도로 이 아마미 하루카 님은 삐지지 않아! 하고 호탕하게 말해줬다. 리츠코의 표정이 조금 풀렸다. 그래도 미안한 감이 남아있나보다. 미안하면 랭크 업 페스 때 많이 도와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평소대로의 리츠코 표정으로 돌아왔다. 어휴, 워커홀릭같으니.



그렇다기 보다도, 왜 저런 고민을 했는지 도통 이해가 안가네. 사과의 이유도 모르겠다. 어휴, 저 과보호.






25.

알고 있던 것과 같이 아카바네 프로듀서의 폭주가 시작됬다. 일도 없는데 아이들을 모아놓고 '열심히 해! 일 많이 가져올게!' 라던가. 애초에 일이 있다면 다 모일 수도 없었겠지. 영업 나가는 프로듀서에게 캐러멜을 쥐어줬다. 당장 까먹으라고 했다.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프로듀서가 캐러멜을 주머니에 넣었다. 캐러멜 종이에는 몇 가지 주의사항을 적어놨다. 그리고 자리를 피했다.



사무소 밖에서 기다리고 있자니 미키가 신나하며 나왔다. 저 멍청이, 안봤구만. 본다고 해도 전화 통화가 끝나고 봤겠지. 전화 통화 중에 미키가 '열심히 하면 류구코마치에 들어갈 수 있어?'라고 물어봤을 것이지만 프로듀서가 대충 'ㅇㅇ' 이러고 대답해줬을 거다. 나중에 설교다. 신나게 나가는 미키를 붙잡았다. 



"미키, 잠깐 얘기 좀 할래?"

"미키는 하루카랑 할 얘기 없는 거야."

"내가 맛있는 딸기 바바루아 만드는 집을 알고 있는데..."

"미키, 예전부터 하루카 씨를 존경하고 있는거야!"



쉬운 아이같으니.



미키에게 유닛의 의미와 리츠코의 생각에 대해 말해줬다. 류구코마치는 이오리의 리더십, 아즈사 씨의 포용력, 아미의 자유분방함이 모인 유닛이고, 미키의 개성과는 다르다는 사실을 말해줬다. 그럼 미키는, 류구에 들어갈 수 없는 거야? 라고 실망했다. 프로듀서가 거짓말을 했다며 분개했다. 나에게도 왜 그런 말을 하냐며, 미키는 안 되는 아이냐며 화를 냈다. 그런 게 아니야. 미키의 반짝거림은 사무소의 누구나 알고 있고, 그 반짝임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보여주기 위해 프로듀서가 노력하고 있는 거라고, 미키는 남 들에게 가려질 사람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응, 네가 진심이면 아무도 못 따라가. 진심 펀치 같은 느낌이야. 지구도 갈라버릴 거야. 하지만 유토리지. 



"그럼 미키, 반짝반짝거릴 수 있어?"



항상 느끼는 거지만 미키는 말투가 유아 수준인 것 같아. 뭐, 그것도 미키의 귀여움 중 하나겠지만.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이 하루카 씨가 보증할 게! 미키는 이미 반짝반짝한 아이돌이야. 하지만 아직 다른 사람들이 발견하지 못한 것 뿐이지. 그러니까 무대에서 더욱 더 빛나고 있으면 다른 사람들도 미키의 반짝반짝함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면서 달래주었다. 그럼 미키, 힘낼래! 라면서 환하게 웃었다. 진짜로 후광이 비치는 것 같다. 귀여우니까 함께 시킨 딸기 바바루아를 반으로 잘라 미키 입에 넣어줬다. 미키가 누가 봐도 행복함이 묻어나오는 미소를 지었다. 이 반짝반짝한 아이를 그렇게 무책임하게 넘기다니. 못된 프로듀서 같으니. 함께 프로듀서 험담을 했다. 깔깔깔.



다음 날이 되었고, 여전히 프로듀서는 전속력으로 헛바퀴를 돌고 있었다. 드렸던 캐러멜은 어쨌어요! 어, 그, 저...라며 헤맸다. 보지도 않았구만, 이 인간. 일단 스케줄이 있으니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기로 했다. 프로듀서, 히비키와 같이 하는 무대 행사였다. 리허설을 준비하고 있으니 프로듀서가 당황한 얼굴로 전화를 하고 있었다. 기억은 잘 안나는데, 히비키의 스케줄이 이중 부킹이 되었던가? 나였던가? 그래서 '이전'에는 미키가 류구에 들어가겠다는 의욕에 대타를 뛰었다. 지금은 어떻게 되려나. 



다행히 원작과 같이 미키가 가기로 했다. 원작과는 다른 의미이긴 하지만, 힘내주는 것 같다. 이야기한게 헛되지 않은 것 같아 다행이야. 이 하루카 언니, 조금 눈물났어요! 프로듀서를 미키에게 보내고 히비키와 같이 행사를 마무리했다. 나중에 들어보니 미키에게 가는 중에 캐러멜을 봤다고 한다. 적어둔 것도 그 때 봤겠네. 



저녁 즈음 모두가 사무소에 모여 도넛을 먹었다. 최근에는 스케줄이 바빠 빵도 쿠키도 못 만들었는데, 나중에 시간을 좀 내볼까? 시나몬 가루를 잔뜩 뿌려먹도록 하자. 보자, 오프가 언제지? 다이어리를 꺼내 보고 있자니, 프로듀서가 왔다. 너무 조급했던 것 같다고 사과했다. 별 말씀을. 앞으로도 잘 부탁드린다며 웃어보였다. 하지만 프로듀서의 표정은 조금 어두워 보였다. 너무 자책하지 마시라며 위로했다. 프로듀서가 어색하게 웃었다.



이후에도 사무소는 언제나 조용할 날이 없었다. 야요이 댁의 숙주나물 축제와 쵸스케의 행방불명 사건, 아즈사 씨의 정체불명 웨딩 화보집 사건, 류구코마치의 드라마 출연과 고저스 셀럽 푸딩 실종 사건...



그리고 나는 무사히 랭크 업 페스를 마쳤다. 페스 전에 비주얼이 한 단계, 페스 후에 레슨과 몇 번의 공연을 거친 후 전체 수치가 하나 씩 올랐다. 65-55-60이다. 명실공히 B랭크 아이돌! 전국구급이에요! 전국구! 랭크 업 페스에서는 '댄스와 비주얼은 조금 부족하지만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이 엿보인다'는 심사평으로 간신히 합격. 근 반 년 만에 이 정도까지 성장한 것을 높게 평가받았다. 아무튼 합격임.



류구코마치도 본격적으로 활동을 이어가면서 유닛 랭크 C를 달성했다. 유례가 없는 속도라고 한다. 조만간 있을 765 프로덕션의 첫 번째 정례 라이브, 그 쯤 되면 류구코마치도 B랭크 정도 되었을 거다. 꽤나 먼 데까지 공연을 다니니까 태풍 탓에 늦기도 한 거겠지. 



그 때를 위해 전력을 다하자. 분명 내가 필요한 순간이 온다. 미키를 달래놓은 것도 있어서, 미키의 성장이 기대되는 것도 있지만 미키 혼자만으로는 어려울 거다. 모두를 위해, 나를 위해. 나를 갈고 닦는다.








26.

대망의 예능 사무소 대항 대운동회가 열렸다. 류구코마치도 있고, 나도 있으니 당연히 우리 765 프로덕션도 초대를 받았다. B랭크면 나름 상위권이라고? 엣헴.



여기서도 여전히 우리 사무소는 시끄러웠다. 이오리와 마코토가 싸우고, 유키호는 조용히 해! 타카네와 히비키는 사탕 먹기 경주에서 1등을 차지했다. 밀가루 투성이, 귀여워! 아, 물론 안아주고 싶지는 않다. 밀가루 투성이인걸.

그리고 아즈사 씨의 빵 먹기 경주.. 음............ 역시 눈이 즐겁구만. 호강하는 느낌이야. 프로듀서가 입을 헤 벌리고 보고있기에 등짝 스매시를 날려줬다. 자기 사무소 소속 아이돌에게 무슨 짓이야!



미키가 열심을 내서 단독 경기 1등을 차지했고, 잘했다며 칭찬해줬다. 



"미키, 열심히 했어? 칭찬해줘, 하루카 씨!"



응응, 잘했다, 잘했어. 머리를 쓰다듬어 줬다. 근데 얘, 언제부터 나를 하루카 '씨'라고 불렀지? 고민하고 있다보니 화면에 인터뷰가 나왔다. 귀여운 척 하는 양 갈래 머리 아이돌이었다. 누구야, 쟤는. 



"다들 미안해! 져 버렸어!"



하면서 귀여운 척, 꾸벅 하고 인사를 했다. 아, 쟤. 예전에 같이 행사하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하는 꼬라지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기억해뒀던 유닛의 애다. 딱히 우리 사무소도 아니고, 뭐 저런 것 들이 있나하고 넘어갔지. 누구더라? 이름도 까먹었다. 



순서대로 행사가 진행되고, 야요이의 장애물 경주가 시작되었다. 아아, 야요이엘 님. 모습을 보고만 있어도 치유되는구만요. 아프로 가발을 쓴 야요이도 귀여워!!!! 열심히 야요이를 응원했지만 아쉽게도 가발이 떨어져 실격 처리되었다. 괜찮아! 야요이! 언니가 응원하고 있어!! 돌아오는 야요이에게 대시해서 꼭 끌어안았다. 근데 야요이의 상태가 이상하다. 왜 그러지? 평소의 건강발랄함이 없다. 다른 아이들도 느꼈는지 야요이를 보며 조용해졌다.



일단은 다들 자리로 돌아왔고, 무대 행사가 진행되었다. 류구와 다른 아이돌들의 인터뷰, 그리고 이어서 쥬피터의 무대가 이어졌다. 아, 아마토우다. 쟤네도 B랭크다. 조만간 A랭크가 되지 않을까? 뭐, 실력은 있는 사람들이니. 아마토우와 알고 있다고 이야기하니 아이들이 신기해했다. 저기, 얘들아. 나도 어쨌든 B랭크거든...?



다 같이 모여 도시락을 먹었다. 왠지 765 프로덕션, 이라고 하면 경비절감과 세일, 빈곤의 아이콘이라는 이미지가 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아! 류구도 나도 잘 나가는 아이돌이라고! 나름 괜찮은 도시락을 시켰다. 자비로!! 코토리 씨와 리츠코가 극구 반대했지만 밀어붙였다. 저기, 언니가 시키면 또 그렇고 그런 도시락 시킬 거잖아, 라고 리츠코에게 한 마디 하니 조용해졌다. 코토리 씨도 덩달아 조용해졌다. 훗, 이겼다.



밥을 먹고 있으니 콩탱크와 낭자아이와 미즈타니 에리가 찾아왔다. 디어리 스타즈였다. 얘네도 나름 인지도 있는 C랭크 아이돌이다. 리츠코와 료의 건도 있고 해서 종종 왕래하고는 했다. 료에게 조용히 '너무 티나지 않게 조심해~' 라고 해줬다. 히익, 하고 놀랐다. 응, 지금은 적당히 하고 나중에 315 가서나 열심히 하렴.



현재 점수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중, 2인 3각 경기에 나선 이오리와 마코토가 서로 싸웠고, 결국 밀렸다. 1위는 신칸소녀였다. ...신칸소녀?



아, 젠장. 빌어먹을. 왜 이걸 잊어버리고 있었지? 모처럼 사무소의 모두와 함께 하는 일이라 너무 들떠있었다. 저 년들, 그거 잖아. 그리고 그 와중에 야요이가 신칸소녀에게 괴롭힘을 당한 이야기를 꺼냈고, 결국 울어버렸다. 평소에는 강한 아이가 왜 그런 걸로 이렇게까지 상처를 받은거야? 모두가 야요이를 달래주렀다. 그리고 프로듀서와 이오리가 조용히 빠져나갔다. 프로듀서는 자신 만의 방법으로 신칸소녀의 프로듀서에게 항의했을 거다. 그리고 이오리. 몇 안되는 이오리의 권력남용 시나리오였지? 자세한 대사는 기억나지 않지만, 안봐도 뻔했다. 미나세에게 밟히고 싶지 않다면 좀 닥쳐줄래? 상상만 해도 재미있을 것 같네. 물론 사용하고 싶지 않은 '가문의 이름'이라는 것을 사용한 이오리의 기분은 썩 좋지 않은 상태일테니 나중에 달래주도록 하자. 일단 이어달리기가 있으니, 나는 이거 끝나고 신칸소녀의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도록 해야지.



마코토가 다리가 아픈 와중에도 혼신의 힘을 다해 1위로 들어왔다. 모두가 함께 얼싸안고 기뻐했다. 그리고 나는 조용히 빠져나왔다. 



한 녀석이 마코토의 이름을 부르며 울고 있었다. 쟤가 마코토를 좋아했던가? 이상한 데서 훈훈한 분위기를 만들고 있었다. 누구 맘대로 그런 좋은 느낌의 마무리를 지으려는거야?



"야."



콩트를 찍고 있던 세 명이 나를 돌아봤다. 잠깐 따라올래? 양 갈래 머리와 파란 머리가 조금 움찔했다. 



"너희 미쳤냐?"



아오, 씨. 이렇게 분위기잡고 이야기할 생각은 아니었는데. 아무래도 말이 곱게 안나간다. 감히 우리 사무소를 건드려?



"정신 나갔지? 어디서 선배 사무소를 건드려?"

"사, 사무소에 뭐라 한 것은 아닌데요. 그런게 아니고 단지..."

"단지 뭐?"

"그냥 서로 배려했으면 해서..."

"제가 알고 있는 배려와, 여러분이 알고 있는 배려라는 단어에는 큰 차이가 있는 것 같은데, 설명을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아니, 그게. 카메라에 비추는 거라던가..."

"얘, 그만해."



저희들끼리 투닥거리기 시작했다. 한 명은 횡설수설, 한 명은 말리고, 한 명은 안절부절. 뭔 짓이야, 저게. 절로 한 숨이 나왔다.



"얘들아, 내가 우습지?"

"아뇨, 죄송합니다."



옆에 있던 양 갈래 머리와 갈색 머리도 죄송합니다, 하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 죄송할 일을 하지 말았어야지."

"...죄송합니다."

"입에서 나오는 말이 그거밖에 없냐?"

"..."

"왜 입을 다물어? 나랑은 할 말도 없다는 거야?"



애들이 어버버거렸다.



"방송이 장난이냐? 너희 멋대로 하게? 선의의 경쟁이라는 말 몰라? 똑바로 좀 해라. 우리 사무소 챙기기도 바쁜데, 내가 너희들한테 까지 와야겠냐?"



어휴, 하고 한숨을 내쉬고 돌아나왔다. 손이 올라가려는 것을 참는 데 고생했다. 어깨만 툭, 쳐주었다. 아이들이 움찔했다. 바짝 주눅들어 있는 신칸소녀 아이들을 버려두고 우리 사무소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왔다. 이오리가 '분위기 파악도 못하고 열심히 해서 1등했다!'라는 개그를 들으며 트로피를 받아왔다. 츤츤거리며 마코토에게 트로피를 줬다. 그리고 마코토는 야요이에게 트로피를 줬다. 무거워하는 야요이가 귀여웠다. 디어리는 이 모습을 보며 '이것이 단결...'이라며 감동하고 있었다. 단...결???



이후 디어리까지 포함해 성대하게 축하 파티를 했다. 타카네의 먹는 양을 보고 미즈타니 에리가 놀란 것은 안 비밀. 그리고 정례 라이브가 다가왔다.






27.

대운동회가 끝나고 본격적인 정례 라이브 체제에 돌입했다. 단체 곡은 '자신 REST@RT'. 류구를 제외한 나머지가 함께한다. 센터로서, 선배로서 잘 조율해야겠다. 단체 곡이긴 하지만, 다른 아이들에게는 자신이 가지는 첫 곡이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치하야가 감동한 모습은 또 새로웠다. 카메라로 찍어두고 싶었는데 아쉽다. 



물론 연습 과정은 쉽지 않았다. 댄스 레슨에서는 유키호와 야요이가 체력적인 문제인지 계속 늦었고, 미키와 마코토, 히비키는 댄스에 자신이 있다보니 오히려 계속 빨라졌다. 미키가 자기는 더 빨리 춤을 출 수 있다며 투덜거렸다. 단체 곡의 생명은 조화야, 미키. 미키는 다 함께 더욱 더 빛나고 싶지 않아? 라며 달래줬더니 눈을 반짝이며 '열심히 할 게! 하루카 씨!' 라고 말했다. 얘는 왜 나한테 꽂힌거야, 대체.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에게 서로서로의 도움이 붙었다. 유키호에게 마코토와 타카네가, 히비키와 마미가 야요이에게 전담 마크. 나는 미키와 치하야에게 끌어당겨졌다. 왠지 서로 노려보는 것 같은데, 착각이겠지? 응. 그렇다고 해줘. 나한테도 마크가 붙는거야? 라고 이야기했더니 이것저것 자신들의 부족한 점을 물어왔다. 좋아! 이 하루카 언니가 알려주지! 응?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는 것 같은데, 나 치하야보다 한 살 연상이야? 언니라고?



보컬 레슨은 오히려 쉬웠다. 치하야라는 훌륭한 견본이 있고, 나도 어디서 빠지지 않는 보컬 수치 65의 B랭크 아이돌이다. 생각해보면 이 때의 하루카는 박자를 못 잡을 정도로 현란한 보컬 실력을 뽐내고 있었는데. 응, 다행이야. 잠깐 눈물 좀 닦고 다시 하자. 그렇다보니 원작보다는 좋은 분위기에서 연습이 진행되고 있었다.



일단은 학생 신분이면서 동시에 아이돌이다보니, 학업을 빼먹을 수는 없다. 시험을 준비하며 정례 라이브 연습을 진행하고, 틈틈히 다른 아이들의 퍼포먼스도 챙겨줘야 했다. 당연히 전국 단위로 진행되는 행사와 스케줄은 시간이 허락하는 한 참여했다. 리츠코가 너무 무리하지 말라며 이야기를 했지만, 어쩌겠어. 지금 내가 빠지면 류구와도 차이가 나게되니 이런저런 부분에서 비교 할 수 밖에 없게 되고, 아이들의 텐션은 물론이요 실제 실력의 교정도 늦어지게 된다. 어떻게든 이를 악물고 스케줄을 소화했다.



코토리 씨가 어디에서 구해온 것인지 별 모양이 그려진 캔 음료를 가져다주었다. 지인에게서 받아온 에너지 드링크라고 한다. 이거, 벌써 팔리고 있는 거였어? 아니... 애초에 이거 판매되고 있는 상품은 맞아??? 그 지인은 설마, 녹색의 그 분은 아니겠지. 에너지 드링크는 딱히 좋아하지 않지만, 지금은 찬 물, 더운 물을 가릴 때가 아닌 것 같아 고맙다고 인사한 뒤 챙겼다. 게다가 임상 실험도 필요 없는 고성능(?) 드링크인 걸 알고 있으니. 하핫, 저도 그 분에 비하면 아직 미숙하죠! 라고 하는 악마의 속삭임이 들린 것만 같다.



정례 라이브의 준비가 진행될 수록 컨디션 조절이 어려워졌다. 지하철에서 깜빡 졸다가 내릴 곳을 놓치기도 했다. 늦은 시간이라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다. 내가 장거리 택시비도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수익이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택시 기사님은 당연히 부모님이 마중나올 줄 알았는지, 내가 비상금을 꺼내어 바로 택시비를 지불하니 깜짝 놀랐다. 이래서 사람들이 돈을 쓰는 거지. 햣하─! 자본주의를 쬐끔만 맛 봐라!



레슨을 거듭할 수록 나아지는 모습이 보였지만, 아직도 미흡한 부분이 많았다. 처음 라이브 무대에 서는 아이들이다보니 어쩔 수 없지. 지속적인 연습 만이 답이다. 너 말이야, 너. 미키를 지그시 바라보니 아핫☆ 하고 웃었다. 귀여운 것. 레슨 선생님과 함께 유키호, 야요이의 댄스를 봤다. 확실히 좀 낫네. 타이밍도 이 정도면 나쁘지 않지 싶다. 나는 조금 쉴까. 벽에 기댔다. 어...?



"하루카!"

"하루카 씨!"



치하야와 미키의 소리가 멀게 느껴졌다. 땅이 나를 덮쳐왔다. 연습실 바닥에게 순결을 잃고 싶지는 않은데. 이 와중에서 잡생각을 하는 나는 참 대단한 것 같다. 그리고 의식이 끊어졌다.





잠깐 눈을 붙였는지 정신이 멍했다. 뒤통수가 말랑말랑했다. 미키가 무릎 베게를 해주고 있었다. 몸을 뒤척이면서 허벅지에 볼을 부볐다. 부드럽네~



장난을 치는 모습을 본 다른 사람들이 안도의 한 숨을 쉬었다. 치하야에게 혼났다. 이런 상황에서 장난치지 말라며. 힝. 미키는 더 많은 스킨십을 원한다며 안겨왔다.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다행히 나는 피곤함에 잠깐 정신을 잃은 것 뿐이었나보다. 레슨 선생님이 이리저리 살펴보더니, 특별하게 이상은 없다고 얘기해줬다. 다만 혹시 모르니 꼭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아보라고 이야기했다. 프로듀서와 상의하고 일정을 조금 조정하기로 했다. 리츠코에게는 이야기하지 말아달라고 모두에게 신신당부했다.



그 모습을 보던 유키호가 정례 라이브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했다. 심각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몇 번을 해도 늘지 않는 실력이 원망스럽다고 한다. 그것 때문에 나에게 까지 부담을 주는 것 같아 미안하다고 했다. 그렇지 않은데. 너 처음에 어땠는지 기억 못하니...? 타카네가 각오에 대한 일장연설을 늘어놓았다. 당신에게 부족한 것은 기술이 아닌 각오입니다! 두둥! 그리고 마코토와 야요이가 유키호를 달래주었다. 지금은 힘들지만, 이런 시련이 네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될 거란다, 유키호. 화이팅!



댄스 레슨이 끝나고 다 같이 류구의 연습을 보러갔다. 리츠코의 귀신같은 레슨을 보고 아이들이 기겁했다. 물론 한 편으로는 '이미 데뷔한 아이돌'의 분위기에 압도당한 것 같기도 하다. 우리 괜찮을까...? 이런 고민이나 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나에게 물었다. 하루카는 어떻게 생각하냐며. 뭐래는거야, 얘네가.



"저기 말이야, 너희, 내가 뭐라고 생각해?"



진심으로 어처구니가 없어져서 물었다.



"류구코마치는 지금 C랭크 유닛이지. 나는? B랭크 솔로야. 보통 유닛은 여럿의 힘을 모아 시너지를 받기 때문에 랭크가 빠르게 올라갈 수 있지. 근데? 나는 무려 솔로로 B랭크 아이돌이라고?"



한 숨 돌리고, 진심을 한 가득 담아 어이없는 표정을 지어주었다.



"그런 내가 너희를 봐주고 있잖아. 내가 인정하고 있는 너희들인데, 뭐가 부족하다는거야?"



미안해, 형님. 유행어 좀 빌릴게요.



"너희 자신을 믿기 어려워? 그러면 나를 믿으면 되잖아? 세간이 인정한 인기 아이돌! 아마미 하루카 님이라고?"

"정말, 하루룽은 너무 속이 편하다니까."



마미가 한 마디 했다. 얘가?



"물론 그러려면 더 연습을 열심히 해야겠지?"



씨익, 웃으며 이야기했다. 어디서 귀신! 악마! 하루카! 같은 소리가 들린 것 같지만 무시했다.

그렇게 모두가 웃고 있을 때, 치하야가 밖에서 묵묵히 나를 보고 있었다.








28.

"저기, 하루카."



레슨이 끝나고 아이들을 모두 돌려보낸 후, 솔로곡의 연습을 하고 있는데, 치하야가 나를 불렀다. 무슨 일이야, 치하야 쨩? 만면에 웃음을 지으며 되물었다.



"보컬 연습, 같이 봐줄 수 있을

"물론이지!"



말을 끊었다. 치하야가 당황했다. 어, 미안. 아니, 괜찮아... 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졌다. 훈훈한 분위기 좋았는데 아쉽다. 



사실 치하야에게 내가 무언가 조언을 해 줄만큼 대단하지도 않다고 생각하는데. 치하야는 이미 완성된 아이돌에 가깝다. 다른 아이들과는 달리 당장 데뷔를 한다고 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을 실력이다. 다만 '그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영업의 지원이 부족한 것 때문에 작은 라이브 정도에만 얼굴을 비추고 있어서 그렇지.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지적하고 보완하다보니, 치하야가 만족스러울 정도의 결과가 나온 것 같다. 나는 잘 모르겠는데 말이지. 고마워, 하루카. 치하야가 인사를 했다. 아니, 나 정말 모르겠거든.



"어이, 두 사람."



치하야와 서로 얼굴에 금칠을 해주고 있다보니 프로듀서가 들어왔다. 연습실 사용 시간이 끝났으니 열쇠를 반납해도 될까? 하며 물어봤다. 벌써? 응? 지금 몇 시? 악! 막차 놓쳤어! 맙소사, 택시 타면 말도 안되게 비싼데...



"저기, 그럼 하루카."



우리 집에서 자고가지 않을래? 하고 치하야가 권유했다. 엣? 아, 이 때가 그 때구나. 하루카 씨 대승리! 프로듀서가 택시비를 내주겠다는 것을 전력으로 거절했다. 이 사람이 이렇게 눈치가 없어서야!! 프로듀서가 사무소에 연락을 해줬고, 고맙다고 인사를 한 후 헤어졌다. 



치하야와 돌아가는 길에 장을 봤다. 간단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음식이면 되지 않을까 싶어서 파스타 면과 몇 가지 재료를 샀다. 오늘 저녁은 봉골레다!



치하야의 집은 알고 있던 것과 같았다. 이사 상자 그대로 쌓여있는 물품들, 장식 하나 없는 살풍경한 방.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포장 그대로의 식기들. 여가 물품이라고는 CD 플레이어 하나 뿐인 그야말로 치하야의 방. 왠지 울컥했다. 이 가련한 아이를 어쩌면 좋단 말인가. 앞으로 더 분발해서, 치하야에게 사람의 온기를 느끼게 해주겠다고 다시 한 번 다짐했다. 



그건 그거고, 배고프니까 밥을 먹어야지. 미리 해감된 바지락을 가볍게 씻고, 마늘을 다듬었다. '이전'에서처럼 마늘을 넣으면 못 먹을테니 적당히 넣었다. 맛이 안나지 싶긴 하지만, 어쩔 수 있나. 한국인의 마늘 조금 = 한 주먹이지. 치하야가 파스타 면을 삶을 동안 재료 손질을 마쳤다. 함께 주방에 서서 요리를 하고 있자니 치하야가 게로게로 키친 때가 생각난다며 웃었다. 



파스타를 먹으며 치하야가 물었다.



"하루카는 어째서 아이돌이 되려고 했던거야?"

"응?"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서..."

"그랬던가?"



예전에 회식 자리에서 이오리와 히비키에게는 이야기했었지. 나는 아이돌이 될 수 밖에 없노라고. 물론 이유는 이야기해주지 않았다. 아니, 못 했다. 아직 '하루카'의 과거를 이야기하기엔 너무 무거운 이야기이고, 어린 아이들에게 이야기하기엔 잔혹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래서 아즈사 씨에게만 이야기해 둔 것이기도 하고. 게다가 '이전'의 이야기가 반드시 필요한데, 이야기할 수는 없잖아? 눈 뜨고 났더니 아이돌 컨텐츠에 들어왔어요! 와우! 깨어나 보니 내가 아이돌 센터?! 미친 년 소리 듣기 딱 좋을 것 같다. 그대로 언덕 위의 하얀 집으로 송치되겠지. 치하야에게는 어디까지 이야기해야 할까. 한참의 고민 끝에 이야기했다.



"나는, 아이돌이 될 수 밖에 없어."

"그게 무슨 말이야?"

"자세한 이야기는 어렵지만..."



여름 교복 차림 그대로였기 때문에 소매를 걷을 필요는 없었다. 손목 보호대를 빼고 오른 손목을 보여줬다.



"...이게, 대체."

"동경하는 아이돌, 반짝이는 스테이지. 그런 것은 나에게 우선 순위가 아니야."



기억 상실, 아무 것도 남지 않은 나에게 전달된 회장님의 스카웃 제의. 내 세계는 '아이돌'이라는 세 글자를 제외하면 남는 것이 거의 없다. 기껏해야 가족들 정도일까. 대부분의 인맥은 아이돌 업계와 연관되어 있고, 내 기억 또한 아이돌과 연관되지 않은 것이 거의 없을 정도다. 물론 내가 P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업무에는 집착적이라고 할 정도까지 매달렸다. 나는 반드시 아이돌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라고 봐도 무방하지 싶다. 



"내게 남아있는 건, 아이돌 뿐이었어."



물론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하지 않았다. 엄마와 아빠를 제외하면, 내게 아이돌이라는 것을, 765 프로덕션을 제외하고 나면, 대체 뭐가 남는 걸까.



그런 의미에서 타카기 준이치로 회장님 방향으로 세 번 절하자. 감사합니다!



"하루카..."



치하야가 울상이 되었다. 얘, 지금 울면 눈 붓는다고. 울지마! 뚝! 하며 달래줬다. 뭐야, 그게. 하며 울면서 웃는 얼굴이 됬다. 지금은 정례 라이브의 성공만 바라보자. 함께 힘내기로 했다. 간바리마스!



그리고 다음 날의 레슨에서, 처음으로 실수 없이 연습을 끝낼 수 있었다. 모두가 기뻐했다.



그리고 그 다음 날, 미키는 사무소에 나오지 않았다.






29.

원인이야 이미 알고 있다. 미키, 류구에 들어갈 수 있어~? 하고 리츠코에게 물어봤지만, 무슨 소리니 그게. 같은 말이나 들었겠지. 나름 잘 설명해줬다고 생각했는데, 부족했나보다. 



계속해서 전화를 걸고 있는 프로듀서를 리츠코가 불렀다. 뭐, 어떻게 하고 있을지도 알고, 어디로 갈지도 알지만 조금은 내버려두는게 좋을 것 같다. 프로듀서가 할 역할까지 떠맡고 있는 내 입장도 좀 생각해보라지. 흥. 프로듀서가 돌아왔고, 아직 미키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했다. 다른 아이들과 이야기하고 있는 프로듀서를 두고, 리츠코를 찾아갔다.



"역시... 그랬던거니."



미키와의 일을 이야기했다. 미키에게 유닛 활동에 대해 설명해줬고, 어느정도 미키도 납득하긴 했지만 부족했던 것 같다고. 아마 리츠코에게 직접 이야기를 들으니 속이 상했으리라고. 어디로 갔을 지 감이 오니 다시 한 번 이야기해보겠다 전했다. 리츠코가 한 숨을 쉬며 잘 부탁한다고 했다. 프로듀서에게는 미리 알려주지 말라고 전했다. 미키와 이야기가 잘 끝나면, 미키나 내 편으로 따로 연락을 하겠다고. 흥이다, 흥. 다시 마음을 다잡고 레슨을 하고 있는 아이돌 아이들과 프로듀서에게 잠시 나갔다오겠다고 이야기했다.



미키가 자주 이야기하던 관상어 샵에 갔다. 미키가 앉아있었다. 미키를 부르려는 찰나, 전화가 울렸다. 미키가 전화를 받았다. 한참을 이야기하다가 전화 속 음성의 언성이 높아졌다. 저 사람, 아직도 멀었네. 사춘기 여자 애들을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



전화를 끊은 미키를 불렀다.



"하루카, 씨."



그래, 그래. 옳지, 옳지. 하루카 씨는 물지 않아요. 이리 오렴. 울먹거리는 미키를 토닥여주고 근처 카페로 향했다. 원작처럼 길거리라도 돌아다니게 내버려두면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 내 손을 꼭 잡은 미키는 평소와 달리 힘이 없었다.



"미키, 뭐 먹을래?"

"...아무거나 먹어도 돼?"

"그으럼~ 하루카 씨, 나름 수입도 있는 아이돌이라구요?"

"그럼 점보 파르페."



그래, 그래. 파르페와 아이스 커피 하나를 주문했다. 코토리 씨에게 메일을 남겼다. 프로듀서가 바보인 것 같다고. 답장이 왔다. 여자 감성을 모르는 프로듀서 님에게 한 마디 해줬다고 한다. 미키에게 메일을 보여주며 함께 웃었다.



"하루카 씨. 미키, 잘 못 한거야?"



네가 잘 못한게 뭐가 있겠니. 나쁜 건 다 프로듀서지. 그래도 이런 시행착오가 있었기에 후반부의 위대한 민완 프로듀서로 거듭날 수 있던게 아닐까싶긴 하다. 



"미키, 더 이상 아이돌하고 싶지 않아."

"정말?"

"...으응. 아니. 거짓말이야. 사실 하고싶어."

"그래. 미키는 무대 위에서 반짝반짝 빛나고 싶은 거잖아?"

"응."

"프로듀서도 나쁜 마음으로 그런 건 아니야. 알고 있지?"

"...응."

"이번 정례 라이브가 끝나면, 나랑 같이 스케줄을 잡아볼까?"

"정말?"

"물론이지. 그 정도는 할 수 있다고?"

"미키, 큰 무대에 서 보고 싶어!"

"그래, 그래."

"그래서, 멀리 있는 사람들한테까지 미키가 반짝반짝 보이고 있는지 물어보고 싶어!"



야, 그거 내 대산데.



"다 먹었으면 미키가 좋아하는 오리 선생님이라도 보러 갈까?"

"하루카 씨가 그걸 어떻게 알고 있는 거야?"



다 아는 수가 있지. 침착하게 다시 태어나면 된단다. 물론 그렇게 이야기해줄 수는 없으니 웃으며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함께 손을 잡고 밖으로 나왔다. 조금 걷다보니 뭔가 카메라를 들고 있는 방송국 직원같은 사람에게 붙잡혔다. 설마 들킨건가? 다행히 그런 건 아니었다. 리본만 떼도 사람들이 못 알아보는 나, 하루카 씨다. 모자도 썼고 안경도 쓰고 있으니 딱히 알아본 것은 아닐거다. 늘 있는 일이긴 하지만 조금 슬픈데요. 붙잡힌 것은 미키였다.



"이야, 귀여운데! 혹시 모델이나 아이돌?"

"미키는 아이돌이라구!"

"미키라고 하는구나. 그럼 담당곡 같은 것도 있어?"

"있어~"

"그럼 노래해봐!"



그냥 보고 있자니 생으로 노래까지 시킬 것 같다. 미친 듯?



"저기, 죄송한데요. 이 촬영 책임자 분이 누구죠?"

"뭐야? 지금 촬영 중인거 안보여?"



모자와 안경을 벗고 노려봤다. 



"아, 아마미 하루카?!"



그래, 이 자식아. 우리 사무소 애니까 내가 관리하겠다고. 이마에 힘줄을 하나 띄우고 웃으며 이야기했다.



"정식으로 요청받지 못한 방송 출연은 조금 어려운데요. 일단 시작한 촬영은 어쩔 수 없으니, 적당히 수위 조절해주실 수 있을까요?"

"아, 네. 물론이죠!"

"우리 미키, 적당히 띄워주는 방향으로 가는 것 정도는 괜찮을 것 같은데요. 반주곡도 있으니 포장 좀 해주실 수 있겠죠?"



입을 웃고 있되 눈은 웃지 않는다. 그래야 압박의 강도가 커질터이니.



"네, 넵! 알겠습니다!"



거리 한 가운데에서 미니 라이브가 펼쳐졌다. 곡은 'Do-Dai'. 역시 미키다. 아무데서나 뭘 해도 어울리네. 비주얼이 깡패여, 아주 그냥. 

사람들이 하나 둘 씩 모여들었고, PD가 옆에서 조금 쫄아있긴 했지만 나름 방송 홍보도 되었다. 곡의 피로가 끝나고 마이크를 붙잡았다.



"안녕하세요! 아마미 하루카입니다!"



와, 하루카다. TV에서 봤던 사람인데? 그럼 저 금발 여자애도 진짜로 아이돌이었나보네. 

저기, 가짜 아이돌이겠습니까. 그러면. 성격 같아선 한 마디 해줬겠지만, 지금은 일단 카메라가 돌고 있으니 아쉽게도...



"미키의 퍼포먼스, 잘 보셨나요?"



네─ 하는 합창이 들려왔다. 음, 좋아. 만족스러워. 역시 우리 미키.



"저와 여기 있는 미키가 함께하는 765 프로덕션의 정례 라이브가 조만간 진행됩니다. 여러분,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홍보까지 완벽. 나름 인지도 있는 아이돌이 카메라에 나와주는 것으로 방송 홍보도 되었을 거다. 게다가 노 개런티라고? 나 행사 한 번에 수십 만, 수백 만 엔 씩 받고 다니는 아이돌이야?



PD와 명함 교환을 하고, 방송 전에 편집본을 사무소로 전달해주기로 했다. 음, 좋은 거래였어. 그러고 있자니 뒤에서 누군가 미키를 불렀다. 프로듀서였다. 미키가 내 손을 붙잡고 뛰었다. 저기, 얘, 미키!



"끈질겨, 프로듀서! 미키, 아이돌 관둘거니까!"

"아니, 그렇게... 일단 이야기라도 들어줘! 하루카는 왜 또 거기 있는 거야!"

"아이돌같은 거, 전혀 즐겁지 않아!"



얘 또 거짓말하네. 습관될라. 

프로듀서가 우리의 손을 붙잡았고, 짧은 추격전이 끝났다. 그리고 프로듀서가 사과했다. 



"무책임한 말을 해서 미안했어!"



그리고 그걸 본 미키가 더 놀랐다. 화 안내, 프로듀서? 하고 물었다. 프로듀서가 왜 화를 내니. 화를 내야 하는 건 너지. 그리고는 놀란 표정을 금방 숨겼다.



"지금까지 신세 많이 진거야."



그리고 내 손을 잡고 앞으로 걸어갔다. 으아, 구경거리 된 것 같아. 쪽팔려! 치정 싸움도 아니고 이게 뭐야!



프로듀서는 계속 나와 미키를 따라왔다. 프로듀서가 미키와 이야기하는 틈을 타 리츠코와 코토리 씨에게 메일을 보냈다. 프로듀서가 우리를 찾았고, 이야기 중이라고. 자세한 얘기는 나중에 할게요, 했다. 리츠코에게는 추가로, 아이들이 불안해할테니 잘 이야기해달라고도 전했다.



의외로 프로듀서는 미키를 잘 맞춰줬다. 나는 한 발 빠져 지켜보고 있었다. 저렇게 잘 할 수 있으면서 지금까지 왜 그런거야, 대체. 옷 가게에서 이런 저런 옷을 입어보던 미키가 류구코마치의 포스터를 보고는 또 침울해졌다. 미키에게 다가가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고른 옷을 사줬다. 미키와 프로듀서가 놀랐다. 미키는 그렇다치고 프로듀서는 왜 놀라는거야? 나 얼마 받는지 알잖아?



미키를 앞장세우고 미키가 자주 가는 공원으로 향했다. 벤치에 앉아 프로듀서와 미키가 이야기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프로듀서가 다들 인기 아이돌로 만들어주겠다며 자신만만해 했다. 분위기가 풀어진 것 같아 근처로 갔다.



"프로듀서, 오늘은 이상하게 자신만만하네. 항상 실수만 하면서."

"미안하게 됬네. 미키, 류구코마치가 아니면 안될까? 나와 다른 애들로..."

"미키, 사실은 알고 있었어. 미키가 류구에 들어갈 수는 없다는 거. 모두와 레슨을 할 때 즐거웠어. 두근두근했어. 그러니 반드시, 미키를 류구코마치처럼 만들어 주겠다고 약속해줄래?"

"그래."

"그리고 앞으로 거짓말은 하지 않을 것!"

"그래, 그래."

"그리고 미키를 앞으로, 더욱 더 두근거리게 해줘!"

"알았어."



응, 좋아. 훈훈한 마무리였어. 둘이서 손가락 걸고 약속하는 것으로 미키는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그리고 사무소로 돌아와 미키가 사과했다. 다 함께 열심히, 라이브를 목표로 연습하기로 했다. 응, 경사로세, 경사로세.







그리고, 하루카가 모르는 이야기.



"그런데 미키가 류구코마치에 들어갈 수 없다는 것은 누가 알려준거야?"

"그거? 하루카 씨가 말해준거야. 하루카 씨가 응원해줘서 미키도 다시 생각할 수 있었던 거야."

"또 하루카, 인가."

"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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