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카테고리.

  1. 전체목록

  2. 그림

  3. 미디어



야요이「웃우! 드디어 프로듀서씨인가요?」-4-

댓글: 4 / 조회: 535 / 추천: 2


관련링크


본문 - 11-17, 2018 21:02에 작성됨.


1.

웃우! 올해로 13살! 765프로의 아이돌 타카츠키 야요이라고 합니다!

저, 사랑하는 가족들을 위해 아이돌을 시작했지만 오랬동안 안 풀려서 조금 걱정했었어요.

하지만 프로듀서를 만나고, 드디어 빛나기 시작했다구요?


오늘도 아침 일찍 일어나, 상쾌한 아침 공기와 함께 동생들 아침과 도시락을 준비해요.

동생들을 하나둘씩 학교로 보내고, 가장 어린 코지와 코조까지 탁아소에 맡기면,

마침내 제 하루의 일과도 시작!


올려다보는 가을의 하늘은 반해버릴 것만 같은 푸른색.

지나가는 인도 옆 강가에는 참억새와 오리들이 반갑게 인사하구요,

열심히 출근하는 이웃 아줌마 아저씨에게 인사하다보면 어느새 저는 사무소 앞!


야요이 「웃우! 모두들 안녕하세요.」


코토리 「어머나, 야요이짱 왔구나?」(미소)


미키, 하루카 「야요이온거나노!」 「반가워 야요이짱!」


리츠코 「후훗, 야요이는 아침부터 활기차구나?

그래, 야요이도 오늘 오후에 단체 화보 촬영에 나오지?」


야요이 「예!」(미소)


코토리 「다들 잘 되는것 같아 좋지만서두..최근 애들이 너무 사무소에 없어서 저, 좀 쓸쓸해요..흑」


하루카 「헤헷, 그래도 다들 잘 되어간다는 증거니까요.」(미소)


코토리 「아참, 방송 시작하겠구나?」


코토리씨가 티비를 틀자, 화면 속에 잡히는 건 다름아닌 저!

화면 속에서, 메인 MC로 활약하는 제 모습을 보면요,

아직 많이 부족하고, 실수도 많이 해버리지만ㅡ


야요이 「우아앗! 저, 사행 부분 또 틀렸어요 우응..」


다나까 「괜찮아. 야요이. 그래도 지난번보단 덜 틀렸잖아.」(미소)


야요이 「그, 그래도 다 맞게 하고 싶다구요! 우우..

헤헷. 다음에는, 꼭 똑바로 말할 거에요! 웃우!」(미소)


그래도, 역시 TV 속에 나오는 제 모습은 정말 자랑스럽답니다?


힘들었던 여름이 지나고, 어느덧 가을도 끝자락에 데롱데롱.

하지만 그 동안 바뀐건 계절 뿐만이 아니였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765프로와 모든 것들이, 크게 바뀌었다고요?


저는, 지난번 첫 TV 출연 이후로 게로게로 키친 '골목맛집'에 메인 MC가 되었답니다?

이제는 매일매일, 어렵고 힘든 사람들을 찾아가면서 열심히 도우면서 제대로 돈도 벌 수 있어서 정말로 기뻐요!


그 뿐만 아니라 765프로는 요즘 매일이 호조!

코토리씨, 프로듀서와 리츠코씨의 노력 덕분에, 모두들 엄청 흥행하고 있으니까요.

텅 비어 있었던 스케쥴 보드판 위로 어느덧 글자가 빼곡히 적혀진 것을 보면서ㅡ

정말,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는걸 체감해요.

아참! 그리고 조만간, '소중한 날'이 찾아오니까..

그 날도 잊지 않고 꼭 적어놔야겠어요. (쓱쓱)


이날은 잊으면 안되는 날이니까, 꼭 기억할 거랍니다? 헤헷.


흠흠, 어쨌거나, 이 중에서도 가장 큰 일이라고 한다면..


히비키 「우갹! 자, 자신 또 지각해버렸다조!」


타카네 「후후, 진중치 못한 반응이라니, 아직 히비키는 멀었군요.」(미소)


히비키 「그러는 정작 타카네도 지각했다구!」


하루카 「헤헤, 그래도 항상 사이좋게 같이 오는구나?」


히비키 「그, 그건..」(쑥스럼)


미키 「..히비키는 참 쓸데없이 솔직하지 못한거야.」(피식)


히비키 「우, 우갹! 그런거 아니다죠!」


ㅡ놀랍게도, 새로운 아이돌 동료들이 늘었다는 것!

히비키씨와 타카네씨는 저 멀리 어딘가에서부터 일본으로 아이돌을 하기 위해 건너오셨데요.

그런데두, 일본어도 잘하시고 이쁘시고..춤이랑 노래도 잘하신답니다?


그렇게, 다들 바쁘고 열심히, 멋지게 앞으로 나아가지만

바뀌지 않는 건, 765 프로 쾌진격!


다나까 「자자, 오늘도 다들 힘내보자.」


일동 「765프로, 화이팅!」


저희, 지금 막 키가 어엄청! 크고 있다구요?




2.

「어이 다나까! 자신 놀러왔다조?」


다나까 「..일하는 중인데요.」


다나까는 자신의 앞에 선 작은 소녀..아니 악마를 의심어린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히비키라는 이름으로 '다른 한 명'과 함께 이번에 입사한 이 소녀는 나잇대의 또래들에 비해 작은 키에,

푸른 눈의 이국적인 외모와 까무잡잡한 피부, 긴 포니테일 머리를 자랑하는 아이였는데

다나까는 이 아이가 사실 인간이 아니라는걸 잘 알고 있었다.


히비키 「그나저나, 지옥갈 결심은 정한거야? 오늘 참 지옥가기 좋은 날씨다 그치?」


다나까 「..전혀 아닌데요.」


히비키 「우갹! 다나까는 지옥이 더 어울린다조! 그러지 말고 같이 가자니까 응?」


「거기서 그만! 직접적으로 개입하는건 하지 않기로 합의하지 않았나요?」


이번에 등장한 여자아이는 다른 또래보다 훨씬 큰 키에, 성숙하다 못해 풍만한 몸매와

부드러운 은발에 마치 석고와 같아 거의 창백해보일 정도의 흰 피부와 적안을 지닌 여자아이였다.

그리고 이 여자아이, 타카네 또한 인간이 아니였다.


타카네 「서로 합의하에 왔으니, 내용은 지켜야지요.」(미소)


히비키 「우우..천사 아니랄까봐 규칙만 집착한다조.」(투덜두덜)


대략 2주 전 정도에 입사한 이 둘은 다나까의 심판을 담당하는 천사와 악마가 분장한 것이였다.

다나까로써는 타가키 사장이 어떻게 해서 이 둘을 받아들였는지, 이렇게나 특이한 성격에 외모와 말투인데도 금새 사무소 내에 잘 섞이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어차피 천사와 악마라면, 무엇이 되든 이상할 것은 없었으므로 다나까는 그냥 그렇다고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이 둘이 온 이유는, 다나까라 할지라도 다소 납득하기 힘들 정도로 웃기는 이유였는데..


히비키 「빨리빨리 보내야, 다시 돌아가지!

안 그러면 여기서 죽을 때까지 수십년을 보내야 한다조!」


타카네 「그 점은 저도 동의합니다만, 마지막 순간에 다나까는 천국에 가야 한답니다?」(미소)


둘 다, 어처구니없게도 그냥 기다리기 귀찮다는 이유에서 여기로 온 것이였다.

저세상에서는 시간이 더 이상하게 흐른다고 했다. 때로는 더 짧고, 때로는 상상조차 불가능할 정도로 길게.

그러니까 기다리는 시간 자체가 귀찮다는 이유로, 인간으로 위장해서 다나까를 각자의 방식으로 '돕기'위해 나타났다는데..

다나까로써는 이해할 수 없는 논리였지만, 그냥 그렇다고 받아들이기로 했다. 어차피 무엇이 되었든, 그의 이해를 초월하는 것이였으므로.


어쨌거나 저쨌거나, 지금은 765 프로의 새 아이돌들이였으므로ㅡ

다나까는 성격대로 그냥 그렇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이 둘도, 나름 인간 생활에 충실하게 역할 수행해주고 있었으니.

이래저래 귀찮게 하는 그 둘 사이에서, 한창 서류작업 중인 다나까 곁으로 이번에는 야요이가 다가왔다.


야요이 「웃우! 프로듀서씨, 달이 이쁘네요!」


다나까 「..어, 응?」(당황)


야요이 「무슨 뜻인지 모르세요?

저, 이번에 짧은 10분 드라마에 나가게 되었는데, 거기서 갑자기 이런 대사가 나와서요..

그런데 이게 무슨 뜻인지 모르겠어요.」


허나 일자무식에 가까운 다나까가 그것을 잘 알리가 없었다.


다나까 「그, 그건 나도 잘..」


타카네 「그것은..일본에 나쓰메 소세키라는 문학가의 표현으로..

보통 아-러뷰-유를, 일본의 표현식으로 빌어 번역한 것으로 알려져 있답니다?」


야요이 「아아..그런 의미였군요!

그런데, 왜 달이 이쁜거와 연관지은 걸까요?」


타카네 「후훗, 그것은 야요이가 더 크게 되면 알게 될 것이랍니다?

그 이유를 알게 되면, 마침내 성숙한 어른이 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히비키 「웩, 그런거, 별로 안 좋아한다조?」


타카네 「왜죠? 사랑이야말로, 인간의 가장 아름다운 감정인걸요?」


히비키 「우갸악! 소름돋는다죠!」


다나까 「..저기요..저 일 좀 하면 안될까요..」


3.

게로게로 키친 고정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야요이의 일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마냥 좋을 나름이였지만,

슬슬 일이 많아지자 다나까와 야요이 사이에 슬슬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기기 시작하였으니..


리츠코 「프로듀서! 여기 서류 깜빡하셨잖아요!」


다나까 「으억! 하마터면 그대로 나가버릴뻔했네요.

저 현장 토의 때문에 바로 나가볼께요.」 


야요이 「웃우! 저, 일 다 끝났는데 프로듀서씨 오래간만에 같이 강가에서 산책이나ㅡ」


다나까 「미안하다. 바빠서 먼저 가볼께」(후다닥)


야요이 「..예! 조심히 다녀요세요 웃우!」


하지만 이후로도, 야요이는 차츰 명확하게 느껴질 정도로 프로듀서가 보기 힘들어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야요이는 점차 소외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가끔은, 프로듀서의 관심에서 멀어진건 아닌가 하고 생각들 정도로..

그래도 야요이는 또래에 비해 성숙한 아이였으므로ㅡ

비교적 어른스럽게 대처하고 있었다.

하지만..


게로게로 키친 촬영날이였다.

그 날도 근래와 마찬가지로, 다나까는 스케쥴 약속과 관리 일 때문에 촬영장에서 멀어져 있었고,

야요이 혼자 촬영장에서 덩그러니 큐 사인만 기다리고 있었다.

다소 불안한 표정이였지만, 그것을 눈치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야요이 「웃우! 타카츠키 야요이의 게로게로 킥틴!」


조감독 「컷 컷! 발음이 너무 이상하잖아.」


야요이 「우, 우우..죄 죄송합니다.」


조감독 「아니 그건 상관없는데..야요이 너무 안색이 안 좋은데?

혹시 뭐 안좋은 일이라도 있는거야?」


야요이 「그런건 아닌데..」


야요이 「..」(울먹울먹)


감독 「아이..잠깐 휴식! 조감독, 다나까 그 친구좀 불러봐!」


한참 전화받다 불림 받아서 현장에 도착한 다나까는 무엇보다, 짜증부터 나버렸다.

그것은 최근 일주일간을 밤낮없이 엑셀부터 배우고 일하고 전화하느라 피곤해서였을 수도 있고,

야요이 대신해서 야요이 동생들을 같이 관리해주느라 힘들어서였을 수도 있었으며

아니면 요즘들어 여러가지 생각치도 못했던 문제들이 불쑥불쑥 튀어나와서였는지도 모르는 일이였다.


야요이 「저 프로듀서..죄, 죄송해요..」(눈치)


결국 다나까는 간신히 울음을 그친 야요이에게 냉정하게 대해버렸다.


다나까 「..야요이는 프로잖아. 이건 프로답지 못한 일이야..

아이처럼 떼쓰면 안되는 일이라고! 야요이, 어디 아픈데나 안 좋은 일이 있는 것도 아니잖아.

야요이 가족도 내가 다 보살펴주잖아..힘들어도, 어른답게 해야지 어른답게!」  


야요이 「..예.」(주눅)


어떻게 녹화 촬영은 그렇게 시작되었지만..

일주일 후, 이날 촬영했던 녹화분의 반응은 지금까지 야요이의 촬영분 중 가장 저조했다.

뿐만 아니라, 여러 사소한 실수와 사고들 덕에 야요이에 대한 클레임도 최근 부쩍 늘고 있었다.

그날, 다나까 곁을 히비키가 스쳐 지나가며 미소를 지었는데..

그것은 명백한 승리의 미소였다. 히비키는 다나까를 보며 의기양양하게 웃다가, 이내 사무소에서 벗어났다.

그것을 본 다나까는 지옥행이 오히려 가까워지고 있음을 깨달았다.


어느새 주말이였다. 하지만 다나까는 주말 저녁임에도 불구하고,

사무소 안에서 머리를 박박 긁으면서 무엇이 문제인지 파악하기 위해 고민 중에 있었다.

그때 야요이가 다가왔다. 주말이고 스케쥴이 있던 것도 아니였으므로, 따로 나올 이유는 없었지만 다나까는 별 생각이 없었다.

어쨌거나, 야요이가 무언가 할 말이 있는지 뒤로 무엇인가를 감춘 채로 다가왔지만..


야요이 「저, 저기 프로듀서..오늘은 프로듀서ㅡ」


다나까 「미안하다 야요이. 피곤해서 잠깐 먼저 나가야겠다.

너도 이제 나가봐라. 오늘도 수고 많았고.」


야요이 「..예!」(억지미소)


야요이 「..저, 조금 정리정돈 좀 하고 나갈께요.」(아쉬움)


다나까 「정리 정돈도 좋지만 프로니까, 몸 관리도 잘 해야 된다.

그런건 아무래도 좋잖니.」


그 말을 끝으로, 다나까는 답답함에 밤공기라도 마시려고 사무소를 잠깐 벗어났다.



4.

하늘에는 왠일로 제법 별들이 가득했다. 도쿄에서 이정도로 많은 별들을 본 것은 오래간만이였다.

도시의 화려한 빛들 때문에 정작 별 같은 것들은 보기 힘들었다.

다나까는 옛날을 떠올렸다. 가난한 동네에서는 밤마다 별들이 가득 떠 있었으니까.

따돌림과 괴롭힘을 받았던 어린 시절에, 그를 위로해주는 유일한 것은 밤하늘에 떠 있었던 수많은 별들이였다.


한참 별들을 바라보다, 다나까는 문득 야요이를 떠올렸다.

그러고보니, 시간도 많이 늦지 않았던가?

핸드폰을 보니, 거진 10시에 가까운 시간이였다.

빨리 가라고는 했지만, 아마 야요이 성격상으로 정리까지 하고 돌아갈 터였다.

생각해보니 조금 야요이에게 박하게 굴었던 건지도..


다나까는 근처 먹을 것이라도 사서 돌아가기로 정하고,

대충 눈에 보이는 편의점으로 향했다.

그런데 편의점 안이 제법 소란스러운 것이 아닌가?

들어가보니, 대충 술 취한 아저씨가 난동을 부리는 모양이였다. 그런데..


중년 「아 그거 달라고 그거! 왜 알지를 못해 너 일본인 아니지!」


히비키 「아 자신! 그거라고 하면 무슨 담배인지 어떻게 아냐조!」


중년「..야! 너 재일이냐? 아니면 동남아야 양키놈 혼혈이냐 뭐냐? 히끅 

말을 못알아들어..그거 있잖아 그거!」


히비키 「호, 혹시 이거냐조?」


중년 「아 그래 야 일본어 공부 더 열심히 해 짜샤!」


히비키 「돈! 돈 안줬다조!」(황당)


중년 「아니 돈 줬잖아! 뭐 일본인 무시하냐 너 지금? 어?」


..편의점 알바를 보는게 히비키였다.

황당함은 그렇다치고, 다나까는 일단 히비키를 돕기로 결정했다.


다나까 「저기..돈 안내신거 맞는 것 같은데..」


중년 「아.넌 뭐야? 너도 춍이냐?」


다나까 「아닌데요.」


중년 「말하는게 왜 이렇게 띠꺼워?」(짜증)


다나까 「죄송합니다.」


중년 「..뭐야? 너 조심해 임마!」


반응이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싱거워서 그런건지,

자기도 돈 안낸걸 아는지 모르겠지만 그 말을 끝으로 중년 아저씨는 그냥 나가버렸다.


히비키 「..다나까냐? 하여간, 이 동네 편의점은 왜 이렇게 쓰레기 같은 인간들만 오는건지 모르겠다조!

예전에 인간들은, 가난해도 서로 돕고 착하게 사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요즘은 전혀 안 그렇다죠?

아무튼! 저런 놈들 다 지옥에 오기만 해봐 그냥 콱!」(투덜투덜)


다나까 「..그런데 왜 알바하시는 건지..」


히비키 「그, 그냥 심심해서..」


다나까 「심심해서 힘든 일을 하신다고요?」(의심)


히비키 「...아 진짜! 먹고 사려고 그래 어쩔래!

..자신, 사실 지옥에서는 별로 아무것도 아니라서..여기로 나온건 좋았는데, 돈도 뭣도 없으니까 너무 살기 힘들어..

자신이라고 하고 싶어서 하는 줄 알아? 매일 뭐 똥남아년이니 뭐니 이상하게 욕하는 인간들만 가득하구..

자신, 요즘 인간들이 이렇게 나쁠 줄 몰랐어. 사탄도 거르겠다조!」(울먹울먹)


눈물을 흘리는 히비키를 보니, 다나까는 그게 사실은 하반신은 염소에 뿔이랑 작은 날개까지 달린 악마라는 것을 알면서도ㅡ

다나까는 측은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주머니를 뒤져보았다. 생각해보니, 돈도 제법 벌어서 모아두었으니까..

오늘 같은 날 많이 써봐도 되겠지.


다나까 「..뭐 먹을래요?」


5.

다나까는 대충 적당한 스파게티에 고야피클맛 탄산수를 샀다.

고야맛 탄산수라니..와중에 다나까는 이런 기괴한 음료수도 있구나 하고 생각했지만,

히비키 본인..아니 본 악마가 마시고 싶다니 별 생각 없이 샀다.


밤중에 편의점은 한가했다. 사실, 사무소와 편의점이 속한 이 동네가 좀 후진 동네라,

밤중에는 거의 사람이 없다시피 한 수준이였다. 가끔, 여러가지 계열의 '밤일' 하는 사람들을 제외하면 말이다.


다나까 「..그..여기 내려오신지도 이제 한달 다 되어가시네요. 처음엔 많이 무서웠는데,

그냥 지내다보니 그럭저럭 뭐..」


히비키 「..그 말투는 뭐냐조..자신, 아직도 악마거든?」(실망)


히비키 「..그리고, 그냥 반말하라조? 사무소에서도, 나랑 타카네한테 존댓말하는거 이상하게 보는 애들도 있으니까..」


다나까 「그 그러면..알았어.」


히비키 「..에휴. 힘들다. 그래도 지옥에 살면서, 항상 기대를 품었었거든..

아주 예전에 잠깐 나왔을 때, 정말 재미있었어. 자신한테 속는 바보같은 인간들도 많았고..

사실, 천국에 사는 천사나 인간들은 잘 모르겠지만,

악마들은 항상 천국이나 인간 세상을 동경한다조?

왜냐하면, 악마한테도 지옥은 정말 지옥같거든. 지옥같으니까, 항상 천국을 생각하는거야.

웃기지? 지옥에서 태어나서, 지옥을 지배하는 우리들인데

정작 지옥에서는 다들 천국과 인간 세상을 동경한다조?

다나까는 이해할 수 있겠냐조?」


다나까 「대충 이해되네요..아, 아니..이해해. 그래도, 여기도 많이 힘들지 않..나?」


히비키 「뭐 힘들지만..그래도 좋아. 지옥보단 재미있고 아름답거든.」(미소)


한참 스파게티를 후루룩거리던 히비키가 문득 포크를 멈추고 다나까를 빤히 쳐다봤다.


히비키 「다나까는..왜 이렇게 자신에게 잘해주는거냐조? 

자신, 다나까를 지옥에 떨어트리려고 여기 온 건데?」


다나까 「..그거야..어디까지나 제가 못하면 그렇게 되는 거니까. 

야요이랑 잘해나간다면 아무래도 상관없지 않을까? 그리고..그게..」


마지막에, 사실은 그냥 왠지 엄청 불쌍해보여서 그랬다고는 말하기 영 미안해져서 다나까는 애둘러서 말했다.

그런데 왠지 히비키의 표정이 좋지 못했다.


히비키 「..그..저기 있잖아. 아까 나오기 전에 야요이가 뭐 준비하던거 같은데..

어쩌면 지금도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다나까 「..응?」


히비키 「누, 눈치가 없냐조! 여기까지 말했으면 좀 알아채라고!

..그리고 가기 전에 사장이 자신한테 준 폐기 식품들 좀 있는데, 가지고 가서 야요이 줘.

이래뵈도, 사장이 엄청 착해서 유통기한 아직 한참 남았는데도 그냥 먹으라고 준거다조?

왜 주냐고 물어보지마. 그냥..자신, 야요이랑 많이 친해졌으니까!」(미소)


히비키 「둘이서 사이좋게 지옥에 오면 참 좋을텐데..」


다나까 「..그건 사양인데.」


히비키의 선물들을 한가득 받아든 다나까는 그제서야 무언가 깨달았다는 듯이 바로 사무소로 향했다.



6.

사무소는 프로듀서의 자리 위에 전등 하나만 두고 소등되어 있었다.

다나까는 책상에 무언가 올려져 있는것을 발견했고, 그것이 무엇인지 알게되자 생각에 잠겼다.


그것은 케이크였다. 자신의 생일 케이크.


생각해보니, 오늘이 자신의 생일이였다.

야요이는 오늘이 자신의 생일이라서 이렇게 늦게까지 남아 기다렸던 것이다.

다나까는 옆의 코토리씨 자리의 의자에 앉아 세상 모르게 잠자고 있는 야요이를 바라보며 복잡한 감정을 느꼈다.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이런 복잡한 기분은 정말 오래간만이였다.

지금까지의 삶에서, 제대로 된 생일 축하조차 받지 못해서 이런 감정은 정말 오래간만이였다.


다나까는 조심스레 케이크 한 조각을 베어 물었다.

정말 달았다. 달았고, 목이 메였다.



...

슬슬 차가워지는 가을의 밤바람에, 야요이는 부스스 눈을 떴다.


야요이 「우우..동생들 기다리겠다..」


다나까 「괜찮아. 거의 다 왔으니까.」


야요이 「..프로듀서?」


그제서야 야요이는 여기가 사무소가 아니라, 길 한복판이고

자신이 프로듀서에게 업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야요이 「우아앗! 저..죄, 죄송합니다!」


다나까 「괜찮아. 야요이는 하나도 안 무거우니까.」


야요이 「그치만..저, 프로듀서가 바쁜데도 계속 귀찮게 굴고..

집에도 늦게 가버렸어요.」(시무룩)


다나까 「아냐. 내가 더 미안하다. 그냥..나도 여유가 없었나 봐.

야요이가 더 잘되었으면 하고..너무 조급하게 생각했나 봐.

그리고 고맙다. 생일 케이크.」(미소)


야요이 「우우..하지만 비싼 케이크가 아니라서..

프로듀서는 제 가족같은 사람인데..아직 돈이 없어서요.」(우물쭈물)


다나까 「마음이 소중한거야. 정말.그런걸 누가 챙겨주는건 오래간만이였거든. 고마워.

절대로 못 잊을거야. 야요이처럼 착하고 이쁜 아이가 챙겨준 케이크는.」


고맙다는 말에, 야요이는 다나까 몰래 얼굴을 붉혔다.

어느새 집 앞에 도착하자, 동생들이 마중나왔다. 동생들에게 케이크와 히비키가 주었던 식품들을 보여주며, 다나까가 해맑게 웃었다.


다나까 「다 같이 케이크 먹자!」


동생들 「와아!」「다나까형 최고!」


야요이 「욱우! 프로듀서 먹으라고 사온 케이크라구요!」


다나까 「괜찮아.」


다나까 「다 가족이니까.」(미소)



엔딩.

다음날 아침.

출근하자마자 터지는 폭죽 소리와, 모여있는 아이돌들의 모습에 다나까는 잠깐 당황했지만..


이오리 「어이 프로듀서! 여기, 고져스 세레브 푸딩이라고! 뭐, 원래는 어제 챙겨줬어야 하지만..」 


코토리 「어제는, 아침부터 일이 많아서 다 한꺼번에 모이기가 힘들었으니까요..

리츠코랑 류구코마치도 어제 저녁에야 돌아왔으니..」


하루카 「하루 늦었지만요. 헤헷, 생일 축하드립니다!」


미키 「생일 축하인거나노!」


아이들 「와아!!」


야요이 「웃우! 첫번째로 맞이하는 생일이니까, 두 번해도 될 정도로 특별한 날인거에요!」



다나까 「..」


왁자지껄한 아이들의 축하말과 장난 가운데서, 다나까는 깨달았다.

사무소의 모두와, 사실은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가까워졌구나.

이게 가족이구나, 하고.


다나까가 기쁘게 웃으며 답했다.


다나까 「고맙습니다!」




...


무다구치 렌야 「..원사만 됐으면 끝인데..1년만 더 버텼으면 연금 타면서 먹고 놀 수 있었다고!」


무다구치 렌야 「개XX들! 날 헌병대에 찔러? 내가 어떻게 해줬는데!

돈 조금 타먹고 군인하다보면 때릴 수도 있는거 아냐?」


무다구치 렌야 「와이프도! 가라오케 접대 좀 하고, 가라오케에서 좀 가슴 몇 번 주물렀다고 바로 이혼때리고 위자료를 뜯어가?

아아악!!」


무다구치 렌야 「..다나까 때문이다. 이 개XX만 그날 안 왔어도!」


무다구치 렌야 「..어차피 내 인생은 이제 망했다. 그러니까..」


2 여길 눌러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