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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아이돌은, 꿈을 되찾기 위해 싸운다.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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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1-04, 2018 19:18에 작성됨.

1편 링크


밖으로 나온 해나와 프로듀서는, 걸어서 한시간정도의 거리인 346 프로덕션 본사를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비록 오래 걸릴지는 몰라도, 재회의 감동을 더 여유롭게, 편안하게 느끼고 싶었기에 선택한 길이였다.


"그러고보니 말야, 너 몸관리는 제대로 안했구만!"

"뭐..뭐?"

"이 살찐 통통한 뱃살좀봐라. 에휴...."

"....진짜 한대 맞고싶어?"


프로듀서의 농담에, 해나는 발차기로 보답해주었다. 프로듀서는 그대로 무게중심을 잃어 한번 더 넘어졌다.


"어우.. 이젠 그만 넘어지고 싶은데."

"인성질하면 천벌받는건 당연한 섭리지, 안그래?"

"... 천벌이 아니라 너가 때린거잖아..."


프로듀서는 해나의 머리를 다시 쓰다듬었다. 프로듀서의 얼굴이 더 밝아졌다. 언제 쓰다듬어도 포근한 기분이 드는 해나의 머리카락은 여전했다.


"역시 같이 있으니까 좋네..."

"그렇지... 옛날에 너가 주니랑 유진이 앞에서 나에게 애교부릴때는 생각나?"

"........"


부끄러운듯, 해나는 얼굴을 새빨갛게 붉혔다. 프로듀서는 그런 해나도 좋다는듯 웃으면서 해나를 바라보며 한발자국 다가갔다.


"저기, 프로듀서. 다음에는 말야, 전처럼 헤어지지말고.. 꼭 연락도 하고, 그러면서 오랫동안 이야기도 하고.. 그러면서 지내자. 알겠지?"


프로듀서는 그동안 아이돌들을 방치해 놓은것이 미안하다는듯 얼굴이 살짝 일그러졌다. 자신과의 만남을 운명이라고 생각할정도로 자신을 믿고, 이렇게 늘 불안해 하고 긴장하던 아이를 혼자 내버려두고 떠난 죄책감에, 프로듀서는 자괴감을 감출수 없었다.


"... 프로듀서? 왜그래?"

"... 괜찮아. 괜찮을거야."

"음... 뭐가?"

"아이들을 찾는거말야."


프로듀서는 그렇게 얼버무리며, 해나를 안심시켰다. 프로듀서는 초조해 했지만, 해나는 다행이라는듯 프로듀서에게 한 발자국 더 다가갔다.


"아, 그런데 말야.. 그때 호텔가면 하자는 비밀이야기... 지금 말 안하면 평생 못말할것 같아서 그러는데..."

"...아. 그랬었지."


과거에 호텔에 간다면 비밀이야기를 하자고 했었던 해나의 말을 기억한 프로듀서는, 어떤 비밀 이야기가 입에서 나올지 기대하고 있었다. 해나의 얼굴이 살짝 어두워졌다. 해나가 진지한 이야기를 하려는것이 보이자, 프로듀서도 진지한 얼굴로 이야기를 들을 준비를 했다.


"사실, 가끔 이렇게 될거라는걸 예감하고 있었어."

"... 정말?"

"가끔, 우리가 토사구팽 당하고.. 갈가리 찢어져서 혼자 외롭게 지낼거라는걸... 계속 생각이 나서, 잠을 못이룰때도 많았어. 하지만 말야, 그때마다 아닐거라며, 나도 346 프로덕션의 다른 아이돌들처럼 성공하고, 유명해지진 않더라도 퇴출은 안당할거라며 계속 여러번 되뇌였어.."


프로듀서 자신도 수십,수백번은 겪은 씁쓸한 이야기가 나오자, 둘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둘은 그대로, 프로덕션에 도착할 때 까지 아무말없이 걸어갔다.


.

.

.


"... 도착했다. 346 프로덕션....."


둘이 346 프로덕션에 도착하자, 거대한 성같은 346 프로덕션 특유의 건물이 반겨주었다. ... 지부는 그런 장식도 없이 그냥 작은 건물 한층을 빌려서 일하는 정도 였지만.


"우리랑 다르게 말야.. 엄청크다.. 여긴 월세 얼마나 나오려나?"

"자기 땅이지. 당연한말을..."

"그런가...?"

"너 그런말 전에도 했었던거 기억 안나?"

"에헤헤..."


해나는 웃으면서, 프로덕션 주위를 돌아보디 시작했다. 프로듀서와 혹여나 떨어질까, 프로듀서옆에 달라붙어 있었다.


"자.. 그럼 이제 주니랑 유진이를 찾아야겠지. 솔직히 이렇게 한번에 나올거라고는 상상을 못하겠는데..."

"글쎄. 너가 폐쇄된 346 프로덕션 지부를 계속 찾아간것처럼, 그 아이들도 다른 장소를 매일 찾아갔을 확률은 충분히 높다고 생각해. 특히 너희같은 친구들과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아이들이라면 더더욱."


프로듀서는 그렇게 말하며 주변을 둘러보고 있었다. 아름다워 보이는 성같은 건물이였지만, 저 건물 안에는 이용당하는 사람들과, 독기를 품은 사람들이 분명 잔뜩 있을거라는것을 알고있는 프로듀서와 해나는, 마음이 한결 더 무거워졌다.


"... 뭔가 씁쓸.... 잠깐. 뭔가 이상한걸 발견했어."


해나는 그렇게 말하며, 바닥에서 진주를 주웠다. 그 진주를 본 프로듀서는, 늘 자신에게 자연스러운 미소를 연습하는 아이, 주니가 생각났다. 분명히 그 진주는, 주니가 아끼던 목걸이에서 떨어져나온것이 분명했다.


"주니가 방금전에 여기를 지나간게 분명해."


해나가 프로듀서를 바라보며, 확신에 찬듯 말했다. 해나의 얼굴에 활기와 긴장감이 돌았다.


"역시."

"주니가, 여기를 지나갔어. 이건 주니의 목걸이에서 떨어진 진주야. 주변 카페를 수색해야해. 주니의 성격대로라면 분명 이 시간에도 놀고있지는 않을거야."

"... 흩어지기전에, 전화번호."

"아... 맞다. 이제는... 놓치지 않을거야. 알겠지, 프로듀서?"


그말에 프로듀서는 살짝 웃으며 전화번호를 가방에서 꺼낸 종이에 적어준뒤, 바로 주변 카페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그럼... 나도 카페를 찾아다녀볼까...."



.

.

.


"........... 힘들어...."


주니는, 프로덕션 내부의 카페에 있었다. 프로덕션 건물 안이 아닌, 프로덕션 건물 바깥의 공터가 보이는 카페에서 노트북으로 해나와 유진의 신상정보를 찾아보고 있었다. 하지만, 한국에 있었을때의 정보, 그것도 아기때의 신상정보만 나왔기에, 별다른 소득은 없었다.


"... 언제쯤 나올까. 아니.. 그냥 내눈 앞에... '뿅'하고 나오면 좋겠는데."


그렇게 말하고, 주니는 노트북을 덮은뒤 블랙커피를 마시며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공터를 바라보았다. 초원이라고 할수있을정도로 넓은곳인데다가, 아이돌들이 많이 보였기에 이 카페는 인기가 좋았다. 하지만, 두번째 장점은 주니에게는 썩 좋지는 않았다.


"차라리 다시 언니처럼 배우가 되는게 나을까?"


평소에 하지않던 생각들까지 하면서, 주니는 공허감을 느꼈다. 속이 텅비어버리고, 허물어지는느낌, 그리고 더이상 해나와 유진을 찾기 두려워하는 마음까지.


"그녀석들이 잘못되면... 안되는데."

"... 저기...."

"...!"


주니는 들고있던 커피를 대충 탁자에 내려놓은뒤, 자신을 찾아온 손님을 '다소 격하게' 반겨주었다. 오랬동안 보지 못했던 동료, 유진이 자신의 앞에 돌아왔다.


"역시... 여기에 있었구나?"

"....히끅...."


평소에 흘리지 않던 눈물까지 흘리며, 주니는 유진이에게 안겨들었다. 그동안 정신적으로 고통받았기에, 지금의 주니에게는 정신적인 버팀목이 필요했다.


"그래, 그래...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을까...."

"언니는 잘 되가는데.. 나는 여기서 회사에서 쫒겨난채로 가만히 있고,,, 프로듀서랑 너랑 해나는... 연락할수도 없어서 나는 다시 또 혼자...."

"그래... 그건 그렇고.. 일단 좀 놔줘... 답답해..."

"미안..."


주니가 바로 유진에게서 한발자국 떨어지자, 유진은 의자에 앉아 웃으면서 다시 안부인사를 건냈다.


"자, 그럼.... 잘지냈어?"

"아니...."

"그래 보이네. 유진이랑 프로듀서는 나도 연락이 안돼. 어떻게 된건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살아만 있으면, 다시 만날수 있을거야♪"

"... 넌 역시 활기차네."

"당연하지!"


유진은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입꼬리를 손가락으로 들어올렸다. 주니는 그런 유진을 바라보며 살짝 불안정한 웃음을 지었다. 자연스럽게 웃는 연습을 프로듀서와 헤어진 이후로 한적이 없는듯, 처음 자신에게 미소를 지어준 그때보다 더 불안정한 미소였다. 그런 미소를 짓는 주니 앞에, 정장을 입은 한 괴한이 나타났다.


"찾았다. 너희 둘."

"뭐야.. 우리를 알아?"

"당연히 알지, 너희의 프로듀서인데."


주니와 유진은 괴한의 얼굴을 자세히 보기 시작했다. 여러 흉터가 생기기는 했지만, 분명히 자신을 돌보아 주었었던 그 프로듀서였다.


"..... 프로듀서...?"

"어떻게..."

"설명하면 기니까, 일단 앉아서 이야기할게. 아! 그리고, 해나 찾았다?"

"... 드디어 다 모이는거네..."


주니는 눈물을 흘리면서, 정말 행복한 웃음을 지었다. 누구보다 행복해보이는, 자연스러운 그런 웃음을.


"그래, 편하게 울어. 지금은 그게 나아. 자... 그럼 해나를 어떻게 만났는지 이야기 해줄게."


그렇게 말하고, 프로듀서는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모두 말하기 시작했다. 목걸이에서 떨어진 진주를 찾아 이곳까지 온것까지 모두.


.

.

.


"그렇게 되서..."

"여기가.. 아, 유진아! 주니야!"


드디어, 해나가 도착해 넷이 모두 모였다.


"....... 정말 오랜만에 모두 모였네. 안그래?"

"응....."


셋은 그동안 자신들에게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주니는 계속 해나와 유진, 프로듀서를 찾기위해 이 카페에 있었고, 유진은 전국을 다 뒤져보기로 하고 한바퀴 돌고 다시 돌아온 길이였다고 말했다.


"... 대단하네."


그리고, 그런 아이돌들의 열정을 들으며, 프로듀서는 양심의 가책을 계속 느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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