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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아이돌은, 꿈을 되찾기 위해 싸운다.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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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1-03, 2018 20:50에 작성됨.

눈이 오는 살짝 추운 날씨에, 한 아이는 난칸방에서 TV를 보고 있었다. TV에는 한 아이돌이 무대에서 즐겁게 공연을 하는 모습이 나오고 있었다. 일반적인 사람들이라면 그다지 싫어하지는 않을 프로그램 이였지만, 이 아이에게는 조금 달랐다.




"... 부러워.. 왜 나는...... 왜..."




그렇게 말하며, 아이의 정신속을 온갇 생각들이 꾸물거리며 해집어 놓았다. 자신도 이렇게 할수 있다는 생각부터, 친구들이 보고싶다는 생각. 그리고, 자신이 하던 일의 동반자였던, 그 사람을 보고싶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했다.


".... 프로듀서.... 어디 있으려나... 나 때문에 마음 아파하지는 않아야 하는데..."


이 아이의 이름은, 지금은 이름도 잘 거론되지 않는 잊혀진 아이돌, 류해나였다. 비록 퇴출 당하기 전에도 그다지 유명하지는 않았지만, 나름대로 일부 팬에게는 인기를 끌었었다. 하지만, 이젠 바래버린 필름만큼이나 가치없는 과거일뿐이였다.


"... 역시 그때 전화번호를 받아놓을걸 그랬어..."


프로듀서와 친구들에게 연락을 할수없는점을 안타까워하며, 류해나는 자신의 스마트폰을 바라보았다. 핸드폰은 바꾸게 되었지만, 자신이 찍었던 사진들은 고스란히 가지고 있었다. 자신이 유진,주니와 찍었던 사진들을 바라보며, 해나는 추억에 잠겼다.


"언젠가는, 만날수 있겠지?"


그렇게 말하며, 해나는 천천히.. 천천히, 벽에 기대고 앉은채로 잠이 들었다. 비록 길지 않은 잠이지만, 계속 우울증과 신체적인 스트레스성 질환들로 인한 수면장애로 고통받던 해나에게는, 달콤한 휴식이 되었을것이다.


.

.

.


햇살이 커튼이 없는 창문의 유리를 뚫고 들어와 해나의 눈을 자극하자, 해나는 달콤한 잠에서 깨어났다. 깨어나기 싫은듯 마지막 몸부림을 쳐 빛에서 등을 돌렸지만, 이미 잠은 완전히 물러간 뒤였다.


"...... 일어나기 싫어...."


말로는 일어나기 싫어하면서도, 행동으로는 아이돌때의 습관이 배어있어 바로 일어나 이불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해나는 오늘, 무언가 좋은 일이 생길듯한 기분이 들었다.


"오늘은 어떤일이 생기려나...?"


그렇게 말하며, 해나는 아침을 거르고 밖에 나왔다. 밖에 나와서는 계속 안절부절 못하며 왔다 갔다를 계속했다. 이렇게 무언가 안절부절 못하는 증상은, 아이돌을 강제로 그만두게 된 이후로 생겨난 증상이였다. 약을 정기적으로 먹어도 쉽게 없어지지않는, 계속 해나 자신을 괴롭히는 증상이였다.


"♬♪♬♩♪♪♬"

"...... 너는......해나니?"

"....? 네?"


갑자기 들은 고향의 말에 당황했고, 반말에 더 당황한 해나는 고개를 들어 자신에게 말을 건낸 사람을 바라보았다.


"........."

"........."


얼굴이 마주친 둘은, 서로 한동안 얼어붙어있었다. 서로 자신들이 그토록 찾던, 프로듀서,그리고 아이돌중 하나였기 때문에.


"해나.. 맞지?"

"프로듀서...?"

"맞구나..."


프로듀서는 애써 웃음을 지은것이 한눈에 보일정도로 이상해보이는 웃음을 지으며, 해나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해나도 웃으면서, 그 기분좋은 쓰다듬을 받아들였다. 한동안 보지못했었던 자신이 믿을수 있는 사람의 손길이, 그동안 자신에게는 절실했기에. 해나는 울음을 터트리면서 그동안의 서러움을 털어냈다.


"그동안... 어디간거였어...?"

"..... 일단, 어디든 조금 조용한곳에서 이야기하자."


그 말을 들은 해나는, 울면서 천천히 따라오라는듯 자신의 집으로 걸어들어갔다. 프로듀서는 그런 해나의 뒤를 따라갔다. '덜컥'소리를 내며 문이 닫히자, 해나는 다리가 풀린듯 그자리에 주저앉았다.


"괜찮아...?"

"아니...."

".. 정신이든, 몸이든. 너는 둘다 혹사시킨것같은데.."


자신의 마음속에 박히는 기분이 들정도로, 절절히 공감가는 이야기를 듣자, 해나의 얼굴에서 더욱 많은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아파.. 마음이.. 솔직히 말하면, 지금 당장이라도 죽을 정도로... 그래도 프로듀서가 있으니까.. 이젠 괜찮아."

"... 내가 그리 믿음가는 사람은 아니였을텐데 말야."


그 말을 들은 해나는, 살짝 웃으면서 자리에서 힘겹게 일어났다.


"우리에게 프로듀서는, 믿을수 있는 사람이였어. 다른 아이들도 그랬고."

"다행이네. 그동안 서로.. 만날수도 없었는데 너희는.. 나를 믿어준거야...? "

"당연하지..."


프로듀서는 해나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한번 닦아도, 계속 눈물이 흘렀기에 계속 맨손으로 닦아냈지만.


"다른 아이들은 지금 뭘하고 있어?"


그 말을 들은 해나는, 눈물을 억지로 그친뒤 프로듀서를 침대에 앉혔다. 물론, 자신도 침대에 앉은채로 이야기했다.


"서로 연락처도 없어서... 폐쇄된 프로덕션 건물 근처를 계속 기웃거려도, 전혀 아이들은 안보였어..."

".... 다 엇갈린걸까..."

"그럴지도...."


프로듀서는 씁쓸해하며, 이것이 모두 자신때문이라는 생각을 하는듯, 얼굴을 양손으로 가린뒤 이야기를 계속해나갔다.


"지금 346 프로덕션은 어떻게 됬는지 알아?"

"음... 솔직히 몰라."


프로듀서는 자괴감들어하는 표정을 애써 손으로 가리며 지인들과 업계 관계자에게서 들은 정보를 털어놓았다. 비록 씁쓸한 사실이였지만, 이 아이는 그 사실을 들을 권리가 있었다.


"신데랄라 프로젝트, 프로젝트 크로네라는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나랑은 다르게 실력 좋은 프로듀서를 들여와서.. 지금은 승승장구 하고있어."

"..... 프로듀서도 실력 좋았었잖아? 프로듀서는 지금 뭘하는데?"

"뭘하긴... 퇴사당했어. 예산만 잡아먹는다고 우리 지부는 폐쇄당하고말야."

"..."

"그래서 나는 백수상태."


해나는 할말을 잃었다. 자신들이 비록 많은것을 보여주지 못한것은 자신도 아쉬웠지만, 그것은 자신들만의 문제가 아닌, 상부의 문제도 있었다. 너무 이른시간에 예산을 너무 잡아먹는다고 판단해, 프로듀서와 자신들을 회사에서 강제로 내보낸것은 자신들이 생각하기에는 전혀 좋은 선택이 아니였다.


"........"

"괜찮아.. 해나야?"


해나는 다시한번, 울면서 마음속에 담아둔 말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우리 인지도도 거의 없었고... 여러모로 부족했었지..."

"내가 다 부족해서야.. 너희가 쫒겨나는것도 막지 못하고......."

"그건 프로듀서의 탓은 아니잖아... 하지만 나는... 나는...."


그렇게 말하며, 해나는 프로듀서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정작 자신은 눈물 범벅이 될정도의 얼굴이면서도.


"... 언젠간 주니랑 유진이도 볼수있을까.. 프로듀서?"

"해나야...'언젠가'를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다가는, 우리의 마음이 버티지 못할거야. 너무 힘들잖아. 우리가 직접 찾아보는거야."


프로듀서는 그렇게 말하며, 눈물을 그치고는 애써 웃음을 지었다.


"우리가 직접...?"

"서류는 세절돼서 주소조차 모르지만.. 그 아이들도, 너처럼 어딘가에서 너를 계속 찾고 있을거야."

"하지만.. 없었어... 아무곳에도..."


프로듀서는 그런 해나의 얼굴을 바라보며 씁쓸하게 웃었다. 울다가도, 희망을 잡았다가 다시 한번 절망하는, 그런 얼굴이 너무 자신과도 비슷해 보였기에. 프로듀서 자신도 이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해나와 주니, 유진이 퇴사당하자 다시 복직 요청을 낸적이 있었다. 하지만 철저하게 배척당하고, 자신마저 버려졌었다. 그런 과거가 생각났기에, 프로듀서는 씁쓸하게 웃을수밖에 없었다.


"우선은 진정하고, 감정을 이일에서 잠시 배제하는거야. 그리고, 우선은 346 프로덕션 본사부터 찾아보자."

"어... 본사?"


본사 근처를 찾아볼 생각은 못했다는듯, 해나의 표정에 약간의 감탄과 여러의미의 미안함이 서려있었다.


"... 안 찾아봤구나."

"요새 조금 우울해서... 여러가지로 몸도.. 정신도 만신창이가 되버렸어."

"그렇구나... 그래. 나중에 모두 찾으면, 카페에서 그동안 있었던 이야기를 모두 해보자. 알겠지?"

"응!"


해나의 작은 불평을 들어주면서, 프로듀서는 나갈 채비를 하고있었다. 추운 날씨에서 버티기 위한 대비는 전혀 안한, 그저 평범한 정장이였지만, 매고있는 책가방에는 무언가가 잔뜩 들어있는듯 들때 큰 금속제 소리가 났다.


"그 가방.. 안무거워?"


가방을 맬때 프로듀서는 상당히 힘든듯, 약간의 신음소리와 함께 불안정하게 겨우 맸다. 그런 프로듀서를 해나는 불안하게 바라보며, 가방을 아래에서 받혀주었다.


"전혀 안무거워."

"진짜? 허세부리지 말고!"

"진짜라니까."


해나의 얼굴에 장난기가 섞인 웃음이 피어올랐다. 그리고는, 해나는 가방에 온몸의 체중을 실어서 매달렸다. 프로듀서는 그대로 균형을 잃고, 해나를 깔아 뭉개지 않기위해 옆쪽으로 넘어졌다.


"끄으으으...."

"헤헷... 미안!"

"..."


하지만, 그동안 해나를 만나지 못한 프로듀서는 그런 장난까지 반가웠다. 자신에게 마음을 다시 열고있다는 증거였기에.


"자.. 그럼 진짜로.. 가볼까?"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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