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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리 "달이 떠오를 때마다 기억하라고? 니히힛!"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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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2-09, 2013 23:27에 작성됨.


창댓에서 동일 제목으로 쓰고 있는 것을 올리고 있습니다.

생각보다는 빨리 올릴 수 있게 되었네요.

하지만 뒷 내용은 12월 말에 올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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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리 : (아차!)

눈 깜짝할 사이에 최번개는 이오리의 이마를 한 손으로 잡아올렸다.

최번개 : 작별이다. 미나세 가문의 아가씨!

다음 순간, 이오리를 중심으로 회오리 바람이 일었다. 강한 회오리 바람이 이오리를 스쳐갈 때마다 이오리는 격통을 느꼈다.

그 기술의 이름은 암통곡.

어둠의 통곡이라고도 불리며, 일찍이 1996년 게닛츠란 격투가가 KOF 결승전 당시 이 기술로 경기장을 쑥대밭을 만든 바 있었다. 최번개의 경우 오로치와는 관련이 없는 인간이었기에 게닛츠처럼 강한 바람을 낼 수는 없었다. 하지만 최번개는 자신의 기술인 초절용권진공참을 응용하여 게닛츠의 암통곡을 흉내내는데 성공했다.

당연하지만 그의 암통곡은 게닛츠의 암통곡이나 이오리의 보랏빛 불처럼 정신에 직접 타격을 주는 바람이 아니었다. 따라서 이오리의 보랏빛 불과는 달리 카메라에 잘 찍힐 수 있었다. 그렇게 이오리의 세라복이 너덜너덜해지고 팔다리에 스쳐서 생긴 얕은 찰상이 생기고 있었다. 바로 그 때, 이변이 일어났다.

??? : 최번개!!

누군가 창을 깨고 링으로 난입해 오는 소리를 이오리는 들을 수 있었다. 바람이 멈칫하나 싶더니 최번개가 링 끝부분으로 날아가는 모습을 이오리는 볼 수 있었다. 아직 일어나지는 못한 상태에서 이오리는 최번개를 날려버린 주인공을 봤다. 흰 도복을 입고 맨발인 중년 남성이었다.

해설자 : 아! 이게 어떻게 된 건가요! 김갑환 씨가 난입했습니다!

김갑환

나이 쉰을 넘겼지만 30대처럼 정정한 사나이다. 소문에 의하면 김갑환은 정의를 위해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넘긴 사나이! 김갑환의 영혼을 저당잡은 악마는 그대로 김갑환에게 붙잡혀 갱생당했다는 소문도 있다. 그런 그가 이 경기장에 나타난 것이다!

김갑환 : 오랫만이구만! 최번개! 갱생의 시간이다!

최번개 : 히익! 벌써 10년도 넘게 갱생했잖아요! 20여년 전부터 나 이제 착하게 살고 있다고요!

김갑환 : 호오? 무고한 시민들을 습격한 죄는 평생에 걸쳐 갱생으로써 속죄해야지?

이오리는 둘의 한국어 대화를 링에 기대서 듣고 있었다. 최번개는 어느새 맹수 앞의 토끼처럼 바들바들 떨고 있었고, 김갑환은 눈을 번득이며 최번개를 보고 있었다. 정의의 파동에 휩싸인 김갑환은 눈에서 빛이 나는 듯했다.

최번개 : 히익! 싫어!

최번개는 전속력으로 도망갔다.

김갑환 : 아가씨 괜찮은가?......으음? 아가씨 미나세 가문인가?

김갑환은 곧바로 최번개를 쫓아가는 대신 만신창이가 된 이오리를 일으켜 링 기둥에 기댈 수 있게 해주었다.

김갑환 : 미나세 가문...아가씨는 갱생시키기에는 너무 어리고 순수하군.

다음 순간 이오리는 형언하기 어려운 위압감을 느꼈다. 어떻게 초면에 자신이 미나세 사람임을 알았느냐고 추궁하고 싶었지만 도저히 그럴 분위기가 아니었다. 무거워진 공기를 짊어진 듯한 느낌이었다. 김갑환은 눈을 번득이며 오른손의 다섯 손가락을 모두 펴 이오리에게 내보였다.

김갑환 : 5년이다. 5년 내에 내 눈에 띌 정도의 죄를 저지르면!

김갑환은 말을 잠시 끊었다. 이오리가 바들바들 떨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이오리가 조금 진정될 때까지 기다리고는 김갑환은 말을 이었다.

김갑환 : 넌 내 갱생 대상이다.

이오리 : 예...예!

이오리는 대답했다. 아니 대답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이다.

최번개식 암통곡(초절용권진공참에 더 가까운 기술이었지만)에 당해 만신창이가 된 이오리였지만 온 몸에 전율이 읾을 느낄 수 있었다. 이오리는 무의식적으로 김갑환의 위세에 눌려 근원적인 공포를 느끼는 것이리라 생각했다.

P : 괜찮아? 이오리?

상황이 종료되고 나서야 프로듀서는 링 위의 이오리에게 달려갔다. 김갑환은 갱생 대상이란 말이 끝나기 무섭게 다시 최번개를 쫓아갔다. 상황이 종료되고 나서야 프로듀서는 링 위의 이오리에게 달려갔다. 이오리는 링 기둥에 기대서 있었지만 아까 느꼈던 공포 때문에 여전히 이를 딱딱 부딪치고 있었다.

이오리 : 으...으응. 괘...괜찮아...이...이...이 정도...쯤이야...

P : 아니 안 되겠어.

프로듀서는 이오리를 업고는 해설자들에게 이오리의 상태를 설명해주러 갔다. 최번개의 기권패로 이오리는 상처뿐이지만 6번째 승리를 거머쥐었다.

프로듀서는 그 프로그램의 방송국과 협상을 개시했다. 이오리가 너무 지쳤으니 다음으로 미뤄달라는 요청이었다. 방송국과 주최 경기장은 흔쾌히 프로듀서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우연이 겹쳤다지만 아이돌의 6연승은 방송 사상 최초였고, 방송 분량 또한 모두 뽑히고도 남았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리하여 촬영은 다음 주로 미뤄지게 되었다.

프로듀서는 이오리를 병원으로 끌고 갔다. 괜찮다고 이오리가 말했지만, 이오리가 지기 싫어하고 강한 척 하는 것은 초짜 프로듀서인 그도 알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병원에서는 근육통과 상처들은 3일 정도 안정을 취하면 나을 것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P : 앞으로 3일 동안은 쉬어야 한다고 했으니 집에서 푹 쉬었으면 해.

미나세 저택으로 차를 몰면서 프로듀서는 뒤에 앉은 이오리에게 말했다.

이오리 : 괜찮겠어? 인지도가 낮아서 모처럼 잡은 스케쥴을 놓치면 언제 다시 인지도를 올릴 기회가 올 지 장담할 수 없는데도?

P : 인지도도 중요하지만 이오리의 건강이 더 중요해.

건강하지 않은 아이돌이 제대로 활동할 수 있을 리 없다. 하지만 프로듀서는 굳이 이 생각을 말로 꺼내지는 않았다. 그 말을 꺼내면 자신과 이오리는 아이돌과 프로듀서의 관계로만 규정지어지고 끝나버린다. 그러면 프로듀서로서의 능률에도 악영향을 미칠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이 어렴풋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프로듀서는 백미러로 이오리를 보았다. 이오리가 고개를 살짝 숙이고 말문이 막힌 듯한 표정을 짓고 있던 순간이 거울을 통해 프로듀서에게 보였다. 덤으로 쭈뼛거리는 몸짓도.

이오리 : 흥! 초보 프로듀서 치고는 나름 생각이 깊잖아?

아까의 표정을 이오리는 급히 숨겨버리고 퉁명스러운 대답을 꺼냈다.
프로듀서는 미나세 저택에 이오리를 데려다 주고는 사무실에 들러 업무 일지를 작성하고 퇴근했다.

<1주일 뒤, 격투기 프로그램을 찍은 경기장>

이오리 : 스읍! 코호~스읍! 코호~

P : 면목없다. 이오리.

이오리 : 무앙~무앙~무앙무아앙?~무아앙 무앙무앙뫙무앙?~
(이거 무슨 옷이야? 바보 프로듀서!)

P : 아차...이 프로그램 격하긴 해도 예능이었지...

프로듀서는 경기 시작 전 몸을 보호할 수 있는 복장을 준비해달라고 방송국에 요청했다. 방송국은 그 요청을 수락했다. 수락하긴 했는데...

이오리 : 무앙무앙뫙!~ 뫙무앙무아앙!~무아아앙무앙!~
(답답해! 숨막혀! 덥다고!)

방송국 측에서 준비해준 옷은 자위대용 화생방보호의 모듬과 방독면, 방탄헬멧이었다. 이오리에게는 MOPP 4단계가 적용된 복장이 지급된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오리가 자위대원이 아니라서 속에 전투복을 입거나 등에 군장 및 화생방 물자를 맬 필요는 없었다는 점이었다.

이오리 : 뫙무앙?~무앙 무아앙 무앙 무아아앙! 무아아앙~ 뫙 무앙 뫙 뫙 무앙!~
(뭐야? 이 장화 같은 신발은! 꼭 오리발같잖아!)

MOPP 4단계가 적용된 복장을 입은 이오리는 뒤뚱뒤뚱거리며 방독면 너머로 불평을 쏟아냈다. 듣는 사람에게는 방독면 필터 진동만 들렸지만 말이다. 뒤뚱거리는 모습은 영락없는 펭귄이었다.

이오리는 대기실에서 링으로 이어지는 복도로 뒤뚱뒤뚱 걸어갔다.

이오리 :무...무 무앙 무앙 뫙 무앙 무아아아앙? 무앙 뫙 무앙무앙무앙 뫙 뫙뫙무아앙!
(누...누가 리얼충이라고? 너야말로 내 불꽃에 타 죽어!)

이오리는 눈앞의 상대에게 명백히 전의를 불태우고 있었다. 장갑낀 오른손에서 보랏빛 불이 나오고 있었다. 더 신기한 점은 고무 장갑이 보랏빛 불에도 전혀 녹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스태프 1 : 하...저 불 찍고 싶은데 말이지.

스태프 2 : 포기해. 아무리 용을 써도 찍히지 않았잖아.

방송국 스태프 두 명의 대화대로 TV로 보는 시청자들은 미나세의 불을 볼 수 없었다. 첫 번째 경기가 끝나고 이오리가 일으킨 난동 때, 해설자들이 말한 불도 시청자들은 비유로 받아들였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미나세의 불은 육체에 주는 타격이 아닌 정신에 타격을 주는 불. 두 눈으로 직접 보려 들지 않는 한 보이지 않는 불이다.

<30초 전>

P : 어? 하루카의 I Want잖아?

이오리가 등장할 때, 나온 음악은 765 프로 아이돌 아마미 하루카의 I Want였다. 방송에 하루카의 노래를 틀어준 것은 이번 방송 출연으로 얻은 나름의 소득이리라. 한편 반대편 복도에서 라이더 자켓을 입은 키 큰 백발 사나이가 걸어오고 있었다.

해설자 : 이번 도전자는 K' 선수인데요. 한 때 테러 단체에 속했던 사람인데 괜찮을까요?

해설자 2 : 네. 괜찮습니다. NESTS와는 연을 뗏다고 했고 지난 10년 동안 꾸준히 그것을 증명해 보인 사람이니까요. K' 는 상당히 신사적인 격투가로 정평이 높아요.

평소라면 해설자 2의 말이 맞았을 것이다. 하지만 K' 는 그날따라 기분이 좋지 않았다. 쿨라가 보여준 닭살 돋는 연애물이 그 원인이었다.

K' : 폭발해라! 리얼충!

K'는 슈퍼 아이돌 미나세 이오리에게 도발했다. 그 다음은 위의 상황 그대로이다. 둘 사이의 인사는 그런 식으로 끝나버렸고 경기는 시작되었다.

이오리 : 스읍! 코호~ 스읍! 코호~

경기 시작 후 20초 동안 경기장에는 움직임이 없었다. I Want만이 경기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었다.

이오리 : (키이잇! 저 남자를 볼 때마다 짜증나!)

이오리는 K'를 보고 짜증내고 있었다. 이오리는 의식하지 못했지만 몸 속에 흐르고 있는 미나세의 피 때문에 K'를 본 순간 짜증이 난 것이었다. K'는 NESTS에게 신체 개조받으면서 오른손에 쿠사나기의 인자가 깃들어 있었던 것이었다.

I Want에서 '지금 이 연애 감정이'란 소절이 울려퍼질 때, K'는 선글라스를 던졌다. 평소의 이오리라면 피했겠지만 지금의 이오리는 MOPP 4단계가 적용된 복장을 한 상태. 선그라스는 이마에 명중했다.

이오리 : 무앙!(하읏!)

I Want의 곡조가 고조됨과 맞물리듯이 K'는 이오리에게 온몸으로 돌진했다. K'의 팔꿈치에 가격당한 이오리는 피할 새도 없이 2연속 왼발차기를 받아내야 했다. 연이은 오른발차기는 이오리의 왼쪽 무릎을 향했다. K'는 발을 움직이는 동시에 왼손으로 이오리의 복부와 흉부를 반복적으로 가격하고는 어퍼컷으로 이오리의 턱을 쳤다. 공격이 순간 멈추는 듯 했지만 그것은 K'가 한 발 앞으로 가기 위한 것이었을 뿐, 이오리 어깨에 K'의 오른발이 격돌했다.

K'의 맹공은 계속되었고 마지막에 붉은 장갑을 낀 오른손으로 이오리에게 어퍼컷을 칠 때, 폭발이 있었다. 오른손에 깃든 쿠사나기의 불 때문이었다. 이오리가 다시 일어날 때, I Want의 소절 '거기에 무릎 꿇고 있어!'가 울려퍼지고 있었다. '지금 이 연애 감정이' 부분으로부터 약 12초 뒤에 나오는 소절인 '거기에 무릎 꿇고 있어!' 부분! 맞고 쓰러지고 일어나는데 12초밖에 걸리지 않은 것이다. 경이로울 정도로 빠른 타격이었다.

체인 드라이브.

K'가 자랑하는 난무이다. NESTS에서 배운 이 기술로 K'는 자신이 속해있던 테러 조직 NESTS를 공격했다. 체인 드라이브가 시행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약 5초. 이오리는 5초도 안되는 시간만에 20번도 넘게 타격을 받고 약 7초만에 일어난 것이다.

이오리 : 스읍! 코호~ 스읍! 코호~

신나게 두들겨 맞은 이오리가 방독면 너머로 거친 숨소리를 내고 있었다. 화생방 보호의는 독가스를 막기 위해 고안되었지만 약간의 방열, 방화 효과도 있었다. 쿠사나기의 불은 이오리에게 아무런 타격도 주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방호를 위해 속도를 희생한 대가는 너무 컸다. 이오리가 가벼운 옷을 입었어도 체인 드라이브를 피할 수 있었는지는 의문이지만 말이다.

이오리 : 코호오오오오~

바로 그 때, 이오리의 호흡 소리가 달라졌다. 이오리는 미나세 가문의 두 번째 힘, 파문을 쓸 심산이었다. 먼 옛날부터 미나세 가문이 보유한 곡옥의 힘은 폭주나 수명 단축이란 위험이 있었고 이를 보완하기 위한 방법을 강구해왔다. 그리고 미나세 가문은 그 대책을 20세기 중반, 티벳에서 찾아내는데 성공했다.

이오리의 주먹에서 빛이 나기 시작했다. 그 빛은 보랏빛이 아닌 황금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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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편과는 아마도? 상관없을 네 번째 이야기>

961프로덕션 사무실.

사장인 쿠로이 타카오는 벽걸이 TV로 나오는 영상을 보고 있었다. 나오는 프로그램은 '10대 아이돌! 이종 격투기에 도전하다!'였다. 마침 15세쯤 되어보이는 여성 아이돌이 세 번째 도전자를 물리치고 있었을 때, 쿠로이 사장은 특유의 비꼬는 어조로 말했다.

쿠로이 : 흥! 저속한 미나세 주제에 제법이지 않은가? 레플리카라지만 세레브한 이 몸을 쓰러뜨리다니. 역시 미나세의 비열한 혈통은 어딜 가지 않는군~

쿠로이 사장은 짜증난 듯이 리모컨으로 TV를 꺼버렸다. 그리고 자기 책상의 세 번째 서랍을 열어 조그만 액자를 꺼냈다. 액자에는 10대 시절의 쿠로이 사장과 쿠로이 사장보다 한 두살 정도 많아보이는 청년이 함께 찍혀있었다.

파란 옷을 입고 머리띠를 두른 10대 쿠로이는 매우 쾌활해보였고, 검은 옷을 입고 있던 청년은 귀찮아하는 듯한 표정이었다. 쿠로이 사장은 그 액자를 정성스럽게 제자리에 놓고는 서랍을 닫았다. 그리고 창 너머의 시가지를 보았다.

그의 인생에서 가장, 한때의 친구였던 타카기 사장보다도 더욱 큰 비중을 차지했던 청년. 그는 이제 죽고 없다. 그리고 그 청년을 죽게 만든 미나세 가문을 쿠로이 사장은 도무지 용서할 수 없었다.

쿠로이 : 미나세 녀석들...그리고 살인마 미나세에 붙어먹은 765 놈들! 언젠가는 복수해 줄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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