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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이의 달: 새로운 친구를 찾아...

댓글: 1 / 조회: 348 / 추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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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0-02, 2018 17:02에 작성됨.

* 예고편 및 에피소드 목록
https://www.idolmaster.co.kr/bbs/board.php?bo_table=creatalk&wr_id=11773


* 유의 사항
 저는 직접 일본이나 두바이에 가 본 경험이 있는 게 아니어서, 해당 지역들에 대해 부정확한 내용들도 다소 있을 수 있습니다. 이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라이라 씨가 학교에 다니게 된 지도 1주일이 지난 어느 날.

  라이라 씨는 지금 혼자입니다예요. 유우나 씨가 다른 친구랑 이야기를 하러 간 것이어서, 지금 라이라 씨는 유우나 씨 없이 교실에 있습니다예요. 그래도, 1주일간을 학교에서 보내다 보니 교실의 다른 친구들도 라이라 씨에게 조금씩 익숙해진 것이니까, 어제랑 오늘은 다른 친구들과도 몇 마디 말을 나눌 수 있었던 것이에요. 예를 들면 학교생활 이야기라든가, 요즘 유행하는 패션 이야기라든가...

  지금은 친구들과의 짧은 이야기를 끝마치고 라이라 씨의 자리로 돌아와 앉아 있습니다예요. 조금 더 길게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지만, 아직은 친구들이 부담을 느끼는 것 같은 것이니, 아쉬운 것이네요. 그러면, 다음 수업에 쓸 책을 펴고 조용히 읽어야 겠습니다예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딩, 동, 댕, 동...


  방송 벨 소리가 울리는 것이네요. 평소에 방송 벨 소리는 누군가를 찾을 때 많이 나왔던 것인데, 이번엔 누구를 찾는 것일까요?

  "2학년 F반의 라이라, 라이라 학생은 담임 선생님이 찾고 있으니, 지금 바로 교무실로 가 주시기 바랍니다."

  어, 라이라 씨를 찾는 것이었네요. 담임 선생님이 라이라 씨를 찾는다니, 무슨 일인 것일까요? 방송을 따라 교무실로 가 보아야 겠습니다예요.



  라이라 씨의 교실로부터 바로 아래층.

  라이라 씨는 교무실 앞에 도착해, 다른 학생들이 그러는 것처럼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습니다예요. 그러면 선생님이 어디에 있는지를 찾아야 겠습니다네요. 어디 보자, 교무실에는 각 선생님의 자리라는 것을 알려 주는 이름표가 다 붙어 있습니다이고, 거기서 담임 선생님의 성함이... 아, 저기 있습니다네요. 선생님의 자리를 향해 다가가서,

  "선생님, 안녕하십니까예요?"

하고 인사를 했습니다예요. 그러자, 라이라 씨를 알아차리고 뒤를 돌아보는 선생님.

  "어, 그래. 라이라 왔구나."

  라이라 씨가 있는 2학년 F반의 담임 선생님인 키노시타 유메미 선생님. 담당 과목은 일본어인 것인데, 지금은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일본의 문학에 대해 배우고 있습니다예요. 라이라 씨에게는 신비롭기만 한 일본의 문학 속 이야기를 듣고 그 의미를 배우는 것도 흥미를 자극하는 것이지만, 그 외에도 선생님은 수업 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고 라이라 씨랑 다른 학생들에게 이야기해 주기도 하는 것이니까, 담임 선생님의 일본어 수업은 항상 기대가 되는 것이에요.

  "네. 무슨 일로 라이라 씨를 찾은 것이에요?"

  아무튼, 오늘은 그런 담임 선생님이 라이라 씨를 찾은 것인데, 무슨 일이 있는 것일까요? 그에 대해 물어보자, 선생님은 라이라 씨에게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예요.

  "그래. 실은, 라이라도 멀리서 이곳으로 전학 온 지 1주일이 되었잖아? 그래서, 1주일 간 학교생활을 하면서 기분이 어떤지, 혹시 적응이 힘들거나 고민이 있는 건 아닌지 이야기를 들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구나. 시간이 된다면 잠시 같이 이야기해 보지 않겠니?"

  아, 그런 것이네요. 선생님은 선생님으로서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인 라이라 씨가 학교 생활을 잘 해 나가고 있는지 걱정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예요. 라이라 씨, 기쁜 것이에요.

  "네, 좋습니다예요!"

  "그래, 고맙다. 그러면, 의자가 하나 필요하겠구나. 어디 보자..."

  그러자, 라이라 씨가 앉을 의자를 찾아 어딘가로 향하는 선생님.

  "자, 라이라. 여기 의자에 앉으렴."

  "아, 감사합니다예요."

  선생님으로부터 의자를 받아 거기에 앉은 뒤, 선생님과 라이라 씨 간에는 이야기가 시작되었습니다예요.

  "그래. 1주일 동안 다녀 보니까 어땠니?"

  "음... 처음에는 라이라 씨와 이야기하지 않으려고 해서 조금 슬펐습니다예요. 하지만 유우나 씨가 라이라 씨랑 어울려 주면서 학교에 대해 이것저것 알려주기도 하고, 또 그 동안 다른 친구들과도 몇 마디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어서, 지금은 즐겁게 학교 생활 하고 있습니다예요."

  "그렇구나. 서서히 친해지고 있다니 다행이네. 하지만 처음에 친구들이 너랑 이야기하고 싶지 않아했다는 말이 신경이 쓰이는구나. 그 때 이야기를 잠깐 해 주지 않겠니? 혹시 너를 해코지하려거나 그랬던 건 아니고?"

  "라이라 씨가 전학 온 첫 날에는 쉬는 시간에 아무도 라이라 씨에게 말을 걸어 주지 않았습니다예요. 그래서 라이라 씨가 먼저 다가가려고 무언가 이야기를 하고 있던 다른 친구에게 말을 걸었던 것인데, 왠지 라이라 씨를 무서워하는 듯한 눈치였습니다네요. 그래서 라이라 씨, 속이 상했습니다예요. 하지만, 집에 가는 길에서 유우나 씨가 친구들이 아직 어색해서 그런 거니까 괜찮다고 위로해 주어서 기분이 많이 나아진 것이에요."

  "별 일은 아니어서 다행이네. 하긴, 반 아이들도 갑자기 잘 모르는 외국에서 전학생이 왔으니, 적응할 시간은 필요했겠지. 그런데, 선생님과 이야기하면서 사쿠라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은데, 사쿠라하고 친하게 지내고 있는 모양이구나?"

  "네. 유우나 씨는 첫 날부터 라이라 씨에게 친근하게 다가와 준 것이어서, 금방 친해졌습니다예요~"

  "후훗. 그래, 맞아. 사쿠라가 1학년 때 반장을 했다는 이야기는 들었던가? 아무튼 그래서 나도 전에 사쿠라를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이 아이가 특히 붙임성이 좋고 성격이 밝더라고. 그래서 네가 전학 왔을 때도 사쿠라 옆 자리에 앉도록 했지."

  호오, 선생님이 라이라 씨랑 유우나 씨를 맺어준 것이었네요.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옆자리에 너무 좋은 친구가 있었던 것인데, 그런 이유에서였습니다네요.

  "오오, 그런 것이에요? 감사합니다예요."

  "선생님으로서 제자를 이해하고 챙기는 일이야 당연한 일인 걸, 뭘. 아무튼, 그러면 학교에서 다른 고민거리는 없는 거니?"

  그리고 다른 고민에 대해 물어보는 선생님. 고민거리라... 으음... 실은 다른 친구와도 조금씩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조금 아쉬움이 남습니다예요. 라이라 씨는 많은 친구와 친해지고 싶은 것인데, 아직은 깊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유우나 씨랑 후고후고 씨밖에 없는 것이니까요. 물론 시간이 지나다보면 라이라 씨의 친구가 되어줄 사람이 점점 늘어날 수 있습니다이겠지만, 그래도 지금 당장 답답함이 들어오는 것이니까 조바심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네요.

  그런 이야기를 선생님께 했더니, 선생님은 라이라 씨에게 이런 답을 주었습니다예요.

  "음음. 그러니까, 친구를 많이 사귀고 싶은데 반 친구들은 네게 가까이 다가오려면 시간이 걸리다 보니 답답하다는 이야기구나. 나도 라이라같이 낯선 환경에서 믿을 수 있는 친구가 없다면 힘들었을 거야. 그러니 네 기분이 충분히 이해가 가.

  새로운 친구를 더 많이 사귀고 싶다... 그렇다면, 동아리에 한 번 들어 보는 건 어떨까? 동아리에 들어가면 취미가 맞는 사람들이 모여서 스스로 즐기는 활동을 하면서 친목을 다질 수 있으니까, 금방 친구를 새로 사귈 수 있을 거야."

  "오오, 동아리 이야기인 것이에요?"

  "그래. 우리 학교에는 여러 방면에 걸쳐 다양한 동아리들이 있단다. 한 번 알아보고 관심이 가는 동아리에 들어가면 어떨까?"

  "그렇습니다네요. 라이라 씨, 동아리를 알아봐야 겠습니다네요. 감사합니다예요."

  "후훗. 아, 곧 수업 종이 울리겠구나. 나머지 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하도록 하자."

  아, 시간이 벌써 그렇게 된 것이네요. 그럼 자리에서 일어나서...

  "네, 알겠습니다인 거예요. 그럼, 안녕히 계세요."

  "아, 의자는 그냥 두고 가렴. 선생님이 정리할 테니까."

  선생님께 인사하고 교무실을 나서자 기다렸다는 듯이 수업 종이 울리는 것이네요. 이번 수업의 선생님이 오기 전에 어서 교실로 돌아가야 겠습니다예요.

  그나저나 동아리인 것이네요. 어떤 동아리가 있는지 어디서 알아볼 수 있는 것일까요? 유우나 씨에게 물어봐야 겠습니다예요.



  수업이 모두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아아, 그래서 동아리 이야기가 나온 거구나."

  라이라 씨는 유우나 씨에게 오늘 선생님과 했던 이야기를 그대로 해 주었습니다예요.

  "네, 그런 것이에요. 혹시 동아리에 대해 어디서 알아볼 수 있는지 알고 있습니까예요?"

  "동아리라... 나는 동아리에 소속해 있는 건 아니어서 잘 모르겠는데... 매달 발행되는 회지를 읽는다든가, 게시판에 붙어 있는 홍보용 포스터 같은 걸 보면 되려나...?"

  아, 유우나 씨는 동아리가 없는 것이에요? 의외인 것이네요. 유우나 씨는 적극적이고 많은 사람들이랑 친하게 지내는 것 같았으니까, 당연히 동아리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인데...

  그러는 동안 유우나 씨는 한참을 고민하는 듯한 모습입니다네요. 무언가 떠올랐다는 듯 고개를 들어 올리다가도 이내 고개를 가로젓고, 그것이 반복되기를 여러 번.

  "유우나 씨?"

  "응? 아, 라이라 쨩... 그게..."

  라이라 씨의 목소리를 듣고 나서도 왠지 망설이는 듯한 모습의 유우나 씨. 하지만, 곧 마음을 다졌는지 라이라 씨를 향해 천천히 고개를 돌리고는

  "저, 내가 신문부에 아는 애가 한 명 있거든? 아마 걔라면 그런 정보에는 빠삭할 테니까, 다음에 한 번 같이 걔한테 가서 이야기해 보지 않을래?"

하고 말했습니다예요. 오오, 그런 정보에 빠삭한 친구가 있는 것인가요? 그렇다면 확실히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예요.

  "오오, 그거 괜찮은 것 같습니다네요."

  "그, 그렇지?"

  그런데, 그런 좋은 생각이 있는데 유우나 씨는 왜 말하기를 망설인 것일까요? 잠시 그런 생각이 들어왔습니다이지만, 라이라 씨는 곧 잊어버리고 며칠 후에 유우나 씨의 친구를 만날 일에 두근거리기 시작했습니다예요.



  그로부터 며칠 뒤, 학교의 신문부 부실.

  "어, 어서 와, 유우나 쨩."

  유우나 씨가 문을 두드리자, 방 안에 있던 부원 한 명이 부실의 문을 열어 주었습니다예요. 그 뒤 유우나 씨에게 친근하게 말을 거는 모습을 보면, 이 사람이 유우나 씨가 말한 그 친구인 것 같습니다네요. 길게 내린 검은 머리카락과 장난스러운 듯 빈틈없어 보이는 눈매는 왠지 그 모습만으로도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듭니다예요. 이야기를 하다보면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네요.

  "그래. 안녕, 아야코."

  그런 신문부 친구를 향해 인사하는 유우나 씨는 살짝 못마땅해 하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네요.

  "너도 참 별일이네. 우리 신문부에 볼일이 있다니..."

  "왜, 오면 안 돼? 뭐, 나도 그렇게 생각은 한다만..."

  "후훗. 용건은 이미 들어서 알고 있어. 그 애 때문이지? 자, 들어와."

  유우나 씨로부터 아야코라 불린 친구를 따라 부실 안으로 들어온 라이라 씨와 유우나 씨. 부실 중앙에는 커다랗게 테이블과 소파가 자리하고 있는 것이어서, 세 사람은 거기에 앉아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예요.

  "내 이름은 카츠야마 아야코. 보다시피 신문부 부원이야. 안 그래도 우리 학교에 머나먼 외국으로부터 전학을 온 학생이 있다고 해서 인터뷰... 가 아니라, 이야기를 해 보고 싶은 참이었어. 만나서 반가워."

  "안녕하십니까예요? 저는 라이라 씨라고 합니다예요. 사정이 있어서 두바이로부터 일본으로 오게 된 것이에요."

  "호오, 사정이 있어서 두바이에서라... 대체 무슨 사정이 있었던 걸까아?"

  음, 일본에 오게 된 사정이라... 그것은 지금은 이야기하기 곤란한 것인데... 어떻게 이야기해야 하는 것일까요?

  "음... 집안에 일이 좀 있었습니다예요..."

  "헤에, 두바이의 집안에서 일이라, 보통 스케일은 아닐 것 같은데, 무슨 일이었을까나?"

  하지만 라이라 씨를 놓아주지 않는 아야코 씨. 난처합니다네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데,

  "야, 야, 남의 집안 사정 캐묻는 건 실례야. 라이라 쨩이 곤란해 하잖아!"

하고 유우나 씨가 받아 주는 것이네요. 유우나 씨, 나이스! 인 것이에요.

  "그래, 그래. 알았어. 그럼 일본에 온 이유는 차치해 두고, 어쩌다가 후쿠이까지 오게 된 거야? 내 입으로 말하긴 좀 그렇지만... 여긴 좀, 외딴 곳이잖아?"

  "그런 것인가요. 확실히 이곳에 오기 전까지는 들어본 적이 없는 이름이긴 합니다이지만... 잘 모르겠습니다네요. 오사카로 입국해서 전철 안에서 한자를 잘 못 읽는 것이다보니, 헤매다가 내린 곳이 이곳이었습니다예요."

  "오사카에서 헤매다가 후쿠이까지, 후훗. 왠지 귀엽네. 아무튼, 두바이라... 사실 우리는 두바이라고 하면 석유로 발전했다, 뭐 그런 거 말곤 잘 아는 게 없는데, 이 기회에 네가 두바이에 살적에는 어떤 생활을 해왔는지 짤막하게 소개해 주지 않겠어?"

  그렇게 해서 두바이에 대한 것으로 옮겨온 화제. 두바이에 대해 소개, 인 것인가요. 갑자기 짤막하게 이야기를 해 보라고 해도 잘 생각은 나지 않는 것이지만, 생각나는 대로 말을 꺼내 보았습니다예요. 두바이 크릭이나 해안을 따라 늘어선 고급 요트들이나 끝을 모르고 높이 솟아오른 건물들, 두바이 국제공항을 오가는 셀 수 없이 많은 A380 항공기들 같은 외형적인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엄마, 아빠, 할아버지랑 할머니, 그리고 다른 가족들과 메이드 씨들까지 모두 모여 식사를 하거나, 메이드 씨와 시장을 구경하던 이야기, 때로는 엄마아빠랑 같이 황금 시장에서 거래를 하기도 하고, 광활한 사막에서 드라이브를 즐기거나, 두바이몰에 마련된 실내 스키장에서 스키를 타던 경험들. 그리고 엄마랑 아빠가 두바이에서 대강 어떤 사업을 해 왔는지에 대한 이야기까지...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 나니, 아야코 씨는 꽤 놀라워하는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네요.

  "와아, 현지인에게서 직접 들으니, 생각한 것보다도 훨씬 놀라운걸?"

  "네. 그래서 라이라 씨, 두바이에서 태어났다는 사실이 무척 자랑스러운 것이에요."

  "그, 그럴 만해. 게다가 네 이야기를 들어보면 거기서도 상당히 부자였던 것 같은데... 아무튼 그런 곳에서 살다가 지금은 일본에 오게 되었는데, 생활하면서 불편하다든가 그런 건 없었어?"

  "음... 처음에는 겨울이 채 가시기 전이었으니까 추운 것도 있었고, 또 집도 좁은 것이어서 적응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네요. 그리고 라이라 씨의 주변에 좋은 사람들도 많았습니다이지만, 한편으론 라이라 씨를 어색해하는 사람도 많은 것이어서 그게 조금 불편한 것이에요. 라이라 씨는 친구를 많이 사귀고 싶은데, 친구들은 라이라 씨에게 쉽게 다가오지 않는 것이니까..."

  "뭐, 도쿄나 오사카 같은 대도시라면 몰라도, 이런 곳에서는 피부색이 다른 사람은 통 볼 일이 없으니까, 어려워하는 것도 당연할 테지.

  아무튼, 오늘은 그거 때문에 온 거지? 새로운 친구를 더 많이 알고 싶어서 동아리를 알아보고 싶어졌다는... 유우나 쨩한테 다 들었어."

  그러다 어느 새 원래 이야기하려고 했던 동아리에 대한 것으로 주제가 넘어갔습니다네요. 유우나 씨가 이미 다 이야기한 것 같습니다예요.

  "네. 그렇습니다예요."

  "후훗. 그런데 유우나 쨩이 널 이렇게 챙겨 주다니, 평소에도 친하게 지내나봐?"

  "네. 유우나 씨랑은 전학을 온 첫날에 친해졌습니다예요. 유우나 씨, 정말 친절해서 같이 이야기하면 즐거운 것이에요~"

  "으잉? 유우나 쨩이 평소에도 너한테 그렇게 잘해 줬다고? 세상에... 내가 알던 유우나 쨩이랑은 달라도 너무 달라..."

  "어이, 아야코. 그게 무슨 소리야."

  유우나 씨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아야코 씨가 완전히 의외라는 듯한 표정을 지어 보이자, 라이라 씨와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만 있던 유우나 씨가 갑자기 끼어들었습니다예요. 깜짝 놀라 유우나 씨를 바라보니, 왠지 발끈한 것 같습니다네요.

  "히잉, 그치만 사실이잖아. 내가 아는 유우나 쨩은 항상 틱틱대고 차가운 애인걸."

  "네가 그럴 만한 짓을 해야 나도 다정하게 대해 주지. 네가 평소에 나한테 하는 짓을 생각해 보렴."

  "내가 너한테 무슨 짓을 했다구... 호칭만 봐도 그래. 라이라 쨩한텐 친근하게 ‘라이라 쨩’이라고 불러 주면서, 나한테는 무미건조하게 그냥 ‘아야코’가 뭐야, 아야코가... 혹시 너, 얘한테 뭔가 꿍꿍이가 있는 거 아냐?"

  "꿍꿍이는 무슨 꿍꿍이..."

  "후훗. 농담이야. 아무튼 동아리를 알아보고 싶은 거지? 잠깐만 기다려."

  유우나 씨와 한 차례 티격태격 말을 주고받더니, 어딘가를 향해 가는 아야코 씨.

  "에휴, 내가 이래서 널 데리고 여기 오기 싫었던 거야."

  "그런 것이에요? 라이라 씨가 보기엔 사이 좋아 보입니다인데..."

  "사이 좋아 보인다니... 쟤는 나하곤 그냥 웬수야, 웬수."

  "호오... 그런데 아야코 씨랑은 언제부터 만났습니까예요?"

  "초등학생 때부터. 몇 년 동안 저 녀석 장난에 놀아나느라 얼마나 힘들었는지..."

  "오오, 오랜 친구인 것이네요. 예전에는 어땠던 것이에요?"

  "말도 마. 항상 이런 식이야. 아니, 솔직히 네가 있으니까 그렇지 이것도 새 발의 피야. 쟤하고는 초등학생 때도 그렇고, 중1 때도 같은 반이었는데, 그 땐 툭하면 엉뚱한 장난으로 날 깜짝 놀래키질 않나, 또 말솜씨나 기억력, 거기에 정보력도 어찌나 좋은지 나한테서 뭐 하나 약점 잡아갖고 추근대기도 하고, 그러다 자기 불리하다 싶으면 방금 봤지? 그렇게 날 몰아세우는 것도 잘한단 말야. 쟤한텐 완전 질렸어, 질렸어."

  아야코 씨에게 쌓인 것이 많은지 길게 한탄을 늘어놓는 유우나 씨. 하지만, 유우나 씨의 표정을 보면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왠지 기뻐 보이는 것 같습니다예요. 비록 겉으로는 꿍해 있는 것 같은 모습인 것이지만... 이것이 진짜 친구라는 것일까요? 두 사람의 관계는, 오랜 기간 동안 정을 나누어 온 각별한 친구로 보입니다예요.

  "왜, 왜 그래.....? 갑자기 그런 표정으로..."

  "아, 아무것도 아닙니다예요. 그저 유우나 씨랑 아야코 씨, 정말 친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인 것이에요."

  "뭐? 친하다니... 라이라 쨩도 지금 나 놀리는 거지? 내가 저런 애가 뭐가 좋다고..."

  라이라 씨가 그런 느낌을 이야기했더니, 유우나 씨는 볼을 부풀리며 투정을 부리더니, 이내 양 뺨이 발그레해 졌습니다네요. 그리고

  "...뭐, 그래도 좋은 친구야. 그렇지."

  잠시 망설이더니, 자그마한 목소리로 수줍은 듯 말을 잇는 유우나 씨. 유우나 씨, 귀엽습니다예요~

  "자, 여기."

  이 때 아야코 씨가 타이밍 좋게 라이라 씨 앞으로 돌아왔습니다네요. 그런 아야코 씨의 손에 쥐어진 것은 어떤 책 한 권. 아야코는 그 책 하나를 라이라 씨에게 건네 주었습니다예요. 이것은 무슨 책인 것이에요? 표지에 적힌 글자를 읽어 보니, 거기에는 '20XX년 4월 교내 회지'라고 적혀 있는 것이네요.

  "그런데 갑자기 유우나 쨩이 웬일이래? 그런 말을 다 하고..."

  "남이사."

  그렇게 말하는 유우나 씨는 여전히 볼이 불그스름한 것이에요.

  "후훗. 아무튼, 동아리 얘기 말인데, 우리 학교 동아리들은 기본적으로 4월 하순의 집중 동아리 홍보 기간을 전후한 며칠 동안 신규 부원을 받아. 물론, 전학생이 왔는데 그 학생이 새로이 동아리에 들고 싶다고 하면 그 때 가입하는 건 가능하지만, 기본적으론 그래."

  그 뒤, 본격적으로 시작된 동아리에 대한 이야기.

  "그래서 보통 신입생이 새로 동아리에 가입할 때는 사전에 자기가 알아둔 동아리를 찾아가거나, 아니면 집중 홍보 기간에 동아리를 쭈욱 둘러보고 마음에 드는 곳으로 들어가거나, 둘 중 하나야. 라이라 쨩은 후자지?"

  "네, 맞습니다예요. 하지만, 미리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네요.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은 것이고..."

  "그래, 그렇게 이야기할 줄 알았어. 사실 우리 학교는 동아리 설립에 특별히 제약이 없는 편이어서 교내 동아리가 정말 많이 있거든? 그걸 하루 만에 다 돌아보라고 하면 아무래도 무리가 따르지. 미리 알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아.

  지금 내가 너한테 준 책은 우리 동아리에서 만든 작년 4월 교내 회지야. 학기 초에 발간된 회지이니만큼 교내 동아리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적혀 있지. 일단 한 번 보지 않겠어? 그러니까, 동아리 목록은..."

  그러면서 라이라 씨가 들고 있던 책을 펼치고는 휘리릭하며 빠르게 책을 넘겨 어떤 페이지를 보여주는 아야코 씨. 아, 이것이 이 학교에 있는 동아리들의 목록인 것 같습니다예요. 축구부, 야구부, 육상부, 테니스부 같은 운동계 동아리부터, 미술부, 만화부, 관현악부 같은 문화계 동아리까지... 다양한 동아리들이 있습니다네요. 그런데...

  "「Hourglass」? 이건 무슨 동아리인 것이에요?"

  "아, 그거 밴드부야. 우리 학교에는 밴드가 셋 있거든? 그래서 각 밴드들이 이름부터 자기 색깔이 바로 드러나도록 지어 놓은 거야. 그 이름이면, 아마 재즈풍의 곡들을 위주로 연주하는 밴드일 텐데..."

  "오오, 밴드부인 것이네요~"

  "호오, 의외의 반응이네. 내가 지금까지 봤을 때 라이라 쨩은 밴드에는 크게 관심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말야."

  "실은 라이라 씨의 옆집에 사는 204호 씨가, 학창 시절에 밴드부를 했다고 했습니다예요. 밴드부에서 활동을 하면서 자신의 꿈을 키워 나갔고, 지금은 가수를 하게 되었다고 한 것인데, 꿈을 향해 지금까지도 달려 나가는 204호 씨의 모습은 정말 대단했습니다예요."

  "204호 씨...?"

  "노나카 씨 이야기하는 거야. 현내에서 유명한 싱어송라이터."

  "아아, 그 사람? 와아, 그 사람이랑 개인적으로 알고 지내는 사이라니... 꽤 놀라운걸?"

  유우나 씨의 이야기를 들은 아야코 씨는 바로 메모장을 꺼내 방금 들은 이야기를 빠르게 적어 내려갔습니다예요. 라이라 씨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지 않고 적어 내린다... 역시 신문부인 것이네요.

  그렇게 생각하니 신문부에 대해서도 궁금해졌습니다예요. 학교의 신문부에서는 무슨 일을 하는 것일까요? 아야코 씨에게 물어봐야 겠습니다예요.

  "라이라 씨는 신문부에 대해 알고 싶어졌습니다예요."

  그러자, 메모장 위를 바삐 움직이던 손을 멈추고 라이라 씨에게로 시선을 돌리는 아야코 씨.

  "응? 신문부 말야? ...우리 학교라고 해서 특별히 다를 건 없을 텐데..."

  아야코 씨는 그렇게 말하며 의외라는 표정을 지어 보이는 것이네요.

  "어쨌거나 신문부는... 말 그대로야. 학교 소식을 신문으로 전하는 거지. 신문은 주간으로 내서 지난 1주일 동안 있었던 일이라든지, 앞으로 있을 학교 행사들이라든지, 아니면 교내에서 눈에 띄는 학생들을 인터뷰하기도 해."

  "호오, 학교의 언론인 것이네요? 라이라 씨는 신문부라고 해서, 이런저런 신문을 모아서 읽는다든가, 토론한다든가, 그런 걸 하는 동아리라고 생각했습니다예요."

  "엣... 푸하핫! 얘 생각하는 것 좀 봐, 진짜 재밌다! 아하하핫!"

  라이라 씨가 하고 있던 생각을 알게 된 아야코 씨는 그것이 왠지 웃긴 것인지 한참을 웃기 시작한 것이에요. 하긴, 아야코 씨는 원래 신문부라는 것에 대해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었을 것이니까, 그렇게 느꼈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네요.

  "하아, 하아, 실례. 어쨌거나, 너희 학교에는 신문부 같은 게 따로 없었나봐?"

  "네. 라이라 씨는 학교에서 학생이 직접 언론 역할을 한다는 건 조금 어색합니다네요."

  "헤에, 그렇구나. 어쨌거나, 우리 동아리에서 활동하려면 남들보다 뭐라도 먼저 알아야 하니까 정보력도 있어야 하고, 또 한편으론 동아리 특성 상 좀 위험한 취재를 한다든가, 아니면 남들한테 미움을 사는 경우도 많지. 신문부에서 활동하려면 마음 좀 독하게 먹어야 해."

  그렇게 라이라 씨의 물음에 응해 신문부에 대해 간단히 소개를 해 주던 아야코 씨는, 무언가 생각이 난 듯 눈웃음을 지으며 유우나 씨를 바라보더니,

  "유우나 쨩같이 착해빠져 가지고는 여기서 못 버티지."

  "어이, 아야코. 오늘따라 나한테 왜 그러니?"

  ...또 다시 장난을 건 것이네요. 몇 번을 도발해도 받아주는 유우나 씨도 왠지 귀엽습니다예요.

  "푸하핫! 역시, 그렇게 나와야 유우나 쨩답지! 안심이야."

  "넌 정말이지... 질리지도 않니?"

  "질릴 리가. 장난에 걸려서 얼굴 빨개진 유우나 쨩이 얼마나 귀여운데."

  "에휴, 그냥 말을 말아야지. 그런데, 생각해 보니까 오늘따라 부실이 텅 비어 있는 것 같다? 무슨 일 있어?"

  유우나 씨의 말을 듣고 주변을 돌아보니, 어? 정말인 것이네요. 방 안에 라이라 씨랑 두 사람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없습니다예요. 학교에 무슨 큰일이 생긴 것일까요?

  "응? 그야 학기 초잖아. 다른 부원들은 신입생 취재다, 동아리 취재다 해서 다들 흩어졌지."

  "아, 그렇구나. 다들 바쁘겠네..."

  "뭐, 그래도 이렇게까지 텅텅 비는 날은 잘 없지만."

  아, 그래서 이곳에 아무도 없는 것이었네요. 모든 것이 새로이 시작되는 학기 초인 것이니까, 신문부에서도 할 이야기가 많았던 것이에요.

  "그러니까, 내가 딱 이런 날을 맞춰서 너희 둘을 부른 거야. 그런 의미에서, 다음번엔 밥 한 번 쏠 거지?"

  "응? 밥? 그게 무슨 소리야?"

  "그야, 안 그랬으면 부원들이 라이라 쨩 인터뷰한다고 난리도 아니었을걸? 내 덕분에 이렇게 조용하게 동아리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거야. 고마운 줄 알라고. 설마, 이런 내 호의를 공짜로 받으려는 건 아니겠지?"

  "에휴, 억지는... 알았어, 알았어."

  "후훗. 고마워~ 아, 신입생 하니까 갑자기 생각났는데, 이번엔 꽤나 특이한 애가 들어왔거든? 우리 부에서도 걔 인터뷰하려고 경쟁이 치열했는데..."

  "특이한 애? 누군데?"

  "1학년 D반의 오오하라 미치루. 저기 상점가에 있는 빵집 주인의 딸인데, 빵을 엄~청 좋아하는 걸로 이미 전부터 상점가에서는 유명했다나봐. 거기서 하루에 빵 굽는 양은 실제 가게에 진열되는 양의 2배는 된다는 건 그 주변에선 모르면 간첩이라지? 어쨌든 우리 학교에 와서도 점심 시간만 되면 매점에 가서 빵을 산더미같이 쌓아놓고 먹는다는데, 그게 눈에 띄어서 교내에서 꽤나 유명인사가 됐다더라구. 먹방 보는 감각으로 보면 재밌대. 그리고... 얼마나 빵을 좋아하면 헤어스타일도 그 소라빵처럼 돌돌 말아서는..."

  "오오, 후고후고 씨 이야기인 것이네요?"

  "헤에, 라이라 쨩은 이미 알고 있는 듯한 눈치네?"

  "그렇습니다예요. 얼마 전에 라이라 씨의 집 앞 공원에서 처음 만나서 친구가 된 것이에요."

  "노나카 씨에 이어 미치루 쨩까지... 라이라 쨩의 친화력과 정보력, 무시 못 하겠는데? 우리 동아리에 들이고 싶을 정도야."

  "오오, 그런 것인가요. 감사합니다인 거예요."

  이런 느낌으로, 때때로 목적과는 전혀 상관없는 주제로 새기도 하면서 이야기는 계속되었습니다예요. 역시 사람들이랑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은 정말로 재미있는 것이네요. 이런 시간이 계속되면 좋겠습니다예요.



  그 뒤, 라이라 씨는 회지를 계속 읽어 내려가면서 동아리들을 하나하나씩 살펴보기 시작했습니다예요. 그런데...

  "동아리가 너무 많습니다네요..."

  그도 그럴 것이, 한 30~40개는 본 것 같은데 아직도 끝이 안 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예요? 동아리가 많다는 건 분명, 여기 사람들은 다양한 취미를 가지고 그것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니까 좋다고 할 수 있겠지만, 이렇게 많은 수의 동아리의 목록을 보고 있으면 라이라 씨, 어떤 동아리에 들어가야 할지 갈피가 좀처럼 잡히지 않는 것이에요.

  "후훗. 그렇지? 학생부에서 웬만하면 동아리 설립 신청을 다 받아주다 보니 동아리 수가 정말 늘어났어. 아마 올해도 10개는 더 생기겠지."

  그리고는 에휴, 신설 동아리까지 일일이 방문해서 기사 써야 하는 우리 입장도 생각해 달란 말야, 하고 푸념하는 아야코 씨.

  "그러니까, 인원 얼마 안 되는 약소 동아리는 빼고 생각하는 것도 한 방법이야. 아니면 자기 관심사를 기준으로 범위를 좁혀 본다든가? 라이라 쨩, 요즘 뭐에 관심 있어?"

  관심사인 것인가요. 생각해보면 라이라 씨,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거나 거기서 만난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데에는 관심이 많습니다이지만, 여기 있는 동아리의 주제가 될 만한 것 중에서 관심사라고 하면... 잘 모르겠습니다네요. 물론 두바이에 살적에는 금전적으로 여유가 충분했던 것이니까 엄마 아빠에 의해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었던 것이지만, 그 중에서 지금도 관심이 가는 것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는 않은 것이네요. 그런 생각으로 고민하면서 회지의 책장을 이리저리 넘기고 있는데, 

  "라이라 쨩, 어릴 적에 뭐 해본 거 없어? 두바이에서도 부자라고 했으니까, 교양으로 이것저것 많이 해봤을 것 같은데..."

  라이라 씨가 해본 것이라... 역시 일단은 그 쪽으로 생각을 해 보아야 하는 것일까요?

  "음... 아, 라이라 씨, 교양으로 테니스나 골프는 좀 했습니다예요."

  "호오, 테니스랑 골프? 우리 학교엔 골프부는 없지만, 테니스부는 있는데. 테니스는 얼마나 쳐?"

  "테니스는 초등학생 시절에 몇 년 동안 쳤던 것인데, 아빠의 권유로 시작해 꾸준히 하다 보니 한 번은 아랍권 전역 규모의 주니어 대회에서 입상한 적도 있었습니다네요."

  "..."

  그러자, 갑자기 조용해진 부실의 분위기. 아야코 씨를 바라보니 왠지 할 말을 잃은 듯한 표정을 하고 있습니다네요. 음? 왜 그러는 것이에요? 라이라 씨가 무언가 잘못 말한 것이 있습니까예요?

  "...라이라 쨩, 네 그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넌 그대로 테니스부에 스카우트 감이야. 거기 요즘 전반적으로 기량이 많이 떨어져서 현내에서 순위도 떨어지는 중이라고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데, 너 정도 되는 애가 입부 희망이라도 넣으면 거기선 말 그대로 양손 양발 다 들고 환영할걸?"

  "오오, 그런 것이에요? 왠지 관심이 가는 것이네요."

  "그래, 좋아. 내가 지금 당장 테니스부에 연락을 넣어 주지."

  그 말과 함께 스마트폰을 들고 번호를 두드리려는 순간...

  "잠깐, 잠깐!"

  다급하게 아야코 씨를 멈춰 세우는 유우나 씨. 어, 유우나 씨, 어째서 아야코 씨를 말리는 것이에요?

  "지금 테니스부에 라이라 쨩을 가입시키려는 거야?"

  "그럼, 그렇지. 왜?"

  "추천까지는 그렇다 치더라도 하다못해 가입 신청은 라이라 쨩이 직접 내게 해. 신문부가 테니스부를 밀어줬다고 소문나면 라클에서 어떻게 나올 지는 뻔하잖아?"

  "뭐? 야, 여기서 라클이 무슨 상관이야? 유망주 찾는 것도 지네들 복이고 능력이지, 우리가 왜 걔네들 눈치를 봐야 되는데?"

  "그건 그렇다 쳐도, 어쨌든 사소한 걸로도 꼬투리 잡는 걸로 유명하잖아, 걔네. 너야 시비가 들어와도 잘 대처하겠지만, 라이라 쨩까지 말려들게 할 셈이야?"

  "하, 하긴... 라이라 쨩이 말려들면 그런 데를 추천해 준 내가 라이라 쨩을 볼 면목이 없지. 하아, 라클 녀석들 정말 마음에 안 들어."

  "게다가 그런 계통 동아리들은 현 대회나 더 가서는 전국 대회 준비한다고 매일매일 훈련으로 분주한 데들이지 단순히 부원들이랑 이야기하고 활동하면서 친목을 다질 수 있는 데는 아니잖아? 우린 일단 소개만 해 주고, 결정은 라이라 쨩이 직접 돌아다니고 나서 결정하게 해야 한다고 봐."

  테니스부 이야기를 시작으로 유우나 씨와 아야코 씨 간에는 심상찮은 분위기가 감돌기 시작했습니다네요. 그런데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것이에요? 라클? 라이라 씨는 학교에 온 지 얼마 되지 않는 것이니까, 잘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네요.

  그렇게 한참을 둘이서 이야기하더니, 아, 유우나 씨가 라이라 씨에게로 생각이 옮겨온 것 같습니다예요.

  "아차, 미안. 너무 우리끼리만 말하고 있었구나. 아야코가 갑자기 저러니까 마음이 급해져서 그만..."

  "괜찮습니다예요. 그런데,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것이에요?"

  "그... 실은 말이지..."

하고 운을 떼며 이야기를 시작하는 유우나 씨. 유우나 씨의 이야기에 따르면, 동아리 설립 허가가 쉽게 나기 때문에 동아리 자체는 많지만, 실제로는 동아리가 제대로 동아리로서 구실하기 위한 부실이나 활동비 지원 같은 것들이 필요하게 마련인데 그런 것들이 제공되는 동아리는 그 수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에요. 그것을 위해서는 일정 이상의 부원이나 지도교사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도 동아리 활동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실적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하는 것인데, 그래서 큰 규모의 동아리들은 학교로부터 더 많은 지원을 받기 위해서 눈에 보이는 실적을 내기 위해 여념이 없다고 합니다예요.

  "방금 이야기한 테니스부가 대표적이지. 운동부에서 실적이라고 하면 보통 공식 대회에서 입상하는 거니까, 평소에는 수업 시간만 빼고 거의 하루 종일 맹훈련이거든. 물론, 동아리는 동아리니까 친목 활동이 없는 건 아니지만, 라이라 쨩이 원하는 거랑은 좀 다를 거야."

  "아, 그렇습니다네요."

  실적이라... 느긋하게 이야기하면서 친구를 사귀는 것은 어렵다는 것이네요. 아, 그럼 혹시 유우나 씨도 그래서...?

  "아하하... 뭐, 비슷해. 내 입으로 말하긴 부끄럽지만, 동아리 활동이랑 학업을 병행하려면 많이 힘들겠더라고. 게다가 작년엔 반장까지 했잖아?"

  "오오, 그런 것인가요. 유우나 씨 모범생입니다네요~"

  "유우나 쨩이 좀 고지식해야 말이지. 조금은 딴 짓해도 되는데 말야. 뭐, 이유는 알고 있어. 에치고 노린다고 했지?"

  "뭐, 그렇지."

  "에치고? 그건 무엇입니까예요?"

  "현립 에치젠 고등학교. 현내에서는 물론이고 전국적으로도 손꼽히는 명문고야."

  "오오, 그런 곳에 들어가는 것이에요? 유우나 씨, 대단합니다예요~"

  "아하하, 고마워. 아무튼, 이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고 아까 얘기한 거에 이어서 말인데..."

  그 뒤 다시 이어지는 유우나 씨의 이야기. 큰 동아리들은 자신의 유지를 위해 바쁘다는 이야기에 이어, 한편으론 동아리 설립 허가가 쉽게 나다 보니 그 안에서 동아리가 갈라지거나, 아니면 비슷한 계열의 주제임에도 기존의 동아리가 마음에 들지 않아 동아리를 새로 세우는 경우도 가끔 있다고 합니다예요. 가령 테니스부 같은 경우에는 예전에 모종의 사건이 일어난 이후로 거기 있던 부원들의 일부가 집단으로 테니스부를 탈퇴해 '라켓 클럽'이라는 새로운 동아리를 세워서 지금에 이르렀다고 하는 것이에요.

  "또 한 가지는 만화부. 비슷한 계열의 동아리로 시각 예술 연구부라는 데가 있어서 둘이 경쟁하고 있어. 근데 여긴 왜 찢어졌더라?"

  "찢어진 게 아니라, 만화부에 입부하려던 누가 홍보 때 가 보고는 만화부 스타일이 마음에 안 든다고 사람들 몇 명 더 끌어 모아서 새로 동아리를 만든 거래. 둘 다 만화를 그리는 동아리긴 한데, 추구하는 방향성이 꽤 다르다보니 양쪽 다 각자의 성향을 무기로 새로 부원들을 끌어 모으려는 경쟁이 치열하지. 태생이 태생이다 보니 사이가 좋지는 않지만, 그래도 테니스부랑 라클만큼 치고 박고 싸우는 건 아니야. 몇몇 애들이 가끔 상대 부한테 시비 걸어서 기삿거리를 만드는 경우가 있긴 한데, 그래도 대개는 동아리 홍보하거나 그럴 때 빼곤 서로 취존하는 분위기."

  "호오, 잘은 모르겠지만 이 학교의 동아리들도 사정이 상당히 복잡하다, 는 느낌인 것이네요."

  "그러게 말야. 도대체가 학생회는 뭔 생각을 하는지 이해가 안 가."

  그리고는 학생회에 대해 길게 불만을 늘어놓는 아야코 씨. 신문부원으로서 당한 건 많고, 학생회는 그런 모습을 보고도 손 놓고 가만히 있으니까 쌓인 게 정말 많았던 것 같습니다네요.

  그렇게 아야코 씨의 독백이 이어지자, 라이라 씨는 아까 했던 이야기들이 저절로 떠오르면서 왠지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습니다네요. 경쟁과 다툼... 라이라 씨, 두바이에 살적에는 물질적으로 부족함 없이 언제나 풍족한 생활을 할 수 있었다이지만 실제로 그 곳에서 보내온 시간을 생각하면 라이라 씨의 삶은 말 그대로 쉬어갈 틈이 없는 경쟁과 다툼의 연속이었던 것이에요. 그 동안 라이라 씨의 주변에는 교양도 풍부하고 예의가 바른, 그런 착한 사람들로 가득했던 것이지만, 그 이면에는 그 안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끊임없는 경쟁심과 겉으로는 눈치 채기 어려운 각종 견제 전략들이 연속되었고, 그 속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는 겉으로는 온화하게 웃으면서도 속으로는 사람들을 끊임없이 의심해야 했고, 또 모든 영역에서 자기의 기량을 기르기 위해 스스로에게 채찍질을 계속해야 했습니다예요.

  그렇게 생각해보면 라이라 씨는 그런 경쟁에서 뒤쳐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네요. 라이라 씨의 집은 어려운 환경에 처하게 되었고, 그 영향은 라이라 씨에게도 예외 없이 찾아왔습니다예요. 라이라 씨는, 그런 갈 길 잃은 현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그 모든 것으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두바이를 떠나 가장 멀리 떨어진 일본의 땅을 밟게 되었던 것이죠. 일본에 와서 라이라 씨는 하루하루 지내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었습니다이지만, 그래도 티없이 순수하게 라이라 씨에게 착한 모습을 보여 주었던 공원의 할아버지 할머니, 상점가 사람들, 204호 씨, 유우나 씨, 그리고 후고후고 씨가 있었기에 안심할 수 있었습니다예요.

  하지만, 지금 듣고 있는 이야기들이 사실이라면, 이곳 역시 라이라 씨가 이전에 지내온 곳과 다를 것이 없다는 의미입니다네요.

  만일 다른 사람들도 모두 속으로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라면? 라이라 씨는 이전에 겪어온 아픔을 여기서도 또 다시 겪어야 한다는 것이에요.

  그런데,

  "라이라 쨩, 안색이 안 좋아. 괜찮아?"

  그런 생각에 잠겨 있던 라이라 씨의 귀에 들려오는 목소리. 아, 유우나 씨인 것인가요. 저, 그게...

[이 게시물은 rain님에 의해 2018-10-02 17:02:56 자유 게시판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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