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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향해 날아오른 선율 위의 꽃」 프롤로그 | 하늘을 올려다본 꽃이 별을 보게 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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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9-16, 2018 23:57에 작성됨.

경치가 흘러간다. 깔끔하게 정렬된 도시의 풍경이 차창 밖으로 스쳐지나간다.

음악의 길을 걸으려 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동경할 성지에 발을 들인 선택받은한 소녀는 그 경치를 가만히, 그저 지켜보고 있었다. 창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이 경치의 반의 반 정도는 가리고 있었지만 소녀는 그 상을 시야에 두지 않았다.

 

벨베데레 궁전을 지나쳐 의회의사당도 시야에 넣고, 시청을 돌아 차는 멈추었다.

차 속의 정체된 공기에서 나와 약간의 바람이 부는 도시의 공기가 몸에 닿자 보이지 않는 건물들 너머 생명을 품고 흐르는 도나우 강의 냄새가 살짝 느껴진 기분이 들었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에 돌아온 소녀는 옷을 갈아입은 후 침대로 조용히 쓰러졌다.

이 도시와는 이질적인 이름을 가지고 있고, 이 도시에서 큰 위화감 없는 모습의 소녀에게 차가운 도시 속에서 동화된 이불이 시원하고, 약간은 오싹한 감촉을 주며 달라붙었다.

 

그냥 눈으로 보기만 해도 복잡한 얼굴을 하고 있던 소녀는 한동안 그렇게 누워 있다가, 일어나 욕실을 향했다. 발레 연습 후 땀에 젖은 몸을 그냥 내버려둬서는 안 되리라.

따뜻한 물이 몸을 타고 흘러내렸다. 머리부터 시작된 물줄기가 피로를 조금이나마 씻어준다.

그러나 잡념을 씻을 수는 없었다.

약간 불어난 발을 보며 몸을 닦고 잠옷으로 갈아입는다. 다시 돌아가 자려 했으나, 잠이 이미 깨버려 누울 기분이 나지 않는다. 소녀는 리모컨을 쥐어 눌렸다. 익숙한 조작으로 아침에 나가기 전 잠깐 본 뉴스에서 언제나 보는, 아버지의 나라의 채널로 옮겼다. 반대되는 세계를 둘러보고 있다가, 순간 한 곳에서 소녀의 손은 멈추었다. 그것은 라이브 무대를 보여주고 있던 채널이였다. 가끔씩 보이던 광경이였고, 언제나처럼 다음으로 넘기려 했지만 소녀에게 무언가 직감과도 같은 것이 속삭였다.

 

절대 넘기지 마라. 이 앞에 원하던 것이 있을 것이다. 하고.

 

그 목소리에 빠져 있는 사이, 이윽고 한 소녀가 무대에 올랐다. 그리고 그대로 시선이 못박아졌다. 절대 눈을 뗄 수 없다. 온전히 눈에 담아야 한다. 그렇게 생각하게 만든 것은 소녀의 모습 때문이던가. 아니라면---

 

 

ねえ今 見つめているよ

네에 이마 미츠메테이루요

있지, 지금 바라보고 있어

 

れていても

하나레테이테모

떨어져 있더라도

 

 

첫 소절을 그녀가 읊는 순간, 소녀는 숨이 멈추는 듯한 착각을 느꼈다. 알고 있다. 저 노래는 나를 위한 노래가 아니다. 그럼에도, 바로 앞에서 자신에게 속삭인 듯한 이 느낌은 무엇일까. 단순히 가사 때문에? 아니...

 

소녀의 머릿속은 점점 혼란으로 차고 있었다. 거기에 새로운 혼란을 주고, 하지만 그것을 전부 날려버리듯-- 노래는 선율을 이어갔다.

 

 

こう てない

아루코오 하테나이미치

걸어가자 끝이 없는 길을

 

おう (そら)えて

우타오오 소라오 코에테

노래하자 하늘을 넘어서

 

いがくように

오모이가 토도쿠요오니

이 마음이 닿을 수 있도록

 

約束しよう くこと

야쿠소쿠시요오 마에오무쿠코토

약속하자 앞을 향하겠다고

 

Thank you for smile

 

 

무겁다. 노래가 무겁다. 도대체 얼마만큼의 마음을 담아 불러야만 한 곡 속에, 한 음 위에 이런 깊이를...

음악의 도시... 라고 말해지는 이 빈에서도, 거의 듣지 못한 소리.

감정을 움직이는 소리, 진심을 담아 본능에까지 호소하는 소리.

진짜 음악은... 저 너머에 있었다.

 

 

涙拭いて

나미다후이테

눈물을 닦고

 

いてこう めた

아루이테유코오 키메타미치

걸어 나아가자 결정한 길을

 

ってこう

우탓테유코오

노래해 나아가자

 

りをかすように

이노리오 히비카스 요오니

기도가 울려 퍼지도록

 

そっとうよ える

솟토 치카우요 유메오 카나에루

살짝 맹세할게 꿈을 이루겠다고

 

仲間

키미토 나카마니

너와 친구들에게

 

約束

야쿠소쿠

약속할게

 

 

노래는 몇 분 동안이나 계속되었고, 영원이라고 생각될 시간 속에서 소녀는 그저 마음을 빼앗긴 채 노래의 모든 소리를 자신의 마음에 새겨넣고 있었다. 이윽고, 노래가 끝나자 소녀는 실이 끊어진 인형처럼 방바닥에 쓰러졌다. 그리고 하나의 질문을 던졌다.

 

저렇게, 되고 싶냐고.

 

그것은 바로 뒤이어 쏟아진 질문들의 문을 연 시발점이였다.

그녀는 끝없이 자문자답하고 있었다. 이윽고, 그 질문은 자신의 근간에까지 다다랐다.

 

왜 나는 빈에 있지?

 

음악을 배우기 위해.

 

명확한 진로 하나 없이, 그저 흥미있는 것을 해보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으면서?

 

아직... 찾는 도중일 뿐이야.

 

그렇게 말한지 벌써 몇 년이 지났지?

 

찾고 있어. 확실하게,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단 말이야.

 

웃기고 있어. 너는 전혀 성장이 없어. 네가 오늘 발레 연습을 하며 느낀 그대로.

 

아니야...! 나는... 아직...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네.

 

다시 한 번 물을게. 저렇게 되고 싶어?

 

그건...

 

당연하잖아! 나도... 더 높은 경지를 원해! 더 먼 경치를 보고 싶어!

 

그럼 해

 

어떻게...

 

그녀처럼 되길 원한다면 그녀를 찾아가. 아이돌이 되고 싶다면 아이돌을 해. 그 경지를 원한다면 연습을 해. 뭘 어찌하든 움직여. 그리고 해. 지금 당장이라도.

 

......

 

그 곳에서, 누구에게도 닿지 않은, 한 소녀의 조용한 결의가 이루어졌다.

 

그리고 한 달 후, 비행기에 몸을 실은 소녀는 들뜬 흥분과 눈동자 안쪽의 굳은 동경을 품고, 지구의 반대편으로 날아갔다. 그곳에 있을... 그녀를 만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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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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