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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댓 외전] 신과 요호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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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9-16, 2018 23:16에 작성됨.

"슈코항은 신과 사이가 안 좋은데 나나 항하고는 사이좋게 지내고 계시네요?"

"뭐... 그렇긴한데 갑자기 왜?"

"그냥요. 궁금해졌사와요. 어째서 나나 항만큼은 예외인건가요?"


뭐, 일단 따지고 보면 요시노도 신이고, 잘 지내고 있지만 말이야.

으음...


"이래뵈도 말이야. 나나하고는 꽤 사이가 나빴는데."

"어라, 그런가요?"

"뭐,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지만 말이야."


그리고보니 그때는 정말... 나나에게 죽을뻔 했었지.

아마 내가 그런 목숨의 위협을 느낀건... 얼마 없는데 말이야.

물론 내가 처음부터 강했다는건 아니야. 그저 처신을 잘 했을 뿐이지...


"혹시 들려 주실 수 있으신가요?"

"뭐, 상관은 없는데. 좀 긴 이야기가 될거야?"

"상관 없사와요. 슈코 항과 있는 시간은 언제나 짧으니까요."


정말... 뭔가 낯간지러운 소리만 하고...

하아...

어디서부터 말 해줘야 되나...




...




검과 부적이 날라다닌다.

코지로가 죽은지 벌써 200년이 지났다.


"크아악!"


그리고 검과 부적이 날아다니던 지금 역시 곧 끝날려 한다.

내 앞에있는 이 요괴의 죽음으로 인해.


"요호년이... 너도 요괴이면서 왜 인간들의 편에 서는 것이냐..!"

"그야, 넌 너무 나댔어."

"무슨 소리를..."


말이 끝나기도 전에 다시한번 검을 휘둘렀어.

목이 베어지면서 튀는 피.

그 피는 내 하얀색 기모노를 붉게 물들이고 있어.


요괴든 인간이든. 역시 피는 붉어.

나는 다시한번 검을 휘둘러 검에 묻어있는 피를 닦아냈어.

주위를 둘러보면 다른 인간들이 내 주위를 둘러싸고 있어.


그리고 그 중 한 명이 나에게 다가왔고...


"이번에도 또 도움을 받는군요."

"그렇네. 이제는 너희들끼리 한 번 해 보라고. 참견하게 하지 말고."


교토의 요괴는 어느정도 정리가 되었다.

요호 주제에 모성을 가지고 있는걸까.

코지로가 죽은 뒤, 나는 교토 주위에서 날 뛰고 있던 요괴들을 하나 둘 씩 없엤다.

나 혼자 가능한 녀석이면 혼자서 처리를 했고, 나 혼자 불가능 한 것들이면 인간의 손을 빌렸다.

나는 인간들에게 지해를 나눠주었고, 교토는 일본에 몇 없는 한 손에 꼽는 요괴 청정구역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러면 그럴수록, 나는 신으로서의 신격이 높아졌다.

자신이 맡은 일 이상을 하지 않는 신들과, 재앙등을 일으키면서 공포정치를 하는 재앙신들.

그런 녀석들보다 직접 나서서 문제를 처리하는 내가 더 영웅적이고 괜찮게 보인 것이겠지.

코바야카와 가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교토에 많은 사람들이 날 따르기 시작했다.


물론 난 요괴이기에. 반대하는 사람들도 많았고, 혐오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들은 결국엔 교토를 떠나거나, 불만을 품고 살아가고 있다.

이러다보니 결국에는 신으로서의 힘과 요괴로서의 힘을 동시에 가진 요호로서 이례적인 아종이 되어있었고...


"그럼 난 이만."

"안녕히 돌아가십시요. 코바야카와 슈코 님."


결국에는 여러 요괴의 눈에 들었다.

물론 신들에게도 이런저런 소리 많이 들었다.

하지만 어쩔건가. 힘으로서 밀리는데.


꼬리는 이미 5개가 되어있어.

전에는 신이 앙심을 품어 교토에 가뭄을 내린적이 있지만, 그래서 어쩔건가.

내가 비를 내리면 되는데.

이미 나는 그정도까지 커버린 것이다.


나는 산속에 내 보금자리로 돌아왔어.

보금자리라고는 해도 그저 작은 동굴이지만 말이야.

입구가 좁고 안은 꽤 큰 동굴.

이곳에서는 귀찮은 둔갑을 하고 있지 않아도 눈에 안 띄니까 좋아.


"하아...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거지..."


내 힘은 너무 커져버렸다.

이게 모두 코지로 떄문이야.

피곤하게 해서는...


"오늘도 수고가 많으시네요~"

"...왜 온거야?"

"그냥요. 덕분에 저는 은퇴가 가능했으니까요. 그것에 대한 감사를 전하러 왔을 뿐이에요."

"하아..."


내 앞에 있는 녀석의 이름은 나나.

그 숫자 7이 맞다.

원래는 이 주변의 토착 신이였지만 내가 왠만한 일들을 처리했기에 편히 쉴 수 있게 된 것이다.

애초에 교토 주변은 요괴들로 정말 혼돈이였으니까.


"그나저나 이제 뭐 하실 건가요?"

"뭐가."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우두머리를 치셨잖아요. 이제 더 이상 요괴를 청소하고 다니지 않으셔도 될걸요."

"...글쎄. 생각해본적 없는데."


아까전에 죽였던 녀석의 얼굴이 떠오른다..

그녀석은 이누가미였어.

인간들에 의해 만들어진 요괴. 사역마.

원래는 그랬어야 될 녀석이지만 너무나 강력한 나머지 인간의 손에서 벗어났던거야.

결국엔 이렇게 되었지만... 그 인간에 향한 증오는 너무 강력했어.


그러니까. 이건 사실 따져보면 인간의 잘못이기도 해.

하지만 이런 것 까지 나는...


"그나저나 그 소식 들으셨어요?"

"뭐가?"

"코바야카와 가에서 축제를 벌인다고 하네요. 아마 이번 요괴퇴치에 대한 축하라고 생각하는데."

"흐응... 뭐, 관심은 없지만."

"당신의 신관 가문이라구요. 신경은 써 주세요."


그야 그녀석들 멋대로 날 떠받드는 것 뿐이니까.

나로서는 어찌되든 좋은데 말이야.

뭐... 결국엔 그 녀석들 때문에 내가 이렇게 하고 있는 거지만...


"그럼 전 가볼게요~! 축제가 신경쓰이기도 하고."


그렇게 쓩하고 없어지는 나나.

언제나 참 마이페이스라니까.

그럼 좀 자 볼까.

오늘 힘을 너무 뺐어.



...


......



"쿠로후네... 인가..."

"네. 결국엔 쫄아서 열어버렸네요."

"뭐,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말이야."


결국에는 그렇게 버티던 녀석들이 항구를 연건가.


"그나저나 너는 이제부터 어떻게 할거야?"

"뭐~. 나나는 은퇴했다구요~. 이제 어떻게되든 몰라요~."

"널 따르던 신자들은?"

"뭐, 알아서 처신하겠죠. 딱히 막 날뛰는 애들은 아니였으니까요."


그렇게 말하면서 기지개를 피는 나나.

아무래도 정말 신경 안 쓸 것 같다.

뭐, 나도 뭐라고 못 하나...


한동안 코바야카와 가를 방치해두고 있었으니 말이야.


이제와서 수호신 노릇한다고 받아들인 저 녀석들도 참 별종이야.

하긴, 초대부터가 그랬는데 오죽 평범할까.


"그리고... 계획대로 되고 있고."

"정말할거에요?"

"뭐, 나름 그쪽도 좋고 나도 좋은 거니까."


도리어 계획 자체는 이 이방인들이 와서 더 쉽게 풀릴거야.

적의 적은 친구라는거지.


"...정말, 슈코 씨도 신 앞에서 잘도 그런말을 하는거네요."

"뭐, 전(前)신이잖아?"

"그렇지만 일단은... 의무감에서라도 막아야 겠네요. 그러니까..."


천천히 흘러나오는 거대한 신력.


"지금 그렇게 써버리면 향후 몇 백년은 그런 힘 못 쓸텐데?"


신자도 없는 신이다. 아니, 신자를 포기한 신.

그러니 이런 신력을 모으는건 정말 오랜 시간이 걸릴것이다.

아무리 다른 동물들에게 힘을 얻을 수 있다고 해도 인간만큼 절박하게 믿지 않는이상 저런 신력은 유지가 되지 않겠지.


"상관없어요."

"그래... 그렇다면..."


난 적당히 다시 인간의 몸으로 돌아왔어.

다른건 몰라도. 싸울때는 이게 편해.

정말, 이것도 코지로 탓이란 말이지.


쓰지도 않던 검에 손을 대개 한 건...

적당히 던져뒀던 그 검을 집어 칼집에서 꺼냈어.

언제나처럼 딱히 관리를 하지 않아도 그 예리한 날을 자랑하는 검.


"나도 봐주진 않을거야."

"신의 앞에서 그런 말이 나오다니. 슈코 씨도 많이 컸어요."

"많이 컸지... 당신을 처음 봤을때보다."


나나를 처음 봤을때.

교토에 처음 정착하고 얼마 안 있었던 때였지.


옛날 생각에 잠겨있을 틈도 없이 거대한 신력이 나에게 다가왔어.

순식간에 다가온 그것을 옆으로 살짝 피하니 내 뒤에 있던 바위가 크게 갈라졌어.

정말, 장난 아니네.


"절 지금까지 상대했던 그런 요괴 나부랭이라고 생각하면 큰일 날거에요."

"뭐, 그렇게 생각 안 한다고."


그랬으면 봐주지 않는다는 말은 하지도 않았겠지.

그럼... 시작할까.



...



"으아아... 죽겠다..."

"그러니까 왜 그렇게 무리를 하고... 그래..."


대자로 누워있는 나나.

겨우 검에 지탱하여 서있는 나.

내 피는 검에 묻어있는 나나의 피와함께 땅까지 흘러내렸다.


정말로 죽을뻔 했어.

방금전의 그것을 정통으로 맞았다면 아마 나는...


겨우 지탱하고 있던 몸을 일으켜 남아있는 요력으로 상처를 치료한다.

하지만 그것도 모자른지 치명상인 상처만 천천히 수복이 되고 있어.

그것도 한계인지 이제는 더이상 안 되지만.


이대로라면... 이기긴 했지만...

출혈로 죽는다.

원래의 몸으로 돌아가는 것도 어느정도 요력이 필요해.


하아... 나나의 계획은 확실히 이루어지는구나.


"슈코 씨. 죽는건가요?"

"뭐... 너와는 달라서 말이야. 불멸하는 몸은 아니여서."


신은 죽는 상처를 입어도 나중에 다시 태어난다.

물론 어느정도 신력이 모이면. 이라는 조건이 붙지만.

그러기에 신은 신도가 없으면 그대로 죽는다는게 맞는 말이야.

그러니까 나나의 신도가 늙어 죽기 전까지는 어느정도 부활 할 가능성이 있다는 거지.


하지만 나는... 수호신으로 여겨지고는 있지만 어디까지나 난 요괴야.

죽으면 그걸로 끝.

어디 다른곳에서 요호가 한 마리 더 생기는 정도일까.


내가 그렇게 다시 주저앉자 나나는 천천히 일어났어.

그리고 살짝 힘든듯이 내 쪽으로 왔고.


"잠시만, 뭐하는거야?"

"뭐랄까... 의무감으로 슈코 씨를 죽이고 싶진 않거든요. 물론 지금까지 사이가 좋다고는 말 못하지만... 나쁘지도 않았잖아요?"

"그렇게 사적인 감정으로 움직이는건 신으로서 그렇지 않아?"

"뭐어, 이제 신 관뒀는걸요."


그렇게 말하면서 내 상처를 치료하는 나나.

그렇지만...


"더 이상 쓰면 사라질걸?"

"뭐, 언젠가 다시 나오겠죠 저는. 궁금하네요. 슈코 씨가 어떻게 세상을 바꿨을지..."


그렇게 말하면서 다리부터 천천히 사라지고 있는 나나.

딱히 별거 아니라는 듯이 씁쓸하게 웃는 나나였지만...


"지켜보진 못하지만... 이렇게 만든값은 하시라구요."

"네에, 알겠습니다. 적당히 알아서 할게요."


저 덜렁이가 멋져보일때도 있다니, 나도 죽을때가 된건가.

아니, 방금 죽을뻔 했었지.


그렇게 천천히 사라지다가 결국에는 완전히 모습을 감추는 나나.

그럼 적당히... 움직여 볼까.



...



"그런 일이 있었지."

"...뭐랄까... 사이가 나쁘다 수준이 아니라... 그렇게까지 싸웠던 건가요?"

"나름의 신념이라고 해야될까나. 나도 그랬고 나나도 그랬고..."


그때는 정말 서로를 막기 위해 싸웠던 거니까.

그러니까 나나도 날 죽이는 것 까지는 가지 않았던 거겠지.

과연 그 마지막 한 방은 정말로 위험했었지만.


"그래도 지금은 이렇게 친하시다니..."

"사람 일 모르는거야."

"슈코 항이 말하시는건 조금 어색하지 않사와요?"

"그렇네..."


내가 하기엔 좀 어색한 말이긴 하지.

뭐, 그럼...


"자, 이야기도 끝났고. 치에 대리러 안 가?"

"가야죠. 그런데... 역시 되게 부부 같지 않나요?"

"뭐, 좋을데로 생각해... 아무래도 괜찮으니까."


그럼...

가볼까나. 치에 데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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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코와 나나의 이야기였습니다.
이걸 보면 슈코가 일본 역사에 많이 영향을 끼쳤다는걸 알 수 있죠... 한마디로 정말로 대요괴.
아무리 인간과 연합했다고는 하지만 교토 주변의 요괴들을 싹 밀어버린걸 보면 정말 강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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