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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요이 「웃우! 하루카씨 저랑 같이 교회가실래요?」-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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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9-14, 2018 23:10에 작성됨.


7.

하루카 「에..아마미 하루카고요. 지, 지금은 765 프로에서 아이돌 활동..꺅!」


착각이였을까. 엉덩이를 쓸어내리는 오싹한 기분에 하루카가 비명을 질렀다. 

하루카는 뒤룩뒤룩 살찐 얼굴에 보일락말락하게 파묻힌 교주의 두 눈이 자신을 뚫어져라 보고 있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그는 하루카만을 뚫어져라 내려다보고 있었다. 마치 먹잇감을 노리는 늑대처럼.


치하야는 교주가 하루카에게 성희롱을 거는 것까지 모두 카메라에 담기 위해 주머니에 걸린 팬형 몰카를 최대한 안 들키게 만지작거렸다.

하루카 일은 안타까웠지만 그녀에게는 지금 진짜가 아닌 잘못된 믿음에 대한 증거를 담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였다.

그런데 그 순간, 교주가 갑자기 치하야 앞에 성큼성큼 걸어왔다. 그리고는 그대로 손을 뻗었다.


교주 「..허허, 믿음이 부족한 성도가 구원의 반석 위에서조차 그릇된 길을 선택하려 하는군요.」


치하야 「자, 잠깐!ㅡ잠깐만요!」


교주의 손이 치하야에게 다가왔다 그리고ㅡ

주머니에 그대로 들어간 교주의 손은 그대로 치하야의 녹음용 구형 휴대폰을 꺼내서 들어올렸다. 


교주 「..설마 녹음이라던가, 이런걸 하고 있었던 겁니까? 허허..실망이군요.」


그 말 한마디에 순식간에 분위기가 바뀌였다. 교주에 대한 열광과 광신은 곧바로 한 명의 이단을 향한 맹목적인 비난과 저주로 바뀌었다.

치하야는 그나마 팬형 몰카를 들키지 않아 다행이라고 여기면서도 엄청난 충격을 받고 있었다.

녹음용 폰은 구형이였고, 외장 스피커는 고장나 있었으므로 치하야는 절대 아니라고 우길 생각이였으며

그런 식으로 충분히 대처할 수 있을 거라고 미리 짐작하고 있었다.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사람들에게, 진실은 중요하지 않았다.

교주의 말이 곧 진실이였다. 교주의 말이 곧 진실이였으니까,

치하야가 교주에게든 누구에게든 뭐라 해명하더라도, 그녀의 말은 이미 사람의 말이 아니였다.


그냥 죽어 마땅한 이단의 말에 불과했다.


팬과 물병이 날아오고, 욕설과 거리낌없는 악담이 마구 터져나왔다. 

심지어는 오랜 동료에게서조차도.


야요이 「웃우! 치하야씨는 바빌론의 창녀랑 똑같은 사람이에요! 퉷퉷! 죽어버려! 욱우!! 창년아 죽어버리라고!! 퉷퉷!」


치하야는 야요이가 얼굴에 뱉는 침을 닦을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이렇게 거대한 증오를 눈 앞에서 바로 마주하게 된 적은 처음이였다. 아무리 성숙하다고 해도, 치하야 또한 결국 아이일 뿐이였다.

그녀는 당혹감과 두려움에 어느샌가 울먹이고 있었다.


교주 「그만!」


교주 「오늘은 성스러운 날..구원의 날인데 한 명의 이단이라도 더 구원받게 된 것에 하나님께 감사를 드려야지요..

자 시간이 되었습니다. 여러분, 어서 모두 옥상으로 올라갑시다! 하나님이 기다리십니다!」


그러자 사람들은 마치 하나로 조종받는 꼭두각시인마냥 흥겹게 성가를 부르고 교주의 이름을 찬양하며 옥상 계단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하루카와 치하야 또한 어느새 표정이 바뀐 야요이의 손에 이끌려 반 강제로 따라 올라가고 있었다.



9.

어느샌가 몰려든 먹구름 사이로 작은 빗방울이 하나둘 떨어지고 있었다.

빗방울이 주름 하나 없이 탱탱한 뺨 위에서 깨져 사라지는 감촉을 느끼며, 하루카는 문득 태풍이 올라오고 있다던 뉴스를 떠올렸다.


바람은 세차게 불고 있었다.

그리고 옥상 가장자리에 마련된 높은 연단 위로 교주가 올라갔다.


교주 「여러분, 종말의 날이 다가왔습니다!」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사람들은 광소하거나 혹은 발광하며 울음을 터트렸다.

서로 끌어안고 통곡하거나 혹은 기도하거나 하는 모습을 보자니,

하루카는 이게 바로 진짜 종말이 아닌가 생각했다.

빌딩 옥상은 작은 운동장만할 정도로 넒었지만

올라온 사람들이 워낙 많아서 오히려 좁게 느껴질 정도였다. 


아니 사실은, 정말로 비좁았다.


하루카 「치하야!」


자꾸자꾸 올라오는 사람들이 앞에 사람들을 밀치고 또 밀치며, 옥상은 순식간에 사람들로 비좁게 채워지기 시작했다.

마치 터져버린 둑의 틈으로 끝없이 흐르는 토사에 밀려나듯,

하루카와 치하야 또한 계속 앞으로 밀리다가 이내 군중들 속에서 서로 갈라지기 시작했다.

마지막 순간 하루카가 손을 뻗어서 치하야를 어떻게든 잡아내지 않았더라면,

그 둘은 그대로 서로 떨어져서 군중들 속에 파묻혔을 터였다.


치하야 「하루카! 아 진짜! 이 사람들이ㅡ꺅 어디에 손을 넣어요 아줌마!」


찔끔찔끔 떨어지던 빗방울은 어느새 소나기가 되어 사람들의 몸을 적시고 있었다.

그러는 와중에서도 계속해서 사람들이 올라오자 연단까지 밀릴 기세였다. 

아니 사실은 정말로 밀리고 있었다. 조인트로 고정해둔 강판이 콘크리트째로 뜯기며 연단 자체가 조금씩 뒤로 밀려나고 있었다.


당황한 교주가 뭐라 떠들었지만 그 순간 빗물에 젖은 마이크가 고장을 일으키며 교주의 목소리가 그대로 묻혀버렸다.

그리고 연단은 계속해서 밀렸고..


하루카는 눈 앞에서 뭐라뭐라 떠들던 교주가 갑자기 사라진 것을 볼 수 있었다.


정말로 승천이라도 한 것일까? 그 순간 치하야가 비명을 질렀다.


치하야 「교, 교주가 떨어졌다!!」


그러는 와중에도 혼란은 계속되서, 사람들은 아직도 모르는 눈치였다.

교주가 사라졌다고 외치는 소리가 앞쪽에서부터 몇 번인가 터지고 한참 후에야 사람들은 그가 저 아래로 떨어졌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일부는 충격 속에 우두망찰히 서서 비명을 질렀고, 대부분은 교주를 쫓아 1층으로 황급히 달려갔다.


결국 옥상에 남은 것은 몇 사람 없었다. 야요이와 야요이 동생들 뿐.


야요이 「교, 교주님?」(당황)


야요이 「하, 하지만..교주님은 안 죽는다고 그랬는데..

천국에서 저 톱아이돌로 만들어서 동생들이랑 부모님이랑 친구들이랑 다 행복하게 구원해주신다고 약속했는데..

저..저 교주님이랑 하나님 없으면..힘들어서 어떻게 살아요..예? 예?」(중얼중얼)


하루카는 고인 빗물 위에 그대로 주저앉아 충격에 휩싸여 계속 뭔가를 중얼거리는 야요이를 보며,

그대로 발길질을 한 20대 정도 차버릴까 하는 깊은 충동에 휩싸였다.

하지만 주변에서 울먹이는 야요이 동생들 덕에 간신히 그것을 참을 수 있었다.


하루카 「..일어나자 야요이짱. 다 끝났어.」


소나기가 그치고, 해가 다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충격을 받은 야요이를 부축하며, 그녀의 동생들과 함께 빌딩을 나올 무렵,

하루카는 저 옆에서 반쯤 짓이겨진 교주의 시체를 일으켜 세우며 미친듯이 환호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교주님께서 종말을 막아내기 위해 희생하셨다!!」


「우리들의 믿음이 세상을 구원했다!!」


그리고 그 안에는 야요이의 양 부모님도 끼어 있었다.


하루카는 야요이의 눈을 일부러 가렸고,

곧 자신도 시선을 돌렸다.


치하야가 말했다.


치하야 「이제 끝났어. 집으로 돌아가자 얘들아.」



결말.

모든 것은 그렇게 끝났다.

그냥 처음부터 아무 일도 없었다는듯이 끝나버렸다고, 하루카는 그것 이상으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

야요이는 일주일 정도 휴가를 받았고,

다름아닌 야요이 본인의 요청에 따라 광신도 부모님과 따로 분가하여 동생들과 함께 살게 되었다.

그것은 어린아이치고는 제법 가혹한 환경이였지만,

어차피 야요이는 이미 이전부터 부모님 대신하여 부모 노릇을 하고 있었고

동생들도 제법 충격을 먹었는지 표면상으로는 부모님과 멀리하고 싶어하는 입장이였으며

타카츠키가의 두 부모 또한 종교적 이유로 그들을 외면하고 있었으므로ㅡ

그런 서로간에 기괴하고 제법 서글픈 이해관계의 일치에 따라 일은 일단 현재로써는 어떻게든 마무리된 셈이였다.


야요이 「웃우! 하루카씨 안녕하세요!

아, 이오리짱도 있었네? 헤헷.」(꾸벅)


하루카 「..안녕! 야요이짱!」


이오리 「그..밝아보여서 좋네 야요이.」(억지미소)


일주일 후, 야요이는 평소의 모습대로 돌아왔다.

그냥 말 그대로 평소의 모습이였다. 듣기로는 치하야의 소개로 사이비 종교 문제를 많이 해결해오신 종교학 권위자와 만났다는 모양이다.

일주일만에 다시 돌아온 평소대로의 야요이의 모습에 대부분 기묘한 반응이였지만,

그래도 아무 말 하지 않았다. 전으로 돌아가는 일은 결코 없어야 했으므로.


그렇게 시간은 또 흘러갔다.


그런데 어느날, 야요이가 하루카 앞에서 이런 말을 하는 것이였다.


야요이 「웃우! 하루카씨, 치하야씨가 소개해주신 교수님은 엄청 대단하신 것 같아요!」


하루카 「..응? 어떤 교수님?」


야요이 「우우! 벌써 까먹으시면 어떻게 해요!

사이비에 미쳐버린 절 구해주신 분 있잖아요, 치하야씨가 소개해주셨던..」


아, 그래도 사이비라는건 인정하게 되었구나. 하루카는 내심 안도하며 이어서 물었다.


하루카 「아..그 교수님?」


야요이 「예예!」


하루카 「그런데 그 분을 아직도 만나는 거야? 야요이는 그..벗어났잖니?」


야요이 「웃우! 그 분이 정말 제대로 아시는거 있죠?

그 분이 정말 참된 진리를 알고 계셨던 거에요!」


그때 치하야가 사무소로 들어왔다. 하지만 치하야가 들어오는 것조차도 모를 정도로,

하루카는 야요이의 말에서 참을 수 없는 불길함을 느끼고 있었다.


하루카 「..그..진리? 그게..뭐니?」


야요이 「웃우! 이 세상에 모든 종교는 다 거짓인 거에요!

교수님이 그러시는데, 아사하라 쇼코님이라는 분께서 진정한 진리의 종교를 세우셔서,

이제 진리국을 만들어서 가난하고 힘든 사람들 모두를 다 잘살고 행복하게 만들어주신다는 거에요!

그게 바로 일본 샴발라화 계획이라는데, 저도 그 계획에 참여할 생각이라구요. 웃우!」


하루카 「..어..」


야요이 「이제 곧 신종교도 새로 만드신데요. 그..우우, 발음이 어려운데..오..오..」


치하야 「옴 진리교야, 타카츠키씨.」


충격과 경악 속에 얼굴을 일그러트리고 있는 하루카와는 대비되게,

자애로운 미소를 지으며 치하야가 말했다.


치하야 「타카츠키씨가 신천..뭐니 그딴 외국에서 흘러들어온 거짓된 사이비에서 벗어나서 진정한 진리의 길에 입도하게 되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해.

이제 다른 아이들도 하나둘씩 들어오면 더욱 좋을거야 그렇지?」


야요이 「웃우! 정말 기쁠 것 같아요!」(미소)


치하야 「그러니까 하루카,」



치하야 「같이 교회 가지 않을래?」


ps. 제가 규정을 좀 착각해서 부득이하게 다시 수정해서 올립니다 ㅠㅠㅈㅅ합니다 다시한번.

다음글은 변비 설사 치질 혹은 정신병 아니면 귀신 중에서 하나로 갈 것 같네요.

그리고 혹시 글을 아주 길게 올릴 때마다 잘라야 하는게 불편한데 이거 해결할 수 있는 방법 아시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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