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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이의 달: 평온한 하루

댓글: 2 / 조회: 356 / 추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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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9-09, 2018 16:16에 작성됨.

* 예고편 및 에피소드 목록
https://www.idolmaster.co.kr/bbs/board.php?bo_table=creatalk&wr_id=11773


* 유의 사항
 저는 직접 일본이나 두바이에 가 본 경험이 있는 게 아니어서, 해당 지역들에 대해 부정확한 내용들도 다소 있을 수 있습니다. 이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자. 그럼 오늘 수업은 여기까지. 학기 초라고 나태해져 있지 말고, 오늘 배운 부분은 앞으로 공부할 부분의 기반이 되는 중요한 내용이니까, 복습 철저히 할 수 있도록."
 "기립. 경례!"
 "감사합니다!"


 주말이 훌쩍 떠나가고, 학교에서의 생활이 다시 시작되었습니다네요.
 아침 일찍 일어나 졸린 것이지만, 그래도 유우나 씨를 만날 수 있다는 기대와 다른 친구들에게도 서서히 다가가야겠다는 생각을 안고 학교로 발걸음을 옮긴 라이라 씨. 때로는 졸려오다가도, 또 다른 때는 딴 생각을 할 틈도 없이 빠르게 흘러가는 수업에 잔뜩 긴장하며 아침 수업 시간이 지나갔습니다예요.
 그리고 찾아온 점심시간. 유우나 씨의 구호에 맞추어 일어서 선생님에게 인사한 뒤, 라이라 씨는 입학식 날부터 친해진 유우나 씨에게 다가갔습니다예요.
 "유우나 씨, 구호 넣는 것 멋있습니다예요~!"
 "어, 음... 그래? 아하하, 고마워."
 라이라 씨의 칭찬에 부끄러운 듯 멋쩍게 웃는 유우나 씨. 유우나 씨는 작년에 반장을 해서, 지금도 반장 선거를 하기 전까지 반장 일을 대행하게 되었다고 했습니다예요. 오오, 그런 것이었네요. 유우나 씨, 반장 일은 똑 부러지게 잘할 것 같습니다예요.
 "그런데, 오늘 수업 받아보니까 느낌 어땠어? 예전에 다니던 곳이랑은 많이 달라?"
 그 뒤 이어지는 유우나 씨의 물음. 음, 학교 수업이라...

 "확실히 그렇습니다네요. 실은 라이라 씨, 오늘 수업을 들으면서 일본에서의 수업 시간은 분위기가 왠지 고요하다는 걸 느끼고 깜짝 놀랐습니다예요."
 이 말을 시작으로, 라이라 씨는 오늘 아침의 수업 시간의 느낌을 이야기했습니다예요. 생각해 보면, 두바이에서 학교에 다닐 적에는 수업 시간에도 활기가 있었던 것이네요. 선생님이 어떤 것에 대해 흥미를 불러일으키게 서두를 놓으면, 그 뒤로는 학생들과 선생님 사이에서 그것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오간 것이에요. 그러면 라이라 씨도 라이라 씨가 정말로 흥미가 생겨서 궁금해진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것이니까 선생님의 이야기도 더 귀에 잘 들어오는 것이고, 자연스럽게 수업 시간의 분위기도 밝아졌습니다네요. 물론, 라이라 씨가 부자여서 최고의 학교에서 최고의 교육을 받은 것일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두바이의 많은 학교는 라이라 씨의 학교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을 것입니다예요.
 하지만 일본의 학교 분위기는 꽤 달랐습니다예요. 일본의 학교에서는 선생님이 학생들의 위에 서서 일방적으로 학생들에게 이야기를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네요. 수업을 나가는 속도도 빠른 것이어서, 그러지 않아도 라이라 씨에게 익숙하지 않은 언어인데 내용을 이해하기가 더 어려웠던 것이에요. 그리고 한 편으로 신기했던 것은, 그런데도 불구하고 선생님에게 질문을 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는 것이에요. 이렇게 빠르게 흘러가는 수업을 따라갈 수 있다니, 정말 대단합니다예요. 하지만 라이라 씨는 따라가기가 어려웠던 것이어서 수업 중에 선생님에게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했는데, 그 때마다 선생님이 당황하거나 안색이 안 좋아지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네요. 아마 질문을 받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네요.
 그런 감상을, 유우나 씨에게 이야기해 주었습니다예요. 유우나 씨는 수 년 동안을 함께한 일본의 학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요?
 "흐음, 질문이라... 맞아맞아! 확실히 우리가 수업 중에 질문을 안 하기는 해. 하지만, 그렇다고 다 안다든가 그런 건 아니고, 좀 뭐랄까... 선생님한테 질문하는 걸 왠지 창피하게 여긴다고나 할까? 아무튼 그래서 질문을 안 하게 되더라구, 나도 그렇고."
 호오, 그런 것인가요. 부끄러워 한다라... 라이라 씨로서는 잘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이지만, 일본에서는 그런 것이군요.
 "어쨌거나 예상한 대로 많이 차이가 나는구나... 우리는 선생님은 권위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니까, 그저 선생님이 설명하시는 걸 듣는 걸 편하게 느끼거든. 그래서, 라이라 쨩이 전에 다녔던 학교 수업 방식이 부러우면서도, 한 편으로는 정말로 그렇게 된다면 부담을 많이 느낄 것 같아."
 "부담을 느끼는 것인가요. 하지만 두바이의 학교에서는 수업을 재밌게 했습니다여서, 이야깃거리가 많이 생기는 것이에요."
 "후훗. 그럴 지도 모르겠네. 나도 한번쯤 체험해보고 싶다."
 그렇게 말하며 웃어 보이는 유우나 씨. 라이라 씨도 그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예요. 그럴 수 있다면 말이지만요...
 아, 그런데 생각해 보니 지금은 점심 시간인 것이네요. 메이드 씨가 아침 일찍 일어나서 만들어 준 도시락을 꺼내야 겠습니다예요. 라이라 씨의 자리로 돌아가서, 어제 상점가에서 산 플라스틱 상자에 든 도시락을 꺼내는데...
 "어? 라이라 쨩 도시락 가지고 왔구나?"
 유우나 씨가 의외라는 듯한 표정을 하고 있습니다네요. 그러고 보니, 유우나 씨는 아무 것도 들고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네요.
 "네. 메이드 씨가 아침에 해 주었습니다예요. 유우나 씨는 점심 식사를 어떻게 하는 것이에요?"
 "난 학생식당에서 먹어. 부모님이 맞벌이 하시는데 어머니한테 점심 도시락까지 싸 달라고 하는 건 좀 미안해서."
 오오, 학생식당이 있는 것이에요? 그래서 유우나 씨는 도시락을 들고 있지 않았던 것이군요. 일본의 학생식당은 어떻게 생겼을 지 궁금합니다예요.
 "학생식당인 것이네요. 라이라 씨도 같이 가도 됩니까예요?"
 "응? 그야 물론이지! 같이 가서 먹자."


 그렇게 라이라 씨의 도시락을 들고 유우나 씨를 따라 도착한 학생식당. 학생식당은 학교의 지하에 있었습니다예요.
 "자, 여기가 학생식당이야. 여기서 내가 먹고 싶은 걸 주문해서 먹으면 되는 거지."
 그런 유우나 씨의 말을 따라, 라이라 씨는 주변의 모습을 돌아 보았습니다예요. 그러자 보이는 것은 유리 진열대 안에 층층이 늘어선 요리들의 모형과 가격표. 요리들을 보면, 아 이것이 본고장의 일본 요리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드는 것이에요. 돈까스라든가, 우동이나 라면, 그리고 카레도 있는 것이네요. 그것도 종류별로 하나씩만 있는 것이 아니라, 별다른 토핑 없이 값싸게 즐길 수 있는 것부터 다양한 추가 토핑이 올라가 특색 있는 맛을 느낄 수 있는 것까지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예요.
 "오오,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는 것이네요!"
 "그렇지? 우리 학교 학생식당은 이렇게 맛있는 음식이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어서 좋더라. 라이라 쨩의 학교는 어땠어?"
 "라이라 씨 말인 것이에요? 라이라 씨의 학교는 최고급의 학교였던 것이니까 뷔페식의 학교식당이 있었습니다예요. 하지만 두바이의 다른 학교는 학생식당이 없거나 빈약한 곳도 많다고 하는 것이네요. 실은, 오늘 도시락을 들고 오게 된 것도 메이드 씨가 그것을 신경 써서 그런 것이에요. 절약해야 하는 것도 이유지만..."
 "아아, 그렇구나. 두바이라고 하면 모든 것이 풍족할 거라고만 생각했는데, 그렇지도 않은가 보네?"
 "사립학교가 많아서 학교 상황에 따라 완전히 다른 것이니까요. 아, 유우나 씨는 여기서 무엇을 먹는 것이에요?"
 "응, 나? 음... 그러게. 실은 지금도 고민 중이야. 솔직히 메뉴가 이렇게 많은데 고민이 안 되면 그게 더 이상하지 않아?"
 그 말과 함께 진열대를 뚫어져라 쳐다보기 시작하는 유우나 씨. 고민이라... 라이라 씨도 학생식당의 메뉴 중에서 식사를 해야 한다면 고민이 될 것 같습니다네요. 하지만 유우나 씨의 이 고민은, 힘겨운 고민은 아닐 것입니다예요. 다시 찾아온 학교생활에 아직 채 익숙해지지 않아 쏟아지는 졸음 속에서 아침을 견디다, 몸과 마음을 든든하게 채워줄 양식을 선택할 시간이 찾아온 것인데, 어느 누가 기쁘지 않을 수 있을까요.
 "그래! 이걸로 해야 겠다."
 그렇게 생각하는 사이, 유우나 씨가 메뉴를 정한 것 같습니다네요.
 "오오, 메뉴를 정한 것이에요? 그런데 주문은 어디서 합니까예요?"
 "응? 아, 주문은 저기 있는 기계에서 하면 돼. 식권을 받아서 요리가 완성되면 받아서 먹는 식이야."
 그 말과 함께 유우나 씨가 가리키는 방향을 바라보니, 음식을 주문할 수 있는 스크린이 있는 기계가 있었습니다예요. 저것이 자동판매기인 것인가요. 라이라 씨가 다니던 학교는 기본적으로 뷔페식 식당이었고, 또 학교가 아니더라도 두바이에서는 기회를 찾아 들어온 사람들이 아주 많았기 때문에 저런 기계가 필요없었습니다예요. 그래서 일본에 와서 자동판매기를 보니 조금 신기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네요.
 그 뒤, 자동판매기를 향해 다가가 주문을 시작하는 유우나 씨. 라이라 씨도 따라가 유우나 씨가 주문하는 모습을 보니, 음... 카레를 주문하는 것인가요. 일본의 카레는 라이라 씨가 원래 먹던 그것에서 조금 어레인지가 되어 있다고 들은 것이어서, 한 번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예요.
 "자, 주문 끝! 그럼 저기 앉아서 기다릴까?"
 그리고 기계로부터 나온 식권을 받아든 유우나 씨와 라이라 씨는 빈 자리에 앉아 요리가 나오기를 기다리기 시작했습니다예요. 미리 주문을 하고 음식을 기다린다라... 잘 가꾸어진 식당의 디자인과 이곳에 앉아 식사를 하는 많은 사람들의 모습과 어우러져, 마치 두바이몰의 푸드코트에 온 것만 같은 기분이 듭니다예요.
 그런데, 생각해 보니 라이라 씨는 도시락을 가지고 온 것이네요. 라이라 씨는 양손으로 꼭 쥐고 있던 도시락을 식탁 위에 올려 놓았습니다예요.
 "아, 그러고 보니 라이라 쨩은 도시락에 뭐 싸 가지고 왔어?"
 그러자 그걸 본 유우나 씨가 라이라 씨의 도시락에 흥미를 보이는 것이네요.
 "도시락 말이에요? 보여 주겠습니다예요."
 이 말과 함께 도시락의 뚜껑을 연 라이라 씨. 그랬더니, 상자 안에 숨겨져 있던 샌드위치와 각종 생과일들이 모습을 드러내었습니다예요. 샌드위치의 틀이 되어 주는 두 장의 귀퉁이가 잘린 식빵 사이에는 우선 닭고기가 들어가 맛을 잡아주고, 그 위에는 양상추가 몇 장 올라가 아삭아삭한 식감으로 혀 뿐만 아니라 귀까지도 즐겁게 해 주는 것이네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샐러드 드레싱에 달콤한 풍미를 살짝 입힌 소스가 한 층. 샌드위치로 배를 든든하게 채운 뒤에는, 토마토나 오렌지와 같은 생과일, 채소로 입안을 상쾌하게 씻어낼 수 있도록 준비되었습니다예요.
 "샌드위치를 가져 왔구나? 거기에 생과일까지… 보기만 해도 상큼해 보인다!"
 "실은 카레나 스튜 같은 걸 가지고 올까 생각도 했습니다인데, 그런 건 갖고 오다가 밖으로 새어버리면 큰일인 것이니까 그러지 못했습니다예요."
 "후훗. 하긴, 그랬다가 가방에 다 묻어서 냄새가 배어 버리면 큰일이긴 하지. 어, 내 거 나왔나보다."
 "오오, 저기 번호가 나온 것이네요. 라이라 씨는 기다리겠습니다예요."
 라이라 씨랑 유우나 씨가 잠시 이야기를 하는 동안 벨소리와 함께 유우나 씨가 먹을 요리가 완성된 것 같습니다예요. 곧장 음식 받는 곳으로 걸어가 주문한 카레를 가지고 오는 유우나 씨. 그럼 그 동안 라이라 씨는 간단하게 식전 기도를 하고 있어야 겠습니다예요. 식사 전에 기도를 올리는 것은 라이라 씨에게는 너무나도 당연한 일상으로 자리잡았습니다이지만, 오늘은 왠지 이 시간이 더 특별하게 다가옵니다네요. 그도 그럴 것이, 일본으로 들어와 좋은 사람을 만나고 이렇게 평온한 학교 생활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정말로 하느님의 뜻이 아니면 불가능했을 것일 테니까요.
 "자, 가지고 왔다!"
 아, 그러는 사이에 유우나 씨가 온 것이네요.
 "아, 라이라 쨩 기다렸지? 배고플 텐데 어서 먹자!"
 주문한 카레를 가지고 다시 자리를 잡은 유우나 씨는 그 말과 함께 양손을 맞대고는 조용히
 "잘 먹겠습니다."
하고 자신 앞에 놓인 요리에 대한 감사를 올리는 것이에요. 그 뒤 숟가락을 들고 식사를 시작하는 유우나 씨. 아, 라이라 씨도 먹어야 겠습니다예요. 샌드위치를 하나 들어서 적당한 크기로 베어 혀끝으로 맛을 음미하면… 으음! 닭고기의 담백한 풍미와 함께 채소와 소스의 상큼하면서도 달달한 느낌이 살짝 올라오는 것이 아주 맛있습니다예요! 역시 메이드 씨에게는 무엇을 해도 최고의 맛을 선사해주는 능력이 있는 게 분명합니다예요!
 그러다 유우나 씨에게 눈길이 갔습니다예요. 유우나 씨는 맛있게 카레를 먹고 있을까요? 카레가 담긴 접시에는 밥과 카레가 구역을 나누듯 접시의 앞과 뒤에 자리잡고 있는 것이었는데, 카레는 라이라 씨가 두바이에서 먹던 것에 비해 좀 더 검붉은 색채를 띠어, 그 맛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는 것이네요. 유우나 씨는 둥글둥글하고 찰기가 있어 보이는 밥을 숟가락으로 살짝 떼어 카레와 곁들인 뒤, 그것을 서서히 입에 넣었습니다예요. 우물우물하며 그 맛을 느끼는 듯한 유우나 씨. 일본의 카레는 어떤 맛일까요?
 "...음? 아, 라이라 쨩도 한 입 먹어 볼래?"
 그런데 라이라 씨의 시선을 느낀 것 같습니다예요. 입안의 카레를 넘기고 라이라 씨에게 한 입 먹어보기를 권유하는 것이네요.
 "그 카레는 무슨 카레인 것이에요?"
 "이거? 비프 카레야. 그러니까, 소고기가 들어갔어."
 "오오, 그렇습니까예요? 라이라 씨, 한 번 먹어보고 싶습니다예요."
 "그래, 좋아. 그러면… 숟가락이 새로 하나가 필요하겠구나. 잠깐만 기다려 봐."
 그리고 잠시 뒤 유우나 씨로부터 숟가락을 건네 받았습니다예요. 그럼, 밥을 한 숟가락 떠서 카레에 살짝 비비고… 그런데, 진해 보이는 색감과 달리 실제로 카레가 비벼지는 모습은 꽤 부드럽습니다네요. 카레라기보단 스튜를 보는 것 같은 기분인 것이에요.
 밥이 적당히 비벼졌으면, 이제 잘 먹겠습니다예요. 한 입을 가져다 천천히 맛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예요. 으음… 이 느낌은…
 "어때?"
 "으음… 무어라 설명하기 어려운 오묘한 느낌입니다네요. 소고기의 담백함과 카레의 향, 그리고 짭조름하게 간이 되어 있으면서도 한 편으로는 달콤한 맛과 함께 상큼한 자극이 오는 것 같기도… 아무튼 라이라 씨가 느낄 수 있는 모든 맛이 어우러져서 지금까지 먹어온 카레와는 색다른 느낌이 드는 것이에요."
 "헤에… 확실히 일본 카레는 두바이에서 먹던 거랑은 다른가 보네?"
 "익숙한 듯하면서도 낯설다는 느낌인 것이에요. 분명 각각의 맛 자체는 고향에서 느껴오던 맛과 닮아 있는 것인데, 그것들이 어우러지면서 독특한 분위기를 내고 있습니다예요. 왠지 빠져드는 매력인 것이에요. 일본에서는 카레를 어떻게 만드는 것이에요?"
 "카레라면, 물이랑 카레 가루와 함께 각종 고기나 야채를 넣고 끓이는 건 같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아, 그래. 우리 학생식당에서는 카레를 할 때 우스터 소스를 넣거든? 아마 그것 때문일 지도 모르겠다."
 "오오, 그런 것인가요? 우스터 소스… 처음 듣는 이름인 것이지만, 그래서 카레에서 독특한 풍미를 느낄 수 있었던 것이네요."
 "응. 어떤 것도 맛있게 만들어주는 마법의 소스지. 여기 테이블 위에도 있어. 저기 '소스'라고 적혀 있는 양념통 보이지?"
 '소스' 말입니까예요? 아, 저기에 있습니다네요. 우스터 소스라… 일본에 와서 돈이 부족하다 보니 메이드 씨가 요리를 할 때, 재료가 부족해 맛을 내는 것을 많이 어려워하는 것 같습니다인데, 메이드 씨에게도 알려줘야 겠습니다예요.
 "그런 것이네요. 라이라 씨, 한 가지 알아갑니다예요. 아, 유우나 씨도 라이라 씨의 샌드위치 한 입 먹어보겠습니까예요?"
 "어, 정말 그래도 돼? 그러면 사양 않고..."
 이런 느낌으로, 유우나 씨와의 점심 식사는 즐겁게 흘러갔습니다예요.


 식사가 끝난 뒤, 라이라 씨와 유우나 씨는 학교 건물을 나와 교정을 여유롭게 거닐기 시작했습니다예요. 교정이나 운동장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있는 것이네요. 계단에 앉아서 학교 풍경을 즐기며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이고, 식사를 끝내고 운동장을 달리거나 축구를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예요.
 “으음! 맛있게 잘 먹었다!”
 “라이라 씨도 잘 먹었습니다예요!”
 맛있는 밥과 활기가 넘치는 분위기. 너무나 당연한 학교의 풍경인 것이지만, 불안한 나날을 보내다가 이렇게 편안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게 된 라이라 씨로서는 정말이지 감회가 새로운 것이에요. 아, 이제 이런 식으로 생활해 나갈 수 있겠구나.
 그런데 주변을 둘러보니 무언가를 들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네요. 음료수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이고, 빵이랑 마실 걸 가지고 교실로 돌아가는 사람도 있습니다이고… 아마 학교 안에 매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네요.
 그런 이야기를 유우나 씨에게 했더니
 "어, 매점? 같이 한 번 가 볼래? 가는 김에 마실 것도 하나 사 줄게."
하고 반응을 보이는 것이에요.
 그렇게 해서, 유우나 씨와 함께 찾은 매점. 매점은 교실이 있는 건물의 옆 건물에 있었습니다예요. 그런데…
 "다 왔다. 그러면 라이라 쨩, 사고 싶은 거 하나 골라…. 음? 저건 무슨 일이지?"
 매점에 들어서자마자 시끌시끌한 소리가 들리는 것이 아니겠습니까예요? 안에 들어와서 보니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것이 보이는 것이네요. 마치 무언가를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예요. 신기한 모습을 보았다는 듯이.
 "사람이 많이 모여 있습니다네요. 무슨 일이 있는 것일까요?"
 "매점에서 이럴 일이 없을 텐데… 싸움이라도 났나? 아니면, 누군가를 해코지한다든가..."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보기 위해 라이라 씨와 유우나 씨는 사람들이 모인 곳에 가까이 다가갔습니다예요. 하지만 라이라 씨, 키가 작아서 사람들 너머를 볼 수가 없는 것이네요. 그래서 어쩌지 못하고 이리저리 기웃거리는데, 아 여기 틈이 살짝 났습니다예요. 틈을 통해 사람들 너머를 보니, 거기에 있던 것은 사막의 커다란 모래언덕처럼 높이 쌓인 빵더미, 그리고 후고후고 소리를 내며 쌓여 있는 빵들을 하나씩 집어 먹는… 후고후고 씨!
 "으음! 이 단팥빵은 맛있네요. 하지만, 그래도 저희 오오하라 베이커리에서 항상 먹던 그것보다는 못하다고나 할까, 아무튼 아쉬움이 남는 맛이에요. 역시 공장제 빵은 어쩔 수 없는 걸까요. 여기 보면, 이 빵 안에 든 팥소가 달달한 맛은 아주 좋은데, 질감이 좀 퍼석퍼석해서 먹다 보면 자꾸 물을 찾게 되는 식감이에요. 뭐, 그래도 학교 매점 빵으로서 이 정도면 만족! 그럼 다음에는 뭘 먹어볼까요? 슈크림? 아니면 피자빵? 그것도 아니면..."
 그리고 자신이 먹고 있는 빵의 맛에 대해 열심히 설명하는 후고후고 씨. 생각해 보니, 후고후고 씨는 빵집에서 자랐다고 한 것이네요. 그런 모습을 보고 있는 사람들도 빵을 먹는 모습이 신기하다거나, 귀엽다는 반응을 보이는가 하면, 매점에서 이런 빵이 잘 나가는데 그걸 먹어보는 건 어떠냐고 추천을 해 주는 사람도 몇 사람 보입니다예요.
 "리본 색깔을 보니까 1학년 같은데… 저렇게 쌓아두고 먹는 걸 보니 정말로 빵을 좋아하나 보네. 신기하다."
 "네. 후고후고 씨는 빵집에서 자라와서 빵을 좋아한다고 했습니다예요."
 "...후고후고 씨? 혹시 너, 저 애 알아?"
 라이라 씨의 대답에 의아하다는 듯이 반응하는 유우나 씨. 아, 라이라 씨는 후고후고 씨를 이미 한 번 만났던 것이니까, 유우나 씨는 당연히 후고후고 씨를 안다고 생각해 버렸습니다네요.
 "아아, 그렇습니다네요. 후고후고 씨는 상점가의 오오하라 베이커리라는 빵집 주인의 딸인 것인데, 며칠 전에 라이라 씨의 집 근처 공원에서 처음 만나서 이야기를 했습니다예요. 그 때도 빵을 한가득 가지고 와서 먹고 있었던 것이에요."
 "헤에, 그렇구나. 그런데, 처음 보는 사람과도 그렇게 친해질 수 있다니, 나 같았으면 말도 못 걸었을 텐데… 그런 거 보면 라이라 쨩은 참 대단해."
 대단하다라… 그런 것인가요. 라이라 씨는 그저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싶은 것 뿐입니다인데… 아, 그래! 마침 이렇게 3명이 한 곳에 모였으니, 유우나 씨에게 후고후고 씨도 소개해 주어야 겠습니다예요.
 "유우나 씨, 후고후고 씨를 소개하겠습니다예요. 따라오는 것이에요."
 "응? 아아, 라이라 쨩, 잠깐만… 아, 미안해요, 미안해요!"
 유우나 씨의 팔을 잡고 라이라 씨의 앞에 있는 인파를 헤쳐 나가, 후고후고 씨에게 다가갔습니다예요.
 "후고후고 씨, 안녕하십니까예요?"
 그러자 유심히 빵을 고르고 있던 후고후고 씨가 라이라 씨의 목소리를 듣고 이 쪽으로 고개를 돌렸습니다예요.
 "어, 라이라 씨! 야, 첫날부터 이렇게 학교에서 보게 되다니, 우연이네요!"
 "네. 라이라 씨도 반가운 것이에요. 아! 후고후고 씨, 라이라 씨의 친구를 소개하겠습니다예요. 라이라 씨랑 같은 반의 유우나 씨인 것이에요."
 그렇게 말하며 유우나 씨를 쳐다보니, 왠지 살짝 당황한 것처럼 보입니다네요. 살짝 망설이더니, 후고후고 씨에게 입을 여는 것이에요.
 "어? 음… 안녕? 2학년 F반의 사쿠라 유우나라고 해. 어, 그리고… 라이라 쨩이랑은 개학 날에 알게 되었어. 만나서 반가워."
 "넵! 안녕하세요! 1학년 D반의 오오하라 미치루라고 합니다! 노 빵 노 라이프! 빵을 먹는 즐거움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한창 크는 아이랍니다!"
 "흐음, 이름이 미치루라고 하는구나. 씩씩해서 보기 좋다."
 "그런가요? 아하핫! 감사합니다!"
 유우나 씨의 반응에 활기차게 웃어보이는 후고후고 씨. 그런데, 왜인 것일까요? 그러고 나서는 아무 말 없이 유우나 씨를 계속 빤히 쳐다보고 있는 것이에요. 유우나 씨에게 무언가 이상한 점이라도 있는 것이에요?
 "...왜, 왜 그래...?"
 후고후고 씨의 시선에 유우나 씨가 당혹스러워하자, 후고후고 씨는 왠지 실망한 듯한 표정을 지어 보이는 것이에요.
 "저기…. 오오하라라고 하면, 뭔가 떠오르는 거… 없으세요?"
 그리고서 이어지는 후고후고 씨의 질문. 오오하라... 오오하라라고 하면... 아, 후고후고 씨는 오오하라 베이커리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은 것 같습니다예요.
 "오오하라라고 하면...? 아, 맞다. 라이라 쨩이 아까 빵집 주인의 딸이라고 이야기했지. 미안. 우리 집은 장볼 때는 항상 대형 마트에 가니까, 상점가는 잘..."
 "그런가요... 아직 오오하라 베이커리를 모르는 분이 있었다니, 갈 길이 멀군요. 더욱 더 맛있는 빵집이 될 수 있도록 정진해야 겠어요. 아하하!"
 유우나 씨의 대답에 유쾌하게 웃어 보이는 후고후고 씨. 라이라 씨와 처음 만났을 때의 불안감은 찾아볼 수 없고, 정말 밝아 보이는 것이에요. 다행입니다네요.
 "아, 그래! 사쿠라 선배는 여기 있는 빵 중에서 어떤 게 제일 맛있었나요? 1년 간 매점의 빵이랑 함께했을 선배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닷!"
 "어, 나? 나는 매점에서 빵을 잘 먹는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매점에 오면… 그래! 여기선 초코머핀이나 카스텔라를 자주 먹고는 했거든? 그 중에서도 카스텔라가 부드럽게 녹아내리고 달콤한 꿀의 향기가 나는 게 정말 좋더라구."
 "카스텔라 말씀이시군요! 저도 좋아해요! 그럼 어디 한 번 찾아 먹어 볼까요? 어디 보자..."
 유우나 씨로부터 빵에 대한 추천을 받은 후고후고 씨는 눈을 반짝이며 빵더미로부터 카스텔라를 찾기 시작했습니다예요.
 "아, 찾았다! 그럼, 포장을 뜯고… 잘 먹겠습니다아! 후고후고후고..."
 그리고 눈 앞에 보이는 카스텔라 봉지를 호기 있게 비워 나가는 후고후고 씨. 그 모습은 너무나 행복해 보이는 것이어서, 라이라 씨도 군침이 도는 것이네요. 저 카스텔라의 맛은 어떤 것일까요?
 "꿀꺽… 푸하! 으음, 이 카스텔라는 저희 집에서 만든 거랑 비교할 수 있을 정도로 최곤데요? 부드럽게 녹아내리면서 깔끔하게 목구멍을 타고 넘어가는 감촉, 그리고 그 뒷맛도 이별하고도 끈덕지게 달라붙는 애인처럼 귀찮다기보다는, 오히려 꿀의 향기가 오랫동안 여운을 남기면서 저도 모르게 '아, 하나 더 먹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만들어 버려요. 어디 꿀을 썼기에 이렇게도 저를 강렬하게 유혹하는 걸까요? 있다가 매점 아주머니께 여쭤봐야 겠어요."
 그런데, 라이라 씨가 너무 간절한 눈빛으로 후고후고 씨를 본 것일까요? 후고후고 씨가 라이라 씨의 시선을 느낀 것 같습니다예요.
 "어, 라이라 씨도 드시고 싶으신 건가요? 그러면, 여기 하나 드릴게요!"
 그와 함께 후고후고 씨는 라이라 씨에게 남아 있던 카스텔라를 하나 건네 주었습니다예요.
 "아, 후고후고 씨의 먹는 모습이 너무 맛있어 보여서 라이라 씨도 모르게 군침이 돈 것이에요. 잘 먹겠습니다예요."
 "헤헷. 빵은 역시 나누어야 즐거운 법이죠. 사쿠라 선배도 하나 드실래요?"
 "나한테도 주는 거야? 고마워."
 후고후고 씨가 준 카스텔라와 함께 찾아온 소소한 행복감. 그런 기분을 느끼며 학교에서의 휴식 시간은 서서히 흘러갔습니다예요.


 점심 시간이 거의 끝나가 후고후고 씨와 헤어지고 교실로 돌아가는 길. 오늘은 학교에서 후고후고 씨도 만날 수 있었고, 좋았습니다네요.
 "그러고보니, 미치루 쨩이랑 빵 먹고 이야기하느라 마실 걸 산다는 걸 깜박해 버렸네."
 "후훗, 그렇습니다네요. 하지만, 그래도 라이라 씨는 후고후고 씨랑 이야기할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예요."
 "그러게. 미치루 쨩, 신입생인데도 저렇게 활기 넘치고 웃는 모습 보니까 귀엽기도 하고, 왠지 흐뭇해지더라."
 후고후고 씨에 대한 이야기로 말을 잇는 유우나 씨. 유우나 씨에게도 후고후고 씨의 첫인상은 좋은 것 같습니다예요. 라이라 씨로서도 기분 좋은 것이에요.
 하지만, 유우나 씨의 얼굴을 바라보니, 그것은 단순히 처음 만난 사람에 대한 호감과는 약간 달라 보였습니다예요. 유우나 씨가 지어보이는 흐뭇한 미소에는, 그런 것보다 더 다양한 감정이 담겨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에요.
 "사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생이 되면 다들 불안해 하거든. 완전히 다른 환경에, 주변에 있는 사람은 대부분 처음 보는 사람, 게다가 친구들과 어울리는 방식도 초등학교 때랑은 달라져 있고… 그러다보니 결국 적응 못하고 낙오되거나, 심하면 따돌림을 당하는 애들도 있어."
 그리고 그 표정의 이유를 설명하듯 시작된 유우나 씨의 중학교 이야기. 유우나 씨는 잠시 숨을 고른 뒤 이야기를 이어갔습니다예요.
 "나나 내 주변의 친구들도 그랬지. 1학년 때 우리 반에도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던 애들이 꽤 있었고, 사실 그건 나도 마찬가지였어. 지금이야 남들한테 붙임성 있고 모범생이라는 소리를 듣지만, 원래부터 그런 건 아니었거든. 지금의 내 모습은 중학교에 들어와서 이미지 체인지를 해 보자고 내 나름대로 쭈욱 노력해 온 결과물이야.
 아무튼, 그래서 실제의 속마음은 차치해 두고서라도, 저렇게 기운 넘치게 학교생활을 해 나가려는 모습을 보니까 왠지 기분이 좋더라구. 단순한 자기만족일 지도 모르겠지만, 저 아이라면 앞으로도 이 곳에서 잘 지낼 수 있겠구나, 하는 느낌?"
 원래는 그렇지 않았지만 자신의 이미지를 바꾸려고 노력한 유우나 씨, 그리고 빵과 함께 쾌활한 모습을 보여준 후고후고 씨. 유우나 씨는 단순히 후고후고 씨를 마음에 들어한 것 뿐 아니라, 그 행동 안에서 자신의 과거를 본 것 같습니다네요.
 "후고후고 씨, 초등학교에서 사귀던 친구들이 다들 뿔뿔이 흩어져 버려서 걱정이 많이 된다고 했습니다예요."
 "아, 그랬구나. 그 이야기를 들으니까, 더 응원하고 싶어지는데?"
 "네. 라이라 씨도 그런 것이에요. 후고후고 씨가 학교에서 잘 지냈으면 좋겠습니다네요."
 새로운 환경, 그리고 거기에 익숙해지는 과정에서 겪는 괴로움. 그것은 라이라 씨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앞에 직면해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 주는 것이네요. 그것을 이겨낸 유우나 씨, 그리고 아직 사라지지 않았을 불안감에도 불구하고 기분 좋게 웃으며 새로운 학교생활을 시작한 후고후고 씨처럼, 라이라 씨도 하루하루 새로운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가져야 겠습니다예요.
 "종소리가 울리는 것이네요. 곧 수업이 시작될 것 같습니다예요."
 "어, 정말이네. 빨리 교실로 돌아가자!"
 그럼 점심 식사도 했고, 오후에는 어떤 일이 있을까요? 라이라 씨는 무척 기다려집니다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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