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카테고리.

  1. 전체목록

  2. 그림

  3. 미디어



하루카 「그러고 보니, 니들 사사건건 우릴 방해했었지」토우마 「」 #1

댓글: 13 / 조회: 2351 / 추천: 0


관련링크


본문 - 12-06, 2013 00:46에 작성됨.

하루카 [그냥 프로듀서랑 얘기를 하고 있었을 뿐인데, 복도가 너네 거냐고 소리질렀던가] 

토우마 [아니, 소리지른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하루카 [하아?] 

토우마 [죄송함다. 죽을 죄를 졌슴다.]


-

하루카 [그리고 더 테레비. 잡지 말이야. 기껏 표지사진 찍어놨더니 초를 쳤었지] 

토우마 [그건 쿠로이 사장이...] 

하루카 [그때 실린 건 누구 사진?] 

토우마 [...]

-

하루카 [히비키도 심한 꼴을 당했던 것 같은데 말야?] 

토우마 [그, 그때 우리도 갑자기 대타래서 한참 기다렸다가 결국 그냥 돌아왔다구?] 

하루카 [어머, 그럼 히비키가 촬영을 펑크내고 765프로 이미지가 망가졌어야 했을까?] 

토우마 [...]

-

하루카 [더러운 765프로니 뭐니 잘도 말했었던 것 같네.] 

토우마 [아니, 그게...] 

하루카 [우리를 욕하는 건 참을 수 있어. 하지만 우리 프로듀서를 욕하다니, 제정신일까?] 

토우마 [그러니까 쿠로이 자식이...] 

하루카 [사장한테 속아서 날뛴 건 당신 뿐인 것 같던데] 

토우마 [...]

-

하루카 [류구코마치를 완전히 박살내버리고 말야.] 

토우마 [잠깐!? 지금 작품이 바뀌지 않았슴까?] 

하루카 [어린애네. 이런 자신이든 저런 자신이든 자기의 일에는 책임을 지는 게 어른의 자세 아닐까?] 

토우마 [아니, 그건 맞지만... 그렇게 치면 당신네도 류구코마치한테 이겼잖아!] 

하루카 [지금 당신은 피장파장의 오류를 저지르고 있어] 

토우마 [넵? 피.. 뭐라고요?] 

하루카 [어머, 모르는 모양이네. 바보 아닐까?] 

토우마 [...]

-

토우마 [아니, 그렇지만 아이돌이잖아!? 우리가 공연을 잘 해서 이긴 거잖아?? 그러면 뭐 우리는 맨날 당신들 만나면 져야 돼?] 

하루카 [그런데?] 

토우마 [...]

-

하루카 [치하야쨩도 심한 꼴을 당했었지.. 트라우마를 후벼파이고,] 

토우마 [그, 그건...] 

하루카 [동생을 죽게 내버려둔 냉혈녀라고 기사가 나오고] 

토우마 [미, 미안하지만...] 

하루카 [미안하지만 뭐? 설마 쿠로이 사장이 한 짓이니까 모르는 일이라고 하려는 건 아니지?] 

토우마 [...]

-

하루카 [보컬계 아이돌인데 목소리가 나오지 않게 되어버리고] 

토우마 [큭...] 

하루카 [이 내가 옆에서 서포트하지 않았으면, 치하야쨩 무대에서 망신당하고 목매달아 죽어버렸을지도 모른다고?] 

토우마 [면목이 없... (어? 뭔가 이상한데)] 

하루카 [정말이지, 치하야쨩은 내가 없으면 안된다니까...] 

토우마 [...]

-

토우마 [그. 그래! 그렇게 잘난 듯이 말하면서도 당신도 지난번에 잘도 풀이 죽어 있더만!] 

하루카 [하앙?] 

토우마 [(무서워..) 그, 뭐야. 기운이 없는 것 같아서 힘좀 내라고 기껏 라이브 티켓도 VIP석으로 줬더니 오지도 않고!] 

하루카 [(아뿔싸..) ...] 

토우마 [그래, 뭐 어차피 그런 거겠지. 961을 떠난 우리 쯤은 그냥 땅바닥에 기어다니는 버러지 같은 존재겠지?] 

하루카 [아니, 뭐 쥬피터도 괜찮은 그룹이라고 생각해. 무대는 작지만] 

토우마 [이건 무슨 마음에도 없는 위로야!?] 

하루카 [뭐 어쩌길 바라는 건데] 

토우마 [그러는 당신은 내가 어쩌길 바랬던 건데] 

하루카 [...]

-

토우마 [(어? 나 지금 이기고 있는 거 맞지? 좋아, 이 기세를 몰아서!)] 

토우마 [어차피 그런 거지? 공연장에 오는 팬 숫자만 봐도 비교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차이가 벌어져버리니까] 

토우마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감상이 어떠신가? 발버둥치는 버러지의 발악은] 

하루카 [...] 

하루카 [아니아니, 참새 정도면 모를까 버러지 정도는 하늘에선 안 보인다고요?] 

토우마 [...]

-

토우마 (이렇게... 지는 건가...) 

토우마 (하지만 이 녀석은.... 쇼타와 호쿠토도 바보취급했어...) 

토우마 (이런 소리를 듣고도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면 난 남자도 아냐... 등신이지..!) 

토우마 (어떻게든 이길 방법이 없을까...)

-

그때, 토우마의 뇌리를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쿠로이 [아이돌 업계는 험난한 곳이다. 특히 765프로같은 비열한 회사는 조심해야 해] 

토우마 [크읏.. 그 765프로라는 놈들, 마음에 들지 않아! 아이돌이라면 정정당당히 실력으로 맞서야지!] 

쿠로이 [그런 고로, 네놈들도 철저히 대비하라는 의미에서 휴대전화에 이 어플을 깔도록 해라.] 

쇼타 [헤에? 쿠로쨩. 이거 뭐야? 마이크 아이콘인데?] 

쿠로이 [그건 녹음기 어플이다. 상대의 말을 녹음하려면 폰을 한번 흔들고, 녹음을 중단하려면 두번 흔들면 된다.] 

호쿠토 [그런 게 왜 필요한 거야?] 

쿠로이 [비열한 놈들... 그러니까 765 같은 놈들이라면 너희의 약점을 잡고 늘어지려고 할지도 모른다. 그럴 때 역으로 이 어플을 사용하면 된다 이거지. 화면을 볼 필요가 없어서 상대는 눈치채지 못할 거다.]

-

토우마 (그래... 이거라면...! 쿠로이 사장의 방식이라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토우마 [뭐라고 했냐 이 자식아---!!] 쾅 

하루카 [뭐, 뭐야] 움찔 

토우마 [(폰을 흔들고...) 다시 한번 말해봐, 우리 쥬피터가 뭐라고? 말해 보란 말야!] 

하루카 [버러지 같아서 하늘에선 보이지 않는다고 했습니다만?] 

토우마 [(큭... 진짜 다시 말하기냐) ...] 전화를 두 번 흔들었다


-

토우마 [하, 평소에는 그렇게 순진한 얼굴 하고서는 잘도 사람들을 속였겠다...] 

하루카 [? 아이돌이라면 이미지 메이킹은 당연한 것 아닌지?] 

토우마 [하, 하하하. 과연 이걸 당신네 프로듀서랑 아이돌들에게 전송하고 나서도 그렇게 태연할 수 있을까?] 

토우마의 전화 [다시 한번 말해봐, 우리 쥬피터가 뭐라고?] 
토우마의 전화 (하루카) [버러지 같아서 하늘에선 보이지 않는다고 했습니다만?] 

하루카 [!?]

-

하루카 [그래... 어쩐지 뭔가 이상했어. 순진한 동정남인 줄만 알았는데, 사실은 당신도 속이 검은 녀석이었던 거네.] 

토우마 [누가 동정남이냐! 당장 쥬피터에게 사과하지 않는다면 이걸 뿌려버리겠어!] 

하루카 [어이가 없군. 벌레에게 사과하는 사람이 어디에 있나?] 

토우마 [?! 좋아, 말로는 효과가 없겠군. 그럼 우선 그쪽의 프로듀서에게...]

-

하루카의 전화 [하, 하하하. 과연 이걸 당신네 프로듀서랑 아이돌들에게 전송하고 나서도 그렇게 태연할 수 있을까?] 

하루카의 전화 [--하지 않는다면 이걸 뿌려버리겠어!] 


토우마 [뭐, 뭐라고...] 

하루카 [어머, 뭘 놀라는 거야? 아이돌에게 있어서 대화의 기본은 녹음 아니겠어?] 

토우마 [그런 기본 같은 거, 들어본 적도 없다고...] 

하루카 [무슨, 자기도 녹음한 주제에. (웃음) 자아, 이제 어떡할거야?] 

하루카 [우리 사장님하고 친한 기자가 있는데, 그 양반한테 이걸 준다면 쥬피터는 어떻게 될려나?] 

하루카 ['오니가시마 토우마, 인기절정의 톱 아이돌 아마미 하루카를 협박!?' 꺄아, 전 국민 앞에서 눈물 한번만 흘려주면...] 

하루카 [토우마씨, 끝장이에요? 끝장!] 

토우마 [(이 무슨... 정신이 날아간다) 이 자식...]


-

하루카 [후후후, 그래도 불쌍하니까 봐줄게.] 

토우마 [뭐라고?] 

하루카 [그쪽의 전화하고, 이쪽의 전화를 서로 교환해서 음성 파일을 지운다. 그걸로 없었던 일이야. 어때?] 

토우마 [그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겠군] 

하루카 [그럼 교환이야?]

-

토우마 [.... 삭제했다.] 

하루카 [이쪽도 지웠어. 그럼 다시 바꿔.] 

토우마 [후우... 십년 감수했다.] 

하루카 [하하, 무르네(甘い). 아마토우씨.]

-

녹음기 [--하지 않는다면 이걸 뿌려버리겠어!] 

토우마 [] 

하루카 [어머, 녹음기가 하나라는 말은 하지 않았어요?] 

하루카 [후훗, 그까짓 녹음어플 하나 깔렸다고 기세등등하던데 말야.] 

토우마 [칫.. (폰을 흔든다)] 

하루카 [설마 이 내가 음원만 지웠을까? 당신이 깔았던 녹음 어플, 이젠 없어요?] 

토우마 (뭐라고...) 


하루카 [이야~ 신생 프로덕션인데, 안 됐네. 거기의 프로듀서 씨도, 스탭들도, 쥬피터의 게이 씨나 꼬마 씨도 그렇게나 열심히 노력했는데] 

하루카 [이럴 수가, 그 토우마가 여자나 협박하고 다니는 망나니였을 줄이야!]

-

토우마 (안돼... 이 녀석한테는 이길 수가 없어...) 

토우마 (하늘은 어째서 나를 낳고 이 녀석을 낳았는가...) 

토우마 [제발... 선처를...] 

하루카 [뭐라고? 안 들리는데?] 

토우마 [무슨 일이든지 시키는 대로 할 테니, 제발 쥬피터만은 용서해 주세요...!] 

하루카 [흐-음]

-

하루카 [그럼, 거기에 무릎 꿇어!] 두둥 

토우마 [넵] 털썩 

하루카 [이대로 따라해. 나 아마가세 토우마는 아마미 하루카님의 하나뿐인 충실한 종복이 되겠습니다] 

토우마 [크... 크읏] 

하루카 [? 안 할거야?] 

토우마 [내가 무릎을 꿇은 것은, 추진력을 얻기 위함이었다!!!!] 벌떡 

하루카 [꺄, 꺄앗?!]

-

토우마 (좋아, 녹음기를 잡았다...!) 

토우마 (주머니 안에 있다고 방심해서는....!) 

토우마 (여자를 힘으로 제압하는 건 역시 좀 아니다 싶기는 하지만) 

토우마 (그런 걸 신경쓸 때가 아니지. 하하핫.. 내 승리다!) 

찰칵! 찰칵! 

파파라치 [와하하하핫! 이런 특종이! 토우마가 그 아마미 하루카를 강제로 덮치다니!] 탓탓탓 

토우마 [뭐라고오오오옷!?] 

하루카 [아야야야....]

-

토우마 [너 이 자식... 파파라치까지 준비하다니...] 

하루카 [하아? 이런 스캔들 일어나면 내가 더 손해라고. 저런 거 준비할 리가 없잖아] 

토우마 (그런가...) 

하루카 [언제까지 짓누르고 있을 거얏! 당장 일어나!] 

토우마 [아차] 



하루카 [거기 서어어어엇!!] 다다다다다다다다다 

토우카 (말도 안돼... 엄청 빠르다!) 

토우카 (이 자식 아이돌이 아니라 육상 선수를 해야 할 것 같은데) 

하루카 [하아하아하아... 잡았다] 

토우카 [진짜냐. 그런 운동신경을 가지고 왜 넘어지는 거냐]

-

하루카 [말해두지만, 이건 이미지 메이킹은 아니라구?] 

토우마 [믿을 수가 있어야지...] 

하루카 (빠직) 

하루카 [그으래? 당신이 그렇게 나올 때가 아닐 텐데] 펄럭펄럭 

하루카 [그깟 녹음기 빼앗겼다고 해도 나한테는 이 사진이 생겼으니까 말야] 

토우마 [커헉!?]

-

토우마 (잠깐 기다려봐...) 

토우마 [그런데, 그거 네가 더 손해라고 하지 않았냐?] 

하루카 [에? (움찔) 헤헹, 난 테레비에서 몇번 눈물만 흘려주면 되는걸? 오히려 동정표를 받아서 팬이 늘어나지 않을까?] 

토우마 [하지만 톱 아이돌인데 이상한 소문이 붙으면 곤란하지 않아? 역시 그때 당했던 것은 아닐까~] 

하루카 [뭐, 뭘 당한다는거야! 이 변태가! 그러는 너는 완전히 끝장이라고! 연예계에서 추방은 물론이고! 전국에 얼굴이 팔려서 돌아다니지도 못하게 해주겠어!] 

토우마 [흠...] 

하루카의 녹음기 [연예계에서 추방은 물론이고! 전국에 얼굴이 팔려서 돌아다니지도 못하게 해주겠어!] 

토우마 [네 녹음기, 좋구만] 

하루카 [...] 

-
토우마 [지금까지 잘도 괴롭혀줬는데, 전세가 뒤바뀌었군 그래] 
토우마 [버러지니 뭐니 잘도 말하더구만] 

하루카 [... 크읏] 

토우마 [지금 내가 너한테 무슨 짓을 하더라도 말야] 

토우마 [내가 이걸 내놓으면 사람들은 너를 꽃뱀으로 생각할 거라고.] 

하루카 [!] 

토우마 [(씨익) 안타깝네. 톱 아이돌 씨.] 

(손을 하루카의 어깨로 뻗자) 

하루카 (움찔) 

토우마 (이거 귀여운데-)

-

토우마 (그런데 이 녀석...) 보리!      하루카 (움찔) 

토우마 (지금 보니까 꽤 예쁜데) 보리!      하루카 (움찔) 

토우마 (성격은 좀 안좋은 것 같지만) 싸아...보리!    하루카 (움찔) 

토우마 (그나저나 이거 재밌네.)        하루카 (움찔) 

토우마 [뭐야, 지금은 아무것도 안 했다구] 

하루카 [으구우....] 

토우마 (귀엽다)

-
토우마 (이거 위험한데) 

토우마 (커다란 눈망울에 눈물이 글썽글썽...) 

토우마 (뭔지는 모르겠지만 가학성을 자극한다) 

토우마 (하지만 여기서 이 녀석을 덮치거나 하면 남자로서 실격이지)

토우마 (뭐 이미 옆에서 보면 내가 이 녀석을 쓰러뜨리고 있는 걸로 보일 것 같긴 하다) [야,] 

-

하루카 [힉..! 잘못...했어요...] 

토우마 [뭐어?] 

하루카 [잘못했습니다... 용서해 주세요...]

-

토우마 [잘도 말하더구만, 어이.] 

토우마 [아깐 동정에 버러지니 뭐니 마구 매도하더니만 갑자기 사과한다고 네~ 그럽시다! 할 리가 없잖아] 

하루카 [그... 그건] 

토우마 (좀만 더 괴롭혀보자) 

토우마 [그래! 이 기회에 동정을 떼보는 것도 괜찮겠어] 

하루카 [히, 히익...!]

-

토우마 (대체 뭐야 이 녀석, 갑자기 태도가 확 바뀌었잖아.) 

토우마 (연기하는 것처럼도 보이지 않아) 

토우마 (이게 진짜 모습이라면 아까 전의 그게 연기라는 말인데)

-
토우마 [너, 어째서 그런 거야?] 

하루카 [네?] 

토우마 [눈치챘다구. 왜 그런 연기를 하냐는 말이지.] 


하루카 [하, 하하... 하하하하하...] 

하루카 [어제 765프로 팬 사이트에 들어갔는데요]

-

65 익명 

야 765프로에 하루카 말야 

아이돌이라는데 너무 평범하지 않냐? 

그냥 학교에 가면 반에 있을 것 같은 이미지라고 


66 익명 
아 그거 동감 

춤도 노래도 확! 하고 오는 게 없으니까 


68 익명 

넘어지는 게 유일한 아이덴티티(웃음) 

장애인도 아닌데 (웃음) 

이젠 슬슬 질린다구 




69 우갸앗 

멍청하긴 그런 거 컨셉인게 분명하잖아 

항상 카메라가 잡고 있을 때 넘어진다구 

약삭빠르게 다른 애들 분량을 뺏어온다니까 

70 피피욧 
속이 검구마안- 
알고보면 무대만 벗어나도 성격이 확 변한다거나? 

71 익명 
블랙 하루각하구만

-


토우마 (아이돌한테 개성이 없다고... 하긴 그런 것도 같지만) 

하루카 [처음엔 충격받아서 어찌할줄 모르다가] 

하루카 [팬들이 저런 모습을 원하는 거라면] 

하루카 [그것도 받아들이는 것이 아이돌이니까] 



토우마 [그래서 나한테 시험해보셨다?] 

하루카 [...예]

-

토우마 [어이, 이봐] 

토우마 [분명히 너, 보기에는 흔해 보인다만] 


하루카 [읏..] 

토우마 [평범한 여고생이 어떻게 우리 쥬피터를 이길 수 있단 거야?] 

하루카 [에...?] 

토우마 [자부심을 가지라고. 난 너희들 높게 사고 있으니까] 

토우마 [왠지 마음에는 별로 안 들지만] 

토우마 (뭐 그건 첫인상 때문이겠지)

-

토우마 [그러니까 지금까지처럼 열심히 해 주길 바란다] 

토우마 [쥬피터도 멋지게 부활해서 따라잡아 줄 테니까. 방심하고 있다간 큰코다칠걸.] 


토우마 (하루카의 머리로 손을 뻗는다) 

하루카 [....!!] 쓰다듬쓰다듬 

(리본을 풀어서 빼내면서) 토우마 [뭐, 뭐어. 이건 교환조건이다] 

(테이블 위에 녹음기를 두고 돌아서면서) 토우마 (오, 오우. 나 좀 멋있었나?) 

하루카 (머-엉)

-

토우마 [뭐, 대충 끝난 거 같으니 호쿠토한테 전화해야지.] 

토우마 [아, 카, 사, ..., 나, 다음이 하행이지] 

토우마 [얼레, 하루카...? 뭐지? 나 이 녀석 등록한 적 없는데]

-


웅성웅성 
토우마 [응?] 

[구급차를 불러!] 

[아마미 하루카가 쓰러졌다!] 

[숨을 쉬지 않아!] 

[이런... 맥박이 없어! 누구 심폐소생술 할 줄 아는 사람 없나!] 


토우마 [뭐라고오?!]

토우마 (이게 어떻게 된 거야...) 

토우마 (조금 전까지 나랑 대화하고 있었는데...) 


프로듀서 [잠시 기다리시죠.] 

토우마 [아, 765의 프로듀서...] 

토우마 [어이, 지금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잖아! 당신네 아이돌이 쓰러졌다는데!] 

프로듀서 [아아.. 저쪽은 괜찮습니다. 지금은 이쪽 일이 더 중요하니까요.] 

토우마 [? 뭐...라...고!!]


-

토우마 [하루카를 저대로 내버려두면 정말 죽을지도 몰라! 뭐 하는 거야!] 

프로듀서 [진정하세요. 그 리본.. 하루카의 것이죠.] 

토우마 [아, 아아... 그렇지만,] 

프로듀서 [저희 765프로는 하루카와 IDOL 계약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토우마 [알고 있다구]

-

프로듀서 [아니요. 아이돌이 아니라 IDOL입니다.] 

토우마 [다른 거야?] 


프로듀서 [IDOL이란 수많은 팬들의 마이너스 감정을 받아들여 정화하는 존재입니다.] 

프로듀서 [대표적으로 Inferiority complex 열등감, Doubt 의심, Obsession 집착. Lack 결핍 등이 있죠. 이름도 거기에서 따 온 것입니다.] 

프로듀서 [그러한 어둠의 감정을 대신 흡수하여, 세상의 악함을 정화한다.] 

프로듀서 [그것을 위해서 당사는 자질을 가진 소녀들과 계약하고 있지요.] 

프로듀서 [뭐 평소에는 아이돌로 위장하고 있고, 그녀들 자신도 자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만]

-

프로듀서 [당신이 들고 있는 그 리본은... 아마미 하루카양과 당사의 계약의 증표.] 

프로듀서 [즉 소울 젬이라는 것입니다.] 

프로듀서 [수많은 팬들의 나쁜 감정들을 받아들여야 하는 만큼] 

프로듀서 [보통의 인간이라면 그런 건 감당할 수가 없죠.]

-

프로듀서 [그래서 지구상의 그 어떤 물질보다도 강한 물질로 그녀의 영혼을 담아둔 것.] 

프로듀서 [영혼이 떠난 육체가 살아 움직일 수는 없는 법인지라] 

프로듀서 [그녀가 쓰러진 것은 바로 그 때문입니다.]

-
토우마 (뭐지, 이거.. 따라갈 수가 없어) 머-엉 

토우마 (그래, 그러고 보니...) 



토우마 [대체, 뭐야. 당신! 765프로 765프로 하더니만, 그냥 열심히 하는 여자애들일 뿐이었다고!] 쾅! 

토우마 [이 나를 속이다니!] 

쿠로이 [쿨럭.. 하, 너는 모른다. 그 녀석들의 진정한 악행을..] 

쿠로이 [타카기하고는 본디 아이돌의 프로듀스를 함께했던 적도 있다만....] 

쿠로이 [그 녀석의 방식은 인정할 수 없어서...! 그래서 나는 961프로를 세운 거다] 

토우마 [웃기고 있네! 인정할 수 없는 건 네 녀석이야!] 

토우마 [어째서 우리 쥬피터를 믿어주지 않은 거지? 아이돌이라면 실력으로 말하는 것이 당연하잖아!] 

토우마 [네 녀석이 그 따위 방해같은 건 하지 않았어도, 우리라면...!] 

토우마 [부탁이야, 쿠로이..! 제발 정신을 차려 줘!] 

쿠로이 [정신차려야 할 녀석은 네놈이다...] 

토우마 [크읏...! 좋아, 이제 안녕이다! 961프로 따위 없어도 우리 실력으로 이겨보이겠어!]

-

토우마 (아아.. 그런가) 

토우마 (쿠로이는 이 모든 걸 알고 있었던 거야)

-

토우마 [너네 아이돌들은... 자기가 이런 존재라는 건.. 전혀 모르나] 

프로듀서 [뭐어, 눈치챈 아이도 있는 것 같지만 다른 애들한테는 알리지 않네요] 

프로듀서 [그녀들에게도 나쁠 것은 없잖아요?] 

프로듀서 [톱 아이돌이 될 수 있도록, 확실히 프로듀스 했습니다만] 

토우마 [... 소울젬이라는 거. 말하자면 물질화한 영혼이라는 거잖아] 

프로듀서 [정확합니다.] 

토우마 [거기에 사람들의 악한 감정을 받아들이는 거지] 

프로듀서 [...]

-

토우마 [하루카가 고2였던가. 너네 회사 애들은 중학생도 많을 텐데.] 

토우마 [이제 사춘기에 들어설 여자애들이] 

토우마 [그 많은 팬들의 마이너스 감정을 받아들이는 거잖아] 

토우마 [문제는 없는 건가? 아니면 모른척 기만하는 건가?]

-

프로듀서 [뭐어... 솔직하게 말하면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프로듀서 [어느 정도는 영향을 받으니까요.] 

프로듀서 [그녀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형성하는 것조차 힘겨웠던 때가 있었죠.] 

토우마 [그런 걸, 제대로 알리지도 않고 멋대로 하는 거냐!]

-

프로듀서 [뭐, 당신이 보기엔 우리가 그녀들을 속이고 있을지도 모르죠.]

프로듀서 [하지만 그렇지도 않아요.] 

토우마 [뭐?] 

프로듀서 [말하자면 사람들이 아이돌에게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프로듀서 [그들 스스로에게는 기대하기 어려운, 반짝반짝하고 환하게 빛나는] 

프로듀서 [그런 모습을 보면서 현실의 어려움을 잊는 것이겠죠] 

프로듀서 [달리 말하면 아이돌이라는 존재 자체가 원래부터 그러한 부腐의 감정을 가져가는 존재인 것입니다.] 

프로듀서 [그래요. 그것이 바로 톱 아이돌의 조건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에요.]



프로듀서 [이것은 원인과 결과를 뒤바꾸는 것입니다만] 

프로듀서 [그녀들을 IDOL으로 만들어 사람들의 어둠을 흡수하게 만듦으로써, 그녀들은 톱 아이돌이 되었다.] 

프로듀서 [그녀들과의 계약은 톱 아이돌이 되도록 돕는다는 것이었죠. 분명히 계약대로가 아닙니까.]


-

토우마 [큿... 웃기지마!] (멱살을 잡는다) 

토우마 [누구에게나 약한 부분도 있고, 악한 부분도 있고, 선한 부분도 있어.] 

토우마 [하지만 그 모든 것이 나의 일부분이다!] 

토우마 [어두우니까, 약하니까 멋대로 가져가 달라는 부탁 같은 거, 누구도 한 적 없잖아!] 

프로듀서 [...... 당신, 쿠로이 사장과 같은 소리를 하는군요]

-

토우마 [아아... 나에게 가장 많은 가르침을 준 사람이니까] 

토우마 (쿠로이 사장, 당신은 얼마나 오랫동안 이 자식들과 싸워 온 것이지..) 

토우마 (사정을 모르는 다른 프로덕션 사람들에게 더러운 수를 쓴다고 손가락질 받으면서..)

-

토우마 [한가지만 대답해 줘.] 

토우마 [대답 내용에 따라서는 가만두지 않을 테지만] 

-

토우마 [아까 분명히 팬으로부터의 감정에 영향을 받는다고 했어.] 

토우마 [그 어두운 감정들이 계속 쌓이게 되면 무슨 일이 생기게 되지?] 

프로듀서 [뭐어.. 일단 소울젬의 색이 탁해져서 점점 검은 색에 가까워지게 됩니다.] 

프로듀서 [그리고 소울젬이 검게 물들어감에 따라서, 스트레스에 대한 내성이 줄어듭니다.] 

프로듀서 [별것 아닌 일에도 짜증이나 무력감 같은 기분이 늘어나게 되는 거죠.] 

프로듀서 [사춘기 여자애들이니까 때론 그 변화량이 무시무시하죠. 유키호쨩은 무서울 정돕니다.] 

토우마 [......]

프로듀서 [뭐죠?]

-

프로듀서 [그렇게 무섭게 노려보지 마세요.] 

프로듀서 [제가 턱없이 낮은 급료에도 765프로를 떠나지 않는 것도 그녀들을 위해서니까요] 

토우마 [뭐라고] 

프로듀서 [말이 어둠의 감정이지, 말처럼 심각한 일은 아닙니다.] 

프로듀서 [이유가 뭔지 찾아내서 해소시켜주면 보통은 금방 해소됩니다.] 

프로듀서 [단순히 그녀들의 말을 잘 들어주고, 거들어 주는 것만으로도 색은 돌아올 수 있습니다.] 

토우마 [그런가... 그건 다행이군] 

프로듀서 [다만, 열두명을 동시에 담당해야 하는 일이니, 저 정도 실력자는 거의 없죠.] 

프로듀서 [보통은 서너명만 상대하기도 벅찰 겁니다. 우리 아이들은 각자의 개성이 강하거든요.] 

프로듀서 [그녀들을 두고 다른 사무소로 갔다간 뒷일이 걱정돼서 떠나지 못하고 있죠.] 

프로듀서 [물론 프로듀서를 늘리면 되겠지만] 

프로듀서 [휴일도 없이 이 인원수를 동시에 관리하는 저를 그 봉급으로 부려먹는 사장이 그럴 리 없죠] 

프로듀서 [빌어먹을 자식.]

-

프로듀서 [안 그래도 적은 봉급으로 타카네에게 라면을 계속 사준다던지 하는 것도] 

프로듀서 [그녀들의 정신이 오염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죠.] 

토우마 [어이] 

토우마 [하지만 내 질문에 대한 대답은 그게 아닐텐데.] 

토우마 [네가 노력하고 있는 것은 알겠지만... 그래서 그 소울젬이 검게 변하면 무슨 일이 생기지?] 

프로듀서 [제가 765에 오고 나서는 그런 일은 없었습니다만...] 

프로듀서 [그 전에 소속되어 있던 아이돌은 가끔 그런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프로듀서 [저도 한 명 알고 있어요.] 

프로듀서 [비극이죠. 저 같은 뛰어난 프로듀서를 만나지 못했던...] 









프로듀서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프로듀서 [부녀자(腐女子)가 됩니다.] 

토우마 [손나... 히도이요...] 

(사무실) 
코토리 [푸에헷취!]


-

토우마 (그리고 프로듀서는 하루카를 들쳐업고 밖으로 나갔다) 

토우마 (리본은 돌려줬으니... 아마 지금은 깨어나 있겠지) 

토우마 (너무 많은 것을 알아버려서 머릿속이 혼란스럽다) 

토우마 (그 프로듀서란 남자... 일단 책임감은 있는 것 같지만... 역시 그런 거 인정하고 싶지 않군)

-

토우마 (그건 그렇고) 

토우마 (하루카의 전화번호가 내 전화기에 등록되어 있었어) 

토우마 (나는 추가한 적이 없는데, 그렇다면) 


하루카 [그쪽의 전화하고, 이쪽의 전화를 서로 교환해서 음성 파일을 지운다. 그걸로 없었던 일이야. 어때?] 

토우마 (그 순간에 하루카가 직접 등록했다는 말이겠지) 

토우마 (어쨰서...?)


토우마 (... 일단 전화해볼까.) 

-

하루카 [아마미 하루카입니다...] 

토우마 [토우마다. 괜찮은 거야? 갑자기 쓰러졌다고 소문이 자자하다구]

하루카 [에헤헤... 걱정해주시는 건가요? 저, 토우마씨를 보내고 바로 정신을 잃어버렸던 것 같아요] 

하루카 [저를 데리러 왔던 프로듀서씨가 곧바로 병원으로 데리고 와주셔서 살았지 뭐에요] 

토우마 [그런가... 그거 다행이었네.] 

토우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토우마 (갑자기 IDOL이니 뭐니 말을 해도 그저 혼란스러울 뿐이겠지)

-

하루카 [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았지만, 원인불명이라는 것 같아요] 

하루카 [그래서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서 앞으로 일주일간 병원에 입원해서 푹 쉬라네요] 

하루카 [프로듀서 씨가 큰일이죠. 이미 받아놓은 일이 많았는데...] 

토우마 [뭐, 뭐어... 어쩔 수 없잖아. 건강이 최우선이니까.] 

하루카 [그렇죠...]

-

토우마 [내 전화기에 네 번호가 등록되어 있던데] 

하루카 [아] 

토우마 [역시 네가 그떄 등록한거지?] 

하루카 [예...] 

토우마 [이유를 물어봐도 될까?] 

하루카 [이유라고 하셔도... 글쎄요. 저도 잘 모르겠어요.] 

하루카 [연기라고는 해도, '각하' 모드가 되면 뭔가에 이끌리는 것처럼 되어버려요] 

하루카 [지금 생각해 보면... 아마 녹음기로 토우마 씨를 노예로 삼을 생각이었으니까] 

하루카 [주인님의 전화번호를 몰라서야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던 게 아닐까요?] 

토우마 [어이, 너 임마...]

-

토우마 (765의 프로듀서는 소울젬이 오염되면 IDOL도 영향을 받는다고 했었지) 

토우마 (하루카의 경우 평소에 듣던 평범하다는 얘기의 반동으로 성격에 변화가 오는 걸지도) 

토우마 (요즘 여기저기서 받는 스트레스가 심했다는 얘기겠지)

-

토우마 [... 이건 그냥 혹시나 해서 말하는 거지만] 

토우마 [언제라도 힘들거나 하면 나한테 상담해도 괜찮아] 

토우마 [프로듀서나 동료에게는 말하기 어려운 일이라던지] 


하루카 [...] 

하루카 [토우마 씨, 마치 제 마음속을 들여다보시는 것 같네요.] 

하루카 [조금 전에... 이런저런 검사를 받고 나서 프로듀서랑 단둘이 있었을 때] 

하루카 [제 마음을 고백했어요]

-

토우마 (뭐?) 

하루카 [프로듀서를 좋아한다고 말이죠] 

하루카 [그게, 차였지만요 에헷] 

토우마 [그건 어째서...?] 

하루카 [일단 아이돌과 프로듀서 사이라서도 그렇고...] 

하루카 [사무소의 다른 애들도, 프로듀서를 좋아하는 것 같지만] 

하루카 [그 중 누군가의 마음만을 받아들이는 것은 할 수 없다시네요.] 

토우마 (인기 좋구만 그 아저씨)

-

하루카 [사실은 저도 알고 있었어요] 

하루카 [모두의 마음이 프로듀서를 향하고 있다는 것 정도는] 

하루카 [가장 먼저 IU에서 우승하는 사람이 고백하기로 했는데] 

하루카 [잠깐 단둘이 있게 되었다는 것만으로 모두를 배신해버린 거에요. 저는...]

-

하루카 [프로듀서는 물론이고, 치하야쨩도, 유키호쨩도, .... 저는 비겁한 아이였는걸요] 

하루카 [이런 상태로는 일에도 집중할 수 없어요] 

하루카 [아하하... 동료들에게 면목이 없어서 사무소에 어떻게 돌아가나 싶고] 

하루카 [스스로가 생각해도 너무 이기적이고, 바보같고, 어찌할 줄을 모르겠어서... 흑...]

-

토우마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조용히 얘기를 들어주는 것 뿐이다) 

하루카 [헤헤, 그래서 치하야쨩이 말이죠-] 

토우마 (조금 전까지 울먹거리고 있던 하루카가, 신난 듯이 동료들 얘기를 하고 있다) 

토우마 (그러다가 또 갑자기 오열한다) 

토우마 (마치 조울증에라도 걸린 것처럼... 그 프로듀서의 생각보다 침식이 심각한 것일까) 

하루카 [토우마 씨? 토우마 씨? 듣고 계세요?] 

토우마 [어, 어어?! 아, 그래] 

하루카 [... 그렇군요. 제 얘기 같은 거 해봤자 토우마씨가 재밌으실 리도 없고...] 침울 

토우마 (또, 이건가... 벌써 세 시간쨰다. 이대로면 밤을 새겠는데...) 

토우마 (어떻게 할까?) 

1. 시간이 늦었으니 쉬라고 하고 전화를 끊는다 
2. 참고 들어준다. 
3. 버럭 소리를 지른다 
4. 참아주기 힘드니 그냥 전화를 끊어버린다

>>3


하루카 [역시... 저란 아이는...] 

토우마 (이런 식으로는 안 되겠어) 

토우마 [야! 아마미 하루카!] 

하루카 [힉] 

토우마 [너 말이야. 대체 하고 싶은 말이 뭐야?] 

토우마 [아까부터 계속, 빙빙 돌리기만 하고. 티 난다고 정말.] 

하루카 [토우마 씨는... 정말 제 생각을 잘 읽으시네요...] 

하루카 [...] 숨을 들이키는 소리 

하루카 [아까 낮에, 저희 프로듀서와 하신 이야기. 들어버렸어요] 

토우마 (뭐?!) 

하루카 [기절해 있는 동안에 꿈을 꿨는가 생각했었지만...] 

하루카 [그건 꿈이라고 생각하기에는 너무 선명했어요.]

-

토우마 (제길... 그 프로듀서놈... 설마 일부러...) 

토우마 (아니, 프로듀서 본인은 IDOL 계약을 직접 해본 건 아닌 듯하다.)

토우마 (설마 소울젬 상태로 듣는 게 가능했을 줄이야) 

토우마 [뭐, 뭐어. 이상한 꿈은 기억에 선명하게 남지 않나?] 

하루카 [그럴까요?] 

토우마 [그, 그래! 당연하지! 나도 그저께 꾼 꿈이 너무 선명해서 말야!] 

하루카 [어떤 꿈이었는데요?] 

토우마 [그게 아즈사씨가 헐벗... 아.] 

하루카 [...]

-

토우마 [시, 시끄러어엇! 남자애한테는 남자의 사정이 있는 거라고] 

하루카 [...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눈 감아 드릴게요.] 

토우마 [고, 고마워...]

-

토우마 [아무튼, 꿈이야. 꿈.] 

하루카 [... 역시 그럴까요? 뭔가 이상한 내용이긴 했는데요.] 

토우마 [그래그래. 그야 하루카가 IDOL인지 뭔지 이상한 존재일 리 없지] 

하루카 [저 아직 꿈 얘기는 하나도 안 했는데] 

토우마 (아차)

-

하루카 [게다가 IDOL이라니, 역시 알고 계시잖아요! 꿈이 아니었던 거죠!] 

토우마 [아, 아니. 난 아이돌이라고 했어. 아이도-루 말야.] 

하루카 [그러면 제가 아이돌일 리 없다는 얘기가 되잖아요! 역시 이상하잖아요!]

-

토우마 (크윽... 이런 제기랄) 

토우마 (하지만 여기까지 와서 IDOL을 인정해버릴 수는 없다) 

토우마 (뭔가 좋은 방법이...) 

토우마 [그래! 너 같은 게 아이돌일 리 없잖아! 평범하고 노래 못하고 춤도 어설프고!]



-

하루카 [잘도 말해주셨군....] 고고고 

토우마 (앗차...) 

하루카 [쥬피터... 공연 때마다 옆에서 게릴라 콘서트 해버릴까?] 

토우마 [으아아! 그것만은...!]

-

토우마 [아니아니, 하루카. 네가 말하는 IDOL이란 게 뭔지 나는 모르겠지만 말야] 

하루카 [이 지경이 되고서도 부정하시는 건가요] 

토우마 [우리는 만화 속에 살고 있는 게 아니잖아. 현실적으로 생각하라고.] 

하루카 [현실적으로?]

-

토우마 [그래. 너랑 네 친구들이 톱 아이돌이 된 건 말이지, 너네가 하나로 뭉쳐서 열심히 노력했기 때문이지, 절대 이상한 힘으로...] 

하루카 [제 꿈 내용을 묘하게 잘 아시네요.] 

토우마 [아, 그러니까, 이신전심이랄까. 하하하] 

하루카 [애초에, 토우마씨가 가져갔을 리본이 왜 저에게 돌아와 있는 건가요?] 

토우마 [!]

-

하루카 [뭐, 토우마씨 말씀대로 꿈인가 생각했었거든요.] 

하루카 [갑자기 눈앞이 깜깜해지는가 싶더니, 소리가 들렸어요. 멀리서...] 

하루카 [정신을 차려 보니, 병원이고. 꿈인가 싶었죠] 

하루카 [하지만 리본도 그렇고, 당신의 반응을 보니 확실히 꿈은 아닌 것 같네요.] 

토우마 (아.... 경솔했다)

-

하루카 [후, 후후후.... 어쩜 이렇게 운 나쁜 날이 있을까요.] 

하루카 [아이돌인데 개성 없다, 일부러 넘어진다...] 

토우마 [어, 어이] 

하루카 [평범하다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서 내가 얼마나 열심히 노력했는데...!] 

하루카 [그 노력의 결과, 이제 나름대로 유명세도 얻고, 실력도 인정받기 시작했다고 생각했는데] 

하루카 [사실은 뭔지도 모를 정체불명의 계약 덕분이었다...]

-
하루카 [그 사실을 알고는 자포자기해서, 될대로 되란 식으로 최악의 고백...] 

하루카 [동료와 스스로의 약속을 배신해버린 주제에] 

하루카 [프로듀서에게는 거절당하고] 

하루카 [하하하하.....] 

토우마 (웃는 게 웃는 게 아니군...)


-
토우마 [잠깐 기다려] 

토우마 [이거는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이지만 이상한 생각은 하지 마] 

하루카 [...] 

토우마 [솔직히 말해서, 너네 프로듀서는 호인이지.] 

토우마 [잘 생겼고, 제법 잘 나가는 회사의 정직원이고, 매너도 좋아. 친절해.] 

토우마 [호감을 갖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고.] 

토우마 [냉정하게 생각해 봐.] 

토우마 [네 또래 여자애들한테는 흔한 일이잖아. 호감을 애정으로 착각하는 거] 

하루카 [... 당신, 정말이지 섬세함이라곤 약에 쓸래도 없네요.] 

하루카 [틀림없이 동정이야] 

토우마 [...]

-
하루카 [그렇지만... 당신 말이 맞을지도 몰라요... 동정이지만] 

토우마 [그러니까 아니래도] 

하루카 [후훗... 생각해보면 프로듀서, 정말 일을 좋아하네요.] 

하루카 [... 그렇다면 사실 프로듀서는 그저 계약의 대상으로 생각했을 뿐일지도... IDOL 이니까..] 

토우마 [...]

-

토우마 (어째서 또 이렇게 되는 거야!) 

토우마 (아, 이 사슬을 끊을 방법은 정녕 없는가...) 

그 순간 토우마의 뇌리에 뭔가가 스쳐지나갔다 


토우마 (그래, 그 방법이 있군... 비겁하지만 어쩔 수 없지)


-
토우마 [하하하하핫! 속았구나 하루카! 사실 이 모든 건 몰래카메라였지!] 

하루카 [!?] 

토우마 [넌 사실 이쪽에서 준비한 약을 먹고 쓰러졌을 뿐이다] 

하루카 [그, 그런?! 분명히 둘의 대화를 들었다고요!] 

토우마 [귀에다가 스피커를 갖다 댔을 뿐이지]


토우마 [솔직히 말해서 놀랐다구. IDOL이니 뭐니... 이런 걸 믿을 리가 없다고 투덜대면서 연기했을 뿐인데 설마 믿어버릴 줄이야. 하하하, 만화를 너무 본 거 아냐?] 

하루카 [으극...] 

토우마 [단지, 네가 약이 너무 잘 받는 체질인 듯해서 병원에 가면서 몰래카메라도 중단됐던 거지] 

토우마 [크으, 안타깝구만! 촬영을 계속 했더라면 전 국민 앞에서 네 바보같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을텐데!] 

하루카 [그, 그런 바보같은...]

-

하루카 [으, 그럼 이 리본은...] 

토우마 [그야 너를 속이기 위한 각본이었지. 신의 한 수였다는 생각이 드는구만] 

하루카 [으, 아.... 얼굴이 화끈거려요... 고개를 못 들겠어...] 

토우마 [핫핫핫]

하루카 [... 몰라, 됐어요. 이런 리본, 태워버려야지] 

토우마 [그래그래, 그러든ㅈ.... 네?] 

하루카 [마침 라이터도 있고 말이죠] 

토우마 [너, 너어... 흡연자냐?! 왜 아이돌이 라이터 같은 걸 들고 있어!]

-

토우마 (어... 어째서 여기서 리본을 태운다는 발상이 나오는거야) 

하루카 [? 프로듀서가 두고 갔는데요... 그런데 왜 그러시죠?] 

토우마 [윽, 아, 아니.. 그게...] 

하루카 [제가 보기에는 마치 이 리본을 태우면 안 된다는 표정인 것 같은데요] 

토우마 [하, 하핫?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모르겠는데? 그갓 리본, 그냥 보통 리본이니까. 하하하하] 

하루카 [...... 수상한데요]

-
하루카 [뭐어, 그럼 화려하게 태워볼까요] 

토우마 [기다려-! 기다려-! 으앆!! 그런 짓 하면 네가 죽어버린다구!!} 

화륵 

토우마 [아....]

-

하루카가 쓰러져간다 

토우마는 팔을 뻗어 보지만 화면 속의 하루카에게 닿을 리 없다 

토우마 [아, 아, 아, 아아아아아] 


토우마의 다리에 힘이 풀린다 
서서히 주저앉는다 
어째선지 눈가가 이상하게 축축하다 



하루카 [아- 역시, 제가 잘못 들은 것 따위가 아니었군요] 벌떡 

토우마 [힉?!] 깜짝 

하루카 [그야 뭐, 리본이 특징인 아이돌이니까요. 리본 같은 거 여러 개 들고 다니죠] 

하루카 [이렇게 속아 주실 줄은 몰랐지만] 

하루카 [그런데, 토우마 씨. ...어째서 우는 거에요?]

-

토우마 [아, 그게... 울지 않는다고?] 

하루카 [거짓말. 다 보이는걸요.] 

하루카 [정작 울고 싶은 건 이쪽인데... 아마토우 씨가 그렇게 질질 짜고 있어서는 제가 울 수가 없잖아요.]

-

하루카 [정말이었군요... IDOL이라는 거] 

토우마 [... 그래] 

하루카 [이상하다고 생각하긴 했어요] 

하루카, 토우마 [....] 

하루카 [저, 아이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한 거... 초등학교 때였어요] 

토우마 [그렇게나 오래 전부터?] 

하루카 [어느 날, 집에 녹화되어 있던 가요 프로그램 비디오를 보게 되었어요.] 

하루카 [사람들이 굉장히 화려한 옷을 입고 무대 위에서 노래하고 있었죠] 

하루카 [어린 제 눈에는 천사처럼 보였어요] 

하루카 [1등을 한 어떤 여성 앞에서, 2등을 한 다른 여성이 웃으며 축하하고 있었고요] 

하루카 [그래서, 나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루카 [저, 원래는 전혀 노래도 춤도 하질 못해서... 사무소의 짐덩이였어요] 

하루카 [그래도 모두 함께 무대에서 노래하고 싶어서] 

하루카 [무리하게 아이돌 활동을 계속했던 거에요.] 

토우마 [...] 


하루카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인지... 팬이 늘어나기 시작했어요] 

하루카 [자주 지적받았던 보컬도, 넘어지기 일쑤였던 댄스도, 무대에 올라서면 이상할 정도로 잘 돼서] 

하루카 [정말 열심히 했으니까, 아무리 재능이 없는 저라도 노력만큼은 잘 할 수 있으니까...] 

하루카 [그 노력이 보답받았다고 생각했는데] 

하루카 [사실은... IDOL 계약의 결과였던 거에요] 

하루카 [지금까지의 제 삶은... 뭐였던 걸까요]


-
토우마 [무슨 소리야. 네 프로듀서도 말했다구.] 
토우마 [아이돌이란 존재 자체가 팬들에게 기운을 주는 존재잖아?] 
토우마 [너는 거기에 충실했을 뿐이야.] 


토우마 [IDOL은 분명히 반칙에 가까운 것이긴 하지만... 765프로를 비난할 수는 있어도] 
토우마 [알고 한 일이 아닌데 하루카가 고민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하루카 [말씀은 감사하지만...] 

하루카 [IDOL인 저 때문에, 저보다 더 재능이 있는 다른 아이돌이 톱 아이돌이 될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게 너무나 두려워서...] 


토우마 [그렇다면, 증명해 보이면 되잖아] 

하루카 [네?] 

토우마 [하루카는 자신의 힘만으로 톱 아이돌에 오를 수 있었는지 어떤지] 

토우마 [나하고 다시 시작해 보지 않겠어?] 
하루카 [다시... 라고 하면?] 

토우마 [... 바닥에서 말이야. 쥬피터처럼] 
하루카 [하?]

-

하루카 [그러니까 그건,] 

토우마 [아아, 스카우트란 거지. 우리 사무소로 오지 않겠어? 규모는 765보다 작지만 모두 좋은 사람들이야. 이 일에 열정도 가지고 있고] 

토우마 [다만 멤버들이 전부 남자들 뿐이라, 다들 외모는 가꾸고 있지만 어쨌든 칙칙하단 말이지] 

토우마 [귀여운 여자 아이돌이 들어와 준다면 다들 기뻐해 줄 거야] 


하루카 [하지만, 저는 이미 IDOL이 되어 버렸는걸요...] 

하루카 [F랭크에서 다시 시작한다 하더라도] 

하루카 [그래서는 의미가 없는 것이 아닐까요...?]

-

토우마 [……도와줄 수 있을 만한 사람을 알고 있어.] 

하루카 [정말인가요?!] 

토우마 [그래, 아니, 솔직히 잘 모르겠지만…… 왠지 그 사람이라면 어떻게든 방법을 알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토우마 [일단 지금은 이상한 생각 하지 말고… 잠들어 줬으면 해] 

토우마 [내일 아침… 내가 데리러 갈 테니까]

-
(다음 날) 

하루카 [이, 이곳은……] 
토우마 [아아, 설마 여기를 다시 찾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하루카 [괘, 괘, 괜찮을까요……] 
토우마 [음…. 글쎄, 이 건물의 보안 시스템은 철저하니까. 옛날 사원증이 아직도 통과될 지 어떨지는 모르겠는데] 

하루카 [그런 이야기가 아닌데……] 

삑 덜컹 

토우마 [열리는군. 가자] 

하루카 [시, 실례하겠습니다아~]

-

토우마 [어이, 왔다구. 사장] 
쿠로이 [뭣?! 네 놈이, 여기엔 무슨 일이냐] 
하루카 [안녕하세요] 


쿠로이 [게다가 더러운 765의 더러운 년까지 데리고 오다니] 
하루카 [더, 더럽혀진 건가요…… 저] 
토우마 [뭐야. 아마미 하루카답지 않게 위축되어 있구만. 평소처럼 웃어도 된다구] 

0 여길 눌러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