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카테고리.

  1. 전체목록

  2. 그림

  3. 미디어



학생회장 마카베 씨 -3-

댓글: 1 / 조회: 436 / 추천: 2


관련링크


본문 - 08-14, 2018 23:57에 작성됨.

타닥타닥하며 컴퓨터의 키보드 소리가 내 손가락이 움직이는 것에 맞춰서 소리가 난다.

이야...

학생회실도 나만 있으니까 이렇게 넓구나.


회의가 끝나고, 다들 돌아갔지만 나는 지금 여기서 오늘 있었던 회의의 내용을 정리하고 있다.

집에 가서 해도 되지만 USB 같은거 들고 다니는거 귀찮고. 거기에다가 클라우드 이용 같은것도 솔직히 영 땡기진 않기에 여기서 그냥 하고 가자는 결론이 나왔다.

거기에다가 어차피...


"수고하시네요.... 받아."

"응, 고마워."

"읏차..."


내 옆에 앉는 학생회장.

마카베가 있기에 차라리 늦게 가는게 더 좋다.

어차피 우리가 만나고 있을 수 있는곳은 끽해봐야 이 학교 안이니까 말이다.


"그리고보니... 이번 회의에서 지적할만한 부분이라던가 있었어?"

"아뇨, 잘 하고 계세요.... 도리어 딱 좋다구."

"흐응... 그럼 다행이지만."


마지막 줄을 채우고 엔터.

그리고 의자에 등받이에 기대면서 한숨을 쉬었다.

시계를 보면 5시가 좀 넘은 시각.

마카베가 준 음료수 캔을 따서 마셨다.


사과맛의 주스.

맛있네...


"맛있으신가요?"

"응. 맛있어."

"저도 좋아하는 거에요. 다행이다..."


뭐, 가리는게 없으니까 그렇게 걱정 안 해도 되는데 말이야.


"그럼 다도부실로 갈까요?"

"그럴까나... 뭐, 일도 다 끝났고."


언제나처럼 들어가기만하면 되니까.

도리어 부모님은 좀 더 놀라고도 하고...

딱히 그럴 생각은 없지만 말이다.


그렇게 컴퓨터를 종료시키고 옆의 빈 교실. 옛 다도부실로 들어왔다.

청소도 꾸준히 한 탓일까. 처음 왔었을 때 보다는 확실히 청결해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랑 마카베랑 이것저것 치웠었고...

필요한 물건도 가져다두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적당히 학생회 쉼터 공간이라고 속여두긴 했지만 이미 들켰을거다.

마카베는 의외로 거짓말을 잘 못해서...

랄까, 거짓말을 해도 다른 사람이 보면 '아, 이건 거짓말이구나.' 알게 될 정도로 티가 난다.

왜 그런걸까. 분명 무표정에다가 그다지 큰 변화없이 말을 하는데도 왠지 그렇게 느껴진다.

나만 그런것이 아닌것이 다른 학생회 임원들도 똑같이 느끼고 있다는게...


그냥 천성이나 그런 부류일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다행인건 애들이 물어오지는 않는다는 걸까.

다른 사람들이 이 사정을 아는건 아니겠고, 그저 터치를 안 하는 것 뿐이겠지.

그야 일단 학생회장이고... 나나 마카베나 일은 잘 하니까.


그렇게 들어와 문을 닫으니 어느세 익숙해진 다다미 방이 보였다.


"역시 다다미 방이라는 것은 차분해지네요..."

"그래?"

"네, 집에는 다다미 방이 없어서 더 그렇게 생각하는 걸지도 몰라요..... 아마도?"


그렇게 말하면서 살짝 웃는 것 처럼 입을 일그러트리는 마카베.

하지만...


"역시 잘 안 되네."

"그런가요..."

"그래도 연습 계속 하다보면 나아질지도 몰라?"

"으음... 노력해 보겠습니다."


역시 되게 어색하다.

표정이 어색한 마카베.

분명 감정표현이 없는건 아닌데 표정만 없다는게 조금 신기하긴 하다.

하지만 그게 나름대로 괜찮은 개성이라고 생각한다.


그야 일단 내 여자친구이고...


"그나저나... 오늘은 죄송했습니다. 제가 할 일이였는데..."

"뭐어... 괜찮아. 딱히 무슨 일이 있었던것도 아니고."

"...확실히 기댈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건 좋은거군요... 처음 알았어."


지금까지 혼자서 해왔던걸까.

나에게 부탁할때 꽤 어색해 보였는데 그 탓이였던 것 같다

아, 그렇게 생각하면...


"그럼 말이야. 오늘도 사탕먹는건 어때?"

"엣, 하지만 그렇게 되면... 편안해진 나머지 마구 응석부리게 될거 같은데... 괜찮은가요?"

"괜찮아. 도리어 그러는게 연인스럽다고 생각하는데. 안 그래?"

"확실히...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군요... 역시 머리 좋아..."


칭찬받을 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거기에다가 일단 성적 자체는 평균이니까... 머리가 좋은것도 아니다.


"그럼... 사양 않고..."


그렇게 말하면서 막대사탕을 한 개 꺼내는 마카베.

언제나 가지고 다니는 걸까.

능숙하게 막대사탕의 포장지를 벗기고 그것을 입에 넣는 마카베.


"...맛있어..."


그리고 전처럼 살짝 느긋해지는 분위기.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하던가. 정말 어렸을때부터 각인 되어 있는 일은 무의식적 으로라도 하게 되는 것 같다.

이런 의외의 모습을 보는건 뭐라고 해야될까. 괜찮다.


나 혼자서만 알고 있는 마카베의 모습.


"저기... 기대도 될까요...?"

"뭐, 얼마든지."

"그럼..."


그렇게 말하면서 내 어깨에 기대는 마카베.

우리들은 그렇게 조용히 그저 시간을 보냈다.

딱히 무슨 이야기가 오간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침묵속이 편안하게 느껴진다.


아마 이것은 나만 그런것이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그야...


"으응..."


가끔씩 사탕이 입 안에서 굴려지는 소리가 들리며 마카베는 내 옆에 조용히 기대어 있기 때문이다.

만약에 불편한 자리였다면 이렇게 있지 못 하겠지.


"...저기, 아빠....... 아..."

"...?"


아빠...?


"ㅈ, 죄송합니다. 저도 모르게..."

"아니, 뭐... 괜찮은데 갑자기 왜 아빠라는 말이 나온거야?"

"이런말 하는건 실례라는건 알고 있지만... 저희 아버지하고 닮으셔서..."

"닮았다니... 외모가?"

"아뇨, 분위기라고 해야될까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렇게 곤란해 보이는 마카베.

하긴, 나도 다른 누군가에게 엄마나 아빠나 말을 하면 되게 곤란할거 같다.


"죄송합니다. 뭔가 비교하는 것 처럼 되서..."

"괜찮다니까. 도리어 그만큼 편하다는 거잖아."

"네..."


내가 그렇게 말을 해주자 안심했다는 듯이 몸을 기대는 마카베.


"...그리고보니..."

"응?"

"..."


잠시 말이 없어진 마카베.

무슨 생각을 하는걸까.

그렇게 얼마나 있었을까...


".....달링..."

"...에?"

"그... 역시 카츠시카 씨라는 호칭은 딱딱하지 않을까 생각해서..."


나는 딱히 별 생각 없었지만...

확실히 연인 사이인데 그렇게 부르는건 조금 딱딱하게 보이긴 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신경 쓸 건 없다고?"

"그래도... 안 될까요?"


거꾸로 안 될 이유도 없다.

하지만 달링인가...

되게 낯간지러운데...


"...달링..."

"뭐... 안 될 이유도 없으니까... 마음대로 해."

"후훗... 달링~..."


그렇게 말하면서 더욱 나에게 기대는 마카베.

아까는 어깨와 어깨가 맞닿아 있는 정도였다면 지금은 어깨에 머리를 올려두고 있다.

그나저나 달링인가...


"역시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네, 그건 알고 있어요. 애초에 저희들의 관계는 비밀이고..."


...설마 안 들켰다고 생각하는건가?

라곤해도 정말 의외로 얼굴에 들어나는 타입이니까 알게 되면 부모님... 어머니 쪽에서 들켰다는걸 알게될지도 모른다.

거기에다가 일단 학생회 임원들 정도만이 알고 있는 정도니까...


내가 잘 이야기 해 줘야 될거 같다.


"...달링..."

"응?"

"후후... 달링..."


...역시 낯간지럽다.

차라리 이름을 부르던가 하지...

하지만 마카베가 좋다면 말릴 필요는 없다.


"그럼 나도 뭐라고 바꿔야 되나... 단순하게 미즈키... 라던가."


내가 그렇게 조심스럽게 말하자.


"우읏..."


마카베의 얼굴이 엄청 붉어졌다.

자신이 달링이라고 하는건 부끄럽지 않으면서 내가 이름을 부르는건 부끄러운 걸까.

이렇게까지 반응한다면 역시 간단하게 마카베가 낳을거 같다.


"응. 마카베로 하자."

"후우... 죄송합니다."

"으응, 꼭 해야되는건 아니니까."


거기에다가... 조금씩 풀어가면 되는거고.


"...편하다구."

"그럼 좀 더 있을까?"

"...네."


그렇게 우리 둘은 서로 그렇게 붙어 늘 하교하는 시간까지 같이 있었다.

그나저나 달링인가...

요즘 그렇게 부르는 사람이 있던가...?



...

......



언제나의 다도부 부실.

약속 시간에서 조금 기다리니 곧 문이 열리고 마카베가 들어왔다.


"오늘도 수고하셨어요... 달링..."

"으,응. 마카베도 수고했어."


역시 적응 안 된다.

하지만 마카베는 어제와는 달리 꽤 수월하게 부르는데... 집에서 연습이라도 한 걸까.

그런데 역시 요즘 달링이라고 부르는 사람이 있는걸까.

아니면 책이라던가에서 본 걸지도 모른다.


"그런데 말이야 마카베."

"네?"

"주변에 달링이라고 부르는 사람 있어?"

"저희 엄마가 아빠를 그렇게 불렀습니다...... 역시 이상해?"

"아니, 이상한건 아닌데... 역시 익숙하진 않구나 해서."


물론 그래서 그만 두라는건 아니다.

도리어 마카베가 그렇게 부르고 싶다면 난 전에도 말했던 것 처럼 아무런 상관 없다.

그나저나 부모님이 불렀던 호칭인가...

그러면 확실히 부르고 싶은 마음은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나저나... 혹시 다른 이유가 있는걸까?


"그런데 말이야. 혹시 날 달링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있어?"

"이유...인가요."

"응. 없어도 별로 상관없긴 하지만..."


그래도 역시 궁금하다.

딱히 억지로 캘 생각은 아니지만...


"입으로 말하는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응?"

"저는 당신을 좋아하고 있습니다. 거기에다가... 연인... 이구요. 하지만 그것을 표현하지 않는다면. 결국에는 멀어질거라고... 생각합니다."


예상외로 진지하고 깊은 생각이 있었다.

나는 그저 큰 이유 없이 부르고 싶어서 라던가 그런 이유인 줄 알았는데...


"그런가..."

"이름을 부르는건 그저 친구 사이에도 있는 일이니까요... 안 되?"

"안 되는건 아니야. 전에도 말 했잖아."


도리어 달링이라고 불리는게 좋을지도 모른다.

나만의 특별한 호칭이라는 거니까...


"그럼... 오늘은 준비한 것이 있습니다."

"응?"

"잠시 안아 주실 수 있나요?"

"...응?"


갑자기 무슨 말일까.

물론 마카베가 그런 생각으로 하는 말은 아니라는건 머릿속으로는 이해했다.

하지만 잠시 멍해졌다.


"그저 안는 것 뿐이에요?"

"아, 응. 알고 있어. 그런데 갑자기?"

"네. 안 될까요?"

"안 되는건 아니지만..."


내 앞에 와서 섰다.

우리 둘 다 딱히 앉아있지는 않았기에 마주보고 있게 되었고...


"자, 안아주세요."

"으, 응."


살짝 멈칫한 내 손.

허락도 있었다, 거기에다가 마카베가 이런 것 가지고 뭐라고 하는 사람도 아니라는걸 알고 있다.

하지만 역시 여자의 몸에 손을 댄다는건 조금 거부감이 있다.

그야 지금까지 전혀 해 본 적 없는 행위니까 말이다.


하지만 용기를 내서 마카베를 안았다.


"후우... 생각 이상으로... 긴장되네요."

"마카베도?"

"네. 그리고... 이렇게 되면 저도 당신을 안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말하면서 내 몸을 안는 마카베.


"...다른 사람을 안는다는건... 이런 느낌이군요."

"그나저나... 이제 어떻게 할거야?"

"...이렇게 된거. 어리광 부려보지 않으실래요?"

"...응?"


갑자기 무슨 소리인가.

어리광을 부리라니.


"오늘 일도 힘드셨을테니. 그걸 저에게 내뱉어 주세요."

"하지만 딱히 힘들다던가..."

"전에는 제가 어리광을 부렸습니다....... 달링 차례라구."


그렇게 말하면서 살짝 날 올려보는 마카베.

...


"일단 앉을까...? 이러고 있기 힘들잖아."

"그렇네요. 묘하게 불편합니다."


그야 서로 몸을 잡아당기고 있으니 일어서있기 힘들다.

그나저나 이런 부끄러운 포즈. 더 이상은 무리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마카베는 떨어지기 싫다는 듯이 앉은 후에도 내 몸을 꼭 안아주었다.


"이 자세가 편하군요..."

"뭐, 나도 편하긴 한데..."


마카베는 내 어깨 위에 자신의 턱을 올려두고 있다.

한마디로 정말로 붙어있는 상태.

방 정중앙에 이러고 있으니 뭔가 기분이 이상하다.


"그럼... 어리광은 안 부리시는 건가요?"

"딱히 부릴게 없는데..."

"그런가요..."


내 말에 살짝 실망한듯한 목소리가 들렸다.

그것도 잠시.

내 귀 바로 옆에서 마카베의 목소리가 들렸다.


"오늘도 일 힘내셨죠?"

"응?"

"그러니까 오늘은 저에게 기대어 주시는 거에요.... 옳지옳지..."


그렇게 말하면서 내 머리를 살짝 쓰다듬는 마카베.

그런 마카베의 행동에 딱히 불쾌감이라던지 느껴지지 않았다.

업신 여겨진다는 그런 느낌도 없었다.


"사실은 당신도 정말 힘드시죠? 힘드지 않을리가 없어요."


그렇게 나긋나긋하게. 나를 쓰다듬어 주면서 말하는 마카베.


"그런데도 아무말 없이 늘 '안 되는건 아니지만.' 이라면서 아무런 불만없이 일을 진행하는 당신은... 정말로 장하다구."


그렇게 말하면서 잠시 떨어져서 날 보며 미소지어주는 마카베.

연습하던게 결실을 맺은걸까. 전처럼 어색한 웃음이 아니다.

정말로 포근한 미소.


그런 마카베의 몸을 나도 모르게 좀 더 꽉 안았다.


"저는... 그런 당신의 강함도, 약함도... 다 받아들이겠어요."

"...왜 그렇게까지 해 주는거야?"


나도 모르게 그 말이 튀어나왔다.

왜 마카베는 나에게 이렇게까지 해 주는걸까.

얼마 전까지는 얼굴도 모르던 생판남이지 않은가.

그런데 왜 나한테 이런 일을...


"그야... 저는 나중에 당신의 아내가 될 몸이니까요."

"..."

"그러니까... 얼마든지 잔뜩 어리광부려 주세요."


그렇게 말하는 마카베를 나는...

그저 꽉 안았다.

나에게 이렇게 까지 해 주는 마카베가 정말로 고마워서...

나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다.


"옳지옳지..."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마카베.


"제가 계속 곁에 있을게요."

"힘들었어..."

"네, 알고 있어요."

"처음으로 뭔가를 나서서 해봤어... 처음으로 다른 사람 앞에 섰어. 처음으로 무거운 책임이 있는 자리에 앉았어... 힘들었어..."

"힘내셨죠... 잘 알고 있어요. 다 알고 있었어요."


나도 모르게 마카베에게 힘들었던 것을 이야기 하고 있었다.

평소에도 생각하지 않고 있었던 것들.

아니, 그저 무시했던 걸까.


그렇게 얼마나 있었을까.

서서히 냉정을 되찾고, 아까의 일이 엄청 부끄러워 지고 있었다.


"부끄러우신가요?"

"...부끄럽지..."


고개를 못 들겠다.

아니, 정확히는 마카베를 보지 못하겠다.

그래서 결국에는 마카베를 안고 있었다.


"부끄러워 하시지 않아도 되요. 언제든지 받아들이고, 다독여 줄테니까요."

"...그것도..."

"당신이 미래의 서방님이시니까요."


이제는 피곤하다.

이렇게까지 진이 빠졌던 적이 있었을까 할 정도로 힘이 빠졌다.


"왠지... 신기하게 저까지 차분해 지네요..... 어리광 받는것도 나쁘지 않을지도..."

"이제 그만해줘..."

"어리광 부리는것도 좋아하지만요."


머리를 쓰다듬던 손을 때는 마카베.

그런 행동에 살짝 아쉬움을 느끼는 내가 신기하다.


"다시한번 말할게요. 언제나... 제 일을 도와주셔서 감사해요. 달링."


역시 달링이라는 호칭은 익숙해지지 않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이번에는 어리광 부리는 편이였습니다.

뭔가 이게 미즈키의 이미지가 맞나? 싶지만 뭐 어때요.

글이 괜찮게 써진거 같으니 그냥 올릴 뿐이죠.


주인공은 어디에나 있는 평범남이였으나 갑자기 이런저런 중요한 일을 맡게되면 프레셔가 엄청나겠죠.

제가 그랬었으니...

2 여길 눌러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