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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py who came in from the Wonderland (원더랜드에서 돌아온 스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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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8-12, 2018 13:25에 작성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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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uvelle Vague - In A Manner Of Speaking
안녕하세요 프로듀서 여러분. Weissmann입니다.
스물 여덟번째로 그려본 창작 그림은 'LIPPS 앨범 아트'입니다.
컨셉은 '하드-보일드(비정한) 첩보물'.
개인적으로 존 르카레의 소설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나
동명의 소설 원작의 영화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를 생각하며 그려보았답니다.
이중에 한 명, 스파이가 있는데...누가 가장 잘 어울릴까요?
어릴적 TV 외화로 자주 접했던 스파이물이나 첩보물 시리즈는 007 류의
첩보물이라기엔 너무 과장이 심하고, 대놓고 날뛰는(...)류가 많았죠.
그때는 스파이들은 죄다 저렇게 용감무쌍하게 다 터뜨리고 다니는 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007 시리즈가 좀 특이한 것이었습니다.
이제보니 007은 잠입 스파이라기보단 테러리스트급의 인간 병기로군요.
전개가 뻔한 007류 이외에 '제이슨 본 시리즈', '트리플 엑스 시리즈'와 같은
조금은 신선한 시도도 보았지만 역시나 스파이물이라기보다는 '액션물'에 가까울 정도로
주인공이 너무나 천하무적이어서 그렇게 긴장감 있진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스파이물을 다시 보게된 계기는
영화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를 보고 나서였습니다.
현대적인 스파이들이 장악한 스크린에서 보기 드문 '냉전 시대 스파이물'이었죠.
그전까지 흔히 볼 수 있던 첩보 영화들은 무늬만 첩보물인 사실상 액션물인데다가
쓸데없는 (저질) 유머코드를 남발하거나 과도한 애정전선, 베드신 등을
과하게 연출하며 부족한 연기와 빈약한 플롯을 얼렁뚱땅 메꾸려는 기색이 강했는데
이 영화는 그런 시도 자체가 아예 없어서(...) 좀 당황했습니다.
이런게 진짜 스파이들의 모습 아닐까? 싶을 정도로
무미건조하고 차가우면서도 비정했습니다.
물론 어느 정도 미화는 있겠습니다만, 그런 미화가 무색하리만치
냉정한 국제 정세를 다룬 현실과 비극적인 스파이들의 운명이 잘 묘사되어
굉장히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영화를 보고 큰 관심이 생겨 원작을 찾아보고 나서야
이것이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특이하게도 영국 작가 '존 르카레'는 실제 첩보원으로 활약했었답니다.
(007 시리즈도 같은 소설 원작인데다가, 영국 작가인 이언 플레밍도 첩보원 경력이 있는데....
007 시리즈는 존 르카레의 소설들과는 궤가 완전히 다른 점이 이색적이군요.)
세계 최초로 비밀정보부를 창설한 나라인 영국,
이언 플레밍의 007 시리즈가 무척 대중적이고 상업적이면서 화려한 스파이를 묘사한다면
존 르카레의 스마일리 시리즈는 정반대에 위치해있습니다.
화려한 파티도 선남 선녀도 없는, 삭막하고 숨막히는 긴장감 속의 속고 속이는
양측의 신경전과 무미건조한 대화들이 스파이 활동의 무상함과 허무함을 강조합니다.
그리고 결국은 주인공의 멋진 승리로 끝나는 007 시리즈들과는 달리
존 르카레의 첩보물들은 종종 '고민하고 흔들리다 패배하는 주인공'을 자주 묘사합니다.
이념의 갈등만이 아니라 첩보 활동을 하며 저지르는 범죄나 고문 등을 통한
인간적인 고뇌나 두려움, 망설임 등에 따른 심리적인 변화가 등장인물들을 생생하게 바꿔놓죠.
그렇기에 보다 사실적이고 입체적으로 와닿았던 것 같습니다.
존 르카레의 대표작 중 하나인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 역시
읽는 내내 정말 마음에 드는 소설 중 하나였습니다.
한편의 영화를 보는듯한 긴박감과 흥미로운 전개와 반전이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게 만들었죠.
냉전 시대, 공산측 첩보부의 공작에 의해 자꾸만 해외 첩보원들이 죽어나가자
영국 정보부는 아예 적의 심장부를 타격하기 위해, 동독에 비밀요원을 잠입시켜
동독의 유력한 군부 인사를 모함하고 정권 교체를 꾀할 대담한 계획을 세웁니다.
이 지령을 하달받은 주인공은 엘리트 요원이었지만 계속되는 작전 실패로 인해
반사회적 인물이 되어 정보부에서 버림 받고, 국가를 버린 인물로 위장하여
소련의 KGB나 동독 슈타지의 이목을 끌고 그들과 비밀리에 접촉하여
거짓 전향을 하게됩니다.
공산측에 포섭된 후 거짓 정보를 흘리며 그들의 신임을 얻은 주인공은
동독의 첩보부 고위 인사를 만나게 되고 그가 이끄는 세력이 현재 군부를 장악한
목표 인물을 정치적으로 견제하고 있으며 숙청하고자 한다는 사실 간파하게 되죠.
주인공은 이들을 파벌을 역이용하여 작전을 수월하게 수행해나가려 합니다.
하지만 그는 공산측 요원들이 자신만이 아닌 다른 누군가도 함께 데려왔음을 모르고 있었는데,
영국에서 위장 요원으로 있던 시절, 반사회적 인물을 연기하던 자신에게
온갖 정성을 다해 도움과 응원을 준 '공산주의자'인 어느 여인도 함께 납치해왔던 것입니다.
물론 그녀는 어디까지나 자신이 영국 노동자들의 대표로
동독의 환영 행사에 초대되었다고
믿었지만, 사실 이는 공산측에서 주인공을 압박하기 위한 카드로
그녀를 사실상 납치한 것이었습니다.
예상치 못한 사태에 일이 틀어져버린 가운데, 동독 내부에서도
국가 전복을 꾀하는 반란 모의가 발각되어 주인공 일당은 목표 인사측에 의해
붙잡히게 되고 모진 고문 끝에 주인공과 여인 모두 숙청당할 위기에 처하는데....
거듭되는 반전과 반전의 연속, 그리고 무미건조하고 씁쓸한 결말.
국익과 양심, 배신과 신뢰를 오가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에
여러모로 많은 생각이 들게하는 명작 소설이었습니다.
결말이 궁금하신 분이라면 한 번 읽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소련이 해체되고 공산권이 붕괴된 새천년,
냉전이 끝났지만 세계 곳곳에서도 소리없는 전쟁은 계속되고 있죠.
공산 진영이 없어졌으니 자유 진영에 의해 세계가 통일되어 완전한 평화가 올 것이라는
어느 일본계 미국인 교수(프랜시스 후쿠야마)의 '역사의 종말' 논고가 무색할 정도로
피의 역사는 여전히 새롭게 쓰여지고 있습니다.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007 시리즈지만 (거의) 유일하게
재미있게 보았던 '스카이폴'에서 나온 영국 시인 '알프레드 테니슨의 율리시스' 장면은
현대에 있어서 정보 기관과 첩보 전쟁의 의미에 많은 것을 시사하였습니다.
과거의 냉전처럼 이념의 갈등이라든가 민족주의에 의한
분쟁이 완전히 없어진 건 아니지만,
오늘날 대부분의 크고 작은 전쟁들은 이권다툼이라든가 경제적인 목적을 띠고 있으며
적과 아군의 구분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으니까요.
과거엔 정보기관들이 어렵사리 목표 인물의 정보를 수집하였지만
최근에는 SNS나 인터넷 등을 통해 개인 정보를 아주 쉽게 얻을 수 있게 되어
정말 '첩보 활동하기 쉬워졌다.'고 말할 정도로 세상이 바뀌었군요.
냉전시대 때는 극비 정찰 기술로 사용되던 드론이나 역시
이제는 일상적으로 볼 수 있을 정도이니,
최첨단 첩보기술의 현재는 어느 정도일지 상상하기 어렵네요.
평화로워진 시대의 이면에는 아직도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어쩌면 모르는게 더 나은 비밀들이 있다는 뜻이겠죠.
빛이 환해진 만큼 그림자도 짙어질테니까요.
스파이를 테마로 LIPPS 앨범 아트를 그려보았습니다.
최근에 좋은 평가를 얻고 있는 보기드문 국내 스파이물이 개봉하였는데
조만간 보러 가고 싶네요.
8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그림을 그리다가 문득 든 이런 저런 생각들을 같이 적어보았는데
확실히 뭔가 '아무말 대잔치'가 되어버린 감이 없지 않네요. :-9
가장 좋아하는 유닛인 LIPPS이다보니
하고 싶은 말도 평소보다 길어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본래 그림보다는 글로 먼저 시작한 창작 활동이다보니
그림을 그리고 나서도 뭔가 글을 같이 쓰지 않으면
머리가 복잡한 느낌이 들어서 그런걸까요...
정말 좋은 화가는 한 폭의 그림에 하고 싶은 말을 다 담는다고 하지만
여러모로 부족함이 많은지라.....
아직까지는 그림을 통해 모든 말을 전하진 못하는 실정이기도 합니다.
언젠가 아무런 글 없이 그림 한 장만으로도
하고 싶은 모든 말들을 전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때마다 침묵이 때론 더 큰 말을 하기도 한다는 점을 상기하게 됩니다.
정말 좋은 그림이라면 부연 설명이 많지 않아도 될텐데...
더욱 분발해야할 그림들과
긴 글을 묵묵히 읽어주시며 응원해주시는 모든
프로듀서님들께 항상 감사한 마음입니다.
냉전시기는 핵탄두 위에 차려진 찻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위험하기에, 특이하기에 매력적이죠. 특히 80년대 당시의 냉혹하고 무미건조한 적대관계가 참 마음에 듭니다. 물론 무너져 묻혀버린지 오래인 지금 사진과 책으로 접하니 매력적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특이한 시기였음은 확실하겠죠.
지금도 가끔 느끼는 것이지만
불과 수년, 수십년전만 하더라도
세계가 이념에 따라 여러 세력들에 의해 나뉘어져서
일촉즉발의 전쟁 상황을 마주하고 있었다니....상상하기 어렵죠.
다만 당시 미국이나 소련의 영화나 여러 매체들을 보면 전쟁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이나
상대방 국가에 대한 묘사들을 엿볼 수 있어서 제법 흥미롭기도 합니다. (록키 시리즈라든가...)
물론 지금도 '신냉전'이라 하여 여전히 암암리의 작전들은 계속되고 있지만, 70-80년대 특유의 이념 전쟁과는 양상이 많이 달라졌군요. 그렇지만 현대의 크고 작은 외교적 사건들을 돌이켜보면....냉전의 유산들이 여전히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제가 LIPPS 유닛을 가장 좋아하기 때문인지 몰라도, 매번 LIPPS 멤버들은 여타 멤버들에 비해 굉장히 흥미로운 유닛이라 생각됩니다. 각자의 특징과 케미가 정말 재미있게 느껴지네요. 때론 유쾌하고 때론 고혹적이며 때때론 천진난만한....종잡을 수 없는 특이한 유닛이네요!
항상 여러가지 모습을 보여주지만, 진짜 모습은 잘 드러내지 않는 고양이 같은 느낌이
은밀한 스파이와 자주 연상이 되기에....앨범 아트 컨셉으로 그려보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시키양의 표정이 가장 흥미롭게 그려진 것 같네요!
감사합니다!
007이라... 미션 임파서블을 보았을 때 들었던 느낌은 액션은 좋은데... 이거 무슨 영화였지? 였습니다. 영화의 배경이였던 스파이라는 설정 자체가 이미 뇌내에서 사라질 정도로 존재감이 없었다고 지금에서도 생각하네요.
액션에 치중하는 것은 비단 스파이물 만은 아니지만, 암살자와 같이 은밀하게 행동해야 할 사람들이 잠입도 아니고 전투나 하고 있으니...
그런 화려하고 익사이팅한 것이 아니겠지만 말이지요...
스파이라는 소재와 냉전이라는 배경이 너무 맞물린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비정하고 차가운 현실이 무엇인지를 드러내는 듯한 모습이...
결국 결말은 씁쓸하고 허무하다는 것까지도요. 그게 전쟁이고 장기말이라는 것일까요...
당시에는 비밀이었던 사항들이 기밀 해제되어 공개되어 큰 파문을 일으키기도 하고
뒤늦게 재발견되어 재평가를 받는 일들도 비일비재한 것을 보면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황혼이 되어서야 날개를 편다....는 유명한 말처럼
어떤 일이든 오랜 시간이 지나야 비로소 정보들이 모이고 여러가지 평가들이 모여서
이런 저런 관점들이 생겨나는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아무래도 역사적인 사실을 다루거나 배경으로 한
스파이 시리즈나 첩보물은 창작물에서 항상 매력적인 소재이지만
그것으로 흥행을 이끌어내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르겠군요.
(첩보 활동이라는게 대개 오랜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민감한
정치적 사안이거나 평가가 갈리는 일들 이니까요.)
그렇기에 아예 판타지적으로 스파이물에
황당무계한 액션이나 연출들을 가미하여
직접 다루기엔 머리 아프고 복잡한 설정들을
화려한 볼거리로 감춰버리는 손쉬운 방법들이
종종 쓰인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실제로도 이런 연출은 흥행에 큰 도움을 주는 방법들이니까요.)
그렇지만 즐겁고 유쾌한 무적의 스파이 캐릭터가 너무 많아져서 식상해져버린 지금에는
오히려 사실적이고 현실적인, '진짜 스파이들'이 더 유니크해서 돋보이는 것 같네요.
실제 첩보의 세계는 기밀사항인데다가 또 긴장의 연속이고 무척이나 고된 작업일테니
그대로 창작물에 담기엔 어려움이 크겠지만, 그런 장애물들을 잘 이겨내고 멋진 걸작들을
완성한 창작자들을 보면 끈기와 집념의 승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개인적인 경험들도 한몫 했겠죠.)
일반적인 전쟁물들이 보다 잔인하고, 보다 큰 소리로 전쟁의 비극을 보여준다면 (라이언 일병 구하기 같은 영화들...), 스파이물들은 절제되고 소리없이 전쟁의 이면을 엿보는 묘미가 있습니다.
모든 것을 걸고 아무리 성공적으로 헌신을 하더라도
단 한 번의 실수로 발각된느 순간 모든 희망을 버려야만 하는 위대로운 삶.
그렇기에 그런 사실적인 스파이들을 다룬 소설이나 영화가 큰 여운을 주는 것 같네요.
사색적인 감상 감사합니다!
그래도 007로 대표되는 그 특유의 특수요원 로망은 오래도록 살아있을 것 같습니다. 엄밀하게 스파이는 아니지만 킹스맨의 히트가 있었고..
하나하나 모티브와 사연을 담아낸 멋진 그림 감사합니다. 립스는 이런게 또 잘 어울리는 유닛중 하나죠- 카에루라도 좋다고 생각하지만(그러고보니 전부 슈코 소속중)
정보의 전달 방식이 구두로 전해지던 형태에서 문서로, 다시 문서에서 전자 암호로 변모하는 동안에도 수 많은 전쟁과 평화가 반복된 것을 생각하면 어쩌면 '스파이'들이야말로 역사적인 사건을 만든 숨은 주역들이 아닐까....무심코 상상도 하게 됩니다.
흔힌 영화나 소설 속의 묘사는 현실과 많이 다르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유명 스파이 캐릭터들과 첩보물의 주인공들이 사랑을 받는 건, 아무래도 직업 특유의 유니크함과 비밀스러운 면모들 큰 매력이 아닌가 합니다. (단순히 배우나 캐릭터의 외모나 성격 때문일수도 있겠지만요.)
아무리 그래도 등장과 동시에 이성의 마음을 손쉽게 녹여버리는 러브머신임과 동시에, 일개 사단이 총공격해도 금방 다 처리해버리는 원 맨 아미라는 일당백 초현실적인 스파이물들 속에 진짜 스파이는 없다는 건 뭔가 블랙 유머스럽게 느껴지네요. (웃음)
그런 점에서 여러 스파이물들의 클리셰를 패러디하고 비꼰 킹스맨은 오히려 '수트만 입고 스파이인척 하는 람보 영화들과 달리, 대놓고 스파이답지 않아서 유쾌하고 재미있는 영화였습니다.
립스 멤버들은 뭐랄까....정말 저마다의 독특한 면모들이 여러 다양한 조합을 떠올리게 하기에 정말 천의 얼굴을 가진 유닛이라 생각됩니다. (단순히 제가 가장 좋아하는 유닛이기에 그렇기도 합니다.)
부족한 실력이지만 스파이 립스를 상상하며
그려보았는데, 많은 프로듀서님들께서 응원해주셔서 무척 기쁘네요!
카에루라도 정말 좋아하는 유닛이기에 언젠가 그려보면 정말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답니다!
(슈코, 슈코! 귀여운 슈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