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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ce in Hollow World」 - 한 소녀의 생일 [타치바나 아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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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7-31, 2018 23:50에 작성됨.

허무하다.

그 공간을 표현할 방법은 달리 없었다.

누구도 없고, 무엇도 없으며, 어둠으로 찬 곳. 마치 우주와도 같지만 우주에도 무언가는 있다.

그 아무것도 없는 곳에 한 소녀가 부유하고 있었다. 소녀의 주관으로는 그랬다.

어째서 자신만이 혼자 이곳에 있는지, 이곳은 대체 어디인지, 그런 의문도 품지 않은채로, 소녀는 그저 그곳에 있었다.

 

한 소녀의 심상 이야기였다.

 

 

그 소녀가 눈을 감고, 다시 눈을 뜬 것은 다른 곳이였다. 조용하기는 매한가지지만 아무것도 없는 곳은 아니다.

... 자신의 방이다.

소녀는 이따금 꿈을 꾼다. 그것을 꿈이라 해야 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 홀로 있는 것을 몇 번이고 보았다. 자세한 내용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 그렇다고 해도 그 안에서 한 것은 그저 가만히 있는 것뿐이었으니, 어느 의미로는 완전히 기억한 것이다.

 

그래서 그 꿈을 꾸게 된 이유라 하면... 아마 이 정적이 답이겠지.

소녀는 조숙했다. 평범한 아이였다면, 그저 악몽을 꾸었다 정도로 생각할 것을... 그녀는 꿈이 무엇을 투영하는지 알고 있었고, 그 공허의 의미도 알고 있었다.

잠시 후, 그 무음의 공간에 하나의 소리가 울렸다.

알게 되어버린 자의 비애였다.

 

평소대로였다면, 이런 언제나의 광경을 쓸쓸하게 생각하더라도 이렇게 소리내어 울지는 않았으련만. 가혹하게도 오늘은 그녀의 생일이었다. 그리고, 부모님은 오늘도 없었다.

 

고독하고, 잃고, 아프고, 질려버린 마음이 고독을 심화시키듯, 아픔을 분출하듯, 감정을 눈물로 바꾸어 내보내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아픈 것은... 그대로였다.

 

채워지지 않는 상실감에 빗물을 채우듯, 떨어지는 물들을 우산을 펼쳐 막아내듯, 그 아픔을 필사적으로 메우려 했지만... 사라지지 않은 채.

 

흐리게 하는 말이라면 얼마든지 할 수 있었다.

 

부모님이 바쁘신 것은 당연하다.

나는 이해 할 수 있다.

나는 어른이니까. 어른이여야 하니까.

참을 수 있고, 혼자 있어도 괜찮은 어른이니까.

 

하지만 그런 말들로는 파도치는 바다 표면에 액체질소를 부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

몇 번이나 포장하고, 몇 번이나 속이고, 몇 번이고 기만하고...

그것도 이제는 지쳤다.

 

내 이름이 원망스러웠다. 이 이름 때문에 놀림받고, 동정받은 것만이 아니다.

앨리스라면... 이상한 나라에서 모험을 한 소녀의 이름이다.

하지만 자신은, 비록 상상 속에서라 해도, 그렇게 누군가와 함께 미지의 장소로 떠난다는 것을 생각할 수 없었다.

 

이 이상은 안 된다는 것을 느끼면서도, 나는 그 감정의 격류에 몸을 맡겼다.

이성은 그런 나를 필사적으로 불러 세우려 한다. 그대로 흘러가면, 지금까지 지켜오려 하던 것이 모두 물거품이 되어 버린다고.

 

... 되어 버리라지.

 

내가 그렇게 지키려 했던 것은 무엇이였을까. 내 마음?

하지만 지키는 의미가 있었을까? 아니, 지금까지 지켰다고 생각하기라도 한 것일까?

 

그럴 리가.

그랬더라면 이 아픔을 느낄 리가 없지 않은가.

 

소녀는 염원했다. 변화를 바라지는 않을 테니... 그저 잠시만이라도 이 아픔을 잊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그리고, 그 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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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스으으으으으으으으!!!!

 

결국은 쓰디 쓴 도피로 끝나버린 이야기였습니다. 아니면 시작이였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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