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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리 "달이 떠오를 때마다 기억하라고? 니히힛!"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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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2-03, 2013 22:44에 작성됨.

창댓에서 동일 제목으로 쓰고 있는 것을 올리고 있습니다.

다음 이야기는 다음 주에 올릴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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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세 가문.

세간에는 시계부터 전투기까지 만드는 미나세 계열사로 인하여 일본 재계에서 유명한 가문이다. 하지만 이 가문은 일본의 3대 신기 중 하나인 곡옥을 관리한다는 비밀을 떠안고 있었다. 성에 水가 들어간 것도 곡옥이 가진 불의 기운을 억누름으로써 화를 피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미나세 가문에서는 시치고산 대신 아이가 3살이 되었을 때 신사로 데려가 곡옥을 영접케 하는 의식이 있었다. 미나세 이오리의 경우, 곡옥을 영접한 뒤로 손에서 보랏빛 불을 낼 수 있게 되었다.

그로부터 12년 뒤...


- 아직 류구코마치가 생기기 이전의 이야기 -

이오리 : 하아? '10대 아이돌! 이종 격투기에 도전하다!'라고? 웃기지 마! 프로듀서! 이런 건 마코토나 히비키한테 어울리잖아!

P : 미안하다! 이오리! 일감이 들어오지 않아! 하필이면 마코토와 히비키가 다른 행사를 뛰기 때문에 이오리말고는 참가할 아이돌이 없어! 이런 일로라도 인지도를 쌓으면 더 제대로 된 일을 얻어올 수 있어!

이오리 : 하아...할 수 없네.

<여차저차해서 레슬링 도장에 도착한 뒤 락커룸>

다른 여성 레슬러 : 어이. 마빡. 잘못 들어온 것 같은데?
초등학교는 두 블록 아래라고.

이오리 : (으으으. 두고 보라고.)

이오리 : 뭐야! 이거! 학교 수영복밖에 없잖아!(울먹울먹)

P : ......미안.

이오리 : 유언치고는 짧네? 변태 프로듀서. 이 경기 끝나면 두...

해설자 : 네! 그럼 지금부터 '10 : 아이돌! 이종 격투기에 도전하다!' 시작하겠습니다!
경기 규칙은 서바이벌 방식으로, 초청된 아이돌이 10명의 도전자를 차례대로 꺾으면 승리하는 방식입니다! 문자 그대로 슈퍼 아이돌만이 해낼 수 있을 법한 위업인 10대1! 이번 초청자인 미나세 이오리 양은 그 위업을 달성하고 슈퍼 아이돌이 될 수 있을까요?

P&이오리 : 그 대가 代가 아니라 對였어?

해설자 : 그럼 첫번째 도전자는! 여자같은 남자! 아키즈키 RYOOOOO! 경기 시작되었습니다!

료 : 애송이! 덤벼!

이오리 : 슈퍼 아이돌 미나세 이오리를 건드렸겠다? 곧 편하게 해줄테니까!
이오리의 상대, 아키즈키 료는 사실 전력으로 할 마음이 없었다. 상대방은 여자아이였고 자신은 좀 말랐어도 남성. 체급 이전에 성별이 달랐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상대방은 남색 학교 수영복(푸훗!)을 입은 상태. 창피해서 크게 움직이지 못할 것이었다.

아니 크게 움직이지 못했어야 했다.

이오리 : 흡!

링에 오른 이오리는 경기를 알리는 종이 울리자마자 전력으로 료에게 달려와서는 오른손으로 어퍼컷을 날렸다. 말도 안되는 속도로 맞은 료는 순간 머리 속이 멍해졌다.

이오리 : 흡!

쉴 틈도 없이 이오리의 왼손 어퍼컷! 료는 두번째 타격을 받으며 머리 속이 뎅 하고 울리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이오리 : 흐앗!

마무리로 이오리는 점프한 뒤 깍지낀 손으로 료의 미간을 내리쳤다. 이번에는 그대로 정신을 잃어버렸기 때문에 료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다. 망치로 얻어맞은 모루가 된 듯한 료는 그대로 쓰러졌다.

127식 규화.
미나세 고 무술의 기본이 되는 타격기이다. 미나세 가문에서 발전시켜온 보법을 바탕으로 어퍼컷 두 방과 내리찍기 마무리를 상대방에게 먹임으로써 상대방이 대응하기도 전에 기절시키는 기술이다.

3초도 안되는 시간만에 료는 바닥에 널부러졌다.

땡! 땡! 땡!

해설자 : 경기 끝! 이게 왠일인가요? 오늘의 주인공 아이돌이 단 3초만에 경기를 끝내버렸습니다!

이오리 : 프→로↑듀↗서↑!! 각오는 되어 있겠지!

경기가 끝난 직후, 이오리는 링에서 나와 프로듀서에게 돌진했다. 그 작은 체구에서 뿜어나오는 기세는 코뿔소의 그것보다도 압도적이었다.

P : 이...이오리! 네 오른손에서 불이 나오고 있다고!

이오리 : 그딴 사소한 일은 내 치욕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냐!!

자신의 얼굴에 올려 꽂히는 이오리의 불붙은 오른손을 끝으로 P는 눈앞이 깜깜해졌다. 기절했기 때문이었다.

해설자 : 네! 아이돌이 프로듀서에게 달려들고 있습니다! 오른손에서 불이 나오고 있는데요?

해설자2 : 저 기세로 다음 경기도 불꽃튀는 전개를 보여줬으면 하네요. 그나저나 저 복장을 입고도 용케 그런 화려한 기술을 썼네요.

해설자 : 부끄러우니까 빨리 끝내버리고 갈아입자는 생각 아닐까 싶네요.

해설자들은 신기하게도 놀라지 않았다. 그들은 수영복에 더 주목하고 있었다.

해설자 : 아! 자기 프로듀서를 기절시켜버렸네요! 남색 수영복을 입게 해서 그런 걸까요? 우리는 소속사 측에서 선택한 복장을 준비했을 뿐이니 잘못은 없습니다?

해설자2 : 뭐 그래도 경기복으로는 나름 괜찮으니까요. 푸훗!

푸훗을 들은 순간 약해지디 약해진 이오리의 정신줄은 뚝하고 끊어져버렸다. 그녀는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음도 의식하지 않고 달려들었다.

이오리 : 키이이이이잇~!! 너희들도 똑같아! 거기 웃지 말라고! 이 변태들! 변태들! 에로 변태들!!

이오리의 난동을 막기 위해 직원들이 4명이나 달려들어야 했다고 한다. 당시 직원들은 수영복을 비웃은 해설자에게 달려든 이오리의 모습은 마치 피의 파동에 각성한 듯했다고 생각했다.

이오리가 정신줄이 끊어진 채로 두 번째 경기가 시작되었다.
당시 이오리의 피부는 창백했고 눈은 완전히 풀려 죽은 눈 같았다.

링에 들어온 이오리의 눈에는 흐릿한 인영이 보였다.
그 모습은 TV에서 본 961 프로덕션의 아이돌 쥬피터 중 한 명인
아마가세 토우마와 닮았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가 비키니 수영복을 입고 링 위에 섰다는 점이다.
링 위에 선 아마가세 토우마처럼 보이는 인영이 말하는 바는 이오리에게 이렇게 들렸다.

??? : 헠헠 이오리쨩!! 살아있는 이오리쨩이라능!! 겟츄!

왜인지 목소리는 밖에서 귀를 통해 들리는 느낌이 아니라 머리 속에서 울리는 느낌이었지만 자신에게 수영복을 입혔다는 격렬한 분노 때문에 미친 이오리에게는 이상함을 느낄 판단력이 없었다.

이오리 : 거슬린다고! 사라져!!

그녀의 의식과는 무관하게 이오리의 폭주한 몸은 이렇게 외치고는 비키니를 입은 인영에게 달려들었다.

이오리 : 어? 어떻게 된거야?

이오리가 제정신을 차렸을 때에는 경기가 끝나있었다.

아까 기절한 프로듀서는 아직도 깨어나지 못했다.
따라서 이오리는 홀로 쉴 수밖에 없었다.
세 번째 경기가 시작되었다.

세 번째 경기 상대는 남성이었다. 그의 얼굴은 어째서인지 잘 보이지 않았다.

이오리 : 거짓말! 당신은 아이돌 회사 사장인데 어째서?

다음 상대는 쿠로이. 정확히는 그의 클론인 쿠로이-1이었다.

쿠로이-1 : 흥! '이오링의 빛나는 이마 할짝할짝할거야! 우와아앙!!!' 이라 외치는 변태라도 나와주길 바랐나?

이오리 : 키이이이잇! 짜증나!

이오리의 컴플렉스인 이마를 언급한 쿠로이-1의 도발에 화난 이오리는 그대로 달려들어 어퍼컷을 꽂아주었다. 하지만...

쿠로이-1 : 흥! 빈약! 빈약! 빈약! 그런 송사리 같은 주먹으로 날 쓰러뜨리겠다는 거냐! 미나세의 일족이여!

그렇게 말하고 나서 쿠로이-1은 선 채로 몸을 뒤로 웅크렸다.
한참동안 그 상태로 있다가 그는 미끄러지듯이 급하게 전진하면서 주먹을 내질렀다.

갤럭티카 팬텀.
랄프란 용병이 쓰던 격투술이다. 쿠로이-1은 그 격투술로 이오리를 공격한 것이다. 그러나...아무리 강력한 주먹이라 해도 맞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이오리는 옆으로 몸을 틈으로써 주먹을 피했다.

갤럭티카 팬텀이 워낙 큰 동작이다보니 그에게는 빈틈이 생겼고 이오리는 빈 틈을 파고들어 규화 127식을 쿠로이-1에게 먹였다! 처음 한 두번은 버티는 듯 했으나 다섯번째로 내려찍기를 당한 이후의 쿠로이-1은 취객마냥 비틀비틀대기 시작했다.

이오리 : 헉. 헉. 헉.

한편 이오리도 많이 지친 상태였다. 이마에서는 송골송골 땀방울이 맺혀있었고, 숨소리는 매우 거칠었다. 온 몸은 너무 움직인 탓에 산소를 요구하고 있었고 따라서 술 취한 사람처럼 벌개져 있었다. 미나세 고 무술을 익히고 아이돌 활동을 통해 체력을 키웠다 해도 그녀는 결국 평범한(?) 15세 소녀. 연거푸 3명과 격투를 벌이느라 녹초가 되기 직전이었다.

이오리 : 이걸로 마지막이니까 말야!

이오리가 라이트 스트레이트 훅을 꽂아넣으려는 순간 쿠로이-1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더니 웅크렸다. 이오리가 당황하는 그 찰나의 순간 쿠로이-1은 주먹 쥔 오른손을 높이 들며 점프했다.

승룡권.
풍림화산류 문파에서 전해져 오는 권법이다. 류라는 격투가때문에 유명해졌다. 주먹을 뻗고 점프하는 모습이 승천하는 용과 같다해서 승룡권이라 일컬어진다.

하지만 쿠로이-1이 너무 지쳤던 탓일까. 승룡권은 빗나가서 이오리의 왼쪽 어깨를 스치기만 했다.
그 순간 말도 안되는 일이 일어났다. 왼쪽 어깨 부분의 수영복이 쿠로이-1의 주먹날에 반쯤 찢어졌다. 결국 어깨 부분이 끊어지고 말았다.

이오리 : ......! 꺅! 이 변태! The 변태! 귀축 변태! 귀신! 악마! 사람도 아냐!

쿠로이-1 : 잠깐! 오해다!

이오리 : 시끄러워! 시끄러워! 시끄러워!

승룡권에 의한 육체적 타격은 거의 없었던 이오리는 눈물을 글썽이며 쿠로이-1을 사정없이 밟으려 했다. 경기 관리자들이 이오리를 말리지 않았다면 쿠로이-1은 그대로 밟혀 새로운 것에 눈을 떴을지도 모른다.

땡! 땡! 땡!

이오리의 판정승. 쿠로이-1은 옷을 벗기려 했다고 오해받아 반칙패하게 되었다.

해설자 : 네. 아이돌이 3명이나 물리쳤습니다!

해설자2: 보통 아이돌들은 여기까지 오지도 못하고 탈락하는데 대단하네요. 일단은 여기까지 하고 휴식 시간 갖겠습니다.

잔뜩 지친 이오리는 휴게석에 앉아 산소 스프레이를 입에 갖다대었다. 산소를 격렬히 요구하던 몸은 산소가 유입되자 조금씩 진정되기 시작했다. 몸이 시큰해진 느낌이 듦과 동시에 노곤해진 이오리는 휴게석에 쓰러지듯이 기대앉았다. 이오리는 휴게석 옆에 기절해 있던 프로듀서를 바라보면서 무심코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오리 : 흥! 딱히 프로듀서 당신을 위해 계속 하는 건 아니니까 말야! 방송이라 해도 지기는 싫다고.

이오리는 울기 직전이었다. 안 그래도 아이돌 팔자에는 없는 격투를 하는 와중에 옷까지 찢어졌으니 마음에 큰 상처를 입을 만도 했다.

이오리 : 뭐야! 이거! 바보 아냐!

이오리에게 새로 주어진 옷은 리본이 달린 흑색 세라복에 미니스커트였다. 당시 이오리와 프로듀서는 몰랐던 사실이지만 그 교복은 타카츠키 야요이네 중학교 교복이었다. 의식을 되찾은 프로듀서가 세라복을 갖다준 것이다.

P : 그나마 괜찮아보이는 옷을 골랐어. 수영복보다는 덜 민망할 거야.

이오리 : 또 네가 고른거야? 이런 옷을 입고 격투기 같은 걸 했다가는 팬티가 보일 게 뻔하잖아! 이 둔감한 초보 프로듀서! 정말 미워!

섬세하지 못한 초보 프로듀서에게 잔뜩 토라진 이오리는 울먹이면서 세라복을 낚아채고는 락커룸에 갔다. 서러워서 눈물이 나오려 했지만 자존심이 센 이오리는 겨우겨우 눈물이 흐르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잠시 후>

해설자 : 다음 선수는! 하기와라 후히호!!

세라복을 입은 단발 여성이 링 위에 올라섰다. 상당히 청초해서 백합같은 인상의 여성이었다. 뒤집어 쓴 팬티만 빼고 본다면.

이오리 : ......저건 뭐야? 유키호잖아! 어떻게 된 거야! 프로듀서!

P : 하기와라 후히호. 하기와라 유키호의 컨셉을 따라한 레슬러야. 참고로 저 팬티는 마코토를 제압하고 나서 훔친 팬티란 설정으로......

이오리 : 무...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 하는 거야! 팬티 설정 따위 아무래도 상관없어! 항의는 해 봤어?

P : 저쪽도 하기와라 가문 사람이야. 유키호의 먼 친척이라나? 그래서 유키호와 합의가 된 사항이라 우리 기획사도...

이오리 : 이 바보 프로듀서! 초상권 이야기 하는 게 아니잖아! 대놓고 변태 컨셉이면 유키호나 마코토 인기에도 안 좋은 영향을 줄 거라고! 어떻게든 해 볼 생각은 없었어?

답답한 소리나 하는 프로듀서에게 이오리는 화내며 말했다.

프로듀서 : 우리에게 그런 항의를 할 정도의 자금이나 영향력이 있었다면 이오리가 여기 나올 필요도 없었겠지.

이오리 : ......

경기 시작을 알리는 종이 울렸고 하기와라 후히호는 이오리에게 달려들었다. 


이오리가 열심히 싸우고 있는 그 때, 프로듀서는 생각했다.

이오리도 받아들이기는 했지만 이오리는 분명 힘든 싸움을 강요받고 있다. 자신의 아이돌에게 격려의 의미로 무엇인가를 해주어야 겠다고 그는 생각했다. 프로듀서는 경기장을 나서서 옆에 있는 슈퍼마켓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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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편과는 아마도? 상관없을 이야기>

어느 공동 묘지에 보라색 정장을 입은 중년 사내가 국화꽃을 들고 참배하고 있다.

쿠로이 사장 : 쿠사나기. 당신의 원수에게 복수할 방법을 찾아냈어.
내 힘으로는 미나세 가문의 재력이나 무력에 당할 바는 없었지.
신고란 이름을 버려가면서까지 싸웠음에도 불구하고 말야.

중년 사내는 주먹을 꽉 쥐면서 말을 이었다.
주먹을 쥔 탓에 국화 꽃 한 떨기가 땅에 떨어졌다.

쿠로이 사장 : 가증스러운 미나세 가문의 일원이 아이돌이 되었다고 해.
아이돌 업계는 KOF나 재계에 비하면 내 홈 그라운드.
아이돌 놀음이나 하는 미나세와 그 소속사를 부숴버리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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