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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gar Hurt」 - 한 소녀의 생일 [사토 신 = 슈가 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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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7-22, 2018 23:58에 작성됨.

누군가는 꿈을 꾼다.

누군가는 꿈을 말한다.

누군가는 꿈을 이룬다.

 

누군가는... 꿈을 향해 처절하게 나아간다.

 

 

 

오늘도 아르바이트를 뛰고 온 24... 아니, 오늘이 생일이니 이제 25살이 된 슈가 하트는 지쳐 쓰러지듯 침대위에 엎어진다. 입고나간 옷이 벗지 못하고 눌려져 구겨지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다. 단조로운 벽지와 술과 쓰레기로 채워진 방 안은 좁고 역한 냄새도 난다. 냉장고에 남은 요구르트가 유통기한이 지나기라도 했나... 그래도 치울 생각도 나지 않는다.

 

생일이라 말하면서도 가족들은 멀리 있고, 일하는 곳도 알바처이니 축하를 기대하는 것 따위 어리석은 일이다. 그러니, 내 생일을 축하해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이다. 그 쓸쓸한 결론에 도달해버리고 만 머리를 원망하며, 일단 자기 위해 똑바로 눕는다.

그래도 욧짱은 메일로나마 보내주었지만...

그 아이에게는 언제나 신세만 진다. 이렇게 못난 언니를 그렇게나 따르고 도와주다니...

일단 부모님에게도 의례적인 메시지가 왔지만 너무 형식적이여서 한 문장만 읽고는 넘겼다.

그 이외의 메일은 전무.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겪었을 텐데 왜 아직도 아파하는 걸까. 의문을 던지며 아침에 나설 때 정리조차 되지 않고 구겨진 그대로인 이불을 발로 끌어당겨 몸 위에 올린다. 이불은 저항 없이 침대 위에서 흩날리듯 몸위로 스며든다. 다리 사이로 이불을 잡고 온 몸으로 끌어안았다.

머리칼은 헝클어지고 싶은대로 헝클어지게 내버려둔다. 옆으로 돌아누웠다. 벽이 너무 가깝다. 다시 몸을 돌려 천장을 바라보자니 낡아빠진 집구석이 눈에 들어온다. 구석에는 희미하게 빛을 반사하는 누군가의 집이 보이고 그 근처에 얼룩이 묻은 듯 곰팡이가 피어있다.

자꾸 무언가를 떠올리게 하는 광경에서 도망치고자, 눈을 감았다.

감긴 태엽이 모두 풀려가는 오르골처럼, 아무도 없는 공간에 퍼지는 숨소리가 점점 느려진다.

 

순간 떠오른 것은, 화면 너머의 눈부신 사이리움의 물결. 반짝반짝하고 빛나는 사랑스러운 아이돌.

... 더러운 풍경을 보기 싫어 눈을 감았더니 깨끗한 풍경이 보인다. 하지만 어느 쪽이든 내게 있어서는 싫기는 마찬가지이다.

더러움 따위는 먼지 한 톨도 없을 듯한, 그야말로 순백의 별처럼, 또는 태양처럼, 달처럼 눈부신 빛이 비춰진다. 그리고 나는, 그 빛을 똑바로 바라볼 수 없었다.

어찌할 수도 없이 매일매일 쌓여가는 시간속에, 이를 악물면서 쫓아가보려 해봐도 멀고, 너무 멀어서 닿지 않는 나와 그곳의 간극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은 채 잔혹하게 앞을 가로막는다.

 

그런 잔혹한 현실을 앞에 두고서도,

말하고 싶었다. 큰 목소리로 소리치고 싶었다.

주변의 반대도 모두 뿌리치고서, 해야했던 결혼도 연애도 버리고서, 장래로의 저금도 무시하고서 아이돌이라는 길을 선택했다.

그 이외의 길따윈 생각하고 싶지 않다. 이 길은 역시 잘못됐었어... 따윈, 생각하고 싶지 않다.

 

어째서?

그런 건 당연하잖아.

 

하트는... 아이돌이... 좋으니까...

 

정적에 삼켜져서 누군가의 귀에 들어가는 일도 없이 오늘도 헛되이 사라져가는 말과 함께,

또 하루가 사라졌다.

그리고, 내일이 오겠지.

내일은... 올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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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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