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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하야 그녀에게 귀신이 붙었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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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7-22, 2018 20:35에 작성됨.


6.

우리들은 황급하게 자리를 벗어났어. 

계단을 내려가서 바깥으로 나가는 그 순간까지도, 바로 귓가에서 야요이..야요이의 흉측한 웃음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았다조.

바깥으로 나와서도, 나와 치하야는 정신을 차릴 수 없었어. 그런 모습, 자신과 마찬가지 치하야도 난생 처음 본 것일꺼야.

신부님은 옆머리를 한 손으로 짚고 있었어. 가만히 보니,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어.

 

히비키 「..저기, 머리에서 피가!..」


박 신부 「괜찮다. 그것보다 부탁하고 싶은게 있다.」


박 신부 「너희들이 무엇을 보고, 무엇이라 생각하든 부정하지 않겠다. 무신론과 유신론의 입장은 하늘과 땅의 차이이며,

백 사람에게는 백여개의 시선과 관점이 있다고 난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다르다. 

아직 어리고 순수한 여자 아이..그리고 너희들에게는 소중한 친구가 될 한 생명의 목숨이 달려 있는 일이다.

오늘이 지나면, 기회가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저것이 악마든, 병이든 오늘이 지나면 야요이를 분명한 죽음으로 몰고 갈 것이라는 말이다.

서로간의 견해와 믿음..그런 것들은 접어두자. 지금이 마지막 기회다.」


치하야 「정말! 전 더이상 이런 일 못하겠어요. 야요이는.. 그, 그건 분명히 병 때문이에요!

야요이에게 필요한건 그런 싸구려 굿이 아니라, 정확한 의사의 치료라고ㅡ」


-툭


박 신부 「...봐라. 지난 한달간 검진의사 내역서다.」


치하야 「이, 이건..말이 안되는데..방금 전까지만 해두 이상 없다는데..방금 전 야요이는 분명히 상처 투성이의!」


박 신부 「최근 날짜를 봐라, 바로 오늘까지만 해도, 의사 방문 검진간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집에 들어가기 전 너희도 만났겠지. 그 의사,  정기적으로 방문오는 의사님이시다. 

너희들이 오기 직전에도 방문 검진했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그 아이가 그렇게 된 건, 겨우 우리가 집 안에 발을 디딘 그 순간부터란 말이다.

넌 세상 어디에서 겨우 수십분만에 사람 하나를 그토록 악랄하게 괴롭히는 병을 보았느냐?

네가 무어라 믿건 관여치 않겠다. 네가 날 파렴치한 사기꾼으로 보아도 상관없다.

그리고 맹세하마. 야요이에게 해가 될 짓은 절대로 하지 않겠다.

그러니 이번 한 번만 믿음을 가지고 따라줘라.」


신부는 무릎까지 꿇고 부탁했어.


치하야 「..저는..하기 싫어요!」


히비키 「치하야..그러지 말고, 한번만 도와주자 응?

야요이가 저렇게 아프잖아..자신도 믿기지는 않지만, 이런 식으로라도 해결된다면 그래도 돕고 싶다조..」(울먹)


치하야 「..모르겠어. 일단은..알았어. 그렇게 하자 그렇게 하겠지만..

만약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그때가서 말릴 생각은 버리시는게 좋을 거에요.」


신부 「..알았다. 자네..히비키라고 했나?

히비키양, 차에 가면 작은 상자가 하나 있을 것인데, 꺼내보지 말고, 그 상자를 가지고 와서 치하야와 함께 잠깐 기다려라.

그동안 나는, 다시 선을 긋겠다. 당부컨데, 이번에는 절대로, 절대로 넘으면 안된다.

이미 너희들에 대해 인지해버렸으니까, 위험해질 수도 있다.」


자신, 신부님이 말한대로 차에서 작은 상자를 찾아서 꺼냈는데

(작다고는 했지만, 자신이..솔직히 작아서 그런거겠지만 제법 크고 무거웠어.)

그 안에서 무언가 들썩이는게 살아있는게 들어있는 것 같았어.

그새 신부는 집 안에 들어가 있었으므로, 자신과 치하야는 한동안 기다렸어.

그런데 생각보다 오래걸리는게 슬슬 걱정이 되어서, 경찰이든 병원이든 신고할까 고민하려던 찰나

마침내 신부님이 나오셨어. 한층 더 피곤해진 얼굴이지만 아무튼.


박 신부 「준비가 되었다. 히비키양은 상자를 들고, 이제 다 같이 들어가자.」



7.

집 안은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어. 바깥에서 들려오던 차 지나가는 소리, 때 늦은 매미 우는 소리와 가끔 지나가는 이웃 주민들의 대화소리..

그런 일상의 소음이 조금도 들리지 않았어. 겨우 문 하나 차이인데, 마치 여기만 다른 세상인 것마냥..


적막함을 뚫고 계단을 올라가자, 삐걱대는 소리만이 정적 속에서 들려왔어.

자신과 치하야 심지어는 신부님조차도, 긴장해서 아무 말도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조.

이마 아래로는 식은땀이 줄줄이 흘러내렸어. 그건 공포와 긴장 때문만이 아니라, 2층으로 올라가며 급격하게 낮아지기 시작한 온도 때문이였는지도 몰라.


우리는 다시 예의 그 문을 열었어. 야요이는 서럽게 울고 있었어.


야요이 「우아앙! 아파요 신부님..또 만지려고 오신 거에요? 거기는 안 돼요. 제발 그만해줘요 제발..」


박 신부 「..아무 말도 듣지 말고, 보지 말아라.」


야요이 「..누가 왔나보구나?」


갑자기 울음을 뚝 그친 야요이는, 말 그대로 입꼬리가 귀에 걸릴만치 올라간 기괴한 미소를 지었어. 그건 그냥 억지로 지을 수 있는 그런 미소가 아니였어.

마치 요괴 같은..그런 이상한 웃음이였다고! ...미안, 진정했다죠. 다시 말을 이을께.

...그녀는 분명 우리를 발견하지 못한 것 같았어. 바로 코앞이였는데도. 아마, 다시 그어진 소금줄 때문이였을꺼야.

하지만 숨죽이며 입을 닫고 있었어두, 짐승같이 이글이글 빛나는 두 눈동자가 우리를 꿰뚫어 보고 있는 것만 같았어.


그 순간, 신부님이 작은 종을 울리며 기도문을 읊기 시작했어.


박신부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주 하느님, 전지전능하시며 모든 세기의 주인이신 당신께서는ㅡ」 


야요이 「끼에엑!! 아파, 나 죽는다고!!」


박신부 「ㅡ의 영향과 저주, 혹은 악의를 가진 이들의 시선을 통한 저주,

당신 종을 향해 저지르는 악행들로부터 보호하소서.」


박신부 「네 존재에 대해서 알고 있다. 여기 네가 있어봐야, 지옥보다 더한 고통이 기다릴 뿐이다.

언제까지 머무를 것이냐. 어서 아이에게서 떠나라!」


야요이 「아아악!! 날 죽인다, 날 죽인다고요!! 꺄아악!!」


그 순간, 신부가 말 없이 대신 손짓으로 자신을 가리켰어.

자신, 그것이 자신이 가지고 온 상자를 달라는 것이라는걸 깨달았다조.

그래서 상자를 꺼내자, 거기에는 검은 흑염소 새끼가 들어 있었어.


박신부 「오, 하느님ㅡ겸손되이 하느님께 청하오니 사탄을 감금하소서.

천상 군대의 영도자시여, 영혼을 멸망시키기 위하여 세상을 떠돌아다니는,

사탄과, 모든 악령들을 지옥으로 쫓아버리소서.

아멘.」


신부님이 마지막 기도를 읊조린 순간, 야요이가 발작하듯 몸을 일으켜 세우며 날카로운 비명을 지르더니 이내 실 끊긴 마리오네트 인형처럼 축 쳐져버렸어.

염소가 마구 발버둥치기 시작했어. 신부님은 칼을 꺼내들었는데ㅡ

그 순간 야요이가 눈을 까뒤집고선 마구 경련을 일으켰어. 피거품이 일고 몸을 마구 떨고, 마치 독사의 맹독에 당한 사람마냥.

그때 갑자기 치하야가 끼어들었어. 자신, 말릴 새조차 없었어. 치하야는 신부를 밀쳤고ㅡ

그 순간 갑자기, 야요이랑 염소가 광기 어린 웃음 소리와 함께 하늘 위로 붕 떠오르고ㅡ


야요이 「너,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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