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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번의 인생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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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7-21, 2018 22:00에 작성됨.

오늘 나의 운세. 사자자리의 행운의 아이템은 시계와 명함. 언제나 내가 들고 다니는 것들. 오늘 하루는 누구보다 운이 좋을 겁니다. 하지만 이것만은 피하세요.

오늘 하루 종일 맑다면서...’

불운의 아이템, 먹구름.

아아... 더 이상 감각도 없네... 이렇게 가는 건가...’

출근하는 중 말도 안 돼는 교통사고. 앞에 있던 사람이 우산을 펼치자 중심을 잃고 그대로 차와 충돌.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나는구나. 오늘은 애들이랑 이곳저곳 가야 하는데.

주변에 웅성이 거리는 소리와 사이렌 소리, 점점 희미해지며 눈앞이 깜깜해졌다.

 

 

! 드디어 일어났구나.”

“... 누구세요?”

눈을 뜨자 놀랍게도 어느 한 청년이 나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 자신의 상태는 알아?”

분명 차에 치여서, 그 후로는 기절했던 거 같은데... !”

뇌가 한 점한 점 찢어지는 것 같은 충격. 나는 머리를 부여잡으며 바닥을 굴렀다.

그래. , 넌 죽었어.”

내 앞에 청년은 머리를 잡은 나에게 단순 명료하게 말했다.

내가... 죽었다고...”

그래, 트럭에 치여 즉사. 정말 운이 없었구나.”

그럼 여기가 사후세계라는 건가요?”

그렇지.”

그럼 당신이 신?”

, 그렇지.”

내가 물으면서도 어이가 없었지만 대답을 들이니 생각을 그만두었다.

그럼 이제 전 어떻게 되는 거죠?”

여기서 보기에 넌 살아생전에 업이 많아. 그리고 정말 어이없는 죽음을 맞이했지. 그렇기에 내가 너에게 한 번의 기회를 더 줄 거야.”

내가 업이 많다고? 누구보다 평범하게 지냈던 내가?

한 번에 기회라면... 설마 환생인가요?”

정답. 역시 소설을 많이 읽으니 상황 판단이 빠르네.”

소설이랑 무슨 상관이야.

그나저나 환생이라니, 새로운 부모님 밑에서 태어나는 건가요?”

아니. 그건 인과의 균형을 어지럽히는 일이야. 그렇기에 너의 육체를 다시 살릴 거야.”

그럼 환생이 아니라 부활인 게...”

그렇게 볼 수도 있지. 하지만 너는 고등학생 때로 돌아가 다시 살아갈 거야.”

, 하필이면 가장 힘들 고등학생 때.

왜 하필이면 고등학생이죠?”

그야, 인생을 바꾸는 가장 좋은 시기가 고등학생 때이니까.”

냉정하게 생각하면 그렇다. 성인이 되기 직전의 상태. 그 시기의 가능성은 실로 무한하다.

, 잠시만요. 제 육체를 부활시킨다 했는데, 제 육체는 어떻게 됐나요?”

? 아아, 이미 현계에서는 너의 장례식이 끝났어. 다행히 너희 부모님께서 시신을 그대로 묻었기에 수월했지.”

장례가 벌써... 실감 나지 않는구만.

더 이상 시간을 끌기도 그렇고, 이제 슬슬 보내줄 건데 마지막으로 물어볼 건?”

“... 다른 사람들은 저의 존재를 잊었나요?”

“... 말했잖아. 너는 업이 많다고. 다들 널 그리워하고 있어.”

그런... 가요.”

나는 그 말을 듣자 왠지 모를 안도감이 들었다.

아 참, 하지만 너의 정체는 남들에게 알려지면 귀찮아져.”

그게 무슨...”

아까도 말했듯 인과의 균형이 깨지면 곤란해지거든. 그래서 너는 직접적으론 알릴 수 없어.”

그 말은 제가 알리지 않았지만 타인이 눈치 체는 건 가능한 건가요?”

하하하, 질문은 아까가 마지막. 대답은 네가 직접 겪어보라고~”

그게 무슨...

그럼 두 번째 인생, 조금은 다르게 살 수 있을지 기대하고 있으마~”

청년이 내 이마를 손가락으로 밀자 나는 다시 눈앞이 깜깜해졌다.

 

 

 

시야가 밝아온다. 무척이나 익숙한 천장. 여기는 내가 독립하고 죽을 때까지 살았던 맨션이다.

분명 나는 죽었으니까 방 뺐을 줄 알았는데... 이것도 신이 해준 건가?”

잠에서 깨고 씻기 위해 몸을 일으켜 새우자 온몸에는 전류가 흐르는 느낌과 통증이 느껴졌다.

, 뭔데... 온몸에 멍이라도 들었나...”

그렇게 투덜대며 윗옷을 벗어보니 정말로 전신이 상처투성이였다.

이런 건 좀 고쳐주면 안 되나...

 

무사히 샤워를 마치고 커피를 들고 탁자에 앉자 탁자엔 편지와 서류봉투가 있었다.

보낸 사람은... 없네. 설마 신이 보낸 건 아니겠지~”

 

야호! 많이 놀랐어? 몸에 상처는 서서히 나을 거야. 것보다 내가 말했듯이 지금의 넌 고등학생. , 고등학교에 가야만 하지. 입학 절차와 등록금은 전부 이쪽에서 처리할 거야. 지금의 너는 가족도 없는 상태야. 어느 정도의 금전은 도와주겠지만 나머지는 스스로 해야만 하지. 마침 오늘이 학교 입학식이니 늦지 않게 가라고! 그럼~                               P.S 언제나 위에서 보고 있으니깐!

머리가... 이런 게 정말 신이라니...”

옷장을 열어보니 말끔한 교복이 있었다. 이 나이에 다시 고등학교라니...

기왕 이렇게 된 거 즐겨야겠지?”

어깨를 으쓱이며 나는 현관을 나섰다.

 

 

이른 시간의 전철. 언제나 출근할 때 겪은 지옥철을 고등학생을 몸으로, 그것도 전신이 상처투성이로 버텨야 한다니.

이 망할 상처는 언제쯤 회복되는 건데!!! 소리 없는 아우성을 지르며 아픔을 참는 도중 수상한 장면을 목격했다.

 

도촬

 

이런 시간엔 사람이 많다 보니 눈치 체기 힘들지. 정말이지 꼴불견이구먼.

저기요, 아저씨. 그렇게 카메라를 로우앵글로 잡는 이유는 뭔가요?”

!!”

평범한 학생이라면 못 본 척 넘어갈 수 있는 상황.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평범한 학생. 속에는 25살의 청년이 들어있다면 말이 다르지.

, 이 건방진 꼬맹이가 무슨 말을 하는 거야!!”

괜히 찔려서 소리나 지르다니. 그게 자신의 무덤을 판 거라는 건 모르나.

건방진 꼬맹이라뇨. 그냥 궁금해서 물어봤는데, 혹시 여고생의 치마 밑이라도 찍고 계셨나요? 이런, 그렇다면 정말 실례했네요.”

, 이제 도망 칠지 아니면 경찰한테 잡힐지...

?”

도촬범은 내 멱살을 잡으며 주먹을 들어 올렸다. 이거 실화냐... 아무리 그래도 학생을 상대로 주먹을 들다니...

그만두세요! 어른이 돼서 부끄럽지도 않은가요!”

도촬범의 뒤쪽에서 한 여자애의 목소리가 들렸다. 무척이나 그리운 목소리가....

설마... 아니겠지?”

나는 그녀가 누군지 안다. 너무나도 그립고, 그렇기에 미안한... 다나카 코토하였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못할망정 폭력을 휘두르려 하다니!”

네년은 또 뭐야! 둘이서 짜고 아주 선량한 시민을 범죄자 취급이라니!”

정말 놀랍게도 도촬범은 단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주먹을 코토하에게 뻗었다.

이건 못 참겠네...”

나는 도촬범의 관절을 반대로 꺾었다.

크아아아아아!!!”

으드득 소리와 함께 도촬범은 바닥에 쓰러졌다.

솔직히 주먹으로 못 치게 꺾은 건데 이렇게까지 꺾이네... 나는 인터폰으로 가 승무원을 호출했다.

, 저기...”

?”

뒤를 돌아보니 코토하가 서있었다. 나는 지금 무슨 표정일까. 좋은 미소를 하고 있을까, 아니면 눈물이 고여 있을까.

정말로 용감하구나. 어디 다치진 않았니?”

코토하야 말로 너무 무모한 짓을 했잖아. 그러다 다치면 어쩌려고. 나 참...”

저기... , 1학년 아니야?”

? ... !”

맞네. 나 이제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1학년이었지. 그에 비해 코토하는 3학년...

그보다 신입생일 텐데 내 이름은 어떻게 아는 거야?”

, 그건... 그래. 가방에 이름이 있어서요. 하하...”

너무 이상하잖아!! 이런 변명이 통할 리가...

그렇구나! 관찰력이 좋네. 그래도 이래 봬도 학교 선배니까 존칭은 써야지?”

, 죄송합니다... 선배.”

언제나 존칭을 받던 사람한테 존칭이라, 뭔가 이상한 느낌이네.

그러고 보니 이름을 안 물었네. 이름이 뭐니?”

저는...”

직접적인 표현, 어디까지가 범위인지 시험해볼까.

아오키 레이. 아오키 레이입니다.”

...?”

이름은 표기에 따라 다를 수 있어 OK라는 건가.

왜 그러신가요, 다나카 선배?”

, 아니... 내가 아는 사람이랑 이름이 똑같아서.”

그런 가요? , 다음에 내려야 하네요. 그럼 학교에서 잘 부탁드려요, 선배.”

그래...”

뭐야 이거, 꽤나 재밌잖아! 좋다 이거야. 한 번 살아보자고! 두 번째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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