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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비키 「파프리카 점심 도시락을 만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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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7-13, 2018 21:21에 작성됨.


1.

하루카 「헤헷, 이렇게 다들 사무소에 모여서 밥 먹는건 오래간만이네?」

타카네 「조촐한 도시락이지만, 함께함으로써 그 풍미가 사는 법이지요.」

히비키 「응응! 도시락이니까, 서로 나눠 먹어도 좋다조?」


하루카 「그러면 개봉해볼까..짜잔! 하루카씨의 도시락은, 유부초밥과 소세지 햄, 쿠키랍니다?」

히비키 「..쿠키는 항상 들어가는구나. 타카네는?」

타카네 「저는 메밀 소바를 주식으로..찬으로는 물을 넣고 스-푸를 넣은 컵라멘과 스-푸와 면을 먼저 넣고 끓인 컵라멘이랍니다, 히비키.」

히비키 「..어이, 그 둘의 차이가 뭐냐조..」(황당)


타카네 「멩요나! 그런 발언이라니요..식감에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 드셔보시면 확연히 드러날 터입니다!」


히비키 「그나저나..미키꺼는?」


미키 「미키꺼는..짜잔!」

히비키 「..아무것도 없는데?」


미키 「미키, 생각해봤는데 역시 즉흥적으로 신선하게 골라먹어야 제맛인거나노!

오늘은 흐음..역시 하루카 도시락이 제일 맛있어보이는거야!~☆ (덥썩) 유부초밥 잘 먹을께 하루카!」

하루카 「에에? 나 아직 입도 안 댔는데!」


하루카 「그나저나..히비키는 어떤 도시락?」

히비키 「자신은..그렇게 좋지 않을수도? 일단 보여줄께. 하지만, 너무 기대는 말라구?」

하루카 「어? 파프리카 샐러드구나? 히비키는 파프리카 좋아해?」

히비키 「아니. 자신, 파프리카 별로 안 좋아한다조. 산삥차라던가, 민트쵸코는 몰라도.」


타카네 「허면, 어째서 파프리카인지요?」


히비키 「거기에는 좀 사연이 있다조? ..일주일 전, 농촌 체험 촬영 갔을 때의 일인데..」


2. 

일주일 전

프로듀서 「농가 일은 제법 어려운데, 괜찮은거야 히비키?」


히비키 「날씨가 제법 후끈하기는 한데, 이정도는 오키나와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조!

그리고 파프리카 따는 일도, 하다보니 제법 재미있는걸?


물론 자신, 파프리카는 별로 안 좋아하지만 말야.」


프로듀서 「그래? 하긴..파프리카는 불호가 많이 갈리는 채소중에 하나니까.

히비키라면 뭐든 잘 먹을줄 알았는데, 의외인걸?」


히비키 「으으, 자신은 파프리카 특유의 그..이상한 맛이 싫다조!

그런 의미에서, 프로듀서는 이번 스케쥴이 끝나면 책임지고 자신을 위해 고급 카페에서 민트쵸코아이스티를 바치라조!」


프로듀서 「하하, 알았다 히비키.」


스테프 「쉬는시간 다 됬습니다. 시작 멘트 부분 변경이 있어서 리허설해야 하니, 미리 준비 부탁드립니다.」


히비키 「잘 알았다조! 프로듀서, 갔다올께!」


프로듀서 「응. 화이팅이다, 히비키! 항상 응원하니까.」

히비키 「그, 그런말은..우갸악! 자신, 지 지금 바로 나갈꺼라고!!」

....

미키 「잠깐! 둘 사이 반응이 너무 가까운거나노! 그리고 카페에서 단 둘이?」


하루카 「..미키는 이상한 데에서 끼어드는구나.」


히비키 「에에? 하지만 이 정도는..그냥 일상적인거 아닌가? 자신, 그 정도는 프로듀서랑 자주 만나는걸?

이, 이상하게 생각하면 곤란하다구!」 (당황)


미키 (..히비키도 경계해야 될 것 같은거야..히비키, 보기와는 다르게 은근히 교활한거야.)


타카네 「..일단 이야기를 계속 듣도록 하죠. 마침 라면컵 하나도 다 비웠으니..」


히비키, 하루카, 미키 (그새 벌써 다 먹은거야?)


3.

하루카 「그래서 다음은 어떻게 됬어?」


히비키 「하루카, 고맙다조? 안 그래도, 다시 말을 이을 타이밍을 못 잡고 있었어.

..계속 이어서 말할께. 그래서 자신은..」

...

히비키 「자신! 삶의 현장 일일체험! 의 게스트인 가나하 히비키다조!」


MC 「제가 알기로 가나하씨는 오늘 처음 파프리카 농장을 방문한걸로 알고 계신데, 소감이 어떤가요?」


히비키 「응응! 자신, 이렇게 많은 파프리카는 처음 본다조!

빨강 노랑 초록 파프리카들이 여기 어엄~청 많아. 정말 이쁘다조!

그런데 농장 주인 할아버지랑 할머니, 이렇게 둘이서 이 많은 파프리카를 모두 재배한다고 들었다조.

정말 힘들지 않을까?」


할아버지 「아 지금 나가면 되나요? 그런 코멘트는 따로 안해도 된다고요? 예..흠흠」


할아버지 「아 예! (긴장) 안그래도, 이번에 태풍 때문에 많이 힘들었지요..많이 상하기도 했고요.

하지만 항상 맛있게 먹어주시는 분들이 있으므로, 그만큼 저희도 힘을 내어서 최대한 맛있게 가꾸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MC 「예. 실제로도 파프리카는 요리 재료용으로 많이 쓰이죠. 히비키씨도 자주 사용하시나요?」


히비키 「응. 요리할 때, 파프리카를 넣어서 만드는 요리를 많이 알고 있다조!」


히비키 (물론 먹지는 않지만)


MC 「그런데 파프리카는 대체로, 사람들이 잘 먹지는 않지요. 맛이 약간 독특하잖아요?

그런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타카네 「후루룩」


히비키 「..어이 타카네, 자신 말 듣고 있는거지?」


타카네 「예. 파프리카는, 특히 마늘돼지고기 육수 라멘에 곁들일 때 맛있지요.」


히비키 「응...그래. 열심히 듣고 있구나..」


미키 「그 MC 너무한거야. 미키라도, 그런 말은 안할텐데.

미키, 가끔 히비키한테 흑인이랑 비슷한 피부라고 말하기는 하지만, 그정도로 심한 말은 안하는거야.」


히비키 「..아주 그냥 대견하구나 미키? (빠직) ..흠흠. 어쨌거나, 자신도 내심 MC분처럼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솔직히 공감하고 있었다조?

파프리카, 왠만해서는 잘 안 먹잖아. 양파라면 몰라두..」


하루카 「아무래도 그렇지?」


히비키 「그런데, 할아버지 표정을 잠깐 살펴봤는데..

너무 안 좋아 보였어. 정말 충격을 받은 그런 표정 있잖아. 하나도 몰랐다가, 좋지 않은 사실을 알았을 때 그런 표정.」


미키「그것은 마치, 도쿄에 처음 올라온 히비키가 사실 모든 사람들의 얼굴색이 검지 않다는걸 깨달았다거나,

혹은 군마현에서 온 하루카가 사실 세상은 그렇게 야만적이지 않다는걸 처음 깨달은 것처럼?」


하루카 「미키! 나, 너랑 똑같이 가나가와현 출신이라니까!」


히비키 「...어찌되었건, 할아버지 표정이 너무 안 좋아 보였다조.

그걸 보자니, 왠지 안쓰러웠다조..」


...

할아버지 「..그..정말 최선을 다해 신선하고 향도 깊게 기르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데...」(우물쭈물)


히비키 (많이 실망하신걸까? 하긴, 자신이라도, 열심히 무대에서 댄스하고 열창했는데 사실 사람들이 싫어한다면..정말 우울해질꺼야.)


MC 「아무래도 파프리카는 맛이 특이해서 말이죠. 그래서ㅡ」


히비키 「아니다조! 자신, 파프리카 엄청 좋아하니까!

자신 주변에도, 파프리카 좋아하는 친구들 엄청 많다조! 심지어는, 매일 파프리카 먹는 사람도 있는걸?」

...

히비키 「ㅡ라고, 대본에도 없는  말을 해버렸다조.」


미키 「와..진짜 멋진거야 히비키!」


엔딩.

히비키 「아니..거기까진 괜찮다조? 그런데 진짜 문제는..」


히비키는 잠시 말을 멈추고, 스마트폰 사진첩을 눌러 사진 한 장을 아이들 앞에 보여주었다.


미키 「우아앙?」


타카네 「실로 많은..」


하루카 「..파프리카네. 큰걸로 6상자는, 좀 많긴 하네..」


히비키 「녹화가 끝난 다음에, 할아버지가 고맙다고 엄청 특가에 주겠다고 하셨거든. 그래서 할아버지가 실망하실까봐 이렇게 많이 사버렸어..

할아버지가 좋아하시면서 앞으로도 더 열심히 키우겠다고 한걸 보니까 자신, 정말 기분이 좋았지만..

막상 사고보니 너무 많았다조! 우갸악!!」 (벅벅)


히비키 「자신, 최대한 해결해보려고..자신은 지금 이 도시락처럼 매일 샐러드든 뭐든 만들어서 최대한 많이 먹고 있다조?

그런데도 역부족인거같아서 걱정이야.

심지어는, 아침마다 나오는 기다란 것의 색이 녹색이 될 정도로 먹고 있다구!」


하루카 「저기..그런 이야기는 아이돌인데 하지 말아야 되지 않을까?」


히비키 「어쨌거나 저쨌거나.」


타카네 「흐음..그래서 요즘 밤마다, 히비키의 몸에서 진하게 숙성된 파프리카 냄새가 났던 것이군요?」


하루카 「...어..엉?」 (당황)


미키  「응? 둘이서 밤마다 따로 만났던거야? 따로 운동하나보네?」(순진)


하루카 「뭐..운동이긴 하지만..」(화끈)


히비키 「우갹! 그, 그런 사적인건 남들한테 말하지 말래두 타카네!」(화끈)


하루카 「그..방금전은 못들은걸로..하..하하!」


히비키 「아, 아무튼 오해야! 어쨌거나..역시, 너무 많아서 자신으로서는 감당이 안 된다조!」


하루카 「다른 사람 주면 되지 않을까?」


히비키 「..이미 주고 남은게 이 정도야, 하루카.」


히비키 「그런 의미에서..너희들 한 상자씩 가져가라!」


하루카, 타카네, 미키 (딴청..) 「파프리카는 우리 가족들도 싫어해서..」 「미키도 별로인거야.」 「저는 그럭저럭이나, 지금은 본녀 혼자 사는 형편인지라..」


히비키 「우갸악! 답이 없다니까?!」


타카네 「그래도, 히비키씨의 마음이 곱다는 것으로..후훗.」

-딸랑


미키 「아! 사무소에 야요이가 들어온거야!」


야요이 「웃우! 다들 식사 중이셨네요?」


히비키 「난쿠루나이사! 생각해보니, 야요이한테는 아직 안 말했구나? 야요이, 자신, 먹을거 있는데 줄까? 파프리카가 가득하다조!」


야요이 「웃우! 아무리 거지라지만 그런건 안 먹는다구요? 에헤헷.」


히비키 「....」


야요이 「그래도..히비키씨 성의를 봐서 주시면 열심히 먹을께요!」


히비키 「정말 고맙다조!」


하지만 히비키의 파프리카는, 냉장고에 다 넣지도 못할 정도의 양이였다.

히비키는 열심히 먹고 또 먹었다. 본인 말대로, 아침에 그것의 색이 연두색이 되다못해 초록색이 될 때까지.

하지만 양은 줄지 않았고,


결국..


히비키 「우갹! 이, 이게 무슨 냄새..」


어느날 아침엔가, 썩어버린 누런 물이 켜켜히 쌓인 상자 아래로 새어나오고 있었다.

상자를 열자, 거기에 펼쳐진 것은 작은 초파리 떼들과 꿈지락거리는 구더기들의 잔치.

결국, 히비키는 굳은 표정으로 대형 쓰레기봉지를 준비했다.


쓰레기봉지에 썩은 파프리카들을 담으며, 히비키는 문득 깨달았다.


자신은 결국 할아버지에게 거짓말을 해버린 셈이였다고. 끝까지 자신은, 파프리카를 좋아하지 못했다.

농장 할아버지가 성심껏 준비한 선물이였는데, 자신은 그것을 그대로 버린 것이다.

그런 생각이 그녀의 양심을 마구 괴롭히는 것이였다.


자신은, 완벽하지 못한 거짓말쟁이였다.


하지만 사실은, 히비키는 그럴 생각을 가질 필요가 없었다.


왜냐하면..


파프리카를 받은 그날, 집에 도착해서 기대 속에 상자를 개봉한 야요이는 파프리카들을 하나하나 살피더니,

곧 묘한 표정으로 얼굴을 찌뿌리며 말했다.


야요이 「..웃우..히비키씨한테서 받은 파프리카들, 다 불량품이였네.

맛도 없구, 상한 것만 가득하구..우우! 히비키씨는 도대체 어디서 이런걸 받아오셨을까?」


야요이 「얘, 쵸스케!」


쵸스케 「왜 누나?」


야요이 「이거 못 먹겠는데, 동생들이랑 같이 앞마당에 잘 파서 묻어버려.

그나마 나은걸로 몇개만 꺼내서, 오늘 저녁은 파프리카 볶음밥 해먹자!」


쵸스케 「응 누나!」


사실, 그 농가에서 히비키에게 준 파프리카들은, 모두 불매품.

지난번 태풍에 의해 상하거나 상처입어, 상품가치가 없다 못해 불량품인 그런 파프리카들 뿐이였다.

결국 할아버지는 그냥 버려야 될 쓰레기를 속여서 그녀에게 사기친 것에 불과했다.


그런것도 모르는 히비키는 한동안 자괴감과 자기 혐오 속에 슬럼프를 겪어야만 했고,

이후로도 식사에 파프리카만 나오면 괜한 죄책감에 시달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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