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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Floriography of Shibu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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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7-09, 2018 21:55에 작성됨.
링크 / DJ Okawari - Flower Dance
안녕하세요 프로듀서 여러분. Weissmann입니다.
열 여덟번째로 그려본 창작 그림은 '시부야 린'입니다.
아이돌마스터 신데렐라 걸즈의 주요 3인방 중 쿨 타입을 대표하는 캐릭터 린양. 애니메이션에 처음 등장할때만 하더라도 그녀는 아이돌과는 거리가 먼 평범한 여고생이었습니다. 작중에서 등장하는 린양의 가정은 '꽃 가게'를 운영하는 부모님과 린양이 정말 좋아하는 애완견 '하나코'로 구성된 단란한 모습으로, 린양은 종종 부모님을 도와 꽃가게를 보는 점원으로 지내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애니메이션 1화에서도 우즈키양이 타케우치 프로듀서에 의해 섭외된 날, 스스로에게 선물을 주기 위해 찾아간 곳이 바로 시부야네 꽃집이었죠.
값비싼 꽃바구니들과 여러 아름다운 꽃들 가운데 어느 것을 고를지 망설이는 우즈키양에게 린 양은 친절하게 그녀에게 어울는 꽃을 골라주는 세심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때 우즈키양에게 준 꽃은 '하얀 아네모네', 린양의 말에 의하면 이 꽃의 꽃말은 '기대, 희망'으로 아이돌로서의 새로운 시작을 앞둔 우즈키양에게 정말 딱 알맞는 꽃이었습니다. 비록 이때만 하더라도 둘은 앞으로 함께 아이돌 생활을 하게될 동료로 만나게 되리라는 것을 몰랐겠지만, 벌써부터 서로에게 상냥하고 친절한 모습은 보는 내내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해주었네요.
아네모네의 꽃말은 색상에 따라 제각각이지만 대개 슬픈 꽃말이 많습니다. '허무한 사랑', '사랑의 괴로움' , '배신', '그래도 당신을 영원히 사랑하겠습니다.' 등과 같이 무척 무겁고 비극적인 꽃말들이 주를 이루죠. 아네모네에 얽힌 그리스 신화 역시 연인의 죽음을 슬퍼한 데서 피어난 꽃이라는 비극적인 스토리입니다. 형형색색의 크고 아름다운 꽃의 모습과는 달리 이토록 슬픈 상징을 지녔다니 옛 사람들의 상상력은 종종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게다가 나라나 문화권마다 같은 꽃에도 서로 다른 꽃말이 있다고하니 무척 흥미롭네요.
Floriography 혹은 Language of flowers 라는 말은 국내에는 마땅히 번역된 말이 없기에 굳이 해석하자면 '화훼암호학' 또는 '꽃말언어학'이라 할 수 있습니다. 쉽게말해 '꽃'에 상징을 부여하고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를 가진 꽃을 서로에게 보내어, 의사소통을 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쉽게 감정을 드러내기 힘든 상류 사회나 귀족 문화 등지에서 큰 인기를 끈 (나름 우아하고 격식있는) 의사소통법이었다고 알려져있습니다. 꽃에 특정한 의미를 부여한 '꽃말'은 본래 터키 일대의 문화권에서 유래하였다고 보고 있습니다. 훗날 19세기 무렵 중동의 꽃말 문화가 유럽에 유입되어 상류층 사이에서 일종의 공공연한 비밀 암호로 큰 인기를 끌게 되면서, '꽃말 대화'는 빅토리아 시기 유럽 대륙과 신대륙에 널리 퍼지게 되었다고 하네요. 일본에서도 메이지 시대 무렵 이러한 '꽃말 문화'가 수입되어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고합니다.
분류학의 아버지인, 스웨덴의 식물학자 카를 폰 린네가 창시한 '학명'과는 달리 '꽃말'은 일정한 작명법이나 제약이 따로 없이 사람들이 꽃을 볼때 느끼는 감정이나 주관적인 생각, 문화적인 요소 등이 결합하여 만들어진 것이기에 하나의 꽃에 여러 개의 꽃말이 붙기도 하고, 때문에 꽃말에 대한 사전들도 점차 시간이 지날 수록 두꺼워지게 되었다고 하네요. 비록 들쑥날쑥한 꽃말들이지만 꽃들이 지닌 상징과 의미들은 문학 작품이나 회화 창작에 큰 영감을 주어 당대의 유명한 작가들이나 화가들이 자신의 작품에 '꽃말'을 활용하기도 하였다니, 꽃말의 학술적인 가치는 잘 모르겠지만 문화적인 가치는 제법 상당했다고 볼 수 있겠군요.
유닛 '뉴 제너레이션즈'의 일원이자 '트라이어드 프리무스'의 멤버이기도 한 쿨하고 멋진 소녀 린양. 특유의 쿨하고 시크한 모습이 제법 차갑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애니메이션이나 데레스테의 에피소드들을 보면 사실은 무척이나 속이 깊고 친절한 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답니다. 그러고보니 모리쿠보 노노양이 처음으로 목소리를 선보였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함께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떨고 있는 노노양을 잘 이끌어주고 선배 아이돌로서 배려하는 모습은 무척 믿음직한 모습이었네요. (데레라지의 메인 MC로서 갈고 닦은 라디오 진행 실력이 빛을 발했군요!)
꽃에 대해 박식하고, 꽃말을 잘 알고 있는 린양에게 아네모네를 한아름 가져다 주고 싶어서 그려보았습니다.
https://www.idolmaster.co.kr/bbs/board.php?bo_table=creatalk&wr_id=13478
데포르메 신데렐라
1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요즘은 예전에 비하면 꽃집이 덜 보이는 기분이지만, 꽃집 소녀라는것도 린 관련 창작에서 자주 활용되곤 하죠. 데레스테 1컷을 보면 가끔 가게일도 돕는 것 같고
꽃말이라는건 여러 매체에서 좋은 소재가 되지요. 다른 소재로 하기 힘든 상징성 부여같은걸 그 꽃말을 가진 꽃으로 수월하게 해줄 수 있어서려나
덕분에 요즘은 오히려 꽃이 의미심장하게 다뤄진다 싶으면 꽃말부터 찾게 되는 현상까지 보이는 것 같지만(..)
생각해보면 애초에 꽃말이란건 왜 발전한걸까요. 꽃을 건넬 수는 있는데 정말로 하고 싶은 말은 하지 못한 사람이 그렇게나 많았던 거려나요. 그렇게 생각하면 로맨틱함보다는 안타까움이 느껴지는 기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꽃말 활용은 좋아하지만 나라마다 다른 것도 많고 제멋대로인 정보도 많아서 가끔은 참 어렵단 말이죠..막상 내가 써먹어보려고 하면 과하게 마이너한 꽃이거나 해서 잘 안 되고.
린양과 관련하여 어떤 악곡이 좋을까....생각하다보니, 꽃에 대한 이야기이기에...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명곡을 선곡해보았답니다.
시부야 린. 제겐 데레스테 애니메이션을 통해 처음으로 알게된 린양입니다. 처음엔 린양을 몰라서 단순히 엑스트라 캐릭터인 줄 알았기에...우즈키와 꽤 오래 대화하는 모습을 통해서 이 애니메이션은 조연 캐릭터도 비중있게 다루어 주는구나...라고 생각했었답니다. (그런데 계속 보다 보니 프로듀서가 집요하게...린양을 따라다니며 명함을 건네고, 우즈키의 함박 미소로 마침내 아이돌로 섭외된 것을 보면서 비로소 이 캐릭터가 주인공 캐릭터라는 걸 알게되어 엄청 놀랐답니다.)
꽃집을 운영하는 집안의 특성상 꽃에 대해 박식한 린양이고, 또 개인 물품을 사무소에 가져오라 했을 때 예쁜 꽃바구니를 가져와 란코양의 마음을 뺏기도 했었죠. 린과 과련된 팬아트들에는 '꽃'을 다룬 작품들이 생각보다 많지 않지만 (아무래도 아이바 유미양과 같이 꽃을 애호하는 속성을 가진 캐릭터가 따로 있기 때문은 아닐까...싶네요.) ,'꽃'은 린양의 주요 아이덴티티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답니다.
꽃말이라....어릴적 식물 도감을 펼쳐보면 학명과 함께 이해할 수 없었던 요소가 바로 '꽃말'이었습니다. 학명은 오래전에 사어(死語)가 된 라틴어로 구성되었기에 발음이나 문법이 상당히 생소하다는 건 이해가 가지만, 꽃말은 워낙 제각각이고 또 개인적으로 보았을 때 느껴지는 꽃의 이미지와는 전혀 안맞는 경우가 있었기에 대체 누가 무슨 의도로 이런 난해한 꽃말을 정하였는지 정말 궁금했었답니다.
그러다가 '빅토리아 시대(19~20세기)' 유럽 등지에서 꽃말 문화가 아주 성행했다는 이야기를 접하고 더욱 자세히 알아보게 되었는데요, 흔히 오늘날 잘 알려진 서구권의 '신사숙녀 문화'나 '근대적인 생활양식'이 정립된 시기가 빅토리아 시대인만큼 이 시기는 정숙과 정절, 체면과 기품, 명예가 최고의 가치로 여겨지는 시대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국주의의 절정기에 해당하여 대외적으로는 온갖 학살과 침략이 비일비재하였으며, 대내적으로도 사람들 사이의 공공연한 불륜과 범죄, 스캔들이 끊이지 않았다는 점은 특기할만하죠.)
이런 경직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사람들은 직접적으로 감정을 드러내 사랑을 고백하거나 의사를 전달하는 일은 상당히 무례하고 수치스러운 것으로 보았고, (남들의 눈치를 보느라) 제대로 말을 전하지 못하는 대신 사물에 상징을 부여하여 선물 문화를 통해 의사를 전달하였는데, '꽃' 역시 이러한 물품들 중 하나였습니다. 때문에 빅토리아 시대 당시에는 집집마다 꽃말사전이 필수적으로 비치되어 상대가 보낸 이 '암호'같은 선물을 해독하는데 요긴하게 썼다고 하네요. 요즘은 직접적인 의사전달이 자유롭기에 이해가 잘 되지 않는 풍습이지만, 신분제라든가 체면이라든가 집안이라든가를 엄격히 따지던 당대의 시선으로는...아마 거리낌 없이 말을 주고받는 요즘 시대가 이해가 되지 않을 것 같군요.
다소 구시대적 관습이지만, 꽤나 낭만적인 요소가 많기에 꽃말은 시대상이 낳은 '상류층의 암호'에서 오늘날에는 각종 예술작품에 등장하는 문화적인 전유물로 남아있군요. 그림이나 글에 등장하는 식물이나 사물에 담긴 의미를 해석하는 학문을 도상학(圖想學)이라 하던가요. 중세시대 무렵엔 인물화나 정물화 등지에서 사물에 특정한 의미를 부여하여 화가가 사람들에게 어떠한 메세지를 전달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어쩌면 꽃말 암호 역시 크게 보자면 이러한 전통적인 풍습과 시대상이 낳은 현상의 일종이 아닐까....생각해봅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꽃말도 달라지고, 또 나라마다 꽃말이 다르다고 하니 꽃에 담긴 문화적인 서사는 무척 풍부하군요. 일일이 연구하기는 어렵지만, 마음에 드시는 꽃의 몇 가지 꽃말을 알아두었다가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다면 무척 낭만적인 일이라 생각되네요!
꽃처럼 향기로운 감상,
감사합니다!
너는 그렇게 나에게로 천천히 다가왔나 보다.
태양을 업고
너만 생각했다
이별도 간절한 기도임을
처음 알았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어떻게 잊어야 할까
내가 너의 마음 진하게
물들일 수 있다면
네 혼에 불을 놓는
꽃잎일 수 있다면
나는
숨어서도 눈부시게
행복한 거다
봉숭아 / 이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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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에 대한 시 작품들을 살펴보다 보면
그 꽃보다 아름다운 작품들이 많죠.
언어의 향기란 때론 꽃의 향기보다 더욱
마음 깊이 파고드는 마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간결하고도 아름다운 멋진 감상, 감사합니다!
그러고보니 꽃은 아름다움의 상징이기도하지만 덧 없음, 허무함을 나타내는 소재이기도 하군요. 흐드러지게 피었다가 후두둑 떨어져버리는 꽃잎들을 보면 안타까움과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네요. 그렇지만 꽃이 피고 지는 것 역시, 꽃이 진 자리에 열매를 맺히고 떨어지는 것처럼 자연의 섭리라고 생각하니 쓸쓸하지만은 않게 느껴집니다. 철학적인 감성이 돋보이는 감상 감사드려요!
꽃가게를 하는 부모님을 도와 꽃을 돌보는 린양. 가게에 진열된 화사한 꽃들 하나하나의 이름을 알고, 또 꽃의 의미를 알려주는 건 무척 세심하고 섬세한 작업이라 생각되는 군요. 매사 꼼꼼하고 동료들을 잘 챙겨주는 린양의 모습은 이러한 꽃 가꾸기에서 기인한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도 해보았답니다. 식물을 기르는 일은 무척 부지런하고 또 많은 인내심이 필요한 일이니까요. 수 많은 꽃들에 둘러싸여서 향기로운 하루 하루를 보낼 린양을 생각하며, 아네모네 스타 시부야 린을 그려보았답니다.
항상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