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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비키 「어둠 속에 나홀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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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7-04, 2018 16:13에 작성됨.


1.

그냥 그런 날이였는데.

날씨도 화창하구, 스케쥴도 한가한 그런 평범한 날 말야.


자신, 마지막에 기억나는건 타카네와 같이 산책하던거.


햇빛이 참 밝고 상쾌한 날이였어. 그래서 이누미랑 하무죠랑 같이 산책 중이였다죠?

그러다가 타카네를 만났어. 마침 산책 중이였데. 그래서 같이 다녔지.

같이 교차로를 건너는데,

왠 차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어 그런데.

분명히 초록불인데 그냥 마구 달리는거야, 위험하게.


그런데 앞에 타카네는 그걸 미쳐 보지 못했나 봐.

위험해 보여서 자신, 숨이 턱까지 올라올 정도로 마구 뛰었다죠? 


그리고ㅡ


뭔가 쾅하고 부딛히고,

자신, 하늘을 잠깐 날았는데ㅡ


타카네 「히비키..히비키..정신 차려봐요 히비키..」(울먹울먹)


히비키 「괜찮아..괜찮다죠..」


마지막으로 본 건, 울고 있는 타카네.

타카네는, 모처럼 화창한 날인데 왜 울고 있었을까?

화창한 날이였는데 아쉽네. 그렇게 화장이 흘러내릴 정도로 울면, 이쁜 타카네라도 웃긴 꼴이 되잖아.

마치 무대가 끝나고 붉은 커튼이 내려오듯, 하늘이 붉게 물들었고

눈물을 뚝뚝 흘리는 타카네 얼굴도 점점 흐려지고.

정말로 마지막엔, 누군가가 자신을 들어올려서는 타카네는 납두고 그대로 어디론가 끌고 갔ㅡ


....

자신, 그렇게 지금 눈을 떴는데, 사방이 어둡다. 

그리고 귀가 아프다. 고막이 터진 것 같다. 

잘 들리지 않지만, 주변에서 자꾸 이상한 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 느낌.

여기는 너무 어둡다.. 더듬더듬, 벽을 짚으며 걸어갔어. 여긴 어딜까?

조금씩 걸어갔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 뿐이였지만.


2.

여긴 도대체 어디인거지? 왜 이렇게 어두워?

자신, 설마 납치당한 것인가? 아니면 자신이 가끔 읽는 라노벨 속 주인공처럼 이세계로 떨어지기라도?

어쩌면, 여긴 지하 감옥인지도 몰라. 벽은 까슬까슬하고, 공기는 이상하게 습하다.

그리고 풍겨지는, 이상한 약 냄새. 미치광이 박사의 연구실?


히비키 「악!」


그떄, 무언가에 부딛혔다죠. 허벅지가 아파서, 잠깐 손으로 쓸어내렸어.

그러고보니 이 옷은 누가 입혀준거야? 까칠까칠하고 거칠다..수용복인거냐조?

혹시 미친 과학자가 실험용으로 납치한걸까?

손 끝에 무엇인가가 닿았어. 딱딱한 느낌..칼인가?

혹시라도 모르니까, 일단 챙겨봤다조?


그런데 그 순간, 설명할 수 없는 기괴한 소리와 함께 끝이 뾰족하고 딱딱한 그런거..

마치 짐승의 발톱 같은 것들이 내 어깨를 당겨서ㅡ


히비키 「우갸악!!」


자신, 손에 쥔 칼을 마구 휘두르고 그대로 뛰쳐나갔어. 뭔가 부딛힐 것 같아, 무서웠지만 억지로 뛰었다조.

이제는 사방에서 이상한 짐승 울부짖음이랑 더듬이, 주둥이 같은 느낌의 것들이 어둠 속에서 자신을 붙잡으려고ㅡ

그래서 손에 쥔 칼을 마구 휘두르면서 달리다가..


갑자기 눈 앞으로 별들이 번쩍!


히비키 「우갹!...아파...자신, 굴러 떨어진거야? 아따따따...다리..아프다죠.」


하지만 기다릴 수 없었어. 뒤에서는, 이상한 괴물들이 어둠 속에서 계속 따라오고 있는 것 같아.

자신, 다리가 부러진 것 같았지만 그래도 좀 걸을 수 있을 것 같았어.

그러니까, 여기서 멈춰서 괴물들에게 잡히기 전에 서둘러 이 암흑 속에서 벗어나야ㅡ


아픈 다리를 부여잡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자, 무언가 문 손잡이 같은게 손에 잡혔어.

나가는 길일까? 알 수 없어. 보이는건 어둠 뿐인걸? 답답하다.

하지만 뒤에서는 괴물들이 쫓아오고 있었으므로, 시간이 없었다조?

그래서 자신은 문을 열구 그대로 밖으로 나갔는데..


히비키 「이건....말도 안돼..안된다죠!!」


ㅡ바깥도, 끝이 없는 어둠 뿐.


3.

막막한 공포와 절망을 느낄 시간조차 없다.

뒤에서는 다시 괴물들이 쫓아오고 있다조.


미처 피하지 못했어. 무언가 가느다란 것들이 내 어깨에 닿아버렸다. 그것은 뾰족하고, 딱딱해. 가시 같은건가?

독이 있는 거라면 어떻게 하지? 자신, 잡고 있는 칼을 마구 휘둘렀어.


「!@#$!$!」


이상한 비명소리. 끈적이고 불쾌하게 미지근한 액체가 손에 튀어서 들러붙었어.

자신, 서둘러 옷섬에 그것을 닦았어. 혹시 독 같은거면 어떻게 하지?

날 잡으려던 괴물 하나는 이상한 비명 소리와 함께 사라졌지만,

이제는 사방에서 온갖 괴물들의 울부짖음과 비명이 들리고 있었어.


일본, 이제 망해버린거냐조?

외계인의 침략? 아니면, 이세계?


히비키 「오, 오지말라조!!」


손에 쥔 칼을 마구 휘둘렀어. 잠깐 괴물들이 물러나는 것 같다조.

그런데, 아까랑 똑같은 괴상한 소리가 가까워지고 있었다조.

그 괴물이였어. 내가 칼로 찔렀던 그 괴물.


「!@$@%」


그것이 무언가 촉수-아니면 비슷한 무엇인가로 자신을 휘감았어.

괴물의 부드러운 두 눈 같은 기관이 자신의 얼굴에 닿았다. 자신을 삼키려는걸까? 

아까 전에 손에 튀었던, 그 끈적이고 불쾌한 액체가 자신의 머리 위로 흘러내렸어. 소, 소화액인거야?

자신, 칼을 마구 휘둘러서 아무렇게나 마구 찔러댔어. 그 부드러운 두 눈알을 마구 찍고 후벼파고 흐물거리는 살덩어리를 마구 찍었다. 

괴물이 마침내 힘이 풀려버린다. 힘이 풀린 괴물의 품에서 벗어나서 도망쳤어.


자신은 어둠 속을 달리고 또 달렸어. 이제 이상한 소리는 사방에서 자신을 휘감고 있어서, 귀가 너무 아파. 

여긴 어디야? 자신, 어디에 있는거냐조?


타카네, 프로듀서, 하루카, 이누미! 아무도 없는거냐조?


제발 답해줘. 제발..


정말로, 타카네가 보고 싶다.


4.

그 순간, 귀가 터질 것만 같은 커다란 포효성이 자신을 덮친다.

우렁찬 소리였어. 어쩌면, 집채만한 거대한 괴수가 자신을 삼키기 위해 달려드는 건지도 몰라.

이대로 있다간, 자신 잡힐지도 몰라. 그래서 쿡쿡 쑤시는 다리를 붙잡고 앞으로 절뚝이며 걸어갔어. 그 순간ㅡ


히비키 「우갸악!」


무언가 매끈하고 딱딱하고 빠른게 자신을 훅 치고 사라졌어. 자신, 형편없이 딱딱하고 뜨거운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죠.

머리가 울려..충격 때문인지, 귀가 이상하게 맹맹하고 속이 울렁거려. 그리고, 지금까지 들려오던 소리가 이상하게..바뀌고 있다죠.


히비키 「우갸갸갹!!」


파, 팔이 너무 아파.. 자신, 왼팔에 힘이 안 들어가. 아까 괴물한테 공격당해서ㅡ 

오른 팔로 살짝 건들어봤는데 팔이..자신의 팔이랑 다리가..힘 없이 이상한 각도로 접혀져 있었다.


자신 어쩌면 이미 포위당해버렸는지도. 사방에서 들려오는 요란스럽고 무시무시한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는게 느껴지고 있어.

소리가..이상해진다. 머리가 너무 아파. 환청인가? 아니면 괴물들의 함정?

이상하게도, 괴물들의 포효성 속에 사람들이 마구 떠드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어.

무서워. 너무 무섭다죠. 다들 어디있는거야. 제발..살려줘.


살려줘 타카네.


그때, 다시 기다란 촉수인지ㅡ무엇인지가 자신을 휘감았다.

딱딱한 이빨 같은 것들이 여러개 달린 촉수 두 개가 자신의 양 어깨를 붙잡는게 느껴졌어. 

자신, 칼을 잡아서 마구 찔렀어. 찌르고 또 찔렀는데ㅡ


그때 들렸던거야. 귓가로.


타카네 「..그만..진정..히비키..이제 그만..쿨럭..」


있지, 괴물의 촉수 2개. 자신을 그냥 꼭 껴안고 있었다. 마치, 사람의 두 손처럼.


자신, 괴물의 살 속에 깊숙히 박혀있던 칼을 천천히 꺼내서는, 땅바닥에 내려놓았어 그리고는,

왠지 모르게 손을 덜덜 떨면서, 손등 위로 가득하게 묻은 액체에 혀를 살짝 대어봤다조.

그것은 따뜻하고, 비릿한 냄새. 마치 사람의 피처럼.


그리고 괴물이 쓰러졌어. 자신, 엉겹결에 괴물을 껴안아들었어.

괴물의 크기는 마치 사람이랑 비슷했어. 정말 이상하네.

이래서는..마치 타카네 같잖아. ..하하..


괴물들의 포효성은 마치 차 경적소리처럼 들리기 시작했고,

그 사이에 섞여 들려오던 사람들의 환청은 이젠 더 명확하게 들려온다.


「119 신고해!」 「꺄악!! 사, 사람이 죽어간다!」 「저, 저런!」 「아니 왜 이렇게 차들이 안 가는거야ㅡ」


손이 마구 떨린다. 자신이 지금까지 찌른게 무엇이였는지, 아니지? 아닐꺼야.

상상도 하기 싫어.. 그런거. 아닐꺼야. 


아냐. 사실은, 괴물들 같은게 아니였어. 사실은, 자신이ㅡ


그 순간, 내 품에 안긴 괴물에게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지금까지 정말로 듣고 싶었던,

그러나 지금 이 순간만큼은 절대로 듣고 싶지 않았던 목소리가.


타카네 「히비키..괜찮...괜찮아요..괜찮아..」





히비키 「타카네!!!」(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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