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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 7월 1일의 밤이 끝나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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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7-01, 2018 16:14에 작성됨.

 2018 - 7월 1일의 밤이 끝나기 전에



 "프로듀서 씨, 오늘은 키스해 주지 않을래?"

 "카나데 양의 생일이라도 해당 요구는 윤허하지 않겠으니 써억 물러나도록 하시오오~"

 "오늘도 프로듀서 씨는 여자의 마음을 몰라 주네."

 "그나저나 오늘은 오프일 텐데 사무소엔 무슨 용무로 왔어?"

 "그야 프로듀서 씨랑 동료들 얼굴 보러 왔지."

 "마침 퇴근 시간에 카나데 양 자택에 들러서 축하 선물을 주려고 했는데 직접 걸음해 줬군. 지금 작성하는 서류만 끝날 때까지만 기다려 줘."

 "후후, 그럼 어떤 선물일지 기대해도 되겠지?"


 7월 1일 아침, 내가 일하고 있는 346 프로덕션 아이돌 사무소의 소속 아이돌인 하야미 카나데 양의 생일이다. 이 회사에서는 1년에 한 번 뿐인 생일을 즐겁게 누리라는 의미에서 소속 직원 및 아이돌들에게 휴일을 제공해 준다. 심지어는 아예 사무소에서 직접 생일 축하 파티를 준비해 주는 경우도 있다. 잠시 후 사무실 탁자에 펼쳐 놓을 생일 축하 케이크나 미리 준비해서 사무실에 장식해 둔 파티용 소품도 회사 경비로 구입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물론 이쪽으로 과하게 지출하지 않도록 프로듀서들이 자율적으로 그 금액을 제한한다.

 서류 작업을 끝마치고 사무실 구석에 비치된 냉장고를 열어 케이크 상자를 꺼내 탁자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상자를 개봉하자 카나데 양을 비롯한 아이돌들이 자리로 모여들었다.

 "자, 그럼... 하나, 둘, 셋!"

 ""생일 축하해~!!""

 "생일을 축하드리옵니다~"

 ""생일 축하드려요!""

 "여러분, 고마워."

 사무소 식구들에게 축하를 받은 카나데 양은 답하듯이 미소를 지었다... 흠, 미소가 아름다워라.

 "먼저 제 선물을 드리겠사와요. 직접 만든 로즈힙 초콜릿이랍니다!"

 "난 조금씩 모았던 데비캬표 학용품 컬렉션을 포장해서 가져왔는데... 왠지 모모카 것에 비해선 초라하네..."

 "미레이 양~ 선물은 받는 대상을 생각하는 마음이 제일 중요하답니다~ 카나데 양, 이 부적을 받아 주시지요~"

 "카나데 언니, 딸기 쿠션이예요. 마음에 드실 거라 생각해요."

 "마지막은 내 차롄가. 내가 준비한 것은 바로..."

 "프로듀서 님! 죄송한데 잠깐 이리로...!"

 "센카와 사무원님? 갑자기 무슨 일이 생겼나요?"

 내가 선물을 올려놓으려는 순간 센카와 씨가 문을 세게 열고 들어오며 나를 찾자 모두가 살짝 놀라며 문 쪽을 쳐다보았다. 숨을 몰아쉬고 땀을 흘리는 것으로 보아 뭔가 잘못돼서 예까지 급히 달려온 듯하다. 나는 아이돌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센카와 씨를 따라 복도로 나와서 몇 마디를 주고 받은 나는 점점 표정이 굳어져 갔다.

 "얘들아, 미안한데 난 갑자기 일이 생겨서 나가 봐야 하거든? 그러니 너희들끼리 사무실에서 보낼 수 있지?"

 아이돌들의 대답을 들을 여유도 없이 센카와 씨가 알려준 대로 ◇◇◇ 방송국을 향해 뛰쳐 나갔다.


 방송국 건물에서 나올 무렵엔 이미 해가 지고도 한참 시간이 흐른 뒤였다. 시계를 보니 저녁 열한 시를 넘긴 시각이었다. 재수 없게도 방송사 측에서 멋대로 일정을 바꿔 버리고는 우리 쪽에 알리지 않고 그대로 진행한 탓에 우리 측 아이돌들 일정까지 현장에서 다시 조율해야 했던 것이다. 센카와 씨에게 사태를 수습했다고 전화로 알린 뒤 근처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한 나는 깊은 탄식과 함께 욕지기를 내뱉었다. 다행히 오늘 하루는 내 담당 아이돌들에게 레슨이나 오프만 있어서 따로 내가 어디로 데려갈 필요는 없었다지만, 카나데 양의 생일을 함께하지 못했는데... 지금쯤 카나데 양도 날 원망하고 있을까. 떠올릴수록 마음이 무거워졌다. 적어도 사과 정도는 해야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휴대전화로 카나데 양에게 전화를 걸려고 할 때였다. 마침 카나데 양에게서 먼저 내 쪽으로 전화를 건 모양이다... 어? 지금?

 "여, 여보세요?"

 [프로듀서 씨, 여자를 기다리게 하다니, 조금 미워졌어.]

 "윽, 미안. 방송사에서 멋대로 일정을 바꿔 버리고 우리한테 어떤 통보도 하질 않아서... 응? 방금 조율하고 나온 걸 알고 지금 전화한 거야?"

 [여자의 감이라고나 할까? 후훗.]

 "여자란 부럽군..."

 [오늘이 끝나기 전에 프로듀서 씨를 만나고 싶은데, 괜찮겠지?]

 "그럼, 어디로 오면 돼?"

 [으음, 회사 뒷편의 공원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그다지 멀지 않은 장소였다. 적어도 자정이 되기 전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다. 전화를 끝내고 바로 회사로 걸음을 옮겼다.

 "그러고 보니 주려던 생일 선물이 아직 사무실 책상 안에 있겠지."

 공원에 가기 전에 사무실에 들러 정성스레 포장된 선물 상자를 손에 들고 다시 나왔다.


 "카나데 양은 아직 안 왔나...?"

 공원에 도착해서 카나데 양을 찾았지만 아직 보이지 않자 어디 있는지 둘러보려 할 때였다.

 "후우-"

 "으기얽?!"

 "푸흡... 그게 뭐야. 웃기는 비명 소리네."

 "아이고, 심장아..."

 내가 올 때까지 숨어 있었는지 카나데 양이 등 뒤로 몰래 접근해서 귀에 바람을 불어넣은 것이다. 임산부와 노약자, 그리고 카렌 양에게 시도하면 큰일날지도 모른다.

 "조금 울적했지만 프로듀서 씨를 놀래 주니 이젠 괜찮아진 느낌이야. 내 대신 아리스가 프로듀서 씨에 대해 불평을 늘어 놓던데."

 아리스 양이 그랬다면 아마 카나데 양의 마음을 대변해 준 것이리라.

 "방법이 영 좋지 않지만 카나데 양의 기분이 풀렸다니 다행이네. 그러고 보니 이걸 못 줄 뻔했어. 자, 생일 선물이야."

 "어머, 이건... 리본 헤어핀?"

 "인상과는 다르게 분홍색 계열도 좋아하는 것 같아 이걸로 준비했어. 어때?"

 "밤의 색에 물든 여자에게 튀는 색깔을 권하다니, 프로듀서 씨는 짓궂은 사람?"

 "나름 고민해서 고른 건데... 좀 봐 줘..."

 "농담. 프로듀서 씨는 역시 재미있는 사람이야."

 카나데 양이 즐거운 표정으로 말하며 헤어핀을 머리에 달고 나를 바라보았다. 내가 평가를 내려 주길 기대하는 듯한 눈빛이 느껴진다. 그리고 등지고 있는 분수대에 달린 스펙트럼 광원 장치 때문인지 그녀의 시트린 빛 눈동자가 더욱 빛나 보인다...

 "프로듀서 씨?"

 "이런, 내가 넋을 놓고 바라보고 있었네. 응, 예뻐..."

 "고마워."

 "그리고 다시 한 번, 생일 축하해."

 "땡. 한 발 차이로 늦게 말해 버렸어. 벌써 7월 2일."

 뭐?! 나는 급히 휴대전화를 꺼내 시계를 확인했다... 아직 11시 59분이잖아? 아, 이제 12시가 되어 날짜가 바뀌었다.

 "나 놀리는 메들리인 겁니까아..."

 "후후후, 앞으로도 잘 부탁할게?"



 2018.06.25. - 시작.
 2018.07.01. - 완성.


 P.S. - 아이커뮤 창작판에서 제일 먼저 카나데 짱의 생일 축하를 책임진다!

테란 프로듀서! 사 백 경 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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