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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최근 미치루가 날 피하기 시작했다" -1-

댓글: 13 / 조회: 1143 / 추천: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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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6-27, 2018 23:08에 작성됨.

"미치루!!"


미치루의 이름을 불렀다.


"후고?! 후고옷!!!"


미치루가 도망쳤다. 우사인 볼트보다 조금 느리다 싶은 정도의 스피드로 내게서 도망쳤다. 이상한 기합소리는 덤이었다.



--



"미치루우...."


나는 아이돌 프로듀서로소이다. 나츠메 소세키께서 멋진 인트로를 남기신 덕에 이렇게 짤막하고도 간결한 문장으로 자기소개를 할 수 있다. 스고이!


그리고 나는 가끔 ㄴㅜㄴㅁㅜㄹㅇㅡㄹㅎㅡㄹㄹㅣㄴㄷㅏ. 그런데 요즘 종종 흘린다. 이유는 나도 모른다.


"모르긴 개뿔. 오늘도 미치루가 니 얼굴 보자마자 도망치더라."


"미치루우.....!!! 왜 날 피하는 거니이....."


그리고 난 오오하라 미치루 담당이다. 우리 귀여운 후고후고쨩 오오하라 미치루의 담당이란 말이다. 그리고 난 담당 아이돌한테 기피당하는 프로듀서다.


"그래! 담당 아이돌한테 기피당할 정도라면 세상과 하직하자!! 잠깐 야마노테선에 몸 좀 던지고 오겠습니다!! 이 시간이라면 아직 지하철도 운행할 거에요!!"


현재 시각은 오후 10시 24분!! 야근에 절어벌인 직장인들이 자살충동과 싸우며 퇴근하는 시간이다!! 나 또한 직장인이며 오늘 약간의 야근이 있었다!! 게다가 직장에서는 담당 아이돌한테 기피당하기까지 하는 무능한 프로듀서다!! 그렇다!! 나는 병1신이었던 것이다!! 자살하자!! 내가 살아있는 것 만으로도 메이와쿠다!! 닛폰은 메이와쿠를 용서하지 않는데스!!


"죽지마!! 적어도 나 성공시킨 다음에 조용히 혼자서 죽어!!"


"커흐억!!"


내 배에 멋진 붕권이 박혔다. 무술의 달인은 사람을 죽이는 것도 살리는 것도 자유자재라더니 사나에 씨의 일격은 날 멋지게 살렸다. 게다가 배를 잡고 쓰러지며 다운 판정을 얻으려 하는 날 하단 견제기로 경직을 먹인 다음 멋진 커맨드잡기를 걸었다. 업어치기 한판!!


"크아악!!"


"소, 손님?!"


"아아, 괜찮아요. 이 친구가 너무 많이 취했나 보네요."


붕권 후 하단견제에서 이어지는 업어치기 한판. 명백한 국콤이건만 전직 경찰은 자신의 폭행 사실을 부인했다. 여러분 이게 나라입니다.


"괘, 괜찮아요?"


언제나 상냥하신 미후네 미유께서 날 걱정해주셨다. 미후네 미유를 찬양하라.


"안 괜찮아요...."


그러니 이럴 때 조금 응석부리자. 심해와도 같은 깊은 모성과 정숙함을 지닌 여성에게 응석부리고 싶은 건 모든 남성의 본능임에 분명하다. 미치루가 나한테 응석 안 부려서가 아니다. 아니라면 아는 줄 알라고 작은 성기들아.


"미치루가 나한테 응석부리질 않는다고요...."


"아니, 그거 말고 몸이요."


정숙하다 못해 너무 정적인 반응이었다. 차가울 정도다. 아니 실제 차갑다.


"으헝허어헝허어허허.... 미치루우...."


오빠... 아니 프로듀서가 이렇게 핍박당하는데 내 담당돌인 너는 대체 어디 있느냐 아 이 시간이면 집에서 슬슬 잘 준비 하고 있거나 이미 자고 있겠구나.


"미유쨩, 저런 되먹잖은 로리콘 새끼 걱정해봤자 이득 볼 거 하나 없어. 그냥 적당히 단물만 빨아먹고 내팽개쳐버려."


"제가 로리콘이면 사나에 씨부터 덮쳤을 텐데요?"


방금 배를 쳐맞은 복수를 바로 지금 해야겠다. 땅꼬마 사나에래요~ 얼레리꼴레리~


"갑자기 왜 명치를 치고 난리야 X발놈아."


콰지직! 사나에님의 발끝이 내 명치를 세게 파고들었다. 으악, 이건 진짜로 아프다! 온갖 잘못된 생각들이 한번에 교정당한다!


"코헉, 쿠헉, 켈록, 컥....."


"그래서, 미치루가 프로듀서를 피한다고요?"


"네.... 이제 죽을 수 밖에 없어요…."


술집의 소란스러움을 틈타, 다음 날 일간지를 거짓과 날조만 가지고 풍족하게 채울 생각으로 가득한 기자들이 득시글거릴 것만 같은 이 공간에서 하기엔 별로 적절하지 않은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쩌랴. 난 오늘 취했고 한창 바쁜 출근시간대에 야마노테선에 몸을 던질 준비가 되어있다!! 덤으로 폭탄도 몸에 매달아주지!! 사축들이어 감사해라, 그날 너희들에게 전원 강제 휴일을 선사해주마!!


“미치루가 왜 피하는지는 알고?”


“몰라요…. 저어는 여고생쟝이라 아무것도 모르는 거에요….”


한 순간 미유씨의 눈에 경멸이 스쳐지나간 것만 같았지만 내 착각이라고 생각한다. 한 때 나와 같은 사축이었던 미유 씨가 날 동정하지 않을 리 없잖아. 내가 자기 담당돌한테 차인 다음에 여자 둘 끼고서 술이나 퍼마시는 쓰레기일 리가 없다고!


“여고생이 잘나가는 현역 아이돌 둘을 술자리에 불러내서 마시는 거야? 이거 언니가 교육적인 지도를 해줘야겠는데?”


“줘도 안 먹.... 어허, 여기 그런 자리 아닙니다. 크흠크흠.”


줘도 안 먹는다는 소리가 나올 뻔 했지만, 내 양 사이드를 차지하고 있는 음탕함의 덩어리 두 쌍을 보고서 관뒀다. 사람이 마음을 써서 베풀어주는데 그걸 쉬이 거절할 수가 있나. 잠깐 미치루의 얼굴이 머리 속을 스치고 지나갔지만 애써 무시해주자고. 응응. 이건 다 미치루가 나쁜 거니까. 양손에 꽃인 게 나쁜 거니까.


“….미치루가 피하는 이유를 알 것 같기도 하네요.”


“그러게 말이야.”


“왜 저만 이렇게 못살게 구는 겁니까…. 개롭히지 마십시오….”


“니가 뭔 짓을 했는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봐.”


차마 둘의 가슴에 손을 얹을 수는 없었다. 직업적인 윤리의식보다 법적인 처벌을 중시한 내 자제심과 판단력에 찬사를 보낸다. 쓰레기라 욕하지마 이건 남자의 본능이란 말이다. 내가 모든 남자를 쓰레기로 만든다고? 하하 설마 그럴리가.


“역시 모르겠네요.”


“뻔뻔한 새끼. 그래서, 이유를 물어보긴 했어?”


“물어보려고 해도 자꾸 도망가서….”


“가슴 만져도 되냐고 물어보면 대체로 도망치지 않을까요?”


“제가 미쳤다고 담당 아이돌 가슴을 주물럭거리겠습니까?! 저 여기서 짤리면 다음 달 카드 대금 못 값는다고요!! 벌써부터 사채 쓰긴 싫어요!!”


물론 내 모가지가 걸려있지 않아도 가슴을 만지지는 않을 거다. 애초에 미치루한테 그런 망측한 망상을 품는 게 가능하기나 할까?

억지로나마 미치루의 가슴을 가지고 이야기를 하자면, 내가 미치루의 가슴에 대해 품은 욕망이란 잘 구운 닭가슴살을 빵 사이에 끼워서 먹여주고 싶다는 것 뿐이다. 아니지, 핫도그용 긴 빵을 적당히 자른 다음에 그 속에 닭가슴살 샐러드를 채워넣는 게 더 빵답지 않을까?


“물어본 거군요….”


“안 물어봤어요!!”


그러니까 내가 왜 중학교도 졸업 못 한 꼬마애한테 가슴 만져도 되냐느니 안 되냐느니 그딴 쓰레기 같은 이야기를 던져대는 쓰레기 같은 로리콘 취급을 받아야 하는 거냐고!!


“우리 말고 다른 사람들한테는 이야기해봤어?”


“안 해봤어요!!”


“왜?”


“로리콘 취급 당할까봐!!”


“이제 와서 뭘. 어차피 더 떨어질 껀덕지도 없는 명예, 그냥 똥물 바닥에 쳐박아버리지 그래?”


“사회생활 하다 보면…. 자존심을 굽혀야 할 때가 참 많아요.”


안되겠어 이 아줌마들. 사람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쳐먹으려고 하질 않아. 이 년들이 지금 진지하게 들어쳐먹는 건 방금 안주로 나온 새우튀김이랑 맥주 뿐이라고. 물론 나도 진지하게 들이마시고 있긴 하다만. 야 여기 맛있네.


“저, 아이돌들한테 매도당하자고 프로듀서 일 하는 걸까요….”


“돈벌자고요.”


“아니 그런 감정 하나 없는 현실적인 대답 말고 다른 대답은 없나요.”


“그쪽 업계에서는 포상 아니었어? 미치루가 입안에 침 뱉어주면 하루 종일 그거 굴려가면서 한밤중에 반찬으로 쓸 거잖아.”


“안써요!! 사람을 자꾸 노답 변태로 몰아가지 마요!! 애초에 그딴 업계가 어디 있어요?!”


워 워 쿨 다운 마이 차일드. 지금도 경찰 생활에 미련이 남아서 칼 같은 복직각을 재고 있는 전직 부패경찰의 유도심문에 넘어가면 안됀다고.


“마마유 프로듀…. 아, 크흠, 에 뭐냐, 그러니까, 신경쓰지마! 아무것도 아니야 아하하하.”


“미치루만 아니었으면 이딴 변태소굴 진작에 때려쳤어!! 와아아아아악!!”


하지만 미치루가 사라져도 난 이 일을 계속하겠지. 장담한다. 내 지갑과 통장 잔고, 그리고 신용카드에 걸고 이는 사실이라고 맹세한다 씨발.



--


점원 (하 씨발 진상새끼들 존나 시끄럽네…..)


--


“그런고로, 난 이 문제의 해답을 외부에서 답을 찾기로 했다!!”


“프로듀서가 찾는 건 답이 아니라, 나는 나쁘지 않았다고 주장할 수 있을 만한 핑계거리를 찾는 게 아닐까?”


만나자마자 팩폭을 날려버리는 인성머리는 대체 어디서 배워먹은 못된 버릇인가? 이것은 시이나 가의 가정교육 수준을 의심할 수 밖에 없다. 아니 애초에 시이나 노리코가 이렇게 있어 보이는 글귀를 쓰다니. 대체 무슨 일인가. 몬가가 일어나고 있는 건가?


“노리코, 그런 못된 말들은 어디서 배웠니? 사나에 씨? 역시 그 되먹다 만 짜가 공무원? 전직 경찰?”


어젯 밤의 원한을 꼬맹이 앞에서 불태우고 있는 남자가 있었다. 나였다.


“유카리.”


“가르침에 악의가 하나도 없다는 게 정말 가슴아픈 일이구나. 하지만 역시 내가 문제는 아닐 거야! 난 아무런 문제도 없다고!”


내가 자기 변호에 치중하거나 그러거나 말거나, 노리코는 어디에선가 동그란 도넛을 하나 꺼내서 먹기 시작했다. 이미 내 이야기엔 아무런 관심도 없어 보인다.


“노리코.”


“아무튼 응원할께. 힘내. 아, 이 도넛 먹을래? 호랑이 기운이 솟아날 거야.”


“콘푸로스트냐. 그리고 내 이야기 아직 안끝났우웁.”


콘푸로스트를 토핑처럼 뿌린 도넛이 내 입 안으로 쑤셔박혔다. 호랑이 기운은 솟아나지 않았지만 맛있었다. 우물우물우물우물.


“….음. 맛있어, 가 아니라! 노리코, 협력해줘!”


“싫어.”


“협력해주면 도넛 사 줄께.”


“역앞 미스터도넛 풀코스.”


“예산은 천엔까지다.”


“1천엔은 너무 적소. 4천엔쯤 합시다.”


“4천엔?”


“4천엔.”


“2000 yen. That’s double, double!”


“4천엔.”


“2500엔.”


“I Can’t believe this. This is ridiculous…. 3000 yen!”


“4천엔!”


“I can’t help with this… Alright. 4 dollars!”


“쌩큐! 그럼 얼마든지 협력해줄께!”


“쌩큐! 그래서 뭘 도와주면 되는 거야?”


“그건 말이지…..”


멍청한 년 같으니라고.

무한경쟁 자본주의 세상에서 살아남은 어른의 비열함을 맛보고 절망해라!! 으하하하하하!!!






….4딸라를 4천엔이랑 맞바꿔먹은 날강도 같은 남자가 여기 있었다. 물론 나였다.


--


“자기 담당 아이돌이랑 말도 못 붙이는 찐따 프로듀서가 있었다. 눈 앞의 남자였다. 물론 당신이었다.”


물론 내 얄팍한 수는 통하지 않았다. 도넛 가게에 들어가자마자 에누리없이 딱 4천엔분의 도넛을 질러버린 노리코와, 그녀가 가져온 도넛의 산과, 그리고 어느새인가 공허해진 내 지갑을 번갈아가며 쳐다볼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런 당신에게도 도넛은 언제나 상냥하다. 프로듀서도 먹어.”


“내가 산 거다만 왜 선심쓰는 척 하는 거냐….”


“원래 선심이란 남의 돈으로 쓰는 거라고 내가 아는 남자가 말했어.”


“그 망할 자식 누구냐?”


설마 아이돌한테 음험한 마음을 품은 개뼈따구 같은 게 달라붙은 건가? 대체 어디서부터? 온갖 나쁜 미래가 머리 속을 스쳐 지나간다. 이런 일을 저지를 만한 녀석은….


“프로듀서.”


나 뿐이었다. 망할. 마치 내가 직업의식도 윤리도 바닥 수준인 막장 프로듀서가 되버린 듯 하다. 아니라고. 맹세컨데 난 미치루한테 그런 감정 안 품었다.


“그래서, 미치루한테 왜 프로듀서를 피하는지 물어봐줬으면 한다고?”


도넛을 입안 한가득 먹으면서도 발음이 뭉게지지 않는다. 우리 미치루한테 좀 본받게 만들고 싶다.


“응….”


“….하아.”


하지만 저 사람 깔보는 듯 한 눈빛이랄까, 한심하다는 듯 쳐다보는 눈길은 관뒀으면 한다. 요즘 토키코 님이랑 어울려 다니더니 애가 이상한 방향으로 비뚤어지기 시작하는 것 같다. 아니지, 그 토키코 님의 눈에 눈물이 맻히게 할 수준이니까 애초부터 이상한 거였나? 역시 아이돌이란 것들은 우리 미치루 빼곤 전부 다 되먹지 못한 것들이다. 특히 우리 프로덕션 소속 아이돌들은.


“이런 시덥잖은 걸, 아니, 이런 걸…. 내가 물어봐야 한다니…. 헬프미 토키코 오네사마…”


노리코가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

행동 하나하나가 날 답 없는 무언가로 취급하는 듯 한 느낌이었다.


“아, 딱히 프로듀서만 노답 취급하고 있는 건 아니니까 걱정하지 마.”


사실 별 걱정 안 했지만 갑자기 걱정되기 시작한 건 비밀이다. 오노레 토키코, 그냥 댕청했던 도넛 중독자한테 사디스트 속성을 붙이기 시작하다니, 캐릭터 붕괴라고 그건.


내가 마음 속으로 토키코님에게 불충과 불경을 저지르는 동안, 미치루는 스마트폰을 꺼내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디로 전화를 걸 생각인 건지 뻐기면서 알려주는 듯, 통화 상대의 응답을 기다리고 있는 스마트폰을 내 얼굴에 대고 흔들었다.

미치루의 번호였다.


“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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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짤려서 다시 한 번 올립니다. 아니 길지도 않은 내용인데 왜.....

그리고 실력이 다 죽어버렸으므로 다음 화가 언제 올라올지는 모릅니다 살려주세요 날 일로부터 해방하라아아아아아니지 우선 로드란에서 해방되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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