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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카 「유우가 돌아와서 행복해진 이야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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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6-25, 2018 17:31에 작성됨.


5.

공원으로 가는 길, 치하야는 유우의 손을 잡고 여유롭게 걷고 있었습니다.

아뇨, 사실은 거의 끄는 수준이였지만요.

쾡한 눈의 유우는 치하야의 손이 없으면 그대로 ㅡ툭,

하고 실 끊어진 인형마냥 쓰러질 것만 같았습니다. 지난번에 봤을 때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나빠졌네요.


마침 침을 질질 흘리고 있는게 보여서, 저는 휴지를 들고 유우에게로 다가갔습니다.


하루카 「유우, 잠깐..입가 닦아줄께!」


치하야  「고마워 하루카.」(미소)


공원에 나와보니, 그런 사람들이 여러명 있었습니다.

아내와 남편, 혹은 연인 사이, 혹은 부모님의 손을 잡고 있는 어린 아이.

그런 창백한 사람들이 멀쩡한 사람들과 함께 여러명 있었습니다.

마치 치하야와 유우처럼요.


공원 구름다리 앞에서 미키가 손을 흔들고 있었습니다.


미키 「하루카! 치하야씨..랑 유우! 여기인거야.」


치하야 「후훗, 좋은 자리네 미키.」


하루카 「..덥네. 너무 더운건 아닐까나?」


미키 「에에? 하지만, 미키가 치하야씨를 위해 오리 선생님들 잘 돌아다니는 곳에 자리를 잡은거나노!」


치하야 「유우 어때? 오래간만이지? 후훗, 유우도 맘에 들어하네. 그냥 여기서 구경하자.」


하루카 「...응! 잠깐 셋이서 놀고 있어, 더운 날이니까 내가 근처 까페에서 마실 거라도 사올께.」 (미소)


유우 「..누..나..」



하루카  「자 여기. 치하야는..아메카노, 미키는..쵸코 바바로야. 나는 벚꽃 딸기라떼! 헤헷」


미키  「에에..하루카 너무 늦은거나노! 그래두 뭐 고마운거야. (쩝쩝) 이 바바로야, 쵸콜렛이 진해서 좋은거나노! 

하루카는 역시 고르는 재주가 있는거야. 나중에 과자집 차리면 허니랑 같이 매일 놀러가서 하루카한테 과자 골라달라구 부탁할꺼야! 」(미소)


하루카  「..응. 고마워.」(미소)


저는 유우를 살짝 쳐다보았습니다. 햇빛 아래서 유우의 피부는 어느새 창백하게 식어 있었고,

쾡한 두 눈은 물 위를 둥둥 떠다니는 오리 떼들만을 조용히 응시하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은 역시..좀비처럼..


하루카 「...」


하루카 「저기 미키, 유우 좀 살펴봐줄래?」


미키 「응? 아, 미키는 어린아이한테 인기가 많으니까? 헤헷, 하루카 뭘 좀 아는거나노!

..저기 유우? 얼굴이 너무 창백한거야..혹시 어디 아픈ㅡ아얏!!」


치하야 「유우! 괜찮니?」


미키 「미, 미키 손을 물린뻔한거나노!」


유우 「누..나..나 힘이..안나..」


미키 「뭐야, 치하야씨 왜 그런 식으로 보는거야! 미키가 물린뻔했다니까?

치하야씨 부탁이라 기껏해서 왔더니만ㅡ」


치하야 「그만! 애가 그럴 수도 있는거지 왜 그렇게 소리부터 지르는거야?

유우 뚝 울지말고..응응 그래. 누나가 꼭 붙어있을 테니까ㅡ」


미키 「..미키 화난거야! 난 갈래. 가서 허니랑 노는게 더 낫겠는거야!」(짜증)


저는 유우와 유우를 꼭 붙잡고 있는 치하야를 번갈아가며 살폈습니다.

치하야는 울고 있다는 유우를 계속해서 달래주고 있었지만,

제가 보기엔 유우의 창백한 뺨 아래로는 눈물 한 방울 흘러내리고 있지 않았습니다.



6.

잔잔한 공원 강물 위로 주황색 노을이 반짝일 즈음에,

저와 치하야 그리고 유우는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치하야 부모님의 집으로요.


ㅡ띵동. 치하야의 가느다란 손가락을 따라 벨소리가 울리고

치하야의 어머님이 나오셨어요. 그리고


ㅡ짝!


치구사 「치하야!」(버럭)


치구사 「엄마가..엄마가 부탁했잖아..」(울먹)


치하야 아빠 「아이고 여보 왜 그래. 치하야도 잘 모르고 그랬을텐ㅡ」


치구사 「잘 몰라요? 전화도 안 받는데 모르면 다에요 지금?

유우..유우 지금 몸이 정상이 아니라 바깥에 오래 데리고 다니면 안 된다고 몇 번을 설명했는데!

치하야 도대체 너란 아이는ㅡ」


치하야 「유우는 멀쩡해! 멀쩡하다고요!

알지도 못하는건 엄마잖아요. 도대체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왜 그렇게 함부러 말하는거에요?

유우는 멀쩡하다고요..멀쩡해..」(울먹)


치구사 「그만!」


치하야 아빠 「..미안해. 하지만 한동안은..유우를 좀 쉬게 해줘, 부탁한다 우리 딸.」


그 말을 끝으로 치하야 어머니는 멍하니 얼이 나간 듯한 유우를 끌고 집 안으로 들어가셨습니다.

그리고 문이 철컥 하고 닫힐 때까지, 치하야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요.


저를 배웅하러 지하철역까지 데려가주는 와중에도 그녀는 말이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마치 지나가면서 남의 일을 말하듯이

그렇게 덤덤하게 말했습니다.


치하야 「사실..일주일 간 유우 때문에 부모님이랑 많이 싸웠어.

엄마 아빠 두 분은..유우가 이상하다고 생각해. 원래 유우가 아닌 것 같다고 하셔.

그리고 밖으로 나가면 상태가 안 좋아진다고 생각하나봐.

..다들 바보 같아. 저 아이는 유우잖아. 누가 봐도 유우라고..」


치하야「..난 내가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유우는..사랑받을 자격이 있어.

내 동생이니까. 나중에는 다시 학교도 보내고..바닷가도 데리고 갈꺼야.

아이돌을 시키는건 어떨까? 유우, 내가 노래 불러주면 참 좋아했거든..아이돌 하면 잘 어울리지 않을까?」


치하야 「내가 이상한거야? 아니지? 하루카도 내 편인거지?」


하루카 「..으, 응..」


7.

-일주일 후.

겨우 일주일이 지났을 뿐이지만, 제가 알던 도쿄는 많은 것이 변했습니다.

흐린 아침 하늘 아래 거리에는 창백하다 못해 푸르딩딩하게 질려버린 멍한 사람들이 많이 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뉴스에서는 매일 죽었던 사람들이 계속해서 다시 일어나고 있다고,

정치가 분들은 그 문제에 대해 이러니 저러니 결정하고 있다고 연일 떠들고 있었습니다.


저는 오늘도 사무소로 출근했습니다.

하지만 사무소도 예전과 똑같지는 않았어요.


치하야 「아 하루카니? 인사해 유우. 하루카 누나야 하.루.카.누.나」


유우 「...$#!#」(웅얼웅얼)


치하야 「아이구 이뻐라 우리 동생. 어쩜 이리 똑똑할까?」


마코토 「하루카, 너무 놀라지는 말고..프로듀서씨가 부탁하셨는데 그냥 최대한 평범하게 해달래.」


유키호 「우우..마코토짱 나 무서워..」(덜덜)


타카네 「유키호, 이럴 때일수록 대범하게..해, 해야..」(덜덜)


저는 쇼파에 누워서 자는 미키와 히비키 쪽으로 눈을 돌렸습니다.

히비키는 오늘따라 유난히 소란스러웠고 미키는..


히비키 「우갸악! 미키, 지금 안가면 음악방송 MC 오디션 늦는다조!!」


미키 「우웅..미키는 졸려어..」


프로듀서 「휴우..일단 스케쥴상 비는게 아즈사씨니까..히비키! 아즈사씨랑 같이 가줄래?」


아즈사 「아라아라, 히비키라면 안심이네요.」(미소)


히비키 「알았지만..요즘 미키 너무 심하게 잠을 많이 잔다조!」


프로듀서 「휴우..그러게나 말이다..아, 하루카 있었니?

하루카도 요즘 미키가 좀 이상하다는 생각 안 드니? 뭔가 아픈걸까? 부모님께 말씀드리고 병원 검진이라도 데리고 가야 하나..」


하루카 「....」


하루카 「아뇨. 미키, 평소같은걸요?」 (미소)


저는 초여름 날씨에 벌써부터 끈적이는 공기에 왠지 답답해져 창문을 열었습니다.

답답하고 습기찬 바람이 얼굴을 스쳐 지나갑니다. 아침부터 흐릿했던 하늘이 부쩍 더 어두워진 것 같습니다. 아마 비가 오려나 봐요.

미적지근한 바람 사이로 비릿한 냄새가 섞여 흘러옵니다. 그 냄새는 요즘 부쩍 맡아지는 냄새입니다.


마치 무언가 썩는듯한 그런 냄새.


8.

-한달 후

밤새 창문을 닫고 잔 탓에, 줄줄이 흘러내리는 땀에 제 잠옷은 흠뻒 젖어 있었습니다.

출근 시간에 맞추어 적당히 샤워를 마치고 집을 나가봅니다.

요즘 도쿄 하늘은 뿌옇습니다. 마치 미세먼지에 뒤덮힌 것처럼요.

그리고 옅한 비린내가 끈적한 미풍에 섞여 코끝을 스쳐 지나갑니다.


거리에는 평소와 같이 바쁘게 돌아다니는 사람들.

그리고 목줄에 묶여 끌려 다니는 푸르딩딩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눈이 쾡하니 생기 없는 그 사람들 머리 위로 파리가 앵앵거리며 날아다닙니다.


평소처럼 전철을 타고 군마 현에서 출발해서,

반대편 사무소 근처 역에서 내립니다.


치하야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유우를 목줄에 찬 채로요.


하루카 「아, 오늘은 유우랑 같이네?」


치하야 「응. 혹시 어디 불편한거라도 있는건 아니지 하루카?」


하루카 「..아냐. 그럴리가.」


라지만, 사람들의 시선은 느껴집니다.

몇일 전, 다시 일어난 사람들에 의한 사고 방지 차원에서 도쿄시는 목줄 의무화 법이라는걸 만들었습니다.

치하야는 여기에 대해서 엄청나게 불많이 많은가 봅니다.


치하야 「ㅡ그래서, 요즘에는 사무소에 있는 애들도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

이건 차별 아닐까? 솔직히, 유우는 유우 그대로라고? 조금 다를 뿐인데, 너무 심하게 차별하는 것 같아. 사회 분위기도 그렇고..

하루카도 그렇게 생각하지?」


저는 목줄에 입마개가 씌인 유우를 보고 있었습니다.

입마개 사이로 무언가 기다란게 비죽하고 새어나왔습니다.

자세히 보니, 그것은 먹다 남은 쥐 꼬리였습니다. 쥐 꼬리가 잠깐 꿈틀대다 이내 스파게티 가닥처럼 쏙 사라졌습니다.

유우가 마치 동태 눈 같은 쾡한 눈동자로 절 바라보았습니다.

저는 황급히 시선을 돌리고는 말했어요.


하루카 「..응. 그렇게 생각해.」


사무소에는 이미 다른 아이들이 도착해서 일정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역시, 미키는 없었습니다. 프로듀서가 걱정스럽다는 표정으로 중얼거렸습니다.


프로듀서 「..미키가 벌써 일주일째 아프네..」


프로듀서 「아, 하루카 왔니?」


하루카 「표정이 안 좋아 보이세요..헤헷, 제가 과자를 만들어봤거든요. 힘들 땐 역시 단게 최고ㅡ」


프로듀서 「..미안하다. 지금은 속이 별로 안 좋구나..

미키 일로 미키 부모님이랑 의사 선생님이랑 밤새도록 전화했거든. 많이 걱정되네..휴

아, 하루카. 혹시 한달 전 쯤에 미키가 다시 일어난 사람을 만났다던가ㅡ하는걸 본 적이 있니?

아마 요즘 유행한다는 그..전염병에 걸린 것 같은데, 그 병은 물리거나 해야 전파되는 병이거든..

그런데 미키는 따로 물린 적이 없다고 하니까..」


하루카 「...」


하루카 「아뇨. 잘 모르겠네요. 하지만 미키는..금방 일어날 꺼에요!」(미소)


사무소 한 쪽이 소란스러웠습니다. 치하야와 이오리가 말싸움 중이였나봐요.


이오리 「아 그러니까 이제 더 이상 끌고오지 말라니까?」


치하야 「이해가 안 되는 말이네, 미나세씨. 난 미나세씨가 이것보단 더 현명할거라 생각했는데?」


이오리 「아니 저건..사람이 아니라니까?!」(짜증)


치하야 「지금 당장 그말 취소해. 내 동생이라고!」


히비키 「우갹! 유우 줄 풀렸다조! 부엌을 어지럽힌다조!」


유키호 「으애앵! 나, 나한테 오지마!」 마코토 「자, 잡았다!」


치하야 「그렇게 세게 잡지 마! 그렇게 막 잡아서 누르면 눌린 살이 다시 돌아오는데 오래 걸린단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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