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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내가 프로듀스 할 곳인가 - 프롤로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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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6-17, 2018 00:15에 작성됨.


거대한 빌딩. 그것은 너무나도 거대해서 마치 판타지 영화에 나오는 눈 하나 달린 탑을 연상시킬 정도였다. 이 건물의 정체는 바로 346 프로덕션의 본사 건물. 일본에서 제일 규모가 거대한 아이돌 기획사이다. 내가 이 건물 앞에 서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내가 오늘부터 이 회사에서 일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내 이름은 자이트 캐스터. 사람들은 나를 자캐라고 부르지. 사람들이 내 이름 여섯자를 다 읽는게 얼마나 무서웠으면 버릇없는 애들마냥 나를 줄임말로 부를까.


여기서 알 수 있듯이 나는 전직 마피아 출신이다. 이태리에서 파파로니 패밀리 아래에서 일을 하다가 치즈 크러스트 패밀리와 손을 잡고 파인애플을 밀수하는 일을 저지르는 그들에게 환멸하여 그들을 '몰살' 시키고 일본에 정착했다.


그러던 차에 티비를 보게 됐다. 화면에선 아이돌이라 불리는 소녀들이 밝게 빛나는 스테이지에서 더 밝게 빛나면서 춤을 추고 노래하고 있었다. 나는 피리 부는 사나이에게 현혹된 쥐마냥 그녀들에게 현혹되었다. 그렇게 프로듀서가 되기로 결심한 것이다.


어쨋든 지금 나는 이 건물 앞에 있고 곧있으면 사무원이 나와서 날 아이돌에게로 안내할 것이다. 그리고 나는 세상에서 제일 예쁜 소녀를 만나서 그녀를 톱 아이돌로 성장시키고 둔감한 척 하다가 그녀와 결혼에 골인하고 신혼라이프를 즐기게 되겠지.


마피아 시절에 쓰던 중절모를 똑바로 가다듬고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번쩍이는 구두에 인테리어 장식이 비친다. 주변에서 쑥덕대는 소리가 들린다. 아무래도 멋진 인상의 완벽한 기럭지를 가진 이태리 출신의 남성이 들어왔으니 당연히 신기할 수 밖에. 하지만 이런 사람들 역시 내가 마피아라는 사실은 차마 눈치채지 못하리라.


"거기 당신! 잠깐 멈추십쇼!"


이런저런 잡념에 빠져있는 사이 뒤에서 무슨 목소리가 들린다. 이 근엄한 목소리의 주인은 파란 모자에 파란 제복을 입고 있었다. 아, 딱봐도 사무원이군. 날 데리러 온게 분명하다.


"그런 수상한 옷차림을 하고 이곳에 온 이유가 뭐냐!"


아아, 어딜가나 이런 부류의 인간은 있기 마련이지. 남을 의심하고, 자기 생각이 무조건 옳다고 믿는 부류...아마 내가 나쁜 사람처럼 보였나보지. 이럴땐 그를 적당히 위협하다가 공격할 의사가 없음을 피력하고 다시 갈 길을 가면 된다. 그럼 영화 대부에서 처럼 간지나는 마피아처럼 보이겠지. 물론 이 남자는 내가 마피아였단 사실을 끝까지 모르겠지만 말이야.


"어이어이...언어를 조금 순화해서 말하시지? 나를 건드렸다간 큰일난다고!"


"가까이 오지마!"


내가 미처 공격할 의사가 없다는걸 얘기하기도 전에 사무원이 허리춤에서 무언가를 꺼낸다. 저건 테이져건인가? 고작 저런걸로 날 제압할 수 있을거란 생각은 둘째치더라도 이런 무례는 참아줄 수 없군 그래. 얼른 이걸 피하고 전무를 만나서 항의해서 더 예쁜 아이돌을 프로듀스해ㅇ....


"아갉악락알가랑라아갈갈갈가아ㅏㄺ"


그렇게 나는 쓰러졌다.












아까 전의 일은 내 조그마한 실수다. 설마 그 테이저건이 피카츄의 힘이 깃든 유물이었을 줄이야. 나같은 프로 마피아도 차마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나는 방금 경찰차에서 탈출에 성공한 참이다. 어떻게 탈출을 했는지 말하고 싶으나 그걸 말할 시간이 없기 때문에 굳이 말하진 않겠다.


나는 지금 346 본사 건물의 창문에 매달려 있다. 맞다. 미션 임파서블에서 하던 그거다. 초강력 접착제가 발린 행주 두 개로 벌써 39층까지 올라왔다. 이건 전부 마피아 시절의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나는 40층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면접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50층까지 가기 전까지는 아직 한참 남았으니 마피아 시절 획득한 능력을 사용하려 한다. 이것은 아주 멀리 있는 사람과도 텔레파시가 가능하게 만드는 기술이다. 이 기술의 이름은 'internet' 이다.


"하이루 방가방가!"


녀석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 녀석이 누군가하면 이녀석의 이름은 '이시와라 고젠카 깽키마스'다. 나는 줄여서 이고깽이라고 부른다. 이녀석은 전직 야쿠자로 일본에서 가장 명망있는 야쿠자 조직인 야마구치구미 소속이었다. 그치만 얘는 착한 야쿠자다. 마을을 다른 악당들한테서 지켜주고 두목한테는 긴 노랑머리에 빨간 리본 장식을 한 딸이 있다. 애초에 내 푸딩을 뺏어먹는 이녀석도 착하니까 다른 모든 야쿠자도 착하다 하겠다.


이녀석은 나보다 먼저 346에 입사했다. 이녀석은 아이돌의 위대함을 설파했다. 그래서 질투가 나서 나도 마피아를 관두고 프로듀서를 하려는 것이다. 사실 346에는 내 친구가 몇 명은 더 있다. 큰 요괴도 있고 가면을 쓰고 다니는 요괴도 있다. 난 요괴 친구가 많다.


어느새 50층에 도착했다. 나는 능력 사용을 멈추고 유리를 깨부수는데 집중했다. 나는 너무 유능했던 마피아라서 초코칩 쿠키로도 창문을 부술수있었다.


쨍그랑


초코칩 쿠키가 부숴졌다. 이건 예상치 못했다. 하지만 차선책은 있다. 이 쿠크다스로 문을 따면 된다. 근데 그러기도 전에 창문이 열렸다. 누군가가 열어준 것이다.


"저기...창문 밖에서 뭐하시나요?"


그것은 아주 예쁜 미소녀였다. 갈색 장발에 나올 곳은 나오고 들어갈 곳은 들어간 완벽한 몸매의 소유자. 얼핏 보면 평범해 보이지만 전혀 평범하지 않아보이는 소녀였다.


"창문을 열어줘서 고맙다. 이름이 뭐니?"


"제, 제 이름은 시마무라 우즈키에요."


"우즈키...아아, 좋은 이름이다. 넌 내 첫 아이돌이 될거다."


"네? 그럼 당신이 제 새 프로듀서?"


이런이런 아직 모르고 있었나? 어지간히 직원 교육이 덜 되어있나보군. 346은. 이렇게 된 이상 내 소개를 내가 직접하는 수 밖에. 그리고 내 첫 아이돌이니만큼 내 정체도 같이 밝혀야지.


"내 이름은 자이트 캐스터. 줄여서 자캐P라고 부르게. 전직 마피아였지만 이제부터 널 프로듀스 하면서 속죄할거야."


"마피아...? 꺄아아아아악!!! 사람 살려!!!"


갑자기 우즈키가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내 첫 만남이 너무나 부담스러웠나보군. 이렇게 된 이상 여긴 직원들에게 맡기고 나는 면접을 보러 가야겠다.


다다다다다다


어느새 나는 면접실에 도달해 있었다. 문을 열자 매서운 눈매와 포스가 느껴지는 포니테일을 한 여성과 노련미가 돋보이는 중년 남성이 눈 앞에 들어왔다.


"음...76번?"


"76...그게 내 번호인가...정의의 숫자로군"


"헛소리 말고 자리에 앉게"


유흥을 모르는 여자군. 하지만 잠자코 자리에 앉았다. 어디까지나 명목상으로나마 그녀는 내 상사가 될테니까. 그녀는 자신의 팔뚝보다 더 두꺼운 서류뭉치들을 뒤져보더니 나를 보며 말했다.


"여기 서류들 중에는 자네와 관련된건 보이지 않는군. 그렇지만 시간이 없으니 바로 본론으로 넘어가도록 하지. 전에는 무슨 일을 하다 왔지?"


"아아...피 튀기는 전장이었지...당시에 파파로니 패밀리는 돈이 필요했어...프로 마피아였던 내가 필요한 시점이었지..."


어째선지 바로 쫒겨나고 경찰에게 체포되었다. 이런이런. 나 같은 인재는 자신의 경력에 방해된다는건가? 너무 욕심이 많은 여자로군. 하지만 내 아이돌을 향한 이 마음은 변치 않는다.


그러고보니 아이돌을 많이 만나지 못했군. 하지만 괜찮다. 오늘은 아이돌보다 나를 알리는게 더 즁요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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