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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uldn't it be nice?

댓글: 5 / 조회: 939 / 추천: 0



본문 - 06-01, 2018 10:26에 작성됨.

 -일러두기 -

1.  (이 글의 일부 이미지는 공식 이미지를 흥미 위주로 합성한 것입니다.

작성자는 이에 대한 어떠한 권리 주장이나 상업적 이용을 할 의도가 없으며

문제시 즉시 삭제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절대 공식 일러스트가 아님을 미리 밝힙니다.)

2.  (이 글에는 캐릭터에 대한 개인적인 해석이 있습니다.  

    자의적인 해석을  불쾌하게 생각하시는 분들께 미리 사과드립니다. ) 

3.  링크된 곡은 Beach Boys 의 명곡 'Wouldn't It Be Nice' 입니다.

     같이 감상하시면서 읽으신다면  어울릴....까요?


9월, 분명 가을이지만 호타루의 눈 앞에서 펼쳐진 건 영원한 여름이었다.

마치 세상의 모든 여름을 전부 가져다 놓은 듯한, 끝 없는 푸른 지평선.

하늘과 바다의 경계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맑고 투명한 이곳은 '하와이 제도'의 오아후 섬.


며칠 전 '일요일 어떠십니까!(日曜どうでしょう!)'라는 주말 여행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촬영장,

주사위를 던져서 정한 무작위 여행지를 골라 무작정 여행을 떠나보는 방송의 컨셉대로

시작에 앞서 주사위를 던지는 인트로 부분의 촬영이 스튜디오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되고 있다.

마코토씨와 아즈사씨 그리고 카렌씨가 참여한 765 프로덕션의 유닛 그린 브리즈(グリーンブリーズ), 미치오씨, 루이씨 그리고 지로씨로 구성된 315 프로덕션의 유닛 S.E.M 과 함께 유닛 '미스 포춘'으로 카코와 출연한 호타루다.


"자아, 그럼 다음은 팀 '미스포춘'이군요! 현재 남은 여행지 총 세 곳 중 제대로된 휴양지는 단 하나! 극한 여행을 각오해야하는 상황에서 행운의 여신 카코씨가 나설 차례일까요!"


사회자의 힘찬 멘트와 함께 카코는 커다란 주사위를 집어들었다. 두 사람이 들기에도 제법 크고 무거운 주사위에는 국내외의 여러 여행명소들이 적혀있었다. 개중에는 재미를 위한 여행지도 있었고 일부는 모두가 가고 싶어하는 유명 휴양지들도 더러 있었다. 물론 예능 방송 특성상 출연자들이 골탕을 먹는 극한 여행지가 걸릴 확률이 더 높긴 하지만.... 카코는 안절부절 못하는 호타루에게 방긋 미소를 지어보이며 살며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주사위를 품에서 건네주었다.


"자아, 아니 이게 무슨 일인가요! 행운의 여신 카코씨가 호타루양에게 주사위를 넘겼습니다! 호타루양에게요! 이제 팀 '미스포춘'의 운명은 호타루양에게! 자아, 그럼 준비하시고!"


여기까지는 방송 시나리오대로이다. 어차피 행운의 아이돌로 유명한 카코가 던져서 좋은 여행지에 선정이 된다한들 별다른 임팩트가 없다는 게 제작진들의 생각이었으니, 보다 극적인 연출을 위해서 카코씨가 주사위를 호타루에게 주는 것이 예정된 수순이었다. 하지만 이 다음부터는 각본 없는 진행이다. 일각에서는 이미 방송에서 예정된대로 진행하기 위해 주사위에 조작을 가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지만, 그런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 얼마전부터는 여행지 선정 인트로를 '생방송'으로 보내고 있다. 덕분에 방송은 예전보다 더욱 예측하기 힘든 묘미가 살아났다.


호타루는 시나리오대로 주사위를 받아들었지만 아직까지 확신하진 못하고 있었다. 긴장감에 식은땀이 흐르고 입이 말랐지만, 프로듀서씨와 카코씨는 호타루가 어떤 결과를 선택하든 함께하면 기쁠 것이라고 방송 전부터 미리 안심시켜 주었기에 용기를 내어보았다. 하나 둘 셋이라는 구호와 함께 모두가 주목하는 가운데, 던져진 주사위는 허공에서 두어번 회전을 하더니 이내 운명과도 같이 떨어진다.     


"자아, 결과는....! 와우, 무려 하와이! 입니다! 하와이!"

방청객들과 사회자가 호들갑을 떨며 놀라워하는 가운데 정말 놀라워한 것은 던진 호타루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기쁘게 축하해준 건 카코와 프로듀서씨였다. 호타루의 운을 믿고 있었다며 다독여주는 호타루는 눈물을 글썽였다.


"저.....저도 행복할 수 있어요!"  





"호타루쨩? 무슨 생각해요?"

얼떨떨한 기분으로 멍하니 해변을 바라보던 호타루에게 카코의 상냥한 목소리가 들린다. 

"에? 아....카코씨, 저....아직도 잘 납득이 되질 않아서요. 제가.....제가 그렇게 좋은 결과를 뽑을지는 정말 몰랐거든요." 

"후훗....혹시 호타루쨩이 남몰래 주사위 던지기 연습이라도 했던건 아닐까요?"

"아....아니에요. 그냥 정말 우연히.....우연히 정말 좋은 결과가 나와버려서...."

"우연이라는 건 자세히 살펴보면 모두 필연이랍니다. 분명 호타루양과 이 섬의 무언가가 서로 이끌렸던 건 아닐까요? 어쩌면 이 섬이 호타루양을 기다리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네요."


불타오르는 용암과 끓어 오르는 바닷물이 빚어낸 천혜의 섬. 숱한 시간들 속에서 파도와 바람의 손길을 받으며 살아온 이곳엔, 아름다운 꽃과 노랫소리만이 있었던건 아니었다. 마침 호타루와 카코가 방송 촬영을 위해 찾아온 이곳 9월의 하와이에서는 하와이의 역사와 문화를 주제로한, 축제 '알로하 위크'가 벌어지고 있었다. 의도치 않게 축제에 참여하며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낯선 이국에서 마주한 풍경들에는, 곳곳에 아픈 시간들과 그것을 이겨낸 사람들이 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방송 미션을 통해서 하와이의 유명한 현지 음식이나 명소들을 소개하고 찾아가보는 과정에서 일본어에 유창한 현지인들이 많다는 점은 신기한 일이었다.


"스팸 초밥을 무스비(お結び)라 부르다니, 깜짝 놀랐었어요."

"먼 곳에서 그리운 모국어를 들을때만큼 신비로운 일은 없죠 후후."

"촬영을 하면서 알게된 사실이지만, 정말 놀라운 일들의 연속이었어요."   

"하와이는 메이지 시대부터 우리나라와 가까운 사이였으니까요. 쇼와 시절에는 정말 인기 있는 관광지였답니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동경하는 곳이기도 하고....무엇보다 신혼 여행지로 유명하네요!"

"확실히 이런 곳에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온다면 더 없이 행복할 것 같아요. 그리고...어쩌면 지금이 그 순간일지도 모르겠어요....지켜보고 계시는 당신도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촬영 카메라를 보면서 호타루는 수줍은 듯 미소를 지었다. 곁에서 촬영을 지켜보던 프로듀서는 호타루의 윙크에 피식 웃음을 지었다. 화면을 지켜보던 카코의 프로듀서도 호타루의 연출이 아주 마음든 모양이었다. 


"호타루쨩, 애드립이 많이 늘었는걸. 신인 시절에 비해서 리액션도 많이 좋아졌고, 클로즈업 샷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무엇보다....지금은 예전의 악명높은 '역병신'이라는 별명이 옛말일 정도로 운수가 좋아. 촬영도 순조롭고. 예전에, 자네를 만나기 전의 호타루쨩과는 정말 많이 달라졌어."

"감사합니다, 선배. 하지만 카코씨께서 많이 배려해주시고 도와주신 덕분이기도 합니다. 호타루쨩은 앞으로 더욱 눈부시게 성장하겠지요. 저는 호타루쨩의 가능성을 믿고 있으니까요."

"그럼 그럼, 덕분에 우리 카코도 같이 좋은 샷을 많이 얻을 수 있어서 아주 좋아. 이번 방송으로 한층 인지도를 높이면 CM도 많이 딸 수 있을거라 생각되는군. 하하하!"

"카코씨와 호타루쨩 모두에게 보다 많은 기회가 생긴다면 저도 정말 좋겠군요. 항상 저희 호타루를 신경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카메라 너머로 행복한 표정을 짓는 호타루는 이제 더 이상 낯선 모습이 아니게 되었다.  확실히 프로듀서를 만나고 호타루는 전보다 더 많이 웃고, 밝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언제나 그녀의 그런 모습을 곁에서 지켜줄 수 있다면, 내가 그녀에게 받은 감동과 놀라움을 조금이나마 보답할 수 있을까. 그런 심정으로 호타루와 함께한 나날들은 불행마저 행복했었다. 어쩌면 프로듀서인 내가 그녀의 행복을 바란만큼, 그녀 역시 나의 행복을 바랐던 걸까. 그녀의 미소에 담긴 마음을 여름날에 잠시나마 느꼈었지만,


행복과 불행이 뒤섞여 태어난 이 섬이 나와 그녀를 이곳에 부른 까닭은

어쩌면 그녀의 그런 마음을 보다 확실히 알려주고자 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싱긋이 웃으며 프로듀서는 카메라 화면 너머의 호타루에게 윙크의 화답을 한다.


햇살이 부서지는 해변에서 알로하(Aloha).


후기 - https://www.idolmaster.co.kr/bbs/board.php?bo_table=creatalk&wr_id=13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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