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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싸움과 거짓말과 게임으로 이루어져 있다」 프롤로그 | 시작해버리고 만 이야기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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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5-01, 2018 01:32에 작성됨.
「있지, 그거 알아? 내가 지금까지 네게 했던 모든 거짓말... 모두 거짓말이였어.
...... 후훗, 이렇게 말해주길 바래?
진실이 무엇일까, 진심은 어느 쪽일까? ...나도 잘 모르겠는걸. 왜냐하면, 나는 거짓말쟁이니까.」
희미한 불빛만이 비추는 좁아터진 방안, 그는 게임 피스를 손에 들었다. 실루엣은 그의 것 뿐. 그러나, 그는 어둠속에서 그녀를 노려보며, 숙고하고 있었다.
언제나, 끝없이, 몇 번이고 반복해온 승부, 그리고 그만큼의 패배.
그는 생각한다. 그녀는 강하다고. 언제나 자신보다 몇 수 앞을 내다본다. 자신이 보고 있는 세계 따위와는 분명 다른 세계를, 그녀는 보고 있다. 그렇게 당연한 듯이 패배하며, 그것을 즐기며, 그는 다시 도전한다.
그녀는 말하지 않는다. 그저 그의 수 이상의, 더 나은 최선의 수를 탐욕스럽게 추구한다.
그렇게, 영원히 이어지는 게임은, 하늘을 울리는 시끄러운 기계소리와 떠드는 노동자의 원성이라는 스파이스를 완전히 무미(無味)하게 만든 후, 이 공간을 메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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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떠진다. 아아, 또 이 꿈인가...
더 이상 돌아갈 수 없는 그날, 어느 여름의 추억으로... 나는 빨려들어갔다.
그것은 나도, 그녀도 잊지 않았을, 정말 좋아했던- 여름의 이야기
햇볕이 세상을 달구며 바다로 내모는 지중해의 담녹색 향연에서도 그와 함께 체스를 두던 그녀, 어느새인가 태양은 바다에 빠져가며 황혼의 때가 와도, 빛이 가려졌던 별들이 아련히도 청흑빛이 된 바다를 비춰도, 그 둘은 움직이지 않았다. 하지만 간격을 두고 가끔씩 들려오던 체크메이트의 소리는 항상 그녀의 소리였다. 그렇게 계속되다가 어느 순간 둘 다 무언가가 끊어지기라도 한 듯, 조용히 엎어졌다.
나는 쓴웃음을 지으며 그들을 옮겼다. 아침에 일어나면 배고플 것 같아서 미리 음식도 따로 갖다 놨다. 그와 그녀를 내 방에 옮겼다. 다른 방들은 아직 청춘을 불태우며 연회를 이어가고 있었기에.
그런 그들과 동떨어진 듯, 이곳에만 무음인 채로 시간이 흐른다. 둘 다 깰 기색은 없기에 그들을 빤-히 바라본다. 설국의 백은과 밤하늘의 암광이 그곳에 있었다. 정반대인 듯이 보이면서도 묘하게 닮아서, 무심코 웃음이 나와버린다. 마침 하늘에 떠 있는 보름달은 부끄러운지 구름에 숨고, 그 어둠 속에 나도 의식을 떨어트렸다.
그리고, 모든 것이 어둠속에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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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컥
의식이 부상하고, 눈이 떠졌다. 시계바늘의 궤적을 보아하니, 수많은 시간이 의식의 밑바닥으로 사라졌으리라.
왜 지금 그때를 떠올렸을까... 아마도 어제 들어온 그 보고 때문이리라.
우리측 요원 중 한 명이 도청한 정보- 한 스파이가 연방 본토에 잠입했다는 것.
코드네임 346, 지난 몇 년 사이 급부상한, MI6 에이전트. 그에 의해 벌써 26명이나 되는 단말이 영구 소멸했다. 어떠한 흔적도 남기지 않고. 현재 연방 내에서 최흉의 Вырезать Здесь(절단자) 로 불리는, 여왕이 기른 인재(人才)... 아니, 인재(人災).
그리고... 단 한번, 내가 진실을 말한 사람.
그런 그가, 이곳에 온다. 이유는...? 모르겠다. 「그도 거짓말을 하게 되었으니,」 아직은 그의 생각을 알 수 없다.
후훗... 몇 년 만의 재회이던가... 드디어 같은 무대에 서게 됬다.
그럼 나는, 이제 그에게서 얼마나 체크메이트를 빼앗을 수 있을까?
수많은 선들이 교차하며, 망막을, 고막을, 점막을, 뇌내를, 하얗게 불태운다. 그와 마지막으로 대국했을 때 이후 쓰지 않았던 그것이 화려하게도 개시를 알렸다. 새로운 판 위에서의, 새로운 말을 가진, 새로운 게임의 시작을.
그리고, 희미하게 비추는 실루엣은 내게 말한다.
「이상하지? 언제나 진짜 이야기가, 가장 거짓말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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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이야기는 시작된다.
너무나도 간단한 게임 속에서.
현실이라는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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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weissmann 님의 「체크메이트」
https://www.idolmaster.co.kr/bbs/board.php?bo_table=create&wr_id=119097&page=2
를 원작으로 한 3차 창작입니다. 해당 작품을 먼저 읽으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후기
https://www.idolmaster.co.kr/bbs/board.php?bo_table=creatalk&wr_id=13311
6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제가 시리어스 필터라도 달린건지 계속 아이돌들에게서 그림자를 찾으려 하더군요. (시키의 이중인격, 유미의 '내가 나로 있기 위한', 프레데리카의 본성... (오리지널 설정입니다.)) 그러던 도중, 「체크메이트」를 음미하며 새로운 시야가 들어오게 되더군요. (그러고 보니... 천연 순수한 애들에게 이면을 만들고 가면을 씌우는 게 더 재밌겠다. 하는게 흐후흐흐후후흐... 역시 전 치유물은 못 쓸 것 같네요. 시리어스 올인이다!)
작품이 많은 것을 드러내지 않아, 독자의 상상력으로 겨우 확장에 성공하였지만, 이것이 정말 원 의도에 맞는가 하고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원작에 의존해서는 안되는데도, 계속 비교하게 되더군요. 점점 [저 자신의 이야기]를 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제 작품에서는 세계를 게임이라며 단순화 시키는 것, 어이없는 어린이 장난으로 만드는 것, 그렇게, 해결하는 것과 함께, 한 개인이 사회, 국가... [세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릴 예정입니다.
너무나도 무모 -- 1*1= -- 한 이야기, 무력 -- ∞-1= -- 한 먼지가 무망(無亡) -- 1/1= -- 의 완벽한 결말을 이루어낼 수 있을 것인가.
잊혀진 신화는, 영구히 이어질 역사로 계속된다.
프로듀서님만의 독특한 세계관의 매력이 살아있네요. :->
지금은 프롤로그이지만 앞으로 또 어떠한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을지,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기에 다음 이야기가 더욱 기다려지네요.
비록 저의 원작이 부족함 많은 글이지만, 이렇게 프로듀서님만의 색깔로
멋지게 재해석한 새로운 작품으로 만나게 되다니 감회가 무척 새롭습니다.
프로듀서님의 사색과 미학이 오롯이 담긴 작품을
감상하게 되어 무척 기쁘답니다!
프로듀서님, 겸손은 좋은 것이지만, 과한 겸손은 미덕이 아닌 악덕일 수도 있습니다. 프로듀서님의 글은 그런 글입니다. 충분히 자랑스러워 하셔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학교가 너무 바빠서 (자사고에 매일 10시 반까지 야자) 그리고 제 작품과 병행해서 좀처럼 갱신이 안될 것입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써내려갈 테니 끝까지 봐주셨으면 합니다.
이 시작은 매우 훌륭한 시작이기에, 부디 에필로그까지 훌륭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적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