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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우리들의 발자취」 - 00

댓글: 16 / 조회: 2010 / 추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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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1-22, 2013 22:19에 작성됨.

꽤~나 장편으로 생각해보았습니다만, 끝까지 소화나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가보겠습니다.

괜히 진지한 내용이니 우울해지기 싫으시면 백스페이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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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옥상, 밤>

P「후회는 언제나 늦는다고 하지만, 늦으니깐 후회라든가」

P「그런 케케묵은 얘기는 아무래도 좋다. 확실한 것은,

    후회할 일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P「하지만 나는 그것을 몰랐다. 어리석고, 그저 어리석은 녀석이었을 뿐이다」



<사무실, 실내>

P「하루카, 어땠어?」

하루카「그게…」

P「오늘도 안 들여보내준거야?」

하루카「네에… 며칠 전부터는, 아무 말도 안하고, 문 앞에 둔 것도 그대로…」

P「……」

P (치하야에 대한 기사가 잡지에 나온 지 2주일,

    치하야는 그 날부터 방에 틀허박혀 나오지 않고 있다

    어떻게든 해야겠다고 생각은 하고 있지만,

    어떤 말을 해도 치하야는 나오지 않는다.

    지금은 다른 아이들의 스케쥴도 있어서

    하루카에게 일임한 모습이 되어 버렸지만…)

P「어쨌든 하루카도 수고했어, 오늘은 일단 돌아가」

하루카「아, 네… 그런데 프로듀서, 오늘도 다른 아이들은…」

P「아, 다들 스케쥴이 오버되어서 말이지. 곧 겨울 시즌이기도 하고」

하루카「네…」

P「어라, 시간이 벌써? 미안하지만 하루카, 혼자 돌아갈 수 있겠지?」

하루카「에, 에? 아, 네에」

P「그럼 먼저 가 볼게, 히비키의 스케쥴이라서」타다닷

하루카「……」



<사무실, 옥상, 밤>

P「바쁘다는 건, 핑계다. 그것도 질이 나쁜 핑계.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아무 말도 못하게 하기 위한’ 질 나쁜 핑계」

P「그런데 나는 그 질 나쁜 핑계를 댈 뿐이었다」

P「아무것도 모른채」

P「내 나름의 변명을 해 보자면, 다른 아이들의 일을 내팽겨 둘 수는 없었고,

    나보다는 하루카가 치하야에게 더 도움이 되었으리라 판단했을 뿐이었다」

P「...멍청한 놈, 쳇」



<녹화장>

P「오늘도 수고했어, 미키」

미키「응…」

P「? 미키 무슨 일 있니」

미키「저기, 허니, 치하야씨는…」

P「아… 아직은, 이지만 곧 돌아올거야, 치하야라면 말이야

    걱정하지 말고…」

미키「그게 아닌 거야,

        그 뭐랄까, 지금 치하야씨를 설득하고 있는 것은 하루카인 거지?」

P「뭐, 그렇긴 하지만…」

미키「괜찮은 거야?」

P「무슨 의미야?」

미키「하루카, 요즘 조금 이상해졌어」

P「미키, 무슨 말을」

미키「나쁜 의미로 말하는 게 아닌거야,

        그게, 뭐랄까 하루카도 많이 피곤해 보인달까」

P「피곤하다?」

미키「응, 그러니깐, 뭐랄까, 미키랑 같은 연극에 나오게 되었는데도

        힘이 없다고 할까, 평소답지 않은 거야」

P「하루카가…?」

미키「응인거야, 그러니깐 허니가 하루카씨와 치하야씨를

        조금 더 신경썼으면 하는 거야」

P「……알았어, 고마워 미키」



<사무실, 옥상, 밤>

P「그 때, 잘 생각했어야 했다

    단순히 피곤해서 그러겠지 하고 쉽게 넘겼어는 안 되는 것이었는데,

    나는 그것조차 깨닫지 못하는 멍청이었다…」

P「후우……」

P「바람이 차다, 늦가을 바람인가」



<사무실, 실내>

P「아, 예, 알겠습니다, 예, 예, 하루카에게는 오늘 일에 대해서 제가 메일로…

    네, 감사합니다, 그럼」딸칵

코토리「…어떻게 된 건가요?」

P「그게, 하루카가 조금 몸이 안 좋다고는 하는데,

    본인이 답장이 전혀 없으니…」

코토리「그런…」

P「엎친 데 덮친 격이라더니, 하루카까지…」

코토리「일주일만에 엄청난 상황까지 몰리네요」

P「후우… 어쨌든, 일단 오전에 하루카에게 잠깐 가볼 생각입니다만」

코토리「그, 프로듀서씨, 치하야쨩은 어떻게…?」

P「아, 치하야… 그러고보니 삼일 전부터는 상황을 보러 가지도 못했구나」

코토리「우선 치하야쨩부터 보러 가시는 게 낫지 않을까요?

           그나마 치하야쨩을 보러 가던 하루카쨩마저 저렇게 몸이 안 좋아졌으니,

           치하야쨩에게 그걸 말하면 최소한 나와줄지는 모르고요」

P「병을 이용해먹는 거 같아서 조금 그렇습니다만,

    그렇게라도 나와주면 좋겠군요…

    그럼 오전엔 일단 치하야에게 갔다 오겠습니다,

    오토나시씨가 하루카에게 갔다 와 주실 수 있으신지요?」

코토리「네, 그렇게 해 볼게요」

P「그럼 부탁드리겠습니다」



<사무실, 옥상, 밤>

P「잘 생각해보면, 나는 치하야에게 가까이 가기가 쉽지 않다는 핑계로

    도망치고 있었을 뿐이다」

P「할 말이 없다… 할 말이 없는데… 하고 싶은 말은 너무 많다…」



<치하야의 아파트, 문 앞>

P「치하야, 안에 있니?」툭툭툭

P「치하야, 나야 프로듀서, 안에 있니?」퉁퉁퉁

P「……」탕탕탕

끼이익

P「아, 실례했습니다 시끄러웠나요…」

옆집사람「…누구시죠?」

P「아, 그게 수상한 사람은 아니라, 옆 집에 잠시 볼 일이 있어서…」

옆집사람「아, 그 처자 말인가? 며칠 전부턴 나오지도 않는 모양이더구만」

P「아하하, 그게 사정이 좀 있어서…」

옆집사람「괜찮은 건가~?」

P「예에, 아마 괜찮을 겁니다」

옆집사람「아니, 그게 아니라 말여, 정말 코빼기도 안 보인다는 말이여」

P「예?」

옆집사람「거기 내가 써 놓은 쪽지 보이는강?」

P「아, 쪽지가… 어디어디

    ‘옆 집 사람입니다

     문 앞에 쌓인 짐이 계속 밖에 있어서,

     혹시나 싶은 마음에 이 쪽에서 보관하고 있습니다.

     쪽지를 보신다면 연락주세요’

     ……언제 쓰신 건가요?」

옆집사람「그게 아마 삼일 전인가, 그 쯤인데 말인데…

             눈에 잘 띄라고 그 문 열면 바로 떨어지게 붙여놓았는데도

             아직 떨어지지도 않은 걸 보니, 나오지도 않는 모양이네 그려」

P「…나오지도 않는다…?」

P「어, 어이 치하야! 있는 거야!? 열어봐!」쾅쾅쾅

옆집사람「에, 에이구 갑자기…」

P「그, 죄송합니다만 경찰을! 불러주세요! 이건 아무래도…!

    제길, 치하야! 문 열어 줘!!」쾅쾅쾅

옆집사람「대체 뭔… 에, 에이구머니 설마!?」

P「빨리요! 아, 죄송합니다만 잠시 베란다를 빌리겠습니다!

    제 착각이라면 책임을 지겠으니… 제길, 제발… 제발 내 착각이길…!」



<치하야의 아파트, 치하야 집 앞 복도>

P「젠장…젠장…」

P「치하야, 어째서… 어째서…」

하루카「프로듀서, 어째서 경찰이 아래에 있는 거죠…?」

P「!? 하, 하루카?!」

하루카「프로듀서씨는 대체 왜 그러시고 계시고… ?

           집 문이 열려있네요, 치하」

P「괘, 괜찮은 거니? 몸은!?」

하루카「그보다 치하야쨩에게 무슨 일이라도…」

P「!? 아, 안 돼! 하루카! 이, 일단 내려가자, 내려가서 설명해줄테니」

하루카「???? 대체, 무슨… 어, 누가 나…오는…어라? 뭐죠, 저건」

P「아…아…」

하루카「…에? 어째서? 아니 뭐죠? 이상한 게… 사람?

           저 분들은 누굴 나르는… 어라, 설마?

           에이, 설마… 어? 어어? 프로듀서? 이건 무슨 일인거죠?」

P「……」

하루카「무슨 사고라도 난 건가요? 치하야쨩에겐 별 일 없죠? 그렇죠?」

P「……하루카, 일단 진정하고」

하루카「아하하, 서, 설마… 에이, 아니겠지, 그렇죠, 프로듀서?

           그게, 지금 순간이나마 제가 이상한 생각을 하긴 했는데,

           에헤헤, 아니죠? 아니죠?」

P「……」

하루카「에이, 프로듀서 아니잖아요, 이건 도대체 무슨… 깜짝 프로그램?

           에이, 그래도 질이 너무… 나쁘잖아요… 이게 무슨… 대체…

           아니잖아요, 프로듀서, 아니죠? 아니죠? 아니라고… 해 줘요…

           치, 치하야쨩… 대, 대체… 으, 으흐흑」



<사무실, 옥상, 밤>

P「결과는 이미 늦었었다」

P「…상상했던 최악의 결과를 봤다」

P「때 마침 온 하루카마저 이를 봤으니, 이는 더할 나위 없는 최악이었다…」

P「나중에서나 안 사실이지만, 하루카도 그 당시 여러모로 고민이

    겹쳐있었던 모양이었다」

P「스스로에 대한 고민, 거기에 치하야에 대한 위로까지…

    하루카는 지나치게 많은 짐을 지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것조차 몰랐다」

P「그대로 하루카는 아무 활동도 불가능하게 된 채, 집에 틀어박히게 되었다」

P「이 소식을 들은 다른 아이돌들마저 금방 붕괴되었다」

P「금방 이 소식을 물고 늘어진 여론 덕분에, 사무소는 바로 붕괴

    아이들에게 책임도 지지 못하는 프로덕션은 최악이다,

    라는 말을 수도 없이 들었다

    …당연하다, 최악이다. 정확히는 내가, 최악이다

    학생인 아이돌은 금방 부모의 클레임으로 일을 그만두게 되었다

    아닌 아이돌들도, 지금의 여건에서는 가능한 일이라곤 있을 리가 없다」

P「모든 게 무너지는 순간은, 한 순간이었다」

P「이제 곧 이 사무실은 문을 닫을 것이다」

P「내가 다시 여기서 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나는 할 수 없다…」

P「오늘이 마지막 날… 이라고는 하지만 정리는 일찌감치 끝났다」

P「최소한 뒷정리만큼은 다 해야 겠다는 생각이 아니었으면,

    그냥 집에 박혀있고 싶은 기분이다…」

P「사장님은 내 잘못이 아니라고 했지만,

    그게 말이 되냐고!!」쾅!

P「……후우, 후우…」

P「옥상에서 이렇게 달을 보는 것도 오늘이 마지막이겠지

    …타카네 녀석도 달을 보고 있으려나」

P「……」

P「여기에 있어봤자 아무 것도 변하는 것은 없겠지」

P「예부터 소원을 들어준다는 달, 이지만, 그런 건 없다」

P「바람만이 차다.

    분명히 사무실에 처음 온 날 밤도 이렇게 차가운 바람이었지…

    이른 봄바람과 늦은 가을바람은 분명 비슷할텐데, 이렇게나 다른걸까」

P「…나가자」



<사무실, 문 앞 계단>

P「…? 사무실의 간판을 아직 떼지 않았었나?

    …지금은 정리할 기운이 없다…

    뭐, 나중에 떼도 될 거고 입주자가 알아서 떼겠지」

P「…어딜 가면, 좋으려나」

사장「음? 자네 아직 여기에 있었던 건가!」

P「아, 사장님…」

사장「이야아, 이런 시간까지 남아있다니 감탄 또 감탄!

        일을 시작하기도 전부터 이렇게 열의가 있다니, 믿음직스럽구만!

        역시 내가 고른 인재다!」

P「…? 일이라뇨, 무슨 얘기를…」

사장「? 안색이 좋지 않군, 어디 몸이라도 안 좋은건가?

        이런이런 안 돼지, 일을 시작하기전부터 그렇게 긴장하면!」

P「???」

사장「몰래카메라라고는 했지만, 그녀들은 아직 자네의 존재조차 모른다네!

         그러니 그냥 자연스럽게 질문하고 카메라로 찍기만 하면 될 걸세!

         분명히 장비는 오늘 건네주었다만, 잘 가지고 있겠지?」

P「몰래카메라…?」

사장「?? 왜 그러나 자네? 혹시 설명이 부족했나? 다시 한 번 간단히 말하지만,

        내일 아침 6시 경에 사무실로 와서 준비를 마친 다음에,

        아이돌들을 한 명 한 명 따라다니면서 찍기만 하면 된다네…

        자네에게 이미 그녀들의 프로필은 넘겨주었지만,

        프로필만으로는 그녀들에 대해 파악하기 어려울거라 생각해서

        계획한 거니, 조금 귀찮더라도 협력해주게!」

P「……????」

사장「자네만 믿네! 아직 날은 쌀쌀하지만, 곧 사무실에도 봄이 올걸세,

        핫핫핫! 그럼 먼저 가네!」

P「…도대체,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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