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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호 : 순진한 그녀와. 시즈카 : 의외로 육식인 그녀.

댓글: 6 / 조회: 810 / 추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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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4-15, 2018 04:33에 작성됨.

"으응~. 맛있다~. 한그릇 더~!"

"너무 과식하는거 아니야?"

"그야, 시즈카 쨩의 우동은 맛있는걸~."

"정말, 미라이도 참... 칭찬해도 아무것도 안 나온다고?"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미라이에게 우동을 주는 나.

뭐랄까.

이런거 보면 난 칭찬에 약한거 같아.


인정하긴 싫지만... 그래도 칭찬받는건 기분 좋은거니까.


"...뭐야, 오늘 무슨 날이였어?"

"아, 시호 쨩~ 점심 아직이지?"

"그렇긴 하지만..."


문이 열리면서 들어온건 시호였어.

얼마전의 일이 생각나서 순간 그릇을 놓쳐버려서...


"엣, 시즈카 쨩. 괜찮아?"

"으, 응. 그냥 싱크대에 그릇을 떨군거 뿐이니까..."


내 모습을 보고 한심한걸까

한숨을 쉬는 시호.

하아... 한숨은 내가 쉬고 싶다고...


"으응?"

"왜 그래?"

"시호. 시즈카랑 무슨 일 있었어? 평소의 리액션이 아니잖아."


미라이가 시호에게 뭔가 물어보는게 들려.

이럴때는 살며시 말해야 되는거 아닐까나 미라이...


"딱히, 아무것도 없었어."

"으응... 그렇다면 그런거지만... 흐응...?"


미라이가 봐도 조금 어색하겠지.

아니 많이 어색할려나.

이걸 어떻게 하는게 좋지...


"미라이. 여기 한 그릇 더 나왔어. 시호는?"

"아... 그럼 나도 한 그릇만... 부탁할까...?"

"우응... 역시 이상하잖아~."


이럴떄는 또 눈치가 빨라서는...


"딱히 아무런 일 없었다구? 너무 민감한거 아니야?"


난 이렇게 변명을 해.

하지만 어쩔 수 없잖아. 너무 의식했던것도 사실인걸.

이걸 어떻게 덮을지는 지금부터 생각해야겠지.


나는 적당히 남아있는 우동을 그릇에 옮겨담고 시호에게 주었어.

그래... 신경쓰지 말자... 신경 쓰지 마.

들키면 곤란해지는건 나만이 아니라 시호 역시 곤란해져.

그런 민폐를 끼치면 안 되니까...


하아...


그렇게 위태로운 시간이 지나갔어.

내가 딱히 스케쥴이 없으니까 다른곳으로 이동하기도 다른 이유가 떠오르지 않고, 도리어 섵불리 이동하면 시호를 피한다고 생각할수도 있고...

그리고보니 미라이의 스케쥴이 뭐였지?


으응...

생각 안 나...

내 것 외우기도 힘든데 미라이의 것을 외울리가 없잖아...


그럼 물어볼까?

아니아니, 괞이 물어보면 나가길 바란다는 듯이 들리면 어떻게하지?

그럼 너무 미안한데...


"저기 미라이."

"응?"

"오늘 스케쥴 없어?"

"으응, 조금 있다가 나가야 되긴 하는데... 어레,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됬네?"


그러던 와중 자연스럽게 물은 시호.


"그럼 슬슬 출발하는게 어때? 어느정도 여유 시간은 놔둬야 편하니까."

"응! 그럼 시즈카 쨩, 시호 쨩. 나중에 봐~."

"응, 나중에..."


내가 손을 흔들어주니 손을 힘차게 흔드며 나가는 미라이.

미라이가 나가자...


"미라이는 바보니까. 그렇게 깊게 생각 안 해도 된다고... 시즈카."

"으, 응..."


미라이에게 너무한거 아닐까나 그건.

아니 확실히 여러모로 덤벙거리는 아이긴 하지만...


"벌써 4일 정도 지났다고? 그렇게 반응하면 내가 미안한데."

"으. 으응... 미안..."

"하아... 이렇게 될 줄은 알았지만 말이야..."


한숨을 쉬면서 날 살짝 흘겨보는 시호.

하지만 어쩔 수 없다고.

계속해서 떠오르는걸...

그리고 계속 신경쓰이는걸 어떻게 하란 말이야.


"거기에다가. 그렇게까지 신경쓰면 주변 사람에게 언젠가는 들켜버리니까... 조심해?"

"응... 조심할게..."

"일단... 알려지는건 별로 좋지 않으니까..."


어쩔 수 없겠지...

우리 둘은 아이돌인걸.

아니, 아이돌이 아니여도 꽤 큰 파급력을 가지고 올려나...


"불편...하네..."

"그렇더라도 참아야지. 프로듀서나 다른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을려면..."


시호의 말이 맞아.

다른사람을 위해서라도 꼭꼭 숨겨둬야지.

그런데...


"그런데 말이야 시호."

"왜?"

"...아니, 뭐랄까... 나한테 왜... 이야기 한거야...?"


확실히 기분 나쁘진 않아.

도리어 좋아.

나와 시호가 같은 생각이였다는게... 정말로 좋아서 울뻔했었어.


"무슨 이야기야?"

"아니... 뭐랄까. 그렇게까지 걱정하고 있었는데 왜 나한테 알렸을까... 해서."


시호의 성격상 그런건 도리어 남에게 폐가 될거라면서 숨겨둘거 같은 인상인데...


"그야, 그만큼 너가 좋았으니까."

"...으..."

"왜그래?"


그런 부끄러운 말을 어떻게 저렇게 잘 하는 걸까...


"어떻게 그렇게 태연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거야..."

"그냥. 감정에 솔직해 지기로 한거야."


그렇게 말하면서 젓가락을 내려놓는 시호.

다 먹은걸까.


"그나저나 시즈카."

"응...?"

"그 머리. 일부러 그러고 있는거야?"


머리...?

무슨 머리...?

응?


"하아... 앞머리 뻗쳐있어."

"엣..."


정말?

우아아. 이거 의외로 되게 부끄럽네...

빨리 정리는...


"자."

"아, 고마워."


나에게 빗을 건내주는 시호.

이걸로 어떻게 될려나...

으으... 손거울을 놓고 왔었네 그리고보니...

그냥 핸드폰으로 하는게 좋겠다.


"응... 안 죽네..."

"츠바사 같은 헤어스타일이 한명 더 생기는건가."

"놀리지 말구..."

"그럼 적당히 헤어 스프레이라던가 젤을 써보지 그래?"

"에... 그런거 안 가지고 다니는데..."


내 대답에 다시한번 한숨을 쉬는 시호.

ㅇ, 왜그래...


"아이돌이나 됬으면 휴대용으로 몇 개는 들고 다니라구... 언제 무슨 일이 터질지 모르는데."

"응... 미안..."

"미안할 것 까지야 없고. 자, 이리로 와봐."


...


어쩌다보니 그렇게 시작된 머리 관리.

랄까. 그냥 뻗친걸 다시 가라앉히는 것 뿐이지만 잘 안 되는건지 이리저리 하다가. 결국에는 전체적으로 머리를 뭐랄까...

그루밍? 이라고 해야될까?

아무튼 그런걸 받게 되었어.


뭐랄까. 내가 애완동물이 된 느낌...

뭔가 기분이 묘해.

하지만 조용히 꽤 진지하게 시호가 내 머리카락을 만지고 있는걸 보면 뭔가 말할수도 없고...


"흐음... 됬다."

"됬어?"

"응. 도대체 잠을 어떻게 잤길래 이렇게 된거야?"

"아하하... 미안... 그나저나 아침에는 안 그랬던거 같은데..."


미라이는 몰라도 아침에 만났던 사람들이 전부 이야기를 안 해줬을리는 없고...

으음... 내가 어디서 졸았었나?

라곤해도 존거가지고 머리가 뻗치거나 하진 않을텐데...


으음...

뭐, 상관없을려나. 이런날도 있는거지 뭐.


"그나저나 설거지 해야되네."

"그래?"

"내가 쓴건 내가 정리해야지."


이대로 놔두면 누가 할것도 아니고...

그럼 일단 할까나.


"응?"

"도와줄게."

"응..."


내 옆으로 오더니 조용히 내 옆에서 설거지를 시작하는 시호.

뭐랄까. 미안하네 이러면...

그렇게 설거지가 끝이 나고 우리 둘은 다시 소파에 가서 앉았어.

뭐랄까. 할거없네...


"시호는 스케쥴 있어?"

"딱히."

"그런데 극장에는 왜 온거야?"

"심심하니까. 집에서도 할거 없었고..."


그렇게 말하면서 시호는 핸드폰을 키고는 무언가를 보기 시작했어.

아마 그냥 적당한 웹서핑 같은데...

그렇게 나도 뭘 할까 생각하면서 멍하니 있으니...


툭하고. 뭔가 기대어지는 느낌이 들었어.


"..."


시호는 그저 핸드폰에서 눈을 떄지 않고 뭔가를 보고 있었고...

일부러일까. 아니면 자기도 모르게일까.

어느쪽이든 여러모로 부끄러운데...


나한테 기대어 있는 시호.


"저기... 시호?"


일단 말해야겠다는 생각에 불렀는데...


"응...?"


살짝 나긋하게 대답하는 시호.

자신이 이러고 있다는것에 자각은 하고 있는것처럼 보여.

그렇다면 괞이 말하면 또 신경쓰일텐데...


"일부러 하는거니까."

"ㅇ,에스퍼 입니까..."

"시즈카는 표정에서 다 들어나니까."


...그런걸까나...


"그냥, 이게 편해."

"응..."


확실히 기대어 있으면 편하긴 하지만...

뭐랄까.

시호는 뭔가...

호감도가 오를수록 피곤해지는 타입인걸까나...


뭐, 그래도 좋지만서도...


그렇게 얼마나 있었을까.

슬슬 레슨시간이 가까워졌어.

하지만... 이 시간을, 이 공간을 두고 다른곳으로 가기 싫어.

이런건... 당연한걸까?


지금까지 이런... 연애? 같은건 안 해봐서 모르겠어.

거기에다가 여자랑 여자니까...


"그리고보니 시즈카. 레슨 있지 않았었나?"

"기억하고 있어?"

"뭐, 대충은. 주위사람 스케쥴은 적당히 알고 있는데."


그래... 시호는 퍼팩트 해다고 해야될까. 어찌보면 깐깐하니까.

자신만이 아니라 다른 애들에게도.

그게 조금 피곤하긴 하지만... 그것 역시 좋아.

처음 만났을때는 이렇지 않았는데 말이야.


하아...

나 잡혀살게 되는걸까?

...뭐, 괜찮겠지.


"그럼 레슨 다녀올게."

"응. 다녀와."

"나중에 봐."


그럼 또 레슨을 해볼까나.

언제나처럼. 힘차게.


"아, 그리고보니 오늘 끝나고 시간 있어?"

"일 끝나고라면... 음... 약속은 없는데?"

"그럼 잠시 볼 수 있을까?"


무슨 일 일까?

뭐, 하지만 일이 없다는건 사실이고...


"상관없어."

"그럼 끝날때쯤 연락할게."


뭘까나...



...

......



"흐음..."

"잘 찍혔나요?"

"후우. 이정도면 좋겠지. 자자, 오늘 촬영 종료!"


감독님의 말과 함께 분주해지는 현장.

프로듀서 씨가 가지고 온 모델의 일을 끝내고 난 옷을 갈아입고 있었어.


"시즈카. 수고했어."

"아, 코노미 씨. 코노미 씨도 수고하셨어요."

"시즈카는 처음이였지? 이런 잡지모델."


그리고보니 코노미 씨는 꽤 이런 모델에 불려나가셨죠.

늘 말씀하시는 그런 섹시 어쩌구는 아닐테지만...


"오늘 시즈카는 이대로 바로 집에 돌아가는 거였던가?"

"네."

"흐응... 그럼 오늘 푹 쉬는게 좋을거야. 내일 일 엄청 쌓여있잖아?"

"그렇죠..."


내일은 피크라고 할정도로 꽤 바쁜 날이야.

그러니까 곧바로 들어가서 쉬는게 옳은 것이겠지만...

오늘 시호하고 같이 만나기로 했으니까...


"흐응? 시즈카."

"ㄴ,네?"


지금 생각하고 있었던 내용 때문일까. 갑자기 물어온 코노미 씨의 물음에 말을 더듬어 버렸어.

이상하다고 생각할텐데 이걸 어떻게 해결해야 될까...


"혹시 뭔가 애인같은거라도 생겼어?"

"ㄱ, 갑자기 무슨소리에요?!"

"뭐랄까. 그런 느낌인데. 묘하게 분위기 바뀐거 같기도 하고."

"그렇다고 애인이라니... 일단 아이돌이라구요 저희?"

"그렇지? 요즘 뭔가 찜찜하니까 말이야. 가끔씩 이상한 생각이 든다구."


그렇게 말하시면서 자신의 겉옷을 입고 있는 코노미 씨.

갑자기 그런 소리라니. 깜짝 놀란다구요...

랄까. 그렇게 티 나는걸까?


"뭐해? 빨리 옷 갈아입자. 집에가서 쉬고 싶잖아?"

"네에..."


그리고... 역시 아이돌이 연애라니. 그건 안 되는 일이겠지...

하아...



...

......



"어라...?"


도착한 곳은 극장 주변의 공원.

아슬아슬하게 저녁시간이 아닌 이 시간에는 사람이 별로 없었어.

하지만 기다리고 있을 시호도 없고...


내가 너무 빨리 나온걸까?


"시즈카."

"...깜짝아..."

"뭘 그렇게 놀라는거야?"


글쎼. 내가 왜 놀랐을까.

물론 뒤에서 이름이 불린다면 놀랍긴 하겠지만 늘 듣는 목소리이고. 이렇게 과민반응 할 필요 없을텐데...


"그런데 오늘 왜 부른거야?"

"그냥, 저녁이나 같이 먹을까 해서. 오늘 가족 집에 없거든."

"응? 어디 가셨어?"

"아버지 쪽에 가 있어. 2박 3일동안 있다 오실거라는데... 그때 동안은 혼자야."


그렇구나...

응? 혼자?

설마... 으응. 아니겠지. 일단 우리들 14살이고? 그런 일 있을리가 없잖아.

응 응. 그렇겠지. 이대로 집으로 라던가... 그런 시츄에이션은 없을거야!


하아... 응. 무슨 생각을 하는거야 시즈카.

시호는 그저 저녁이나 같이 먹자고 부른 것 뿐이라구.


"무슨생각 하는지 다 보여."

"엣?"

"딱히 그런 생각으로 부른건 아니니까 말이야. 뭐... 오겠다면 말리진 않겠지만."


살짝 웃음기가 있는 목소리로 말하는 시호.

놀리는거지 이거?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해버렸다는게 또 진실이니까 뭐라고 대꾸할수가...


"아무튼 밥이나 먹으러 가자구."

"응? 아, 응..."


내 손을 잡고 이끌어주는 시호.

자연스럽게 잡은 손이지만.

뭐랄까.


지금까지 시호랑 손을 잡고 걸었던 적이... 있었나...?



...



"잘 먹었습니다~."

"맛있었네. 전에 프로듀서 님에게 들어둔게 다행이야."


여기 프로듀서 씨 추천이였구나...


"시즈카."

"응?"

"여기, 묻어있어."


그렇게 말하면서 입술 옆을 가리키는 시호.

그쪽을 살짝 닦았는데...


"정말... 줘 봐."


내 손에 있던 냅킨을 가지고 가서 직접 닦아주는 시호.


"아, 미안. 버릇이 좀 남아있어서."

"그... 남동생...?"

"응. 자주 묻히고 먹으니까..."


역시 시호는 든든한 누나이구나...

나에게는 언니가 될려나?

라곤해도 나이가 같으니까.


아니아니. 또 무슨생각 하고 있는거야 나...

후우... 진정하자. 응.

묻은게 좀 있어서 닦아준 것 뿐이라구. 너무 흥분하지 말자 시즈카...

그래, 소수를 세면 좋다고 프로듀서 씨가...


"아무튼. 밥도 적당히 먹었겠다... 시즈카는 돌아갈거지?"

"응. 그래야지... 내일 일도 있고."

"그렇네..."

"내일 시호는 등교?"

"응. 비번이야."


그러면 내일은 못 만나는건가...

조금 아쉽네.


"저기, 시즈카."

"응?"

"우리집. 올래?"

"에...?"


나를 빤히 보면서 물어오는 시호.

어떻게 시호는 이런말을 별로 흔들림 없이 말할 수 있는걸까.

난 지금 겉으로 괜찮다는 식으로 연기하는 것 만으로도 엄청 지치는데...


"ㅈ, 저기...? 일단 우리 그..."

"하지만 시즈카. 되게 서운하다는 표정 지었다구?"

"...그렇게 티났어...?"

"글쎄. 많이 봐왔으니까... 알 려나?"


...그런 부끄러운 말을 또 하고...

하지만 나 역시 딱히 일이 있는건 아니야.

거기에다가... 츠바사라던가 들어보면 자주 친구내 집에서 묵고 가는거 같고...


그렇다면 나도 괜찮지 않을까...


"일단 그... 부모님의 허락은 있어야 되니까..."

"응. 한번 전화해봐?"


사실, 조금은 부모님이 말렸으면 했지만...


...


「에? 시즈카가? 물론이지! 짐은 보내줄까? 뭐어~ 아빠보고 차타고 갔다 오라고 하면 되지~. 저기 여보~!」


라면서 뭔가 되게 기뻐보이는 듯이...

......나 그렇게 외롭게 보였던거야...?


"뭔가 쇼크라는 눈빛인데. 뭐 있었어?"


계산을 하고 나온 시호.

내가 전화를 받고 있는 걸 보고는 말했는데...

아니 것보다 나 그렇게 보였어?


"저기, 시호... 나 친구 없어 보여?"

"뭐어... 주변 애들을 잘 챙겨주는건 챙겨주지만 첫 인상으로 봐서는... 친구 없을거 같지."

"그런..."

"차가워 보이고, 까칠하고, 스트레스는 또 쉽게 받는거 같고. 뭔가 짜증부릴거 같고."

"그거 욕이지?"

"나랑 똑같지 뭐."


...잠시만?


"아무튼. 가자. 밤이 깊으면 여러모로 위험하니까."

"으, 응."


반론을 할 새도 없이 손을 잡혀 끌려가는 나.

그리고 앞장서서 가는 시호.

뭐랄까. 객관적인 입장에서는 자주 본 관경이지만.


나와 이렇게 손을 잡고 간다는건...

...뭔가. 따뜻해.



...

......



목욕을 끝내고, 아버지가 가져온 잠옷을 입고...

침대 옆에 깔려있는 이불에 앉아 멍하니 시호를 기다리고 있어.

시호는 지금 씻으러 들어간 상태.

곧 나올 시간이긴 하지만...


"으윽... 어떻게 해야되지..."


생각해보면 정말로 친구의 집에 놀러온적이 없어.

거기에다가 자고 간다니.

뭐랄까. 되게 낯설은 분위기.


낯선 풍경...

츠바사는 어떻게 이런곳에서 긴장도 안 하고 잘 자고 하는거지?

역시 익숙해 지는게 중요한걸까.


"후우... 왜 그렇게 멍하니 있어?"

"으, 응? 아무것도..."

"정말, 왜 그렇게 긴장하고 있는거야?"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로 친구집에서 잔 적이 없구나해서..."


생각해보면 합숙 정도 밖에 다른 사람과 같이 잔적이 없어.

신경 쓰기 시작하니까 끝나질 않고... 계속 꼬리를 물고 있고...

으으... 그냥 생각하지 말자. 응.

별거 있겠어? 그냥 자고 일어나서 다시 극장으로 출근.


응. 그게 끝.

끝이야 끝!

더 특별한게 있다고 해도...


...있으면...?

이런 집... 사귀기 시작한 사람의 집에서... 단 둘이...

조용한 밤에... 같은 방...?


"저기 시즈카."

"으, 응?!"

"뭘 그렇게 놀라는거야... 것보다 피부 보습용 로션이라던가 챙겨온거야?"

"글쎄...? 딱히 그런게 들어가 있지는 않았던거 같은데..."

"아이돌이니까 그정도는 챙겨 다니라고?"


윽...

확실히 피부 관리라던가 잘 신경 못 써줬는데...


"자, 일단 이거 줄게."

"응?"

"자기 전에 바르는거야. 것보다 지금까지 관리한적 없어?"

"한건 없는거 같은데..."

"머리는?"

"글쎄...?"


극장 차원으로 해주는 걸 제외하고는 나 개인적으로 뭔가 챙겨서 하는건 없는거 같아.

지금 생각해보면 나 되게 느슨한거 아닐까.


"그나저나... 그렇게 안 챙기는데도 피부가 이런거야?"

"응?"


내 손을 잡고 말을 하는 시호.

내 손등을 살짝 쓰다듬는 그 느낌은 낯설지만 뭔가 기분이 좋아서... 순간 멍했어.

하지만 곧 정신차리고...


"글쎄...?"

"역시 이런건 타고 나는걸까..."

"시호는 안 그래?"

"뭐... 솔직히 말하자면 유지하는거 그만두면 살짝 튼달까...?"


아... 무슨 느낌인지 알겠다.

학교에서 가끔씩 피부가 텃다느니 어쩌고 소리가 들려오긴 했었는데... 이런 걸 말하는 걸까.


"아무튼. 자. 일단은 바르고 자라고? 손해 보는건 아니니까."

"응. 그럼..."


그렇게 로션을 손에 짜서 바르니...

...시호의 냄새다...

역시 이런 향기가 몸에 배는걸까...


"자, 여기."


바르고 나서 돌려주고는 난 일단 이불에 몸을 눕혔어.

그렇지만 영 뭔가 불편해.

딱히 이불이 불편하다는게 아니라... 그냥 이 상황자체가 어색해서...

조금은 익숙해져야 될지도.


거기에다가 이 이불... 시호가 쓰던걸까.

그... 이런 생각을 하는건 변태같긴 하지만 그... 시호의 냄새가 여기저기 있어서 곤란해...


"벌써 잘거야?"

"뭐... 잘 시간이긴 하잖아?"


지금 시각은 10시 반.

슬슬 자지 않으면 내일 일에 지장이 있을 시간이야.


"뭐, 그럼 자도록할까."

"응..."


불이 꺼지고. 시호가 침대위에 앉는 소리가 들려.

그래, 자자. 눈 감고 있다가 뜨면 아침이 되어있을거고.

그대로 극장에 가면 별 일 없이...


별 일 없이?

별 일이 있으면...


...있으면...

아니아니, 시즈카!

정신차려! 그런건 없다니까 그러네!


하아...

나... 이렇게 야한아이였던 걸까...

왜 이러는거지 나...


"저기 시즈카."

"응?"

"시즈카는 말이야. 묘한 구석에서 귀엽네."

"엣?!"


화들짝 놀라 몸을 일으키니 침대에 앉아서 살짝 히죽 웃고 있는 시호가 보여.

아무래도 놀린거 같아.


"내가 고백했을 때는 이런 느낌의 아이라는걸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말이야."

"윽..."

"주변을 잘 챙겨주고, 착하고, 거기에다가 성실하고. 그런 아이인줄 알았는데 사실은 유리코 씨 비슷한 망상소녀였을 줄은..."

"잠시만, 무슨 소리야 그게..."

"아니라고 할 수 있어?"


...부정 못하는게 싫다.


"하지만... 딱히 그런게 싫은건 아니니까?"

"읏...!? 그건..."

"하지만 내일 일도 있으니까? 오늘은..."


침대에서 스륵 내려와 나와 눈높이를 맞추는 시호.

그리고는...



...



아침이다.

응. 아침이야.

아침인데...


왜 나 기억이 중간에서 끊겨있는걸까.

시호는 침대위에서 자고 있고... 나 역시 바닥 이불에 누워 잇었는데...

뭔가 기억이 싹 없어진...


...뭐지?


"으음... 어라... 일어났어?"

"응? 아, 응."

"지금이... 7시네... 흐아암..."


하품을 하는 시호.


"원래 이 떄 쯤에 일어나?"

"뭐... 그렇지...?"


기지개를 피는 시호.

아니, 것보다 내 기억에 무슨 오류가 있었던거지 이거...?


"저기, 시호. 나 어제 뭐 있었어?"

"응? 딱히. 그냥 가까이 다가가니까 그대로 음... 오버 히트 되서 쓰러져 잤는데?"


...딱히가 아니잖아 그거?!

랄까 난 도대체 뭘...?!


"귀여웠어."

"윽..."

"아침 준비해줄테니까. 먼저 씻어."


그렇게 말하며 하품을 하면서 방을 나가는 시호.

...하아...

뭐랄까...


나. 정말 터무늬 없는 애한테 잡힌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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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즈시호입니다.

뭐랄까. 정확히는 시호에게 잡혀사는(?) 시즈카의 이야기였습니다.

왠지몰라도 시호가 이케맨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면 어떻게 될까라는 느낌으로 써버렸습니다.

나름 괜찮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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