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카테고리.

  1. 전체목록

  2. 그림

  3. 미디어



히비키「폐가에서 로슈타인의 회랑 실험하기다조!」-2-

댓글: 3 / 조회: 670 / 추천: 1


관련링크


본문 - 04-06, 2018 19:28에 작성됨.



3.

가운데에 촛불 하나만을 올려두고,

어둠 속에 잠긴 거실의 동서남북 각 구석마다 히비키 -> 야요이 -> 타카네 -> 유키호 순으로 차례대로 앉았다.

이윽고 시간이 되자, 히비키부터 일어나 반대편 구석의 야요이를 향해 걸어나갔다.

시간은 자정을 조금 넘어가고 있었다.


히비키 (와..엄청 어둡다조.)


이따금씩 그을음과 함께 타오르는 초의 작은 불꽃은 낡은 거실 전체를 비추기에는 턱없이 역부족이였다.

사실상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히비키는 어쩌다 천장 위를 올려다보았다. 낡은 천장의 꺼진 구멍 사이로 얼핏 무언가 검은 눈동자 같은 것이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는 것 같았다.

그녀는 왈칵 두려움에 휩싸이며 바로 시선을 앞으로 내렸다.


히비키 「아, 닿았다조!」


야요이 「웃우! 이제 제가 출발하면 되네요?」


잠시간 침묵이 흘렀다.


타카네 「멩요나흑!!」(기겁)


야요이 「우우, 타카네씨, 저에요 야요이!」


타카네 「아아, 실로 그리하군요..잠시, 추태를..

그럼 이제 제 차례인가요?」


히비키 「응응! 어두우니까, 발 조심해달라조!」


타카네 「후후..역시 그대의 다정한 마음이란ㅡ」


또다시 침묵이 찾아왔다.

이따금씩 촛불의 불꽃이 흔들리며 그을음이 생기는 것 말고는 별다른 일은 없었다.


유키호 「우아악!! 사, 삽으로 사, 삽!!!」


타카네 「지, 진정하시길! 저랍니다 시죠 타카네.」


유키호 「..휴, 저, 조 조금 놀라서..다행이네요.

그럼 이제 제 차례인가요?」


타카네 「...예.」


타카네 (..무언가 이치에 맞지 않는듯한데..)


다시 침묵이 흘렀다. 히비키는 이제 이 우습고도 다소, 무서운 챌린지를 끝낼 때가 왔음을 깨달았다.

더 이상 해봐야 시간 낭비에 불과했다. 역시 로우슈타인의 회랑 같은 것은ㅡ





유키호 「아, 닿았다. 히비키짱.」


히비키 「...」(패닉)


히비키 「우갸악!!!」 


타카네 「이 무슨 비명ㅡ」야요이 「히, 히비키씨?」(당황)


히비키 「빠, 빨리 나가. 다들 빨리 나가라조!! 다 밖으로 나가라조 빨리!!」(기겁)


 

4.

히비키는 기겁하여 집 바깥으로 뛰쳐나왔고,

곧 다른 아이들도 하나 둘씩 뒤따랐다.


타카네 「헉..헉.. 히비키, 왜 그렇게 빨리 뛰어나가신 겁니까?」


야요이 「...표정이 안 좋아보이세요. 히비키씨.」


히비키 「..뭔가, 뭔가 잘못됬다조!」


타카네 「..아무것도..다만, 그저 차례대로 어깨에 손 올린게 다였지 않습니까?

그런데 도대체 뭐가 잘못되었다는ㅡ」


히비키 「그러니까, 그게 이상하다는거야! 유키호, 분명 유키호가 마지막이였지?」


타카네 「그..그렇사옵니다만?..」


히비키 「그래. 그리고 난 야요이 자리에 있었어. 우리, 서로 앞사람이 터치하면 한 칸씩 당겼잖아 맞지 야요이?」


야요이 「웃우! 맞아요 히비키씨. 히비키씨가 제 어깨에 손을 올리시구..

저는 타카네씨 자리에 가서 타카네씨랑 자리를 바꿨어요.」


타카네 「그리고 제 자리엔 야요이가 위치하였고, 저는 한칸 앞으로 이동해서 유키호에게..

그리고 유키호는, 돌아서 히비키의 어깨를 터치했다 말하며 히비키의 자리에...어?」




히비키 「아직도 모르겠어?」




히비키 「자신 자리엔, 아무도 없었어야 한다고!」



타카네, 야요이 「...」(오싹)



그때, 한가지 사실을 깨달은 야요이가 두려움 속에 울먹이며 히비키의 옷깃을 잡고 흔들었다.


야요이 「..꿀꺽..저, 저기 히비키씨..」(공포)


야요이 「유, 유키호씨가..유키호씨가 없어요!」





히비키 「...유, 유키호!!」


타카네 「히비키! 기, 기다리시ㅡ」


히비키 「잡지마 타카네! 자신은..자신은 반드시 유키호를 데리고 나올거라구!

그런 위험한 곳에 여린 유키호 혼자 ㅡ유키호!!」


타카네 「히비키!」


ㅡ벌컥


다시는 마주하고 싶지 않은 어둠의 아가리가 히비키를 향해 입을 벌린다.

히비키는 공포 속에 오들오들 떨며, 작은 손전등의 흐릿한 불빛에 의지하여 거실로 다시 거슬러 올라간다.

곧 손전등이 깜빡이다, 이내 빛이 한층 더 사그라든다. 마치 사악한 의지가 그녀의 덧없이 나약한 작은 의지를 조롱하듯이.


허나, 거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무너진 화장실과 안방에도 아무도 없었다.


마지막으로 남은 것은, 2층의 텅 빈 빈방 뿐.

인간의 이성으로는 거부 불가능한 초자연적이며 압도적인 공포 속에, 당장이라도 무너져내릴 것만 같은 작고 연약한 이성의 가닥을 간신히 부여잡으며,

그녀는 삐그덕대는 낡은 나무 계단을 한 층씩 올라갔다.


ㅡ끼익, 끼익.


낡은 2층 바닥은 흡사 미쳐버린 광인의 비명소리마냥 그녀의 발걸음 하나 하나에 응답하고 있었다.

마침내 2층의 유일한 방에 잠긴 문에 그녀의 손이 닿았다. 오래간 사람의 생기라곤 전혀 느껴지지 않았던,

철제 문 손잡이의 오싹한 냉기가 그녀의 손을 타고 전해진다.


히비키 「..유키호?」


흐릿한 손전등의 빛 끝에, 유키호가 있었다.

바닥에 엎드려, 방바닥에 뚫린 구멍 속에 목까지 푹 집어넣은 기이한 자세로.


정신이 아찔해지는 공포 속에 그녀는 와들와들 떨리는 손으로 시체마냥 창백히 식은 유키호의 어깨를 조심스레 짚었다.



히비키 「유, 유키호?」




히비키 「ㅡ히익!!」




「.어ㅅ잇 가내 에ㄱ소 진사 ?어앗바ㄷ 잘 .어ㅅ엇찍 진사 .어있 기여 나 ?지ㅆ러불 나」


유키호의 껍질을 뒤집어 쓴 그것에게는 있어야 될 두 눈 대신에,

아까 천장 구멍에서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던ㅡ쾡한 어둠의 구멍 두개 뿐이였다.


「키킥킥 .라어ㄱ주 .야거 릴ㅓㅂ여ㄱ주 ㄴ며하ㄹ마 거ㄴ보 나」



그것이 귀 밑까지 입꼬리를 올렸다.

그러자 아가리 속에 빼곡히 들이찬, 검은 진액이 흐르는 송곳니가 드러났다.


이윽고 깜빡이던 손전등이 꺼져버렸다.




히비키 「ㅡ으아악!!」



엔딩.

하루카 「...이상하네. 중간서부터 끊겨서 잘 안 들려. 아까 소란스럽던데..

혹시 무, 문제라도 생긴걸까 히비키네 쪽에?」(불안)


미키 「하우우..편한 녹화일줄 알았는데 왠지 복잡해지는거야.」


하루카 「미, 미키! 그래두..혹시 사고라도 났을지도 모르잖아.」


미키 「아우우..하루카도 잔걱정 많은거야. 아무도 없는 폐가인데 무슨 일이 있겠느냐는거야.

그리고 촬영은 딱 4명만 마을 안에서 찍었다고 해두, 어차피 마을 입구에서 스탭들 대기중일 테니까 상관없겠는거야.

..아핫~ 지금 쉬는 시간인거야. 

미키는 대기방에서 잠자러 갈래~」ㅡ휙


하루카 「미, 미키!」


치하야 「..뭐, 너무 걱정하지 마. 거긴 외진 동네라서, 히비키네 고캠이 고장났을 수도 있잖아.

..리얼리티 촬영이다 뭐다 해서, 중계 녹화 장치도 고캠 말고는 따로 없었으니까 고장나면 좀 문제가 생긴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미키 말대로 마을 근처서 스태프들이 근처에서 대기 중에 있으니까.」


하루카 「으, 응.. 문제 없겠지?」


하루카 「나, 미키랑 같이 대기실에서 좀 쉬다 올께.

치하야짱도 대충 정리하고 빨리 와서 같이 쉬자.」(미소)



치하야 「알았어.」(미소)



문득, 잘 생각나지 않는 대본 내용에 치하야는 쪽대본을 넘기며 살폈는데,

아무도 없는 조용한 스튜디오는 적막함을 넘어 기묘한 고요감과 이유 모를 긴장감을 안겨주고 있었다.

문득 야요이가 생각난 치하야가 전화를 걸었다.


치하야 「..아, 타카츠키씨 그래서 현장은 지금 어ㅡ」


야요이 「치하야씨!! (울컥) 」


치하야 「타, 타카츠키씨?」(당황)


야요이 「우아앙!! 유키호씨가 사라지셔서 히비키씨가 들어갔는데 한참을 안 나와서ㅡ(패닉)

그래서 막 스태프들이 들어갔는데ㅡ히끅ㅡ 두분 다 사라지셔서ㅡ저 지금 타카네씨랑 스태프 아저씨들이랑 같이 찾으러 다니고 있는ㅡ」


치하야 「뭐라는ㅡ 타카츠키씨, 잘 안들려! 다시 한번 천천히... 끊겨버렸어.」


치하야 「전파가 안 잡히는 건가?」


날선 신경 속에 손에 쥔 핸드폰이 갑자기 진동하자,

치하야는 자신도 모르게 움찔했다.

그것은 히비키가 보낸 문자였다.


치하야 「뭐야..문제 없는건가? 그러면 타카츠키씨는 왜 그렇게 당황해서..

..어디보자. 여기, 보내달라는 사진 보냅니다..」



치하야 「..가나하씨 문자 맞는건가? 뭔가 이상한.. 장난질인가?」(피식)


치하야가 핸드폰 버튼을 꾹 누르자,

사진 하나가 커튼 내리듯 천천히 열리기 시작했다.


치하야 「어디보자..후훗, 다들 귀엽게 찍혔네.

시죠씨, 유키호, 가나하씨 그리고 타카츠키씨 모두 사진 속에서 웃고 있잖 ...어라?」


치하야 「...어? 잠깐..한명, 두명, 세명, 네명..그렇다면..」(당황)




치하야 「..이건 누가 찍은거지?」




오싹한 기분에 타고 오르는 소름을 느끼며, 치하야는 타카네에게 전화를 걸었다.


치하야 「시, 시죠씨? 지금 무슨 일이라도ㅡ」


타카네 「휴, 흉가에서..(울먹) 연유를 알 수 없는 일로 히비키와 유키호 모두 사라졌기에..(소란스러움)

지금 스탭들과 함께 근처에서 찾고 있으니 나중에 소식 들려오는대로 다시 전화 드리겠습니다. 」


치하야 「시죠씨, 시죠씨!!」


치하야 「ㅡ이게 무슨..(당황) 애, 애들한테도 알려야겠어.

..그런데 그러면 이 문자는 도대체 누가 보낸ㅡ」


~지이이잉, 다시 진동음이 울렸지만,

그녀의 핸드폰에서 오는 것은 아니였다.

치하야는 진동음이 오는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다.


텅 빈 스튜디오 한 가운데에, 핸드폰 하나가 울리고 있었다.

<p style="margin-bottom: 0px; color:
1 여길 눌러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