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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비키「자신과 치하야와 치질과 그리고 좀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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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3-28, 2018 21:45에 작성됨.



3.

제법 큰 충격을 받았는지, 히비키는 병실 벽에 쪼그려 앉아서는 고개만 푹 숙인채로 가만히 숨만 쉬고 있었고,

치하야는 왠일로 티비를 켜놓고 뉴스를 예의주시하며 창문 아래를 살폈다.

바깥에는 병원 담벼락을 경계로 함께 경찰, 군인들이 포진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병원 전체가 전화 먹통이였다. 마치 간호사고 의사고 전부 다 사라진 기분이였다.


곧이어 뉴스가 이어졌다. ㅡ금일 도쿄 ㅇㅇㅇ군 대학 병원으로 원인 불명의 폭동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현재까지 파악된 희생자는 대략 10명으로 계속 늘어나고 있는 추세로 경찰 당국은 아직 사태 조사 중으로

ㅡ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생화학공격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ㅡ


둘 다 처음에는 현 상황을 믿기 힘들었지만, 어쨌거나 분명한 것은 지금 병원 밖으로 나갈 수 없다는 것이였다.

안전 확보시까지 병실 안에서 기다리라는 정부 측 통보 문자만 계속 날라오고, 그 외의 도움은 없는 상태였다.

나가기는 커녕, 하다못해 바로 아래층에 어떤 위협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상황..

그런 상황 속에서, 가족들과 765 프로 측에 안부 전화를 보내거나 받고 나서부턴 다시 적막한 기운과 침묵만이 맴돌았다.


그러거나 말거나, 뉴스를 보던 치하야의 얼굴이 일순간 심각하게 굳어졌다.


치하야 「가나하씨, 심각한 문제가 생겼어.」


히비키 「..뭐냐조..」(힘없음)


치하야 「정말 심각한 문제야. 당장 해결이 시급해. 죽을지도 몰라.」


히비키 「..그, 그게 무슨?.. 심각하다니?」(걱정)





치하야 「똥 마려워.」(진지)


히비키 「...」


히비키 「우갸악! 진짜 이러기야?! 사, 사람이 죽었다조! 우리 때문에 죽은거나 다름없는데 진짜 이러ㅡ」(분노)


치하야 「크, 큿! 지, 진정해 가나하씨. 자꾸 놀라서 움찔거리니까 치질 꿰멘 상처가 터질 것 같다고!

그리고, 정확히는 빌어먹을 애새끼 좀비가 죽인거지 우리가 죽인건 아니잖아?

좀비가 잘못이지. 아니면 그렇게 가르친 무개념한 부모 책임이던가. 어쩌면 춍일지도 몰라. 아니면 셋 다이거나.

그것보다, 아픈 친구의 목숨이 걸린 생리 현상이 더 시급하지 않겠어?」


히비키 「..에휴..(한숨) 그런데, 왜 여기 화장실은 안 쓰는건데? 걍 여기서 처리하면 안될까?」


치하야 「안돼. 일단 따뜻한 비데는 아래층에만 있고,

결정적으로 배변 전에 온수로 항X 찜질 및 케겔 운동이 필수인데 여긴 지금 따뜻한 물이 안 나오잖아?

아래층에서는 가능할꺼야.

어차피 가나하씨도 약 구해야 되잖아. 진통제 안 필요해? 지난번 문 잡고 버틴 이후로 팔 아프잖아.

바로 아래층 관리 데스크에 보면 나랑 가나하씨 이름으로 준비된걸 바로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지금 내가 기껏 생각해주는거 알고 있는거야? 이런 기회 다신 없다고?」


히비키 「..애초에 치하야 덕분이지만. 그런데, 위험할지도 모른다조..걍 그러지 말고 여기서 싸는게ㅡ」


(뿌우웅) 치하야 「크읏!! 아, 아랫배에 압박이! 여기서 그대로 싸버리면 똥X가 찢어져서 죽어버릴지도ㅡ

가나하씨, 고마워. 덕분에 젊은 나이에 이 험한 세상을 뜨게 되어버렸네.

참 고마워 히비키ㅡ」


히비키 「아, 알았다구..같이 가주면 되잖냐조! (투덜투덜)」


4.

문이 조용히 열리고, 그 틈 사이로 히비키의 작은 얼굴이 굴 밖에 미어켓마냥 빼꼼하니 튀어나온다.

주변에 아무것도 없다는걸 확인하고는 다시 쏙 들어가더니,

이내 문이 열리며 히비키와 치하야가 살얼음 밟듯 조심스레 걸어나왔다.


히비키가 앞장서고, 

그 뒤로는 링거 걸대를 몽둥이마냥 쥔 치하야가 한마리 자연 속 오랑우탄마냥 엉덩이를 뒤로 쭉 내민 자세 그대로 엉기적 엉기적 따라가고 있었다.

다행이랄지, 복도에는 아무도 없었지만,

대신 간호사의 피가 한가운데를 흥건하게 뒤덮고 있었다. 오싹해진 히비키가 침을 삼키며 말했다.


히비키 「조, 조심해야 한다조..」(꿀꺽)


히비키 「..그리고 그만 밀라조!」


복도 끝에 비상문을 열고, 그녀들은 조심스레 계단을 내려갔다. 아래층 비상문 앞까지 도착하자, 치하야가 재촉했다.


치하야 「난 준비됬으니까, 가나하씨, 어서 열어봐 얼른!」


히비키 「가, 간다조!」(꿀꺽)


ㅡ끼이익!


히비키「...아무도 없어?」

 

치하야 「..아무도 없네. 그 많은 환자들이랑 보호자들은 다 어디로 간거지?」


히비키 「그것보다..완전 난장판이 되어버렸어. 거의 야쿠자 싸움판이라도 일어난마냥ㅡ

도대체 이렇게 될 때까지, 왜 아무도 우리 특급 병실에는 오지 않은거야?

뭔가 이상하다조..」


치하야 「..원장이고 간호사고 다 자기들만 살려고 먼저 도망갔겠지. 한심한 놈들이야. 

어쩌면 춍 출신일지도. 다 물려서 좀비나 되어버려라.」


히비키 「..너무 부정적이다조. 치하야, 도대체 왜 그렇게 차별적이고 부정적으로 되어버린거야? ..예전엔 안 그랬ㅡ」


-프로듀서, 뭐하시는거죠? (째릿)-


-저는 노래하는 일만 하고 싶다니까요?-

 

-무능력한 것도 이정도면 능력이네요.-


-어째서 당신 주제에 아침부터 인사하시는거죠?-


-어째서 아침 인사 따위를 하는거죠? 기분 나쁘네요.-


히비키 「...지 않았던거 같기도.. 끄응.」


치하야 「(아련)..맞아. 예전엔 분명히 나도 천사급의 부류에 속했었던지도.

하지만 거친 세상의 풍파를 맞다 보니까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변해버렸어, 랄까. 후후,」


히비키 (..그냥 예전부터 쭉 그랬던거 같은데.)


치하야 「이게 다 외모 몸매 지상주의인 세상 때문이야.

거유만 우상하는 미개한 사회! 더러운 남성 본위의 사회가 문제야!

어쩌면, 이번 좀비 사태도 그런 거유들 때문에 일어났는지도. 다 죽어 거유들! 춍들!」(분노)


히비키 「아아, 응..(한심) 아! 저기 화장실이다조!

그러면 자신은 관리 데스크 쪽에서 약을 가지고 올 테니까, 그..할거 해?」


치하야 「알았어. 아마 아무도 없겠지만, 조심해서 갔다 와.」


히비키 「고마워. 그래도 걱정해주기는 하는ㅡ」(미소)


치하야 「약 들고 오다가 죽어버리면 회수 처치 곤란하니까.」(냉정)


히비키 「..방금 말 취소. 뭐, 어쨌거나 치하야도 조심해. 

그거 다..처리하고 나면 어디 가지말고 쓸데없는 짓도 하지 말고 화장실 앞에서 기다리라조 꼭!」


치하야 「가나하씨, 내가 애야?」(짜증)


히비키 (..왠지 심히 걱정된다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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