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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쿠마 마유 - 마유는 나쁜 아이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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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3-19, 2018 13:00에 작성됨.

"뭐가?"

누워있는 자신의 품에 안겨 미안하다는 말만 되풀이하는 마유를 보며 프로듀서는 일어날 생각도 않고 그대로 흙바닥에 드러누워 그녀를 감싸주었다.

무언가 큰 일이 있었다는 것을 어렴풋이 가늠 할 수 있었지만, 그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도저히 가늠 할 수 없었다. 다만 지금의 그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이런 것이 최선이었기에 그것에 충실 할 뿐이었다.

"이런 마유라...나쁜 아이라서 죄송해요..."

"응?"

흙바닥에 아예 머리를 대고 누워있던 그는 잠깐 마유를 쳐다본다. 마유는 여전히, 그의 몸에 얼굴을 파 묻은채로 울고 있었다.

"마유는 나빠요...프로듀서 같은 사람이랑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정말 나쁜..."

"그만해"

프로듀서는 몸을 일으키며 그녀를 쳐다본다. 마유 역시 무릎을 꿇은 채 그의 눈을 쳐다본다. 프로듀서는 아예 자세까지 고쳐 앉고 그녀를 바라보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무슨 잘못 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그렇게 자책하지마"

"..."

"나한테 실수한거면 더더욱 그러지마, 나는 마유를 믿어, 마유가 실수하더래도 몇 번이고 용서 할 수 있어, 그런거로 마유를 싫어한다거나 그러지 않아, 절대로"

"하지만..."

"설령 마유가 나쁜 마음을 먹었더래도, 나는 그게 마유의 진심이 아니라는 걸 알아, 아니 그렇게 생각할거야"

"...어째서요?"

마유는 속으로 프로듀서가 자신을 나쁘다고 말해주길 바랬을지도 모른다. 스스로를 너무도 깊이 찌른 나머지 그 고통을 정당화 하기 위해, 자신의 죄를 너무도 크게 봐 버리고는 그에 맞는 대가를 바랬을지도 모른다.

프로듀서의 예상 밖의 말에, 마유는 그에게서 얼굴을 비스듬히 돌리고는 묻는다.

"만약 마유가 나쁜 마음을 먹고 행동 했을 때, 마유라면, 언제나 지금처럼 나에게 잘못했다고 사과 할 거니까, 그걸 알고있으니까, 그런 일이 있을때 마유는 언제나 진심으로 반성할 거라는 걸 알고 있으니까"

프로듀서는 그렇게 말하며 마유의 머리를 쓰다듬어 준다. 그에게 있어서는 단지 마유의 죄책감을 덜어줄 정도로 크게 생각 안하고 해본 말 이었지만, 마유에겐 그렇지 않은 듯 했다.

프로듀서가 자신을 얼마나 믿는 지, 얼마나 신뢰하는지, 그의 입으로, 그의 진심을 듣게 되자 마유는 그제서야 완전히 해방 될 수 있었다.

프로듀서의 불 붙인 담배가 흙바닥에 떨어진 채 다 타버리고 말았다. 이젠 그녀 자신을 완전히 해방시켜 준 그에게 보답 해야 할 시간이었다. 용기를 내어, 진실을, 진심을 고백해야 할 상황이었다.

"근데, 그래서 뭘 잘못한거야?"

프로듀서의 질문에 마유는 그제서야 모든 사실을 털어놓는다. 자신이 어떤 마음을 먹었었는지, 히로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자신의 지금 마음이 어떤지

그리고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모든 말을 듣고 난 프로듀서는 잠시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장난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진지한 분위기, 마유가 아무리 모델 시절부터 표정 연기에는 능했다고 하나, 이것은 분명 진심이란 걸 알 수 있었다.

"하...골치 아프네"

"제가 프로듀서를 사랑하는게...못마땅하다던가..."

잔뜩 겁먹은 듯, 애처로운 눈빛으로 마유는 프로듀서를 쳐다본다. 그런 프로듀서는 잠시 마유를 슬쩍 보더니 한 마디 던진다.

"니 말고, 히로미"

마유를 앞에 두고 히로미를 이야기 하는데도, 마유는 전혀 싫다는 내색을 않는다. 아마도 마유가 그의 말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했기 때문이리라, 마유는 눈물 범벅이 된 얼굴, 빨개진 눈을 하며 싱긋 웃어보인다.

"프로듀서가 말 했잖아요? 마유도 히로미도 소중한 아이돌이라고...그럼 마유를 용서한 것 처럼, 히로미도 용서하셔야 하는 것 아닌가요?"

불과 두 시간 전의 마유의 증오의 대상이었던 히로미를 감싸는 마유의 표정은 훨씬 가벼워져 있었다.

"걔 진심을 모르니까 하는 소리지"

"제가 사랑하는 프로듀서 님이라면, 분명 히로미의 진심을 알아 낼 수 있어요, 그리고 분명 히로미가 그런 일 때문에 아파하지 않게 만들 수도 있어요. 프로듀서는 대단한 사람이니까요"

마유는 자리에서 엉덩이를 털며 일어난다. 프로듀서에게 자신의 작은 손을 건내며 그가 손을 잡아주기를 기다린다.

"그럼...히로미의 이야기를 들으러 가볼까요 프로듀서...?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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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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