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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마스터X엑스컴]XCOM : Enemy Idol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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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1-14, 2013 00:48에 작성됨.



  • 이 팬픽은 아이돌 마스터와 XCOM : Enemy Unknown의 크로스 오버 팬픽입니다.
  • 작품 전개상 일부 캐릭터의 성격이나 설정에 약간의 변화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 오리지널 설정이 추가되며 시간대는 XCOM : Enemy Unknown을 따릅니다. 
  • 아이돌 마스터 쪽 설정은 애니메이션 판의 설정을 가장 많이 반영했습니다.



2015년 5월 20일


-긴급 속보를 전해드립니다. 오늘 오전 미확인 비행물체 수십 개가 도쿄 상공에...

-...미국 워싱턴 D.C와 중국 베이징도 공격받고 있으며...

-...과학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UFO의 정체는 적대적인 외계인의 우주선으로 추정되며...

-...현재 교토의 각 병원들은 부상자로 발을 디딜 틈이 없습니다... 정부 당국자의 말에 따르면 이번 공격으로 인한 사상자 수는 약 1만명으로 추정되며...

-...호주 정부가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주요 대도시에 통행금지령을 내렸으며...

-...규슈 지방의 통신망이 두절되어 현재 상황을 확인할 수 없다고...

-...러시아 당국이 외계인 출현에 따른 소요 사태에 대응해 전국에 계엄령을 선포...

-...각 국 정부가 현재 상황에 대해 이렇다 할 반응을 내놓지 않는 가운데 각 주요 포털 사이트에서는 외계인의 지구정복이 눈 앞에 다가왔다는 주장이...


“전부 이런 뉴스들뿐이야...”

 ‘P’는 차량 라디오의 채널을 돌리면서 걱정스런 얼굴로 중얼거렸다. 어느 채널을 돌려도 비슷한 뉴스만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P는 고개를 돌려 창가를 바라보았다. 외계인을 피해 도쿄를 빠져나가려는 시민들의 차량 행렬이 끝도 없이 늘어져있었고 P가 탄 차량도 그 행렬에 갇혀 꼼짝도 하지 못했다. P는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다시 그의 휴대 전화를 들고 통화를 시도해봤지만 역시 허사였다.

 “통화권 이탈이라니... 모두들 어디에 있는 거야? 다들 무사하겠지?”

 불과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그는 며칠 뒤 있을 765프로의 새로운 TV 프로그램 일정을 조율하러 도쿄의 방송국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리고 정신을 차려보니 도쿄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적’의 공습을 받고 불바다가 되어버렸고, 타카기 사장과 리츠코, 코토리 씨 그리고 소속사의 모든 아이돌들과의 연락은 두절되었다. 

 일단 사무실로 돌아가려 했지만 경찰과 자위대가 도시 곳곳을 봉쇄해버려 근처에 접근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갑자기 내려진 정부의 소개령에 의해 P는 사무실의 다른 사람들의 생사조차 모르는 상태로 사실상 도쿄 밖으로 내쫓겨 진 것이다.

 TV와 인터넷도 마비되었고, 전화도 불통이다. 오직 자동차에 달린 AM 라디오 방송에서 나오는 긴급 방송만이 P에게 주어진 유일한 외부와의 통신수단이었다. 

 처음 방송에서는 테러나 다른 나라의 침공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곧 외계인이 언급되고 전 세계가 외계인의 압도적인 무력에 유린되고 있다는 뉴스가 흘러나오자, P는 자신이 알던 세상이 오늘로서 영원히 사라지게 될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전 세계를 강타한 이 거대한 재앙 속에서 P라는 평범한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그나저나 난 이제 대체 어디로 가야되나...”

 고향으로 돌아간다? 방금 그곳에서 쫓겨났다. 게다가 외계인의 공습은 전후방을 가리지 않는지라 어느 곳으로 피한다고 해서 안심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사실상 그가 알고 지내는 사람은 765프로 쪽 사람들이 전부인지라 사실상 그는 혼자서 이 난국을 헤쳐 나가야 할 판이다. 하지만 지금의 P는 생각하기를 그만두기 직전에 놓여있었다.

 -삐리리리리리리리

 그때 아주 단조로운 벨소리가 그의 귓가에 들어왔다. 이 지옥 같은 상황에서 누군가 P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건 타카네...? 일단 타카네는 무사한 거구나!”

 P는 휴대 전화의 발신자를 보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처음에 P가 다른 아이돌에게 연락을 취했을 때 타카네에게도 연락을 취했었지만 통화권 이탈이라 받을 수 없다는 기계음만 들었을 뿐이다. P는 지체없이 전화를 받았고 곧 그가 최근 몇 시간 동안 들은 것 중에서 가장 반갑고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귀하! 무사하십니까?”

 마치 사극에서나 들을 법한 고풍스런 말투. 틀림없는 타카네의 목소리였다. 

 “여보세요? 타카네? 거기 어디야? 괜찮은거야? 다친 데는 없고?”

 “저기 귀하...? 괜찮으십니까?”

 P는 거의 울음을 터뜨리기 직전이었다. 차를 타고 도쿄를 빠져나가는 내내 걱정했다. 설마 자신이 765프로의 유일한 생존자가 아닐까라는 두려움. 프로듀싱하던 아이돌들을 모두 잃어버린 프로듀서가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아직 모두가 무사하다는 건 아니지만 최소한 타카네가 살아있다는 시점에서 방금 전까지 그를 짓누르던 두려움 중 하나는 어느 정도 해소된 셈이었다. 

 “그...그래... 괜찮아... 이젠 괜찮아... 혹시 다른 애들은...? 같이 있는거야?” 

 P는 심호흡을 하며 울음을 터뜨리려는 걸 겨우 참아내며 말을 이어나갔다. 전화기 너머 타카네의 목소리는 P와는 대조적으로 평소와 조금도 다름없이 침착했다.  

 “곧 그리로 저희가 갈 것입니다. 걱정하지 마시고 거기 그대로 계시면 됩니다. 귀하.”

 이리로 온다고? 타카네는 P가 있는 위치가 어딘지 알고 있었다는 것인가? 무언가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 이야기지만 지금의 P는 외계인 침공이라는 엄청난 상황에 타카네와 간신히 연락이 닿았다는 사실로 그런 걸 따질 겨를이 없었다.

 그때 갑자기 바깥에서 폭발음과 비명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누군가 P의 차 유리를 두들겼다. 창문을 내리자 어느새 P의 앞에 경찰관이 서 있었고 다급하게 소리쳤다.

 “어서 차에서 내려 피하십시오! 외계인의 공습입니다!”

 경찰관의 얼굴에는 긴장함이 역력했고 한 손에는 권총까지 들려있었다. P는 현재 돌아가는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깨달았다. 

 “설마...”

- 제 말 들리십니까, 귀하?

P가 여기까지 말하고 난 뒤, 순간 눈앞에서 폭발이 일어나고 P는 그대로 정신을 잃고 말았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몽롱한 의식 너머로 불타는 자동차들과 시체가 보인다. P는 자신이 자동차 밖으로 내동댕이쳐졌음을 깨달았다. 아마도 정신을 잃기 전 만난 경찰관이 끌어낸 것이리라. 그렇지 않았다면 아마 눈앞에 불타고 있는 자신의 자동차 안에서 절찬리에 불타고 있었을 것이다. P를 구해준 그 경찰관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보이지 않는다.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야...’

 P는 기운을 냈다. 아마도 좀 전에 통화한 내용대로 타카네 일행이 도착했다면 이 근처를 수색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P는 빨리 그들을 만나야겠다는 생각에 몸을 일으켜 세웠고 곧 자신의 눈 앞에 놓인 광경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럴 수가...”

 P는 눈앞의 광경을 직접 보고도 믿을 수가 없었다. 눈 앞의 광경은 문자 그대로 지옥 그 자체였다. 차량들은 불타버린 채 곳곳에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있었고 곳곳에는 불에 타죽은 사람들의 시체들이 즐비했다. 곳곳에서 생존자들의 비명소리가 들려왔지만 이내 잠잠해졌다. 그리고 그 이유는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누군가가 생존자들을 죽이고 있어.’

 그리고 생존자들을 사살하는 자들이 인간이 아니란 사실은 직접 보지 않더라도 알 수 있었다. 타카네와 다시 통화를 하고 싶었지만 그의 손에는 아무것도 들려있지 않았다. 아마 그의 휴대전화가 자동차와 함께 잿더미로 변한 모양이다. 알 수 없는 폭음소리가 연달아 들려오고 그와 함께 사람의 비명소리도 들려온다. P는 본능적으로 자신이 위험 한 가운데에 노출됐음을 깨달았다. 

 ‘빨리 몸을 숨겨야 돼.’

 하지만 그때는 너무 늦고 말았다. P의 눈앞에 나타난 것들은 사람이 아니었다. 

 “외... 외계인?”

 지금 P는 말로만 듣던 외계인들을 눈앞에서 목격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점점 P에게 천천히 다가오고 있다. 그 모습은 P가 평소에 상상했던 외계인의 이미지와는 약간 거리가 있었다.

 그들은 마치 인간처럼 검은 양복을 차려입고 눈을 가리려는 듯 작은 안경을 끼고 있었다. 멀리서 본다면 평범한 사람과 구별하기 힘들 것이다. 다만 안경 너머로 보이는 눈동자는 인간의 것이 아닌 파충류의 그것을 닮았으며 목덜미의 피부는 도마뱀처럼 비늘이 보였다. 마치 본래 인간과는 거리가 먼 생명체를 억지로 인간으로 위장시킨 것처럼 보였다.
 
 P는 이 외계인들이 당장 자신을 해칠 생각이 없다고 생각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벌써 손에 들고 있는 외계 무기로 다른 생존자들처럼 통구이로 만들었을 것이다. P가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 가운데 그들 중 하나가 입을 열었다. 놀랍게도 인간의 언어로 말하고 있었다.

 “그 분께서 너를 기다리신다. 우리와 함께 하자.”

 외계인이 P에게 손을 내밀었다. P의 얼굴은 이미 공포로 가득했고 무슨 반응을 보여야할 지 몰랐다.

 “그 분이라고?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지? 원하는 게 뭐야?”

 P는 일단 생각나는 대로 말해봤지만 그들은 P의 의견은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았다.

 “그 분은 너를 선택하셨다. 그 분의 뜻은 우리의 뜻이다. 우리와 함께 하자.”

 이 외계인은 그저 알 수 없는 소리만 반복하고 있었다. 그리고 다른 외계인들이 말없이 P에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P는 자신이 여기서 도망칠 수 없음을 깨달았다.

 “다...다가오지 마... 안 돼... 살고 싶어... 누가 구해줘.... 제발...”

 P는 눈을 질끈 감고 발버둥치기 시작했다. 소용없는 짓임을 알고 있었지만 이대로 외계인들에게 잡혀가는 건 결코 그가 바라는 인생의 마지막은 아니었다. 
 

-프로듀서 씨!!

 P는 정신을 번쩍 차렸다. 어디선가 날아오는 총탄에 외계인들이 허수아비처럼 쓰러지고 있었다. 게다가 그가 환청을 듣고 있을게 아니라면 그를 부르는 이 목소리의 주인공은...

-프로듀서 씨! 무사하신 거죠! 다행이야... 정말 다행이야!

 ...틀림없는 그가 프로듀싱하는 765프로의 아마미 하루카였다.

“하루카?”

 P는 문득 방금 전 타카네와의 통화를 떠올렸다. 

‘...곧 그리로 저희가 갈 것입니다...’

 “설마...”

 외계인들이 모두 쓰러지고 P의 눈 앞에 하루카가 나타났다. 하지만 그녀는 평소 그가 알고 있던 모습은 결코 아니었다. SF영화를 찍다 온 건지 미래적인 디자인의 청색 전투복과 방탄조끼를 입고 그 가녀린 몸으로는 들고 다니는 것조차 버거워 보이는 돌격 소총을 들고 있었다. 

 “하루카...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오늘은 P의 상식을 벗어나 아예 생각하는 걸 관두게 만들 일들만 일어나고 있었다. 외계인의 지구 침공도 모자라서 외계인에게 납치당할 뻔하다 중무장한 소속사 아이돌에게 구조를 받다니... 이쯤되면 여기까지 해두고 어디선가 숨어있는 스텝들이 나와 ‘지금까지 몰래카메라였습니다.’라고 외치면 정말 생애에 끝내주는 몰카일텐데 말이다. 물론 상식적으로 이런 천문학적인 스케일의 몰카가 가능할리가 없겠지만. 

 -프로듀서! 살아계셨군요! 설명은 나중에 할테니까 일단 여길 빠져나가야 돼요!

 -프...프로듀서... 으으... 늦어서 죄송해요오오.... 

 “마코토? 유키호?”

 키쿠치 마코토와 하기와라 유키호가 하루카와 비슷한 복장과 장비를 갖춘 채 모습을 드러냈다. 게다가 이들이 갖춘 장비들은 군사 지식에는 무지에 가까운 P가 보기에도 자위대나 경찰이 쓰는 것과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최첨단 장비들이 분명했다. 모르긴 몰라도 미군들이 쓰는 것과 동급이거나 그 이상일 것이며 평범한 일본 아이돌들이 가지고 다닐만한 물건은 더욱 아닐 것이다.

 -마코토! 유키호! 적들이 다시 오고 있어. 빨리 프로듀서 씨를 모시고 ‘스카이레인저’로 가!

 하루카가 앉아쏴 자세로 사주 경계를 하며 마치 군대의 분대장처럼 마코토들에게 지시를 내리자 마코토들은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하루카의 명령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 알았어. 프로듀서, 이 쪽이에요!

 마코토가 오른손에 돌격 소총을 든 채 P에게 왼손을 내밀었다.

 “어... 그래...”

 자초지종을 듣더라도 일단은 숨을 돌리고 나서 묻는 게 낫겠지. P는 하루카와 마코토, 그리고 유키호의 엄호를 받으며 그저 하루카 일행이 가는대로 정신없이 달려갔다. 

- 아앗! 프로듀서 씨! 조심하세요!

 “으아악!!! 저게 뭐야!!”

푸르스름한 빛줄기가 P의 옆으로 날아들었다. 그것이 P의 몸통 대신 옆에 있던 콘크리트 잔해를 산산조각내자 P는 질겁하여 더 빨리 달리기 시작했다.

- 프로듀서 씨! 적들이 프로듀서 씨를 겨누고 있어요! 옆에! 옆에 유키호 뒤에 숨어계세요!

- 프로듀서! 이쪽이에요!

P는 무의식적으로 하루카의 지시에 따라 일단 유키호가 보이는 불타버린 차량 뒤로 몸을 날렸다.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겠으나 귀를 찢는듯한 날카로운 소총 소리와 외계인 무기가 내는 괴상한 폭음이 뒤섞여 P의 정신을 점차 혼미하게 만들어버렸다.

- 프로듀서! 괜찮으세요오?

유키호도 얼굴이 하얗게 질려있는 게 약간 겁을 먹은 것 같았다. 아니 P가 알고 있는 평소의 유키호라면 이 상황에서 약간 겁을 먹은 정도로 끝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게다가 자기 키만한 중기관총도 들고 있지도 않을 것이다. 혹시 삽이라면 모를까. 

“아아, 난 괜찮아. 유키호, 너야말로 괜찮은거야? 안색이 좋아보이질 않는데?”

사실 전혀 괜찮을 리가 없지만, 괜히 유키호에게까지 약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는 않았다. 지금의 상황이 많이 비현실적이긴 해도 지금 그는 자신이 맡은 아이돌과 함께 있으니 말이다.

- 네에... 저는 괜찮아요오... 프로듀서... 그보다도...

- 유키호! 놈들이 그 쪽으로 몰려오고 있어. 제압사격 부탁해!

유키호가 뭐라고 말을 이어가려고 해봤지만 곧바로 유키호의 귓가에 마코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금보니 유키호와 다른 아이들은 귀에 무전 장비를 달아 서로 근거리로 무전을 주고받을 수 있는 모양이다. 

- 응! 마코토! 프로듀서, 좀 시끄러울거에요오오!

여전히 주눅든 얼굴이지만 유키호는 침착하게 기관총을 거치하고 주저없이 사방에다 갈겨댔다. P는 순간적으로 귀를 틀어막았지만 방금 전 소총소리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엄청난 폭음이었다. 

- 프로듀서 씨! 지금이에요! 어서 가세요!

어디선가 하루카의 고함소리가 들려왔고 유키호는 계속해서 보이지도 않는 외계인들에게 기관총을 갈겨대고 있었다. 그리고 외계인의 광선 무기는 P와 유키호가 엄폐한 곳을 향해 점점 정확하게 날아들고 있었다.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었다.

“...에라 모르겠다.”

P는 그대로 몸을 숙인 상태로 있는 힘껏 달려나갔다. 

‘평소에 운동을 좀 해둘걸...’

 설마 고속도로를 직접 뛰어서 질주하게 될 줄 누가 알았으랴, 지금 P가 뛰어간 거리는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도 평소 그가 한 달 동안 걸어서 움직이는 거리보다 더 길었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고 폐는 터져버릴 것 같았으며 두 다리는 풀려가고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 멈춘다면 그저 외계인의 훌륭한 사격 표적지밖에 더 되지 않을 것이다.

- 거의 다 왔어요! 프로듀서 씨! 조금만 더요! 

 "저게 그 '스카이레인저'인가...?"

 어느새 고속도로에 육중한 수송기가 착륙해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P가 아는 한 생전 처음 보는 종류의 항공기였다. 크기는 가끔 공항에서 보던 화물기보다 조금 더 작을 뿐인데 어떻게 저런 대형 기체가 고속도로에 착륙해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지금 그런 걸 따지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좋아, 거의 다 왔어...!”

 이제 몇 발자국만 가면 된다. 몇 발자국만 더 가면 이 지옥같은 고속도로에서 탈출할 수 있다. 어디로 가는 건지 몰라도 분명 안전한 곳으로 가는 것이리라. 그 다음 아이들에게 물어볼 것이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냐고. 지금 P의 상식으로는 오늘 일어난 일을 도저히 설명할 길이 없으나 아이들은 무언가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가려는데 어디선가 갑자기 아까의 그 양복입은 외계인이 튀어나와 P에게 무기를 겨누었다.

'!!!'

P는 순간 심장이 얼어붙은 듯 그 자리에 멈춰버렸다. 그저 앞만 보고 달린 게 실수였다. 외계인은 P의 바로 코 앞에서 나타났다. 하루카나 마코토가 저 외계인을 해치운다 해도 그 전에 외계인의 총격에 P의 머리는 증발해버리고 말 것이다. 

'이젠 정말 끝이구나.'

여기까지 살아온 게 오히려 기적같은 일이었다. 차라리 이 모든 게 꿈이었다면 좋았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P는 모든 것을 체념하고 눈을 감았다. 

그리고 P의 귓가에 총소리가 들려왔다.

- 탕!

단 한 발의 총성, 그러나 그것은 외계인의 총기류가 내는 소리가 아니었다. P가 듣기에도 익숙한 일반적인 총소리에 가깝다. P는 조심스럽게 살짝 눈을 떠보았다.

- 크아아아아아!!! 

외계인이 땅바닥에 쓰러져 고통스럽게 울부짖고 있었고 양복 가슴에서는 누런 진액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하루카나 마코토는 아직 멀리 떨어져 있던 것 같은데, 이 정도 거리에서 맞출 정도로 사격 솜씨가 좋은 걸까?

- 프로듀서?! 지금 뭐하고 계시는 거죠? 어서 올라오세요!

P는 뒤를 돌아보았다. 수송기의 열려진 화물칸으로 또 다른 765프로의 아이돌이 모습을 드러냈다. 

 “저 아이는... 치하야잖아?”

 765프로의 가희, 실력파 아이돌, 키사라기 치하야. 하지만 지금의 그녀는 평소보다 더 무표정한 얼굴로 하루카 일행과 같은 전투복 차림에 저격용 소총을 들고 서 있을 뿐이었다. 

 “치하야? 너도...?”

- 설명은 일단 나중에 할게요. 어서 타세요!

 평소보다 몇 배는 차가운 모습이다. P는 치하야의 재촉에 서둘러 화물칸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등 뒤에서는 자동 소총과 기관총이 토해내는 굉음이 점차 외계인들의 폭음 소리를 잠재우고 있었다. 






그리고 P는 전혀 모르고 있었지만 그의 머리 위에서는 군용 무인드론이 이 모든 상황을 실시간으로 촬영해 어디론가로 전송하고 있었다...


- 지상 팀이 'P'를 호송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아군 피해는 하나도 없습니다.

이곳은 일본 어딘가의 지하 시설. 작전통제실에는 거대한 지구본이 홀로그램 형태로 떠 있었고, 수십 명의 관제 요원들이 지상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중계받아 '사령관'에게 보고하고 있었다.


- 모두 무사해서 다행이군. 어서 그를 이곳으로 데려오게. 지구상에서 가장 안전한 곳으로 말이야.

비밀조직 XCOM의 '사령관', 타카기 준지로의 얼굴은 항상 그랬듯이 그늘에 가려 보이지 않았지만 작통실에 있는 그 누구보다도 안도해하고 있었다.



'프로듀서, 앞으로 자네가 해야 할 일이 아주 많을 걸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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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랫동안 눈팅만 하다가 저도 한 번 써보기로 했습니다.



크로스오버된 작품은 최근 문명5 만든 회사에서 리메이크한 고전겜 엑스컴 에너미 언노운으로

지구를 침략한 외계인에게 코렁탕(...)을 먹이는 지구방위대 XCOM을 소재로 한 턴제 전략게임입니다.


문제가 되는 부분 있다면 즉시 수정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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