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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중인 나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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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3-19, 2018 00:29에 작성됨.

어느 한마을에 평범한 소녀가 살았습니다.
소녀는 모험을 좋아했어요.
자신이 평소엔 볼 수 없는 새로운 것들의 매력에 빠져버렸죠. 하지만 무엇 하나 잘란 점이 없었던 자신을 보며 자기는 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매일 자신이 모험을 하는 상상으로만 만족했습니다.
어느 날 약초를 채집하던 중 어느 모험가와 만납니다. 소녀는 모험가의 경험을 들으며 행복해했습니다. 모험가는 소녀에게 같이 모험을 떠지 않겠냐 제안했습니다. 소녀는 망설였습니다. 동경하던 모험이지만 평범한 자신에게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모험가는 소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습니다.
"새로운 무언가를 만나기 위해서는 두려움을 이겨야 해. 그건 분명 힘든 일이지. 하지만 그 뒤에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엄청난 것들이 기다릴 거야."
소녀는 모험가의 얼굴을 봤습니다. 그 얼굴에서는 자신이 넘쳐 보였습니다. 그리하여 소녀의 모험은 시작되었습니다.
"그래서, 이게 뭐야?"
나는 안나가 가져다준 원고를 읽고 물었다.
"유리코 씨의... 창작물..."
안나는 후드를 눌러쓰며 답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이 글의 작가인 유리코는 얼굴이 금방이라도 터질 듯 빨개 저서 안나를 툭툭 치고 있었다.
"이걸 왜 P 씨에게 보여주는 거야!!"
평소에도 유리코는 망상을 많이한다. 그리고 책을 좋아하기에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괜찮지 않아? 아직 초반이라 뭐라 말은 못하겠는데 꽤 괜찮게 읽었으니까."
나는 흥분한 유리코를 말리며 말했다. 유리코는 이에 반하듯
"P 씨는 자신의 글을 허락도 없이 읽히면 어떤 기분인지 몰라서 그래요!" 라 소리쳤다.
나도 그 기분을 안다. 나에게도 상상의 나라를 펼치던 나이가 있었으니.
"일단 진정해, 유리코. 그나저나 안나는 이걸 왜 가져다 준거야?"
결과야 어찌 됐건 원인은 안나가 나에게 이걸 읽어보라며 준 것이었다. 이유나 알아보자고.
"재밌을 거... 같아서... 유리코 씨... 쓰면서 P 씨... 불렀어..."
안나는 조심스럽게 이유를 말했다. 솔직히 그걸 이유라고 말하냐...
"나중에 유리코가 진정하면 사과해줘. 아직 완성도 안된 창작물을 타인에게 보여주는 건 굉장히 부끄럽거든."
나는 안나에게 조용히 속삭였다.
"응... 근데 P 씨도... 그런 적... 있어?"
"노코멘트하겠습니다."
안나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다시 잔업을 하기 위해 돌아가려던 때 유리코가 날 불러 새웠다.
"P 씨. 그걸 읽으면서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아직도 홍조를 띤 얼굴로 유리코가 물었다. 어떤 생각? 평범한 판타지의 프롤로그? 아직 짧기에 별생각이 들지 않았다. 하지만 용기를 내어 물어본 것이니 신중히 답해야겠지.
"문맥이 부드러워서 부담이 없네. 혹시 괜찮으면 다음 것도 보여줄래? 뒤가 궁금하거든."
좋아 이 정도면 합격이라 생각할 때
"으으... P 씨는 바보!"
유리코는 소리를 지르며 달려나갔다.
나 뭐 잘못했나...
"P 씨... 오늘... 무슨 날인지... 기억해?"
나는 어렵지 않게 대답했다.
"유리코 생일이잖아. 그게 왜?"
안나는 나의 대답을 들으며 한숨을 쉬었다.
"P 씨... 너무 둔해..."
"선물이라면 이미 준비했다고?"
전에 유리코와 얘기하던 작품의 후속작이 나왔다 해서 선물로 준비했다. 아무리 나라도 담당의 생일은 기억한다고?
"일단... 유리코 씨를... 찾는 게 어때?"
안나는 포기한 듯이 나에게 제안했다.
도대체 뭐지?

극장의 옥상. 상쾌한 바람이 불었다.
"P 씨는 눈치채지 못한 걸까..."
유리코는 혼자 중얼거렸다. 우울하거나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땐 유리코는 언제나 옥상에 올라왔다.
"아니면 나의 필력이! 우으... 바람의 전사여, 당신은 저의 운명의 만남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착각인가요?"
유리코는 뮤지컬을 하듯 대사를 읊었다.
"하아... 오늘은 망상도 안 되나~"
유리코가 자책하는 도중 문소리가 났다.
"역시 여기 있어구나."
"P 씨? 어떻게 여길..."
모를 리가 없다. 고민이 있을 땐 언제나 여기에 오니까.
"유리코, 내가 뭔갈 잘못했다면 말해주지 않을래?"
오늘은 유리코에게 특별한 날. 기분이 상하는 걸 보고 싶지 않다.
"P 씨는 저와의 첫 만남, 기억하시나요?"
유리코는 조용히 물었다. 우리의 첫 만남. 그 당시 나는 새로운 아이돌을 찾기 위해 어느 학교의 문화제에 갔다. 거기서 낭독극을 하던 유리코를 만났고 나는 명함을 내밀었다.
"잊을 리가 없지. 그건 왜?"
"기억하고 있다면, 왜 모르나요!"
갑자기 화를 내는 유리코. 모른다고? 뭘?
"설마 아까 그 이야기, 우리의 만남을 소재로 한 거야?"
확실히 나는 명함을 내밀며 말했다. 자신만의 이야기를 써가지 않겠냐고.
"이제야 알아차리나요. 정말 P 씨는..."
정답인가 보다. 하지만 이게 그렇게 화날 인이가 생각하던 차에 유리코는 나에게 물었다.
"P 씨는 이야기에서 뭐가 제일 중요하다 생각하시나요?"
"엔딩이려나? 끝이 이상하면 찝찝하니까."
요즘엔 소설을 못 읽었지만.
"저는 발단이 중요하다 생각해요. 그게 없었다면 이야기는 진행되지 않으니까요."
"그러네. 근데 갑자기 왜 그런 말을?"
"제가 써가고 있는 아이돌 유리코는 P 씨를 만나면서 시작했어요. 그러니 저에게 있어 P 씨와의 만남은 둘도 없을 정도로 소중해요!"
그렇구나. 둔하단 게 그런 말이구나. 이제야 이해했어. 하지만 달라, 유리코.
"나에겐 매일이 소중한데?"
"에?"
"나는 성장하는 유리코가 있는 매일이 소중해. 물론 우리의 만남도 소중하지. 하지만 우리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어. 진행 중인 이야기에서 소중하지 않은 부분이 어딨을까?"
"그, 그건..."
사람마다의 차이는 있다. 하지만 나는 내 말에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
"이제 화 풀어. 모처럼의 생일이잖아."
"이런 거 치사해요."
"이건 내가 주는 선물이야. 전에 말했던 작품의 후속. 다 읽으면 감상을 들려주지 않을래?"
"네! 부디 들어주세요!"
잘난 점 하나 없는 소녀는 자신을 바꿔준 모험가의 곁에서 매일같이 성장하며 모험하고 있답니다.


유리코 생일 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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