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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한 노랫소리.

댓글: 2 / 조회: 439 / 추천: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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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3-17, 2018 15:12에 작성됨.

"흐흥~ 흥흥흥~♪"


즐거운 콧노래 소리가 들린다.

솔직히 말해서. 카나가 노래를 잘 부르는건 아니다.

그건 카나도 잘 알고있고, 솔직히... 나도 잘 못들어 주겠는 경우가 많다.


"오늘 기분 좋은일 있었나봐?"

"아, 시호 쨩! 좋은아침~"


언제나처럼 발랄하게 인사를 하는 카나.

솔직히 말해서 어떻게 아이돌이 되었을까도 몇 번 생각해본적이 있다.

프로듀서에게 직접 물어보니 프로듀서 자신도 그저 외모를 보고 스카웃 해왔다는데...


확실히 외모는 귀엽다.

하지만 노래는 처참하다... 라고 해야될까.

뭐, 그런 수준이다.


레슨을 받아도 지금 상태로 끌어올린게 전부다.

그녀 역시도 꾸준히 연습을 하고는 있지만 연습이 전부인건 아니다.

아무리 노력을해도 천재는 이길 수 없다.

그 예가 키사라기 치하야 씨.


세간에서 가희라고 불리는 그 사람의 옆에 카나가 있다고 하면 어떨까.

그 실력의 차이는 엄청나다.

아무리 카나가 노력해도 그건 어떻게 해 볼 수 있는게 아니다.

거기에다가 더 심각한건 그 치하야 씨는 그런 천재이면서도 연습을 아끼지 않는다는 것이다.


같은 천재형 인간인 미키 씨와는 완전 정반대의 노선.


아무튼, 노래에 대해서는 이미 카나는 한계에 달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도 아이돌로서는 실격인 노래.


"오늘 있잖아~. 학교에서 시험을 봤는데 점수가 좋게 나왔거든~!"

"아, 그리고보니 슬슬 테스트 주간이지..."

"응! 그래서~♪ 테스트를 봤는데~♪"


언제나 처럼 노래부르듯이 말을 하는 카나.

저렇게 노래를 좋아하는데 노래를 못한다니. 정말 저주받은게 아닐까.

저렇게 즉흥곡을 만들정도로 좋아하는데 말이다.


카나의 이야기를 적당히 들어주면서 이번에 출연할 드라마의 대본을 봤다.

역활은 조연. 그저 지나가듯이 나오는 단역일 뿐이지만 이것도 일이니까 열심히 해야한다.

그게 아이돌이고, 그것이 프로니까.


이렇게 생각하면 카나는 대단하다.

그 무엇이든 열심히 하니까.


레슨이던, 모델 촬영이던, 광고 촬영이던... 라이브던...

그런 카나를 보고 있으면 나도 힘이 날때가 많다.

이런걸 흔히 말해서 '빚을 졌다.'라는 거겠지.


"그나저나 프로듀서 씨가 안 보이시네?"

"아마 카나의 노랫소리를 듣고 도망친거 아닐까."

"에~! 너무해~!"


처음 만났을때는 거리감 때문에 이런 농담도 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많이 가까워졌으니까 자연스럽게 농담도 하고 장난도 친다.


"그런데 카나는 스케쥴 더 없어?"

"음... 없을걸?"


의문문인걸까.


"아, 그리고보니 오늘 하루카 씨하고 같이 화보촬영 하기로 했었어!"

"헤에... 좋겠네. 그런데 이러고 있어도 괜찮은거야? 시간은?"

"그렇게 덜렁이는 아니라구! 시간정도야... 우아아?! 늦었다!!"


화들짝 놀라면서 말하는 카나.

내가 이럴줄 알았지...


"빨리 가는게 좋지 않아?"

"응, 다녀오겠습니다~!"


하고 쌩하고 사무실을 나가는 카나.

...빠르네...




...




"다녀왔어?"

"응!"


왠만한 스케쥴이 끝이나고 느긋하게 사무실의 소파에 앉아 책을 읽고 있으니 카나가 돌아왔다.

다른사람들은 거의다 퇴근한 이 시간.

이런 시간에 집에 가지 않고 이곳으로 돌아온 카나가 걱정도 됬지만...

지금은 신경쓰지 말기로 했다.


"오늘 촬영에서 있잖아~."


그렇게 카나는 오늘 촬영에 대해서 이야기 해줬다.

촬영도중 노래를 불렀다는 것, 그리고 하루카 씨는 웃으면서 들어줬지만 다른 사람들은 표정이 좋지 않았다는것도...

확실히 이해가 된다.

아니, 누구나 이해는 되겠지.


하루카 씨는 정말로 성격이 좋으신 분이다.

그렇기에 이렇게 카나의 노래도 평범하게 들어주니 말이다.


"하루카 씨가 고생했겠네."

"그래?"

"카나의 노래를 들어준다니. 보통의 일은 아니니까."

"또 그말이야? 정말..."


그렇게 말하면서 볼을 부풀리는 카나.

그랬던 카나였지만 옆에있던 종이 뭉치... 아니, 내 대본을 보고는...


"아, 이게 이번에 출연하는 드라마의 대본?"

"응. 방금까지 외우고 있다가 뒀는데..."

"내가 봐도 괜찮을까?"

"상관없어."

"아싸~. 그럼 잘 보겠습니다~."


그렇게 말하면서 대본을 처음부터 읽기 시작하는 카나.

저걸 읽고 무슨 감상을 말해줄까.

조금은 흥미가 돋네.

그렇게 지켜보고 있으니 처음에는 살짝 곤란한듯이 고개를 갸우뚱 했다가 몇 분이 지나니 고개를 끄덕이면서 뭔가 알겠다는 듯이 포즈를 취하면서 대본을 읽었다.


행동 하나하나가 뭐랄까.

귀엽게 보여.


"다 읽었다~."

"어떘어?"

"으음... 이거 역시... 막장드라마 같은 거지?"

"응."


그곳에 나오는 주인공 친구의 여동생 역.

조연에다가 단역.

이런 역활을 가지고 온 프로듀서에게는 싫은소리를 했긴 했지만 따 놓은 일은 해야된다는 느낌으로 보고 있었더니 의외로 재밌었다.

과연 시리즈 처음부터 볼래? 라고 하면 거절하겠지만 말이다.


이런 막장 드라마를 제외하고도 재밌는 드라마나 영화는 꽤 있으니까 굳이 볼 이유는 없다.

거기에다가 시간도 없고...


"처음에는 뭔가 복잡했는데 끝까지 보니까 재밌었어!"

"그래도 이거 꽤 수위높은 드라마여서 보는건 안 하는게 좋아?"

"에~. 시호 쨩이 나오는 모습 보고 싶은데~."

"그것 정도라면 상관없지만..."


내 말은 그 시리즈를 보지 말라는 거였는데...

그나저나 내 장면은 봐 준다는건가.

그럼 더 잘해야겠다.


"아, 그리고보니 말이야. 시호 쨩."

"응?"


대본을 내려놓고서는 뭔가 떠오른듯이 말한 카나.


"아까 전에 하루카 씨가 친절하다고 했잖아."

"응."

"그럼 시호 쨩도 엄청 친절한거네?"


...?

무슨 말인가 순간 고민했다.

갑자기 왜 나한테 타겟이 옮겨지는가.


"그야, 시호 쨩. 내 노래 아주 잘 들어 주는걸. 거기에다가 조언까지 해 주잖아?"


...아, 그런건가.

이런거면 한 방먹었다.

어떻게 변명을 해도 이건 내가 추해지는 패턴이다.


그러니까 이럴때는 그냥 깨끗이 패배를 인정하고...


"그러는 시호 쨩이 아주 좋아~!"

"...정말..."


저 녀석은 저런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에헤헤, 시호 쨩 얼굴 붉어졌다."

"그만해..."


그래.

나는 시호의 노래를 좋아한다.

처참하고 나도 못 들어주겠는 노래지만.

음정도 박자도 불안불안한 노래이고, 그 누구보다도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이 부르는 노래니까.


나는 그런 노래를 좋아한다.

그리고...


"에에~ 미안해~! 그대신 노래 불러줄테니까!"

"아니, 그건 좀 봐줬으면 해"

"시호~~!"


그런 카나를 난 아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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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나시호 좋죠.
담담히 카나와 지내는 시호였습니다.
뭐랄까.
요즘 창작 글 판에 자주 써 올리네요.

창댓과는 다른맛이 있으니까요. 이건.

그런의미로 다음은 누구로 써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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