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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쿠마 마유 - 마유는 나쁜 아이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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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3-14, 2018 14:09에 작성됨.

마유가 다시 건물 밖으로 나왔을 때에는 이미 해가 떨어진 뒤였다. 저 멀리서만 노을의 붉은 빛이 어렴풋이 보이고 하늘의 대부분은 새푸른 빛으로 바뀌어 들어갔다. 바람이 세게 불지 않는데도 전해지는 쎄한 기운은 아직 날씨가 그렇게 까지 풀리지 않았음을 알려주었다.

마유가 기숙사에 돌아왔을 때는 이미 밤이었는데도 그녀의 기숙사의 불은 꺼져있었다. 쇼코와 노노가 해외 촬영을 간 탓이었다. 마유는 깜깜한 방 안에서도 익숙하게 불을 켠다. 하루종일 난방을 켜지 않아서인지 방 안의 냉기가 바깥만큼이나 시리지만 마유는 버섯의 눅진한 냄새 때문에 창문을 조금 열어둔다. 창 밖에서는 간간히 자동차의 브레이크 소리만 들려온다.

식사를 마치고 마유는 자연스레 핸드폰을 켠다. 자신의 sns보다도 먼저 확인하는 건 바로 프로듀서의 sns였다. 사진들을 쭉 보아하니 아까의 프로듀서와 다른 몇몇 프로듀서와 함께 식사를 하러 간 듯 하다. 마유는 진한 서글픔을 느끼며 핸드폰을 끈다. 마유가 이렇게 외로운데, 이렇게 외로운데 프로듀서가 웃고 있다는 사실이 계속 그를 서럽게 만들었다.

악재는 계속 겹치기 마련이었다. 심란한 마음으로 바닥에 늘어져 있던 마유의 귓가에 빗소리가 들려옴과 동시에 마유는 자신의 뺨에 차가운 물줄기가 튀는 것을 느낀다. 마유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 창문을 닫는다. 창밖에는 아까 전 부터 맑았던 하늘이 어두운 잿빛으로 변해 있었다. 버섯의 눅눅한 냄새가 다시 코를 간지른다.

마유는 천천히 자신이 왜 이런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본다. 분명 아침까지만 해도 평범한 일상이었는데, 밤이 되자 갑자기 왜 이렇게 우울해 진   알 수 ㅇ없었다. 자신이 겨우 모모카 한 명 때문에 이렇게 되었다고도 생각하지 않았다. 아니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생각하면 자기 자신이 너무 비참해 보이니까 말이다.

평상시에는 스스로의 부족함에 혹은 실수에 이런 마음을 받고는 했다. 물론 프로듀서는 괜찮다고 말했지만, 그리고 그 말이 거짓이 아니란걸 본인도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그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사실에 마유는 속으로 앓고 본인을 더욱 가혹하게 몰아 붙인 적도 많이 있었다. 하지만 그러한 마음은 자신이 원하는 결과에 도달했을 때, 실수를 완벽히 극복해 냈을 때 더더욱 큰 기쁨으로 다가오고는 했다. 그를 기쁘게 해주었다는 사실이 마유를 가장 행복하게 해주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오늘은, 오늘 느낀 이 감정은 그때와는 미묘하게 다르다는 것을 마유도 조금은 느끼고 있었다. 평상시의 마음이 분명 프로듀서를 향한 자신의 애정과 서투르고 못난 자신에 대한 죄책 사이에서 나온 마음이라면, 이번엔 분명히 달랐다. 가슴 깊은 곳에서 느껴지는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마음, 그리고 떠올리기 싫다고 끊임없이 속으로 되내어도 머릿속에서 재생되는 둘의 맞잡은 손은 그녀를 끝없이 괴롭히고 말았다.

스스로가 너무 비참해보였다. 아무리 노력해도 닿을 수 없는 사랑이, 둘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현실이라는  막막한 장벽이, 자신보다 훨씬 어린 아이에게 그런 마음을 품고있는 속 좁은 본인이, 그리고 그것을 인정하기 싫어도 인정하게 되는 본인이 질투 많은 나쁜 아이로 느껴지는게 너무 싫었다. 내가 착하고 좋은 사람이 되어야 프로듀서가 자신을 좋아해 줄 것을 알고 있었기에, 마유는 그런 자신을 더더욱 인정하기 싫었다.


"마유 조수석에 앉게?"

"네...사람도 한 명 늘었으니까요"

다음날 아침, 멤버들과 프로듀서는 아침부터 성급히 차로 이동할 준비를 했다. 웨딩 화보 특성상 워낙 준비해야 할 것도 많고, 거기다 비가 오는 배경으로 찍어야 하는 장면이 있었기에 가장 멋진 배경인 자연적인 비가 그치기 전에 서둘러 촬영을 하기로 했었다.

마유는 평소 앉던 뒷자리 대신 조수석을 찜하고는 그대로 올라탔다. 덕분에 모모카와 히로미는 다소 편한 자세로 몸을 뒤척이며 잠에 들 수 있었다. 꽤 이른 새벽이어서 그런지 아직 출근길 이라는게 실감날 만큼 도로가 번잡하지는 않았다. 마유는 차창을 보며 능숙하게 운전을 하는 프로듀서의 얼굴을 싱글싱글 웃으며 쳐다본다.

"왜 마유 뭐 묻었어?"

"후후...아니에요 프로듀서...그냥 신부가 될 생각을 하니 좋아서...후훗"

"싱겁긴...그래도 우리중에선 마유가 제일 잘 어울릴 것 같긴 해"

동상이몽이라고 했던가, 프로듀서는 당연히 신부 컨셉에 어울릴 것 같다고 이야기 한 것이지만, 마유는 자신도 모르게 딴맘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프로듀서의 신부로 자신이 가장 잘 어울린다고 제멋대로 해석한 마유는 자신도 모르게 프로듀서와의 웨딩을 생각하자 얼굴이 금세 달아올랐다. 화끈거리는 얼굴을 감추기 위해 마유는 괜시레 창 밖만 쳐다본다.

"마유는 안 피곤해? 조금 자 둬도 되는데"

한번 대화가 트이자 프로듀서도 무료했는지 마유에게 다시 말을 걸어본다. 그러나 이미 상상으로 헤실대고 있는 마유는 그의 말을 제대로 듣지 못한다.

"어...마유?"

"아 네 프로듀서"

"안 피곤해? 좀 일찍 나왔잖아"

"후훗...마유는 프로듀서만 있다면 괜찮답니다...후후"

"뭐...그러면 됐고...마유 그러고보니 어제 할 말 있다고 하지 않았어?"

프로듀서는 마유와 이야기를 하다 문득 어제 일을 떠올린다.

"어제 못 가서 미안해"

"아니에요 프로듀서...마유는 프로듀서라면 다 이해할 수 있어요"

"근데 그래서 하고싶은 말이 뭐야?"

원래는 프로듀서와 그냥 푸딩을 먹고 싶어서 했던 거짓말이었다. 하지만 마유는 프로듀서에게 굳이 사실대로 말하고 싶진 않았다.

잠시 입을 다물고 있던 마유는 자못 진지한 표정으로 천천히 입을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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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유쟝 우는거 너무 커여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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