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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쿠마 마유 - 마유는 나쁜 아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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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3-14, 2018 11:53에 작성됨.

"음 오늘은 일단 인사 정도로 끝내고...별다른 스케쥴도 없는데 오늘은 좀 일찍 기숙사로 돌아가...그리고 모모카는 잠깐만 나좀 보자"

"네"

프로듀서의 말이 끝나자 마유와 히로미는 자신의 짐을 주섬주섬 챙기기 시작한다.

"뭔가 범상치 않은 아이네요"

"그러게 말이야"

문 밖으로 나선 히로미와 마유는 그제서야 자기들끼리 편하게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소식이야 많이 들었지만 그래도 실제로 마주하고 이야기 한 아이돌은 언제나 흥미있는 이야깃거리가 되었다.

"어린애 치고는 뭔가 어른스러운 면이 있는 것 같아요"

"아가씨라 그런지 몰라도 신기한 느낌이 있네...그래도 예의 바르고 좋잖아?"

"저는 조금 부담되요 헤헤...왠지 좀 까탈스러 보이기도 하고"

아직 소녀같은 앳된 감성이 많이 남아있는 히로미나 로리타 계열의 마유에 비하면 모모카는 확실히 어려보이고 아이같아 보이는 면도 있지만 그 안에는 예전부터 익힌 예의나 몸에 밴 듯한 기품은 그들보다도 더 어른스러운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상대적으로 나이차가 큰 마유는 그런 동생이 귀여워 보였지만 히로미는 다소 부담스러워 하는 듯 난감한 표정을 감추려 웃어보인다.

"아 그런데 언니 푸딩 넣어놨다고 하지 않았어요?"

"어 그런데 왜?"

"푸딩 오래 넣어놓으면 말라서 못먹을텐데...쿠루미한테 그렇게 들었거든요"

"아..."

"그냥 갔다와요 아직 사무실에 있을테니까"

"그래 내일 봐"

마유는 히로미의 말이 꽤나 신경이 쓰였는지 인사를 하자마자 급하게 뒤를 돌아 걷는다. 물론 건물 밖을 나선지 10분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마음이 급한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걸음은 자꾸 빨라지고 있었다.

엘레베이터 앞에 서자 마유는 그제서야 숨이 가빠옴을 느낀다. 물론 빠르게 걸어왔기에 숨이 차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늘 볼 수 있는 프로듀서를 다시 만나러 간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소녀의 여린 마음이 느끼는 설레임은 다른 의미로 가슴을 뛰게 만들었다.

마유는 그를 좋아했다. 구체적인 이유는 본인도 알 수 없었다. 스스로는 그런 이유를 그냥 운명이라고 말하며 그를 향한 마음을 키워나가고 있었다. 물론 대내외적으로 알려지면 본인도, 그리고 사랑하는 그도 난처한 상황에 처할 걸 알고 있었기에 아직까지는 스스로만 간직하고 있는 짝사랑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그에게 호감을 표시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항상 그의 곁에서 손을 잡는다던가, 팔짱을 끼 ㅎ하는 애정어린 말들은 모두 그에게 관심을 받기위한 그녀의 노력이었다.

엘레베이터 안에서 마유는 거울을 황홀하게 바라보며 그의 얼굴을 상상한다.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는 그리 잘생긴 편은 아니었다. 몸매도 그냥 평범한 남성이었고 키도 마유보다 머리 반이 좀 더 큰 것 뿐이었다. 다만 그런 것들은 마유의 연심에는 전혀 상관 없는 요소들이었다.

"어 마유?"

엘레베이터가 열리지도 모른채 옆면의 거울만 바라보고 있던 마유는 앞에서 부르는 그의 목소리에 자연스레 고개를 돌린다.

"아...?"

프로듀서 옆에 서있는 모모카는 여전히 기가 살아있는 웃음을 짓고 있었다.

"무슨 일이야 뭐 두고 갔어?"

"아...아뇨 프로듀서랑 둘이 할 얘기가 있어서"

"어...그럼 모모카 데려다 준 다음 사무실로 올라갈테니까 먼저 가있어"

프로듀서는 모모카와 함께 엘레베이터에 올라탄다. 마유는 천천히 안에서 내려 사무실 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엘레베이터 문이 닫히자 순간 마유의 머릿속에 단 한 장면이 강하게 떠오른다. 모모카와 프로듀서가 맞잡은 손, 그 손이 지금에서야 생각이 난다. 그리고 한번 떠오른 생각은 계속해서 그녀의 마음을 산만하게 헤집어 놓는다.

마유가 예전에 비쥬얼 레슨을 하며 했던 생각이 있었다. 프로듀서와 함께라면 어떠한 기분도 표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즐거움, 기쁨, 사랑ㄱ가간가느능능 ㅎ하할할 것이라 생각했고 그 생각은 전혀 틀리지 않았다. 마유가 프로듀서로 인해 슬픔을 표현하게 된 날, 마유는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는 것만 같았다.

히로미가 처음 그녀의 사무실에 왔을 때 히로미는 내성적이었고 소심한 아이였다. 그리고 그런 그녀와 마유는 쉽사리 친해질 수 없었다. 히로미는 히로미대로 낯선 마유를 경계하고 있었고 마유는 마유대로 히로미를 챙겨주고 그녀를 바라보는 프로듀서 때문에 그녀가 곱게 보일 수 없었다.

며칠 뒤 마유는 그런 본인의 감정을 노골적으로 프로듀서에게 드러내고 말았다. 본인 스스로도 왜 그랬는지는 잘 알 수 없었다. 다만 무언가 커다란게 본인 마음 속에 상처를 입힌 것만 같았다고 생각할 뿐이었다. 자신을 왜 더 봐주지 않느냐고, 자신이 싫어졌냐고, 격한 마음에 정화되지 않은 마음을 그대로 쏟아낸 마유는 그대로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었다. 스스로도 잘 알 수 없었다. 당연히 마유는 나쁜 마음을 품고 싶은 것이 아니었다. 프로듀서에게 화를 내고 싶었던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그를 좋아했으니 그 반대였다. 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그렇게 행동하고 말았다.

말이 끝나고 마유는 모든게 끝났다고 생각했다. 프로듀서가 자신을 좋아해주지 않을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모든게 무너지는 것만 같았다. 서럽게 우는 마유를 향해 프로듀서는 오히려 그녀의 손을 잡아주며 말했다. 히로미에 대해서, 그리고 그녀의 지금 마음에 대해서, 처음부터 세세하게 설명해 주었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히로미는 마유처럼 연예계 경험이라곤 없는 아이였고, 워낙 시골에 살던 터라 도시 생활에도 익숙하지 않았다. 그리고 프로듀서가 언제까지고 마유 한 명만 프로듀싱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마유가 당연히 받아들여야 하는 것들을 프로듀서는 차근차근히 설명해주었다. 마유도 그런 프로듀서의 마음을 느꼈는지 그 뒤로는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히로미를 대할 수 있었다.

"아니야...아냐..."

마유는 계속해서 그때와 같은 것이라고 입으로 중얼거렸다. 스스로 옥죄면 옥죌 수록 더더욱 불안해지고 가슴 아프다는 것을 이미 느껴봤기에 계속해서 그렇게 스스로를 다스렸다.

사무실에 들어오고 불을 켠다. 작은 냉장고 냉장칸을 열어 자신의 푸딩을 확인해본다. 이미 말라 있던 푸딩은 모양이 흐트러진채 부드러운 속살을 드러내고 있었다. 아마도 히로미가 슈크림을 꺼내다 어디 부딪힌 듯 했다. 마유는 실망감에 멍하니 푸딩 그릇을 쳐다본다.

"그 정도로 좋아해도 되겠죠? 그렇죠?"

망가진 푸딩을 보며 한참 심란해 있던 마유의 핸드폰에 전화가 걸려온다. 그를 생각 하며 불렀다는 에브리데이 드림이 마유의 마음은 모른채 신나는 목소리로 흘러나오고 있었다.

"여보세요? 마유?"

"아 프로듀서씨..."

"어 마유 혹시 오늘 얘기하겠다는거 중요한 일이니?"

"아...아니에요..."

"그러면 다음에 얘기 해도 될까? 갑자기 약속이 잡혀버려서 말이야"

프로듀서의 미안한 듯한 목소리 너머로 시끄러운 남성의 소리가 들린다. 아마도 모모카의 프로듀서의 목소리인듯 했다.

"네 알겠습니다 프로듀서"

전화를 끊은 마유는 숨을 크게 내쉬고는 푸딩을 정리하러 간다. 자꾸 우울한 마음이 차오른다. 푸딩을 탕비실의 싱크대에 버리면서 마유는 소리죽여 조금 흐느낀다. 대중 매체에 비치는 마유의 모습과는 크게 다른 모습이지만 또 다른 면에선 마유의 평소 모습이기도 했다. 쉽게 상처받고, 가끔은 눈물도 흘리는, 아직은 어린 소녀가 바로 사쿠마 마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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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유 귀여워요

근데 히로미는 초 귀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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