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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밤

댓글: 6 / 조회: 1056 / 추천: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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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3-11, 2018 23:49에 작성됨.

뭐지...딱히 크게 그렇고 그런 묘사도 없으니 당연히 여기에 올렸다고 생각했는데
찾아보니 안올렸었던, 예전에 군복무중에 썼던 글이 있어서 '-`;;
뭐, 그래도 일단은 하루치하 백합 R-15 정도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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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조한 기분을 애써 달래며 치하야는 침대에 걸터앉아 애꿏은 침대 시트만 만지작거렸다. 불안함일까, 긴장일까, 이걸 뭐라고 해야 할까? 어찌 표현할 수 없는 기분과 함께 치하야는 아무도 없는 방 안을 둘러보았다. 혼자 있어서 더 불안한 것 같았다. 


'하루카는 대체 뭐하는 거지...' 


그렇게 생각하며 치하야는 한숨을 내쉬었다. 
첫날 밤이라니. 
이런 일 따위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고- 라고 소리없이 외쳐 보지만 들어줄 사람도, 이해해 줄 사람도 없다. 치하야는 쏟아져 나오는 한숨을 간신히 꾹꾹 눌렀다. 












물론, 하루카가 싫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긴장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단지 자신에게 고백했던, 그리고 자신이 받아들였던 상대가 여자- 즉 동성이라는 것을 제외한다면(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특이할지도 모르지만) 평범한 여자아이인 치하야로서는 그 상대와 결혼까지 해버렸고 첫날밤을 보내야 한다는 것 자체가 현실로 느껴지지 않았다.

전부 제 멋대로인 하루카 때문이다. 치하야는 한숨을 내쉬었다. 물론 하루카와 키스 정도까지는 해봤다.(첫 키스도 강제로 빼앗겼지만) 하지만 그 이상은 대체? 모를 일이었다.

고백 받았을 시도 황당하기 그지 없었다. 대뜸 갑작스레 좋아했다고 고백했다. 결국 자신은 언제나 하루카의 고집에는 약해지기에, 그 고집에 져서 받아들였고- 그런 자신의 선택이 나쁘다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지만, 지금만큼은 고민해 봐야 할 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치하야가 거기까지 생각한 순간 딸깍,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치하야가 고개를 돌리자 그 곳에는 하루카가 문 틈으로 빼꼼히 고개만 내밀고 있었다. 


"저, 치하야쨩. 들어가도 될까..?" 
"...으, 응. 드, 들어와." 


어쩐지 목소리가 떨린다. 심하게 긴장한 탓일까. 어딘가 붉어진 얼굴로 하루카는 안으로 들어와 문을 닫았다. 탁, 하는 문 닫는 소리가 어쩐지 심장이 그대로 주저 내려앉는 소리 같다. 하루카를 가만히 보던 치하야는 척 보기에도 긴장한 하루카의 모습에 어쩐지 자신도 굳어버릴 것만 같아서 고개를 돌렸다. 심장이 막 고장난 듯 쿵쾅거렸다. 

뚜벅뚜벅 걸어온 하루카가 치하야가 걸터 앉아있던 침대에 걸터 앉았다. 치하야는 고개를 숙이고서 자꾸만 달아오르는 얼굴을 식히려고 애썼다. 


"저, 저기, 치하야쨩-" 


하지만 하루카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자마자 치하야는 반사적으로 얼굴이 새빨개지며 걸터앉았던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 


"하, 하루카! 나, 나, 씻고 올테니까!!" 
"응? 으,응" 


누가 보더라도 새빨갛다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얼굴색으로 간신히 그렇게 외친 치하야는 황급히 욕실로 달려갔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하루카의 입에서 옅은 한숨이 흘러나왔다. 하루카는 혼자 침대에 걸터앉은 채 중얼거렸다. 


"으으...긴장되서 심장이 멎을 것 같아..." 










따스한 물에 몸을 담근 채 치하야는 한숨을 내쉬며 손으로 뺨을 감쌌다. 분명 엄청 붉어졌었을 거야. 그렇게 생각하자 어쩐지 다시 얼굴에 열이 오른다. 한 손으로 부채질을 하며 치하야는 다시금 내뱉은 한숨과 함께 중얼거렸다. 


"바보 하루카..." 


치하야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부채질을 하던 손으로 다시 뺨을 꾹꾹 눌렀다. 그렇게 긴장해서 들어오면 어쩌자는 거야. 덩달아 자신도 긴장 되어 버렸다.

이제 나가서 하루카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생각하자마자 다시 머릿속이 새하얗게 되어 버린다. 역시 바보같은 이야기다. 여자와 첫날 밤이라니, 말도 안돼! 라고 누군가가 머릿속에서 외치고 돌아다녔다. 
그렇다고 호감이 있던 남자가 있었냐고 하면, 이제까지 한 명도 없긴 했지만. 그래도 말야! 말이 되냐고!
치하야는 물 표면에 비치는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나가지 말아버릴까?" 


아마도 그랬다간 하루카가 욕실로 쳐들어올지도 모르겠지만. 


"......" 


장난식으로 그렇게 생각했던 치하야는, 하루카라면 정말로 그럴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표정이 굳었다. 그럴 거라면 차라리 나가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얼마 전에 하루카가 말했던 말이 문득 떠올랐다. 잘 내용은 기억나지 않았지만─ 때때로 참기 힘들다, 같은 비슷한 내용이었던 것 같다. 그 때는 멋지게 하루카의 이마 딱밤을 날려줬지만, 만약 지금같은 경우라면-?

치하야는 그냥 나가기로 결심했다. 뭐가 어찌되든 어쩔 수 없이 경험하게 될 것이라면, 첫 경험을 이런 곳에서 맞이하고 싶진 않았다. 


"하아...하루카 얼굴을 어떻게 보지..." 


욕조에서 빠져나온 치하야는 타올을 하나 집어들어 몸을 닦으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사실 씻을 것도 없었다. 하루카가 들어오기 전에 씻었었으니까. 하지만 이로서 어떻게든 피해보려는 핑계 거리는 모두 실종. 


"어? 아...이런 실수를 하다니..." 


그렇게 생각하며 옷을 찾던 치하야는 당황한 나머지 속옷을 가져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동시에, 입을 만한 것이라고는 오로지 하얀색 나이트 가운(그것도 치하야에게 맞는 사이즈도 아니었다.) 뿐이라는 것도.
이 상황을 어찌 타개할까. 치하야의 입에서 저절로 한숨이 쏟아져나왔다. 









"...하루카-..." 
"아! 치하야ㅉ..." 


침대에 앉아서 치하야를 기다리고 있던 것이 분명하던 하루카는 치하야의 목소리에 환한 표정으로 돌아보았다가 그대로 표정이 굳었다. 멍하니 자신을 바라보는 하루카의 표정에 뭔가 이상한 것 있냐는 듯한 시선으로 하루카를 바라보던 치하야는, 잠시 뒤 완전히 새빨갛게 익어버린 하루카를 보고 같이 당황했다. 


"어, 그, 저기 치하야쨩, 그게-" 
"뭐, 왜, 뭐야! 하루카! 왜 하루카가 그런 표정인건데!" 
"에? 아, 아니! 치하야쨩, 이건 말이지, 그러니까-" 


치하야가 버럭, 내지르는 소리에 하루카는 연결되지도 않는 말을 내뱉으며 고개를 황급히 내저었다. 하지만 이미 새빨갛게 열이 오른 얼굴은 가라앉지 않았다. 

하지만 촉촉하게 젖은 머리칼에다가 열로 인해 약간 상기된 피부, 그리고 쇄골이 몽땅 드러나는 거에 모자라 가슴께까지 엿보이는 나이트 가운을 입고 나타난 쪽이 엄연히 잘못한 것이다.(라고 하루카는 생각했다.)


"뭐랄까, 하루카씨, 너무 놀라서 말이죠-" 
"놀라다니 뭐가! 정말....난 부끄러워서 죽을 것 같단 말야." 


함께 새빨개진 얼굴로 외쳐준 치하야는 한숨과 함께 하루카에게서 약간 떨어져 침대에 걸터 앉았다. 그 거리에 약간 아쉬운 듯한 얼굴로 치하야를 바라보던 하루카는 겨우 진정되나 싶던 얼굴이 치하야의 모습에 다시 새빨개지는 것을 느끼며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
 
분명 어딘가 치하야의 몸에 맞는 것이 아님이 분명한, 자꾸 흘러내리려고 하는 하얀 색의 나이트 가운. 그 사이로 보이는 부드러운 피부나, 새하얀 허벅지는 지나치게 자극이 심하다. 거기다가 약간 젖은 머리칼도. 어쩐지 이대로 머리가 이상해 질 것 같은 듯한 기분이었다. 어쩐지 판단 속도도 느려지는 것 같아서, 사실은 지나친 열에 뇌가 익고 있는 것이 아닐까 슬슬 의심해 보기 시작했다.
그럴 린 없지만.


"저기, 치하야쨩." 
"응?" 


그 목소리에 치하야는 힐끗 하루카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하루카의 표정이 나름 진지하다는 것에 새삼스레 놀랐다. 어쩐지 그 진지한 시선에 얼굴이 붉어져 버렸다. 


"그러니까... 해도 되는 상황?" 
"뭘?!" 
 

하지만 애써 말을 꺼내는 것이 분명한 하루카의 말을 잘라버린다. 어째 거기서 이야기가 더 진행되면 이상한 방향으로 가버릴 것 같았다. 도저히 하루카를 바라보지 못하고 하루카에게서 시선을 돌린 치하야는 뒤에서 자신을 끌어 안는 따스한 온도를 느꼈다. 하루카가 치하야를 등 뒤에서 끌어안고 있었다. 


"치하야쨩." 
"...으, 응." 
"그...해도...되는 거지?"


치하야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하루카는 치하야에게 입을 맞추었다. 입 안으로 파고 들어와 안을 훑는 혀에 치하야는 작게 신음을 흘렸다. 꽉 끌어안으며 몇 번이고 다시 입을 맞춘다. 평소와도 비슷하면서 조금 더 깊은 키스에 치하야는 옅은 콧소리와 함께 몸을 돌려 하루카의 목을 끌어안았다. 그 느낌에 어쩐지 약간은 흥분해버려 한 손으로 강하게 치하야를 끌어 안은 채 다른 한 손으로 느슨하게 묶인 나이트 가운의 끈을 풀어낸다. 부드러운 타올 재질의 나이트 가운이 치하야에게는 지나치게 컸던 것인지- 끈을 풀어내자마자 흘러내리며 치하야의 새하얀 어깨를 드러냈다. 당황한 듯 치하야의 몸이 움찔 떨리는 것이 느껴졌지만 입은 이미 하루카에 의해 막혀있던 상태라 뭐라고 할 수도 없었다. 

 
"...하..."
"....에헤헤..."
"후우, 뭘 웃는거야 하루카...그보다, 폐활량 꽤 늘었네."
"이런 상황에도 그런 걸 생각하는 거야? 치하야짱답네."


입술이 떨어지자마자 간신히 숨을 돌린다. 아쉬운 듯, 달콤한 한숨이 뺨에 와 닿았다. 잠시 한숨을 돌리던 하루카는 치하야에게 시선을 맞추었다가 금방 얼굴이 새빨갛게 익어버렸다.


"...어, 치, 치하야쨩. 그... 속옷, 안 입고 있었어?"
"큿! 무, 무슨 소릴 하는 거야! 당황해서, 들고 들어가지 못했으니까..!"
"아니, 꽤 대담하다고 생각해버려서..."
"우으으..." 


둘 다 금새 다시 새빨갛게 물들어버린다. 잠시 당황해서 치하야를 보던 하루카는 금방 완전히 머리 속까지 익어 버리는 것을 느꼈다. 
-그래, 이제는 아무래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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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가슴이라서 아랫동네에 올렸나?
기억이 모호합니다 '-`; 뭐, 지금 아랫동네 창작판은 볼 수가 없으니 상관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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