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카테고리.

  1. 전체목록

  2. 그림

  3. 미디어



GAME OVER 4화

댓글: 0 / 조회: 609 / 추천: 0


관련링크


본문 - 03-05, 2018 16:00에 작성됨.

또 다시 눈을 떠보니 얼어붙은 방안에 갇혀있었다.

 마차 안에서 잠을 자고 나니까 한밤중인데도 잠이 오지 않았다. 이 작은 감옥 안에서 딱히 할것도 없으니 오늘 했던일을 되새겨 보았다.

 어디선가 보고나서 따라하는것 처럼 능숙한 손놀림으로 이상한 창을 키고는 그곳에 무언가를 적기 시작했다.

'고릴라처럼 생긴 거대한 괴물을 잡았다. 아직도 처리해야하는 괴물이 많은건지 또다시 감옥에 가뒀다.'

 짧게 기록을 하고나서 한마디를 더 덧붙였다.

'그 이상한 파란머리의 정체는 무엇이였을까. 왜 모르는 사람이 내 이름을 아는거지.'

 정말 의문투성이인 하루였다.

 이곳은 미키에게는 딱히 할게 없어서 심심한것과 대부분의 나날을 방안에서 지내야되 갑갑한것 빼고는 모든게 만족스러운 곳이였다. 그런 이 방안에 몰래 나갈수있는 비밀 탈출구가 하나 있었다. 미키는 잠이 안오는 밤이 되면 이 구멍으로 나갔다. 조금 기다란 구멍 밖으로 나가면 울창한 숲이 눈앞에 펼쳐저 있다. 그곳으로 몰래 탈출하면 되지않냐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것이기에 설명을 하자면 거기에는 사나운 개들이 숲을 지키고 있어서 조금만 가도 발각이 되기 때문에 갈수가 없었다. 거기에 한 놈이라도 짖어대기 시작하면 총을 든 병사들이 오기 시작한다. 그러면 급소를 피해 총을 쏘는데 아무리 미키라도 모르는 사이에 총알이 날아오는걸 막을수는 없어서 일찌감치 포기했다.

 그 구멍을 빠져나와 구멍 옆에 앉아서 멍하니 밤하늘을 쳐다봤다. 밤하늘을 보며 '왜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는걸까'라는 생각만을 하고있었다.

 그렇게 한시간 두시간동안 계속 생각을 했지만 역시나 원인을 알 수가 없었다. 어찌보면 당연한 일일수도 있다. 이곳에와서 남은 기억이라곤 얼음속에 갖혀있다가 풀려났을때 만난 리본여자와 파란머리정도 였다.

 다시 구멍속으로 들어가서 방안으로 들어왔다. 잠이 안오지만 잠을 자기위해서 눈을 살포시 감았다.

 날이 밝고 슬슬 감옥에 있는 사람의 식사시간이 되었다. 감옥에는 생각보다 평범한사람도 한 두명정도 있었다. 그저 털이 너무 심하게 많이 자라서 잡혀온 사람도 있었고, 생김새가 판타지 소설에나 나올법한 인외종족처럼 생긴사람도 있었다. 그들은 다들 똑같은 생각을 하며 생활하고 있었다. '왕은 그냥 미치광이 허수아비'라는 생각이였다.

 미키를 제외한 나머지는 한방에서 지내서 그래도 대화를 하며 재밌게 지낼수는 있는데, 미키는 그 능력때문에 맞은편 작은방에 혼자 격리되어있었다.

 이상한 로브를 뒤집어쓴 사람이 미키의 방문을 열고 잡아 끌어냈다. 이상하게도 그 사람의 손은 얼지않았다.

"검사 시작한다. 입 벌려"

"아"

 이 이후 평소처럼 몇가지를 더 검사했다. 왜 이걸 매일 하냐고 물어보면 돌아오는 대답은 한가지 뿐이였다. '내가 심심하니까'.

 마음 같았으면 진작에 얼리고 탈출을 했을것이였으나, 이 공간도 미키의 방과 반대편 큰방을 빼고는 얼지 않았다. 방이 뜨겁다거나 얼지않는 소재로 방을 만든것도 아니여서 올때부터 늘 의문을 가지고 있던점 중 하나였다. 그리고 위에서 말한 이유도 여러가지 이유중에 하나이다.

 그리고 다음으로 끌려나가서 어떤 동굴로 갔다. 그 동굴은 꽤나 깊고 길었다. 한 삼십분쯤 동굴 안쪽으로 들어가서 벽에 몸을 기대고 능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했다.

"거기 너, 어디까지 얼었는지 보고와"

"하나, 둘, 셋, 넷...여덟"

"그냥 그대로 인가"

"어제와 차이가 없습니다."

 왠지 훈련사처럼 생긴 사람은 램프를 돌 위에 올려놓고 기록을 하고있었다.

 이 동굴에 있는 램프도 왠지모르게 얼지않았다. 본인이 얼리지 못하는 물건에 괜시리 열이 받았다. 계속 10미터 앞에있는 램프를 얼리려고 아예 작정을 하고 능력을 쓰기 시작했다.

"저건 무슨 일이 있어도 얼려버리겠어."

"그만해, 괜히 힘 빼지마라."

"넌 닥치고 있어봐."

 수 십번을 시도를 했다. 몇 시간을 시도를 했으나 전혀 소용이 없었다. 계속해서 에너지를 쓰다보니 쓸때없는 곳에 힘을 써버려서 지쳐졌다. 그 후 한 두시간쯤 뒤에 기절해버리고 말았다.

"한 열 시간 이상은 능력을 쓴거 같다. 너희들 이 놈을 옮기도록. 넌 이것도 기록해."

 잠이 든 상태로 또 다시 감옥으로 옮겨졌다. 그 상태로 다음날 아침까지 쭉 잠들어 있었다.

 그녀는 잠을 자면서 몇가지 꿈을 꾼듯, 몸을 뒤척이며 잠꼬대를 하기 시작했다.

'왜 아무도...음..저 파란머리...'

'내 이름...있는거지'

'왜 내 이름이 저기에 적혀 있는거지'

 뒤척이는 미키를 바라보는 누군가가 이상할정도로 조용하게 무언가를 중얼거리고 있었다. 언제 어디서 들어왔는지는 알수없었으나, 주문을 거는거 같았다. 주문을 외우자 그 자의 손이 잠시 번쩍이더니 곧 바로 원래대로 돌아갔다. 그리고 미키의 얼음보다도 차가운 미소를 띄고는 조용하게 밖으로 나갔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곧 동이 트이고도 몇 시간이 지난후 겨우 겨우 힘들게 미키가 일어났다. 왠지 모르게 그 사람에 관한 기억이 흐려진듯하게 혼잣말로 속삭였다.

'누군가를 알고있던 것 같은데 다시 기억이 나질 않아. 도대체 왜 이러지.'

'일단 일어나야겠다.'

 아침으로 나온 빵 한 조각과 물 한잔을 마시고 생각에 잠겼다. 어찌나 열심히 생각했는지 부르는 소리를 듣고도 무시를 할 정도였다.

'음 머리속에 맴도는 이 사람은 누구일까 도대체'

 계속 생각을 거듭하고 거듭해서 내린 결론은 몹시 허무했다.

 그렇게 오전을 보내고 오후가 시작됬다. 철창안에 갇혀서 어디론가 가고있었다. 마차가 멈춰서고 앞에 있는 병사들이 잠시 쉬는듯한 소리가 들렸다. 꽤 가까이 있는듯한 몇명이 대화하는걸 듣기 시작했다.

"저거 완전 편하게 가는거 아니냐."

"그럼 너도 감옥에 갇혀서 살던가~"

"쟨 무슨 불만만 늘어놓냐. 저것도 대단하다 대단해"

"근데 쟤 되게 이쁘지 않냐. 내가 가끔 보는데 엄청난 미인이던데."

"어떤 여자를 봐도 다 이쁘다고 하시는분의 말씀이라 못믿겠네요~"

 몰래 듣고있던 미키는 한심하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었다.

 다시 마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시간 두시간쯤 지났다고 느낄쯤에 마차가 멈추고 두명의 병사가 서둘러서 이쪽으로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다. 두명의 병사가 오자 마차 수송칸 안에는 빛이 갑작스레 들어왔다. 잠깐의 시간후에 시야가 되돌아온 미키의 눈에는 얼굴이 가려진 채로 잡혀오는 몇명의 사람과 뒤에서 아무것도 하지못하고 구경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저 녀석을 꺼내와!"라는 소리에 강제로 끌려나갔다.

"평소처럼 하는거다."

 미키는 냉기를 뿜어서 잡혀온 사람들을 얼렸다. 사람들에게 보이는쪽만 아주 살짝 얼려서 동상에 걸리게 할지언정 죽이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도 구경꾼들은 겁에 질려서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잘들어라! 반역을 꾀하는 자들이 있다면! 방금 본것과 같이 사형이다!"

 이 일이 있고나서 몇일 후, 치하야와 하루카가 도시를 몰래 빠져나갔다.

 도시를 빠져나간 두 사람은 조금 빠른 걸음으로 길을 걷고있었다. 자신들이 가진 초능력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그것에 대한 얘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왜 이런 능력이 생긴걸까?"

"잘 모르겠지만 게임에 들어오면 다들 하나씩 생기는게 아닐까?"

"그런건가~"

"하루카 너는 엄청빠르고 센게 초능력인거야?"

"잘 모르겠지만 그런거겠지. 근데 치하야 그때 한 말은 네 능력 때문에 그런 말을 한거야?"

"무슨 말?"

 치하야는 무의식적으로 말해서 기억이 안나는 건지 모르는척을 하는건지 알수없었다.

"그건 일단 뒤로하고 치하야는 치유능력이 있는거야? 그럼 다른건?"

 하루카는 대화의 흐름을 완전히 바꿔버렸다. 치하야는 뒷 마디를 듣고 고민에 빠졌다. 왠지 있을 것 같으면서도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고민을 하는도중 하루카가 계속 불렀지만 대답도 하지않고 고민하다가 한참 뒤에 뜬금없는 소리를 했다.

"하루카 있잖아. 피로 눈을 가리는 능력 같은건 어떨까?"

"..."

"생각해봐. 내가 피로 눈을 가리고 하루카가 적들을 쓰러뜨린다. 꽤 좋은 작전이야."

"치하야. 피가 무조건 눈으로 튀는건 아니잖아... 그리고 상처는 어떻게 낼거야. 그리고 그걸 가지고 가까이 가는 동안에 총에 맞을거야"

"그..그건"

 하루카가 생각보다도 더 어른스럽고 차분하게 지적을 해서 치하야 답지않게 당황을 했다. 치하야는 이곳에서의 하루카의 나이가 27살이라는걸 혼란스러운 와중에 깨달았다. 하루카는 여기서 뭐 좀 먹고 가자면서 사온 빵 두개를 꺼냈다. 땅바닥에 앉아서 부스럭 거리며 빵을 먹으면서 가장 높이 뜰려고 움직이는 태양의 모습과 강과 그 너머의 경치를 음미 하고있었다. 그렇게 5분, 다시 출발했다. 앞으로 20분정도 더 걷다보면 도시가 나온다.

"저기 왼쪽에 좀 숲이 아닌거 같은게 보이는데 도시인가?"

"맞아 슬슬 보이기 시작하네"

 보자마자 신나는듯이 20분거리를 단숨에 달려갔다. 둘다 지치지는 않았지만 치하야는 하루카보다 한참 늦게 도착했다. 도착을 하고 도시를 보니 생각보다 작았다. 치하야는 이곳에는 당연히 미키가 없을것이라 생각했다. 두 사람은 천천히 걸어서 들어갔다.

"여기 생각보다 조용하네"

 치하야가 말했다. 그러자 하루카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마을은 조용했다. 주민끼리의 대화소리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조용했다. 왜 그러나고 물어보면 다들 자리를 피했다.

"여기 좀 이상해. 다들 왜 말을 안하는거지?"

 치하야는 계속 답답함과 의구심을 품었다. 하루카는 묵묵부답이였다. 그리고 치하야에게 손가락으로 어딘가를 가리키고 그 건물로 들어갔다.

0 여길 눌러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