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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이의 달: 메이드 씨를 돕는 것이에요!

댓글: 4 / 조회: 320 / 추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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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3-05, 2018 00:38에 작성됨.

* 예고편 및 에피소드 목록
https://www.idolmaster.co.kr/bbs/board.php?bo_table=creatalk&wr_id=11773
 
* 유의 사항

  1. 저는 직접 일본이나 두바이에 가 본 경험이 있는 게 아니어서, 해당 지역들에 대해서 부정확한 내용들도 다소 있을 수 있습니다. 이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2. 오른쪽 정렬 + 이탤릭체로 적힌 대사는 아랍어로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어느 날 아침.
라이라 씨는 지금 가지고 있는 옷들 중 가장 깨끗한 옷들을 겹겹이 껴입고, 메이드 씨와 함께 나갈 준비를 했습니다예요. 라이라 씨, 원래 메이드 씨가 일하러 나갈 즈음에는 집에서 가만히 쉬고 있는 것이 일상이었으니까, 메이드 씨가 나가는 시간에 맞추어 같이 나가는 건 꽤 피곤합니다네요.

“하암...”

아, 그만 하품이 나오고 만 것이네요.

“많이 피곤해 보이시네요. 하지만, 아가씨께서 선택하신 일이니까, 힘차게 하루를 시작해 보도록 하죠.”
“네. 알고 있어요.”

오늘, 라이라 씨는 공원이나 상점가에 가는 것이 아닙니다예요.
라이라 씨, 오늘부터 일을 시작하는 것이에요.
일본에 와서 집을 구한 뒤, 지금까지 쭈욱 메이드 씨가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까, 라이라 씨도 메이드 씨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네요. 그래서 며칠 전에 메이드 씨에게 라이라 씨도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예요.
하지만, 일을 하고 싶다고는 해도 어떤 일을 하면 좋은 것인가요? 메이드 씨와 함께 생각하다가 편의점 아르바이트가 좋겠다고 결론을 내린 것이에요. 그래서, 공원 근처에 있는 편의점에 가서 아르바이트 지원을 한 것이네요. 물론, 라이라 씨는 어립니다이니까, 메이드 씨가 보호자로서 함께 해 주어야 했습니다지만요.
그 뒤, 오늘부터 일을 나와도 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네요. 마침 메이드 씨랑 출근 시간이 겹치는 데다, 메이드 씨가 출근길에 라이라 씨가 일하게 될 편의점을 지난다고 했습니다여서, 편의점까지는 메이드 씨와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예요.
그럼, 집을 나와서 문은 확실히 잠그고...
“다녀오겠습니다인 거예요.”
잠긴 집을 향해 인사를 한 뒤, 이제 라이라 씨의 일터를 향해 나가는 것이에요!


“아가씨는 그러면, 지금부터 일을 시작하면, 몇 시 즈음에 끝나시는지?”
“음... 6시간 근무라고 했으니까, 2시 정도 되면 끝날 것 같네요.”
“그럼, 그 사이에 점심 식사도 못하시겠네요. 많이 힘드실 것 같은데...”
“괜찮아요. 메이드 씨의 일에 비하면 제 일은 힘든 축에도 못 들어갈 텐데요.”

라이라 씨가 처음으로 시작하는 일이어서 그런지, 메이드 씨도 궁금한 점이나 걱정되는 점이 많아 보입니다네요. 그래서인지 출근길에서도 메이드 씨와 라이라 씨 사이에서 일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해서 오간 것이에요.
라이라 씨가 사장님한테 들은 이야기에 따르면, 라이라 씨가 할 일은 편의점으로 상품이 들어오면 그걸 받아서 창고에 넣는 것이랑 진열대에 빈 곳이 있으면 바로바로 채워 넣는 것. 그리고 손님이 구매할 물건을 가지고 오면 그것을 계산하는 것 정도라고 들었습니다예요. 아, 가끔 편의점으로 택배를 부치거나 택배가 오는 경우도 있다고 했습니다네요. 어쨌든, 지금 메이드 씨가 하는 일에 비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닌 것이에요. 게다가 3시까지만 일하고 나면, 그 뒤에는 다음 알바에게 인수인계하고 남은 시간 동안 공원의 할아버지들이랑 이야기를 하거나, 아이들과 공놀이를 하거나, 하아토 씨와 다른 친구들이랑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이니까, 그 정도로 우는 소리를 할 수는 없는 것이에요.
하지만 메이드 씨는 여전히 걱정스러워하는 것 같습니다네요. 라이라 씨에게

“저... 지나치게 책임감을 느끼지는 말아 주세요. 일단 저 혼자서도 돈벌이는 충분히 할 수 있으니까, 하시는 일이 힘들다는 생각이 드시면, 무리해서 일을 계속하지 않으셔도 돼요.”

하고 말했습니다예요. 메이드 씨가 걱정해 주는 것은 고맙습니다이지만, 지금의 라이라 씨와 메이드 씨는 아가씨와 메이드 씨가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도와야 하는 동반자의 관계인 것이니까, 라이라 씨도 메이드 씨에게 보탬이 되고 싶습니다예요.
그렇게 둘이서 골목길을 걷고 있는데, 저기 동네 아주머니 한 분이 보입니다네요. 인사해야 겠습니다예요.
“아주머니, 안녕하세요인 거예요.”
“응? 아니 이게 누구야! 라이라 쨩 아녀? 게다가 오늘은 메이드 씨도 같이 있네. 이 이른 아침에 웬일인겨?”
“라이라 씨, 오늘부터 편의점 알바를 시작합니다예요!”
“어유, 라이라 쨩도 일하기 시작하는겨? 어린 나이에, 장하네 장해.
 그나저나, 편의점 알바로구먼. 편의점에서 일하다 보면 가끔 갑질이나 이상한 짓거리들 하는 손놈들이 한둘씩 꼭 오거든? 그럴 땐 너무 상처받지 말고...”
라이라 씨가 알바를 하게 되었다고 이야기를 하자, 아주머니는 라이라 씨에게 몇 가지 조언이나 격려의 말을 해 준 것이네요. 호오, 손놈이라... 그런 것이군요. 이건, 도움이 되었습니다네요.

“그럼 다음에 또 만나요인 거예요!”
“그래, 잘 가렴! 언제 한 번 편의점에 놀러 갈게!”
아주머니와의 이야기가 끝난 뒤, 다시 길을 걷다 보니 어느 새 공원이 보입니다네요.

“메이드 씨, 그럼 이 쯤에서 가 볼게요!”
“네. 아무쪼록 조심히 다녀오세요.”

그럼, 어서 공원으로 가서, 하아토 씨와 친구들에게도 어제 받은 빵 귀퉁이를 조금 주고, 잘 먹는지 본 다음, 이제 편의점으로... 가려고 했는데, 항상 이야기하는 할아버지가 있습니다예요! 안녕하십니까예요?


“...이보게.”
그 결과...
“알바 첫날부터 지각을 하면 어떡하나?”
원래 일을 시작하기로 되어 있었던 시각보다 늦게 편의점에 도착해 버렸습니다예요. 하지만 겨우 15분밖에 늦지 않았습니다인데... 사장님, 너무 야속합니다예요.
“뭐, 자네 사정은 이미 들어서 알고는 있으니, 이번은 봐 주겠지만, 앞으로는 조심하라고. 옷은 탈의실에 있으니 빨리 옷 입고 업무 투입하도록 해.”
“네, 알겠습니다예요.”
사장님의 지시에 따라 탈의실에 들어간 라이라 씨. 그럼 라이라 씨의 옷이... 아, 저기 있는 것이네요. 알바용 조끼하고, 이름표도 있습니다네요. 가타카나로 반듯하게 라, 이, 라... 예쁘게 적혀 있는 것이에요. 그럼, 겉옷을 벗고, 알바용 조끼로 갈아입은 다음, 이름표도 달아 주고...
그리고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는 라이라 씨. 카운터에 서 있으니, 한창 출근 시간대라서 바쁘게 걷거나 뛰는 사람들이 꽤 많이 보입니다네요. 많은 사람들이 라이라 씨가 있는 편의점을 그저 지나치는 가운데, 한 사람이 이곳을 찾았습니다예요. 오오, 첫 손님인 것이네요. 그렇다면,
“어서오십시오인 거예요.”
하고 손님에게 인사를... 하지만, 손님은 라이라 씨를 그냥 지나치고 바로 진열대로 들어간 것이네요. 음료 코너로 들어가서 무엇을 살지 고민하는가 싶더니, 곧 캔 하나를 집어 들었습니다예요.
“계산이요.”
그리고 라이라 씨에게 건네는 손님. 음, 이건... 콜라인 것인가요? 메이드 씨는 몸에 안 좋다고 해서 자주 마시지 못하게 했던 것이지만,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해 당분이 떨어졌을 때 마시면 그렇게 달콤할 수가 없었던 것이네요. 게다가 탄산의 톡톡 쏘는 상쾌함은 지쳐버린 라이라 씨의 정신을 확 깨워주고는 했습니다예요. 이런 콜라를 라이라 씨 앞에 놓았다는 것은, 이 손님도 콜라가 얼마나 멋진 음료인지 알고 있다는 의미인 것이겠죠? 라이라 씨, 이 손님과 이야기하고 싶습니다예요.
“라이라 씨, 일본에 와서는 가끔씩 콜라를 마시고는 했습니다예요. 아무 것도 먹지 못해서 지쳤을 때 마시면 그 달달함과 청량감이 라이라 씨의 정신을 번쩍 들게 해서 좋은 것이에요. 몸에 안 좋다고 메이드 씨는 자주 마시지 못하게 했습니다이지만... 아, 그러고 보니 손님은 콜라 하나만 주문하신 것이네요. 콜라는 그냥 마셔도 좋지만, 이것만 마시기에는 목이 괴로우니까 라이라 씨, 콜라를 마실 때는 지금 여기 있는 닭꼬치나 닭다리 같은 것들과 함께 먹기도 했는데, 둘의 궁합이 정말 좋아서 라이라 씨, 완전히 빠져 버렸습니다예요. 아, 물론 그렇게만 계속 먹으면 질려버리는 것입니다네요. 손님도 지금 여기 있는 먹을거리들과 함께 주문하면 콜라는 서비스인데, 어떻습니까예요? 그리고...”
그런데, 손님이 아무 반응이 없습니다네요. 게다가 몸은 부들부들 떨고 있고, 표정도 점점 사나워지고 있는 것이에요. 에? 어째서? 그러더니...


“닥치고 계산이나 해! 여기가 무슨 시장 바닥인 줄 아나!”


히익! 라이라 씨, 깜짝 놀랐습니다예요. 근데, 어째서 라이라 씨에게 화를 내는 것이에요? 라이라 씨는 그저 손님과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 뿐인데... 하지만,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다면 어쩔 수 없습니다네요... 네에, 계산할게요. 캔을 바코드기에 인식시키고,
“...150엔인 것이에요.”
돈을 받고 나서는, 돈을 세고... 그러고 나니 손님은 캔을 들고 여전히 화가 가시지 않은 표정으로 편의점을 나선 것이네요.
그 뒤로도 여러 명의 손님이 라이라 씨가 있는 편의점을 찾았고, 라이라 씨는 그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시도했습니다이지만, 다들 하나같이 싸늘한 반응 뿐이었습니다예요.
그렇게, 그 이유조차도 알지 못한 채, 라이라 씨의 첫 근무는 끝이 났습니다예요.


“...그래서 많이 속상했던 거군요.”

그 후, 메이드 씨에게 오늘 편의점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습니다예요. 사실, 오늘의 일은 라이라 씨에게는 꽤 충격이었던 것이에요. 이곳의 사람들은 모두 친절하다고 생각했습니다인데, 오늘 편의점에 온 사람들은 라이라 씨에게 전혀 다정하지 않았던 것이니까요. 그 동안은 마치 다른 세상으로 넘어가 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든 것이네요. 그렇게 라이라 씨가 울적해 있으니까, 메이드 씨가

“아무래도 바쁘게 출근하는 사람들이니까요. 제가 다니는 직장에서도 그렇고, 출근길에 주변을 살펴보면, 일본 사람들은 출근길엔 꽤 시간에 예민한 것 같더라구요. 그러니까 그 사람들도, 원래부터 나쁜 사람들은 아닐 거예요. 단지 급하다보니 민감해진 것 뿐...”

라고 말해준 것이에요. 그런 것인가요... 아쉽습니다네요. 일하면서 만나는 사람들과 이야기할 수 없는 것이라니...

“뭐, 지나간 일은 훌훌 털어버리고, 내일 일은 내일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요? 그럼 저는 저녁 식사를 준비하도록 할게요.”

하긴, 메이드 씨의 말대로인 것이네요. 집안에서 라이라 씨 혼자서 끙끙 앓고 있어도 별 수 없는 것이에요. 내일 일은 내일 편의점에서 생각하기로 하고, 오늘은 메이드 씨의 손맛이 담긴 저녁 식사와 함께 꼭꼭 씹어 삼켜 둬야 겠습니다네요.

“오늘 저녁 식사는 치킨 카레랍니다. 빵이나 밥도 준비되어 있으니, 마음껏 드세요.”


그리고 다음 날.
라이라 씨의 고민은 생각 외로 허무하게 끝이 났습니다예요.
어제와 같이 편의점에 들어가서 옷을 입고 카운터에 섰는데, 오늘은 얼마 지나지 않아서 동네 할아버지 한 분이 오신 것이에요.
“어서오십시오인 거예요.”
“그래그래. 고생이 많아. 그런데 말야...”
헌데, 할아버지가 라이라 씨에게 할 말이 있는 것 같습니다네요. 무슨 일인 것일까요?
“...어제 손자 놈이 하나 왔거든. 그래서 과자라도 하나 사 주고 싶은데 말야, 요즘 과자는 이름도 모르겠고 당최 뭐가 뭔지 알기가 힘들더라고.
 근데, 어제 그럴 때는 자네한테 가면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단 말이지. 무언가를 집어들면 거기에 대해서 주저리주저리 이야기를 잘하니까, 아마 어떤 과자가 좋은지도 추천해 줄 거라면서 말야. 그게 사실인가?”
...오오, 아무래도 어제 일을 들은 것 같습니다네요. 라이라 씨를 이렇게 찾아주는 사람이 있다니, 정말 기뻐서 가슴이 마구 뛰는 것이에요. 그도 그럴 것이, 어제는 사람들이 라이라 씨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고 화만 내서 마음이 상했던 것이니까요.
“네! 네! 과자를 찾는 것이에요? 그렇다면 라이라 씨를 따라오세요인 거예요.”
너무 기분이 좋았던 나머지 라이라 씨도 모르게 흥분된 목소리가 나와버렸습니다네요. 할아버지도 이런 라이라 씨의 모습을 보았는지
“허허.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구려.”
하며 털털하게 웃는 것이네요.
자, 그럼 과자 코너를 찾아봅시다예요. 아, 저기 있습니다네요. 편의점의 과자 코너에는 정말로 다양한 종류의 과자가 있습니다예요. 공기가 더 빵빵하긴 하지만 봉지를 뜯으면 그 안에 있는 내용물을 먹을 수 있는 종류부터, 종이 상자나 스티로폼 용기로 정성스럽게 포장되어 있는 종류까지... 식감도 죠리퐁이나 치토스처럼 딱딱한 것에서부터, 초코 크림 파이나 커스타드처럼 부드러운 것까지... 맛도 달달한 것, 짭짤한 것, 은은하게 감칠맛이 도는 것 등등, 정말 다양한 것이에요.
“거 참, 요새 과자는 정말 알기가 힘들단 말이지. 내 때는 그저 우마이봉이나 포치 군에 라무네 하나면 족했는데 말이야.”
하지만 할아버지는 어려워하시는 것 같습니다네요. 계속해서 과자들과 눈싸움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흥미가 간 것이 하나 생겼는지 어떤 과자 봉지 하나를 집은 것이네요!
“어디 보자... 이건 뭔가...? 허니, 버터... 칩?”
오오, 허니버터칩인가요? 저거 요즘 아이들한테 유행하는 것 같던데! 전에 204호 씨도 이걸 좋아한다고 한 적이 있었으니까, 대학생 전후의 젊은 사람들한테도 유행하는 것 같습니다예요. 아마 할아버지네 손자도 좋아할 것이 분명합니다예요. 이걸 추천하는 것이 좋겠습니다네요.
“아! 허니버터칩이라면 요즘 유행하는 과자입니다예요! 평범한 감자칩에 버터랑 꿀을 발라놓은 건데, 아이들이랑 젊은이들 입맛에 딱인 거예요! 그래서인지 지금은 다른 과자에도 버터를 바릅니다라든가, 치즈를 뿌립니다 같은 바리에이션이 잔뜩 생겨난 것이네요.”
음... 이렇게 말은 했습니다이지만, 역시 말만으로는 전해지지 않는 것도 있는 것 같습니다네요. 그렇다면, 직접 보여 주어야 겠습니다네요! 이 과자의 포장을 뜯어버리고, 과자 한 조각을 집어서...
“한 번 보시는 것이에요! 그냥 보기엔 평범한 감자칩 같지만, 잘 살펴보면 버터가 발라져 있어 살살 녹을 것만 같은 비쥬얼에, 사람들을 황홀하게 만드는 향긋한 꿀의 향기! 게다가 입에 넣으면...”
...이제 입에 넣고 천천히 맛을 음미해 보죠인 거예요. 그러면...
“으음! 이 달콤함! 이 부드러움! 공부에 지치고 일에 지쳐 아무것도 하기 싫어질 때도 이 한 조각을 맛보면 날아오를 수 있을 것만 같은 것이에요!”
라이라 씨를 부드럽게 감싸 안아 주는 이 맛, 라이라 씨 혼자 즐기기엔 너무 아까운 것이네요. 할아버지에게도 권해보고 싶습니다예요. 그러면 과자 조각을 하나 주고, 과자의 맛을 보는 할아버지.
“...음, 내 취향은 아니지만, 확실히 손자 녀석은 맛있어할 것 같군 그래.”
“오오! 그럼 바로 사는 것이에요!”
하지만, 할아버지는 망설이는 것 같습니다네요. 어째서인 거예요?
“그렇지만 말야. 이런 과자는 한 번 뜯어버리면 오래 보관할 수가 없잖아? 먹다가 중간에 남기면 아깝단 말이지.”
아, 확실히 그렇습니다네요. 그러면 다른 과자를 추천해야 할 것 같습니다예요. 종이 상자에 정성스럽게 포장돼서 하나씩 하나씩 집어 먹을 수 있는 그런 건...


이런 식으로, 첫날의 일이 있은 이후로 동네 주민들 사이에는 ‘라이라 씨에게 가면 많은 것을 가르쳐준다’는 소문이 퍼졌고, 그 뒤로 호기심을 느낀 사람들이 라이라 씨를 많이 찾기 시작했습니다네요. 가령,


“초콜릿을 사러 왔는데, 혹시 추천할 만한 거 있나요?”
“아! 초콜릿을 사러 온 것이에요? 초콜릿, 두바이에 있었을 적에도 많이 먹었고, 지금도 때때로 초콜릿을 조금씩 먹어보고는 했습니다인데, 지금 여기에 있는 것들 중에서 가장 추천할 만한 건...
 ...아! 다이쇼 초콜릿이란 게 있습니다예요. 설탕이 너무 많이 들어간 다른 제품과 달리, 가나에서 재배된 최고급 카카오의 깊은 향이 그대로 느껴지는 것이 정말 일품인 것이에요!”
“그... 그런가요...?”
젊은 여성에게 초콜릿에 대한 조언을 해 주기도 했습니다이고,


“여기 계산이요.”
“컵라면을 주문한 것이네요! 어디 보자, 이건 소유라멘인가요? 간장의 간이 배어 있어서 그 짭짤하면서도 여운이 오래 남는 맛이 인상적이었습니다예요. 하지만 때로는 깔끔한 느낌의 시오라멘을 즐기기도 했습니다예요. 아! 그러고 보니 두바이에 있었을 적에도 일식집에 가서 라면을 먹는 일이 있었습니다네요. 그 때는 닭고기랑 각종 야채로 육수를 낸 것이 부담 없고 질리지 않는 맛이어서 좋았습니다예요.
 라이라 씨, 사실 일본에 온 지는 그리 오래 되지 않았습니다여서, 진짜 일본의 라면에 대해서는 그리 잘 알지 못합니다이지만, 일본에 와서 먹은 라면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메이드 씨가 생선을 넣고 해 준 스튜의 남은 국물에 라면을 넣고 볶은 것이었는데, 메이드 씨가 어떤 식으로 양념을 만들었냐면...”
라면을 가지고 온 손님과 라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습니다이고,


“아가씨. 담배 하나 주문할게요.”
“아, 네. 어떤 것으로 주문하는 것이에요?”
“팔리아멘트로 주세요.”
“네. 알겠습니다예요. 그러고 보니, 담배 종류가 참 많습니다네요.”
“그러게요. 처음엔 말보로나 마일드 세븐 같은 걸 피워보기도 했는데, 아무래도 저한텐 좀 독하더라고요. 그래서 여러 가지 시험해 보다가, 요즘은 이걸로 완전히 돌아섰어요.”
“오오, 그런 것이군요. 라이라 씨는 이런 담배는 일본에 와서 처음 봤습니다이지만, 두바이에 있을 적에는 사람들이 물담배를 피우는 것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예요. 라이라 씨네 할아버지도 물담배를 즐기곤 하셨는데, 콧김을 뿜어내거나 연기로 고리나 분수를 만드는 것을 보면 참 재밌었습니다네요.
 아, 혹시 손님도 그런 거 할 수 있습니까예요? 오랜만에 보고 싶습니다네요.”
“허허. 이런 담배로는 그 정도는 안 될 텐데...”
손님이 담배를 주문하기에 흥미가 생겨서 말을 섞어보기도 했습니다네요.


아무튼, 편의점의 라이라 씨에 대한 소문은 주변에 퍼져서 편의점에 라이라 씨가 있을 때면 이곳은 라이라 씨와 손님들의 쉼터이자 이야기 공간처럼 된 것이에요. 첫날엔 기분이 조금 상했습니다이지만, 지금은 편의점 아르바이트 일이 정말 즐겁습니다예요. 이전처럼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은, 라이라 씨에겐 큰 행복이니까요.
그러던 어느 날...


“...다시 한 번 말씀해 주시겠습니까예요?”
“말 그대롤세. 이제 더 이상 나오지 않아도 되네.”
사장님으로부터 라이라 씨를 자르겠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게 된 것이에요. 라이라 씨, 도저히 믿을 수 없습니다예요. 그 동안 이렇게나 열심히 일했습니다인데, 어째서 칭찬은 듣지 못하고 이렇게 혼이 나야 하는 것인가요?
“...어째서인가요?”
그래서 사장님께 물어 보았더니,
“후우, 이봐 그걸 정말 몰라서 묻나? 그 동안 자네가 한 일을 생각해 봐. 일단 팔리지도 않은 걸 포장을 뜯어 버린다든가, 엄연히 파는 물건을 공짜로 애들한테 줘 버린 게 한 두 번이 아니잖아!”
그건... 확실히 그렇습니다네요. 손님과 과자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이성을 잃고 과자 봉지를 열어버린 적도 여러 번 있었고, 아이들한테 과자 같은 걸 추천해 주었는데 실수로 그걸 계산을 안 하고 그냥 보내버린 경우도 많았습니다예요. 그럴 때마다 알바비가 까이는 건 기본이고, 현재 물품이랑 수익이 안 맞아서 그걸 메꾸는 것이 여러모로 어려웠던 것이네요. 라이라 씨는 아직 어린데다가, 일본의 돈은 단위가 크니까, 돈 계산하는 건 정말 힘든 일이었습니다예요.
물론, 그것들은 라이라 씨가 잘못한 것이 맞습니다이지만, 그만큼 알바비도 까였으니까 이걸 가지고 라이라 씨를 자르려고 하는 건 너무한 것이에요. 그런데, 사장님의 불만은 이것 말고도 더 있는 것 같습니다네요.
“뭐, 그래 그건 그렇다 쳐. 거기서 생긴 손실은 알바비로 충당하기도 했으니. 그런데 말야, 전에는 근무 중에 멋대로 가게를 나갔더군?”
아, 그런 일도 있었습니다네요. 그 때는 할머니 한 분이 편의점을 찾으셨는데,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온다고 했습니다예요. 그런데 어디를 가도 두통약을 구할 수 없었으니까, 라이라 씨가 있는 편의점까지 온 것이었어요. 하지만, 공교롭게도 여기에도 두통약이 없었던 것이었죠. 하지만, 라이라 씨는 두통으로 힘들어하는 할머니를 그냥 보고 넘길 수 없었습니다예요. 그래서 빠르게 라이라 씨의 집까지 뛰어가서 두통약을 하나 들고 온 적이 있었던 것인데, 아마 이 일이 어떻게인 지는 모르겠지만 사장님께도 알려진 것 같습니다네요. 그 때의 일은 사정이 있었던 것이니까, 이야기를 하면 이해해주실 것이에요.
“하지만, 그 때는 할머니가 아파했으니까, 라이라 씨는 약을 가지러...”
“그렇다고 함부로 편의점을 비워 두나? 그러다가 도둑이라도 들면 어쩌려고? 자네는 그 할머니 한 명만 소중하고 가게는 소중하지 않단 건가?”
하지만 전혀 소용이 없었습니다예요. 게다가 사장님의 불만은 여기서 끝나지 않은 것이에요.
“게다가 어제는 손님한테 막말을 했더라고?”
아! 어제는 근무 중에 한 아주머니가 와서는 이미 포장이 뜯어진 과자를 환불해 달라고 요구한 일이 있었습니다예요. 아무리 환불이 안 된다고 해도 듣지 않아서 곤란했던 것인데, 모습을 보니까 며칠 전에 손님들의 소문으로 들었던 한 아주머니와 완전히 똑같았던 것이네요. 그래서 라이라 씨는 전에 들은 게 있었으니까...
“손놈!!! 인 것이에요.”
“손놈네 아이만 소중한 것이 아니에요. 모든 아이들이 착하고 소중한 것이에요. 그러니까 손놈네 아이만 감싸지 마! 인 것이에요.”
“게다가 아빠가 버는 돈이 많지도 않은데 그 돈을 전부 명품 사는 데 탕진하면 안 되는 것이에요! 라이라 씨는 두바이에 있을 땐 부자였지만, 지금은 돈이 없으니까 거기에 맞게 살아가고 있습니다예요! 분수에 맞게 살아야 하는 것이에요! 게다가 그 가방, 진품도 아닌 것이네요. 가방끈의 박음질 상태부터가...”
하며 손님에게 화를 내 버린 것이에요. 결국 손님은 얼굴을 붉히며 편의점을 뛰쳐나간 일이 있었던 것인데...
“그래. 편의점 일을 하다 보면 이상한 손님들과 마주하는 경우도 많고, 그걸로 화난 건 이해해.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같이 맞불을 놓으면 어떡하나?”
그 뒤, 사장님은 한숨을 후우 하고 내쉬고는 이렇게 말했습니다예요.
“자네는 그 타고난 이야기 재능으로 나름의 수요를 끌어 모았고, 그렇게 해서 매상이 오르기도 했어. 그건 좋아. 하지만, 일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이렇게 많은 문제들이 일어나고 있으니, 앞으론 대체 자네가 무슨 일을 저지를지 상상조차 가지 않는군.
 나는 일이 커져서 가게 이미지에 손상이 가길 원하지 않아. 그러니 내일부터는 여기 오지 않아도 되네.”


라이라 씨,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잘리고 말았습니다네요. 라이라 씨는 편의점에서 라이라 씨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는데, 사장님한테는 인정받지 못한 것 같아서 속상한 것이네요.
하지만, 메이드 씨 혼자서 일을 하는 것이 너무 힘들어 보여서, 그래서 메이드 씨를 돕고 싶어서 시작한 아르바이트이니까, 이대로 끝날 수는 없는 것이에요. 다른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해야 겠습니다네요. 일단은 메이드 씨가 집에 돌아오면, 메이드 씨에게 오늘의 일을 이야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예요.
그런 생각을 품고, 집에 돌아왔더니...

“음?”

라이라 씨의 집에 왠 편지 봉투 하나가 떨어져 있는 것이네요. 라이라 씨에게 편지를 보내다니, 누구인 것인가요? 바닥에 떨어져 있던 봉투를 주웠더니, 거기에는 어려운 한자가 가득한 것이네요. 라이라 씨, 한자는 잘 읽을 수 없는 것인데... 나중에 204호 씨에게 물어봐야 하는 것인가요...
...그런데 그 한자들 가운데 라이라 씨가 알아볼 수 있는 쉬운 한자가 보이는 것이네요. 어디 보자...
“...중, 학, 교... 인 것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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