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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코 "찍을 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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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2-21, 2018 23:31에 작성됨.

“싫어요! 절대로 안할거에요!”

타카모리 아이코의 입에서 큰 소리가 나왔다. 아이코의 이런 극적인 반응은 담당프로듀서인 나로서도 예상하지 못했다. 언제나 나긋하고 착한 그녀였기에 당연히 이번 기획에도 오케이할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프로듀서씨 처음 만났을 때부터 약속하셨잖아요! 제가 싫어하는 일은 안가져오신다고…”

“그때 그렇게 말하기는 했지만..”

그랬다. 그녀를 처음만나고 아이돌 활동에 대해 이야기 할 때, 최대한 아이코의 의견을 반영해 싫어하는 일은 가져오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아이돌활동을 만들 것이라 호언장담하였다. 그 때의 약속이 이런 식으로 돌아올 줄 모르고 말이다.

“하지만 아이코, 이번 일만 해낸다면 인지도를 확 올릴 수 있을 거야. 그 765프로랑 함께라고?”

“그건 알고 있어요.. 근데 어째서 제가 수영복 그라비아를 찍어야 하죠? 그것도 아즈사씨랑..”

아이코는 고개를 숙이고 나직히 말했다.

“다들 절 놀릴 생각뿐이네요…”

하긴 그 둘이 같이 서있는 장면을 상상한다면.. 웃음 밖에 안나온다. 765프로의 퍼펙트한 바디의 소유자, 미우라 아즈사와 통짜 몸매의 타카모리 아이코. 악의밖에 느껴지지않는 인선이다. 아이코가 싫어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촬영당시는 느끼는 굴욕감은 물론, 아마 평생 ‘아이코 대굴욕 짤’ 이라고 방송이며 인터넷이며 떠돌아 다닐 것이다. 그런 아이코에게 동정을 하면서도 어떻게 설득을 하나하는 생각을 하던 도중 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지금 상황에서 뭔 전화냐하며 무시하려 했더니 하필이면 그라비아 관계자의 이름이 화면에 떴다.

“미안 아이코 잠시 전화좀..”

“네..”

“여보세요? 네 준비 잘되어가고 있습니다. 네..? 문제가 생겼다고요? 아.. 아즈사씨가 사정상 못나오게 되셨다고.. 그럼 아이코 단독으로 찍는겁니까? 바뀌어요?.. 그럼 누구로..? 아……. 알겠습니다. 그럼.”

“무슨 일이죠?”

“그.. 같이 찍는 사람.. 변경되었다고 하는데?”

“누구로요?”

“키사라기 치하야라고, 알지?”

“아.. 네..”

키사라기 치하야는 가창력으로 유명한 아이돌이다. 그런 그녀와 그라비아는 별로 연관이 없을텐데.. 같은 소속사로서 대타인듯했다. 그녀의 이름을 들은 아이코는 잠깐 고개를 갸우뚱하더니 폰을 들어 무언가를 치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한동안 뻔히 화면을 보고는 “72…72...” 하고 의문의 숫자를 읊조리더니 작게 주먹을 쥐며 승리 포즈를 취했다. 이윽고 아이코는 고개를 퍼뜩 올리더니 나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빛은 방금전까지와 전혀 다른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프로듀서씨!”

“어.. 왜?”

“저, 이번 일 할께요. 아니 하게 해주세요!”

“그.. 그래? 나야 고맙지만.. 괜찮겠어?”

“네!”

갑작스런 태도변화에 이상한 느낌을 느꼈지만 근래에 보기드문 그녀의 열정에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아이코의 이상하리만치 자신감 넘치는 태도는 촬영이 끝날때까지 이어졌다. 물론 ‘별 차이도 없구만..’ 하는 나의 생각도 끝까지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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