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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하야「나의 지잡대 생활과」 미키「허니의 결혼식!」-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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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2-08, 2018 11:13에 작성됨.



엔딩, 결혼식장에서.

미키, 안 울려고 다짐한거야.

그도 그럴게 펑펑 울어버리면, 기껏 이쁘게 꾸민 얼굴이 도깨비처럼 못나지잖아. 아핫~

그리고 치하야씨랑 히비키한테 엄청 미안해질꺼야. 다들 미키 때문에 여기까지 같이 와줬는걸.

그러니까 안 우는거야.


그래도 프로듀서가ㅡ


「아, 미키구나?」


ㅡ라고 부르는 순간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아버려서,

처음에는 일부러 못 본 척 해버린거야.


프로듀서 「추웠을텐데, 와줘서 고마워. 미키는 여전히 이쁘고 멋지네.」


미키 「..」


미키 「그냥 대충 입었는데. 아핫ㅡ

그리고 프로듀서, 잘 어울리는거야. 정말로.」


사실은 있지, 미키, 오늘은 미키가 정말로 사랑했던 사람이랑 만나는 날이니까.

오늘은 프로듀서를 위한 화려한 무대잖아?

그래서 전날에 하루 종일 옷을 골랐던거야. 정말로 잘 보이고 싶었거든.

미키가 가장 밝았을 적 그 모습 그대로 보여주고 싶었어.


프로듀서 「..대충 입었다고? 하..나는 아이돌 프로듀서였던 주제에 아직도 옷 입는 센스가 없다고 맨날 구박 받는데 말이야.

여전히 대단하구나, 미키는.」(미소)


생각해보면 시간, 제법 많이 지나간거야.

멋졌던 프로듀서의 모습도 이젠 아저씨처럼 제법 배가 나오고 피부도 많이 상한거야.

그러게 왜 이렇게 늦게 결혼하는거야. 미키가 고백했을 때, 그 날 결혼했으면 엄청나게 이뻤을 텐데.

그 때에 미키랑 허니는 정말로 이쁘고 멋졌을꺼야.


프로듀서 잘못이네. 미키는 이렇게 아직도 쌩쌩한 모습인데..헤헷.

프로듀서 쌤통인거야. 그 때 그 날 미키를 거부한 죄인거야~


..그래도 있지, 미키는 코토리씨랑 프로듀서랑 같이 오순도순 행복하게 있는걸 보니까 정말로 기쁜거야.

프로듀서가 행복해서 기쁜거야.

미키같이 정말로 이쁘고 멋진 여자를 차버린건 괘씸해도,

사실은 미키, 허니가 정말로 행복했으면 하고 매일 같이 기도했어. 

그래서 기뻐. 정말로 그렇게 된 것 같아서.


그런데, 이렇게나 좋은 날인데, 

그런데도 어째서,

왜 미키의 마음 한 켠이 이렇게 아리는 걸까?


프로듀서 「결혼식에 와줘서 고마워, 미키.」(미소)


미키 「...」


미키 「응응! 프로듀서, 앞으로도 꼭 행복하게 사는거야!」


미키 「..결혼식, 축하하는거야.」(미키)


프로듀서를 더 가까이서 보고 싶어서, 일부러 가장 맨 앞자리에 앉았어.

미키 옆에는 촌스럽게 차려입은 아줌마 아저씨들이 근엄한 표정으로 앉아 있고, 

앞에는 왕자님 같은 프로듀서랑 공주님 같은 코토리씨가 있는거야.

정말로 잘 어울려 프로듀서. 프로듀서를 맨날 구박하는 코토리씨는 분명히 뭘 모르는거야. 

프로듀서, 지금 이렇게나 멋진걸? 아핫~ 


어느새 결혼식도 마무리할 시간이 되어가는거야. 프로듀서는 코토리 옆에서 손을 올리고 서약을 맹세하고 있네.

..어쩌면 그 자리는 아직 미키 자리인지도 몰라. 프로듀서의 옆자리.


그래서 미키가 말하는거야. 「허니, 미키랑 같이 나가는거야!」


그리고는 허니랑 같이 나가는거야. 우리는 결혼식장 뒷문으로 도망치는거야. 둘이서 함박웃음을 짓고선.


주례「ㅡ신랑은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자나깨나 신부를 사랑할 것을 맹세합니까?」


'그렇습니다'라고 말하지 말아줘. 지금이라도 미키랑 같이 도망치는거야.

배가 좀 나오면 어때? 주름살 지면 어때? 옷 못입으면 어때?

미키는 아직도 허니를 사랑하는걸? 그러니까 미키랑 같이 나가는거야.


허니에게 남은 시간은 점점 줄어드는거야. 대머리에 배불뚝이인 우스꽝스러운 주례 아저씨는 이제 '불만 있으면 지금 말하시오'라고 말하네.

촌스런 음악 소리는 마지막 순간을 재는 초처럼 느껴지는거야. 이제 남은 시간은 거의 없는거야.

그러니까 '그렇습니다'라고 말하지 않는거야.

대신, 미키랑 같이 뒷문으로 도망치자. 미키가 평생 사랑해줄께. 옆에서 검은머리 파뿌리 되어도 사랑해줄께.

우린 정말로 행복할꺼야. 그 누구보다도 더.


프로듀서「..예. 맹세합니다.」


그렇게 끝나버렸어.


아핫~ 프로듀서는 단 하나뿐인 기회를 놓쳐버린거야. 아쉽다 그치?

ㅡ식은 막을 올리고, 주인공 프로듀서와 코토리는 미소 속에 키스하네.


그리고 미키는, 마지막에 프로듀서에게 또 거짓말하는거야.


미키 「축하해, 프로듀서.」(미소)


프로듀서 「고마워, 미키.」(미소)


..또 거짓말해버린거야. 사실은, 엄청 아프잖아.

미키는 형편없네. 

사실은 정말로 아프면서.


그러니까 행복해야 돼. 프로듀서.


지금 미키가 아픈만큼, 행복했으면 좋겠어.

그러면 프로듀서랑 코토리랑 둘이서 아들 딸 엄청나게 낳고, 엄청나게 백년해로하게 살게 될꺼야.

왜냐면, 지금 미키는 엄청나게 아프니까. 

마음이 정말로 아픈거야. 정말로 아픈거야.


그러니까, 그만큼 행복해줘, 프로듀서.

지금 미키가 아픈 만큼 행복하게 살아줬으면 좋겠는거야 프로듀서. 


이제는 정말로 남남인거야. 아핫~

미키는, 이젠 혹시나 방해될지도 모르니까 멀리서 지켜보기만 할께.

그래도 가끔, 진짜 가끔이라도 너무 그리워지면ㅡ

그 때에는, 그 때만은 얼굴 잠깐 보고 가도 될까?


ㅡ진짜 진짜로 행복해야 해, 허니. 아니, 이제는 정말로 프로듀서씨구나. 데헷.

미안. 그리고 다시 한번 축하해 프로듀서씨랑 코토리!


..아! 또, 또, 그리고..



정말로, 사랑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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