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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하야「나의 지잡대 생활과」 미키「허니의 결혼식!」-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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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2-08, 2018 11:10에 작성됨.


3.

예상대로 날씨는 엄청 쌀쌀했다. 스며드는 냉기에, 반사적으로 옷길을 더 여민다.

생각해보니 참 이상하다. 예전엔, 사무소에서 미키와 히비키랑 제일 먼 사이였었는데..

(물론 그렇다고 해서, 하루카를 제외하면 딱히 누구랑 친했다는건 아니다. 큿!)

ㅡ다만, 특히 이 둘과는 서로 말을 나눴던 기억이 별로 없었다. 

그런데 여기서, 이 지잡대 와서 이렇게 서로 제법 부대끼게 될 줄이야..


아무튼, 지하철역 앞에는 미키와 히비키가 먼저 도착해 있었다.

미키가 반갑게 손을 흔든다. 히비키도ㅡ


히비키 「추, 충ㅡ썽!!!」(버럭)


치하야 「저기..히비키, 나 치하야야 히비키..사람들이 보잖아 손 내려 얼른!」(쪽팔림)


히비키 「아..여, 연습이였다조!」(당황)


치하야 「...」(한심)


치하야 「그나저나 미키, 어떤 일 때문이야? 

오래 걸리는건 아니지? 나 늦어도 3시 까지는 들어가고 싶은ㅡ」


미키 「..치하야씨..」(심란)


미키 「허니..아니 프로듀서..프로듀서랑 코토리 결혼식이래, 오늘.」(침울)


히비키 「응응! 드디어 결혼식이다조! 코토리 노처녀 신세도 이젠 끝이다조!

정말 신난다조 그치 햄죠? (찍찍) 미키도 신나지 그치 응?」


미키 「응..」(울먹)


응, 이라고 대답하는 미키의 표정은 그러나 그야말로 비련의 여주인공 그 자체였다.

그 옆에서 혼자 싱글벙글하는 히비키씨의 정말 병시ㄴ..아니 순진하기 그지없는게,

둘이서 마치 무슨 코메디 희곡이라도 찍는 느낌이였다.


..잠깐. 그런데 왜 나만 모르는거지?


치하야 「그나저나..어떻게 안거야 다들?」


미키 「엥? 프로듀서한테 라인으로 청첩장 문자 못받은거야? 친한 사람들한테 다 돌렸다는데?

미키랑 히비키한테는 특별히 편지도 왔어.」


치하야 「..아냐. 받았어..응 그렇지..아마 와 있는데 못 본 걸꺼야.」(씁쓸)


미키, 히비키와 함께 지하철을 기다리는 동안, 나는 핸드폰 문자함을 다시 꼼꼼히 살펴보았다.

..그리고 프로듀서에게서 온 문자는 단 한 통도 없었다.

와..프로듀서 이 인간 진짜!


히비키 「와..벌써 몇 년이나 흘러버렸구나. 그땐 참 즐거웠었는데..

다들 뭐하고 있을까? 프로듀서는, 잘 살고 있을까?」


치하야 「..뭐, 알게뭐야. 어디서 보험팔이 아니면 폰팔이나 할지도? 흥!」


..감히 날 초대 안해? 아 화나네?


큿..


큿! 큿!! 큿!!!



...

프로듀서의 결혼식이 열리는 결혼식장에 들어가기 직전,

미키가 불연듯 뒤돌아 서더니 제법 진지한 얼굴을 지으며 말했다.


미키 「..저기..치하야씨, 축의금은 얼마나 내야 하는거야?」


아..얼마더라? ..이런 데에는 나도 와본적이 없어서..

곰곰히 생각하다가, 2ch에서 기억나는대로 말해봤다.


치하야 「..얼굴만 아는 사이면 3천엔, 친한 사이면 5천엔 정도?」


미키 「그러면, 미키는 1만엔 낼래.」


미키 「프로듀서는, 미키한테 엄청나게 소중했으니까..」(주섬주섬)


히비키 「축의금 봉투도 준비했었어?」


미키 「응. 치하야씨랑 히비키 봉투도 준비했어. (미소)

돈 넣고, 어서 들어가자. 밖은 추운거야.」


기분 탓일까? 마지막에 미키의 미소가 뭔가, 슬퍼보였다.

....



3. 

뭐, 역시 프로듀서 주제니까 결혼식은 조촐했다. 역시 프로듀서 '따위' 답네.

그래서 친한 사람만 초대한걸까? 

큿!..아무리 그래도 나는 왜 초대 안한건데?


프로듀서 「아, 미키구나? (미소) 히비키도 와줬구나?...어..치하야도 왔네?」


..마지막에 말꼬리가 의문형으로 올라가는건 뭐죠 프로듀서씨?


치하야 「예. 뭐 왔네요 어쩌다보니」(퉁명)


프로듀서 「그..미안! (꾸벅) 그게..치하야 번호가 없..아니! 미, 미안!

내 말은 없는게 아니라 전화가 안되서 연락이 안 갔어.」(허둥지둥)


치하야 「..번호 바꾼 적 없는데요?」(싸늘)


프로듀서 「...하..하하」(당황)


미키 「(미소) 허ㅡ아니, 프로듀서는 여전한거야.」


코토리 「어머, 다들 와줬네? 오래간만이야 얘들아.」(미소)


히비키 「응응! 코토리, 오래간만이다조? 코토리 완전 이쁜거야! 공주님같은거야!」


코토리 「고마워 히비키짱. 어서 자리에 앉아. 오느라 추웠겠네.」


대충 식장 안에 테이블에 앉으니, 근처 테이블들에 아는 사람들이 보였다. 

타카기 사장님, 타루키정 아저씨 심지어는ㅡ


쿠로이 「쳇. 765 프로 놈들은 겨우 너희들이 다냐? 몇 명은 아이돌 일이 바쁘다고 쳐도..쯧쯧. 역시 근성없는 놈들이야.」


..쿠로이 사장까지도.


그런데 이상하게도 아무렇지도 않았다. 신기한 일이였다.

서로 인사를 나누고, 같이 식 올리는걸 바라보면서 (물론 프로듀서 결혼에 감흥 따윈 없다. 감히 날 초대 안해? 아 화나네? 큿!)

이윽고 두런두런 모인 자리에서 식장 뷔페로 식사하며 서로 옛 이야기랑 요즘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한다.


쿠로이 사장은 건강상 이유로 이제는 은퇴해서ㅡ

현 765프로 사장님인 타가키 사장의 사촌 동생인 준지로 전 사장님이랑 블루베리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타루키정 아저씨는 음식점이 대박나서 이제는 도쿄에 체인점만 몇십개라고 하고,

프로듀서는 작은 중소 기업에서 과장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신기한 일이였다. 아마, 몇 년씩이나 지난 일이라서 그런 걸까?

쿠로이 사장과의 악연도, 결과적으로 나 때문에 사무소가 말아먹게 되었다는 그 죄책감도

그냥, 그 자리에서는 덧없이 느껴졌다. 그냥 덧없이 녹아 사라졌다.

ㅡ모두들 그냥, 오래간만에 만난 친구처럼 반가울 뿐이였다.


타가키 「하하! 그래도 이렇게 오래간만에 보니 반갑기만 하구먼! 자, 그러면 오늘은 내가 특별히 준비한 마술쇼를ㅡ」


쿠로이 「아이고. 그 놈의 덜 되먹은 마술쇼는 아직도냐?」


사람들 「낄낄」「하하」「호호」


별로 웃기지도 않았는데, 모두들 쿠로이 사장 말 한마디에 꺄르륵 웃는다.

나도 따라서 웃는다. 왜일까, 생각해보면 별로 웃기지도 않았는데. 풉. 


세월이 흐른다는게 이런 걸까?

제법 고통스러웠던 기억조차도, 결국엔 이렇게 그립고 아련한 추억으로 변하는 건가 보다.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서, 이제는 얼굴만 봐도 반가운 그리운 친구처럼 남는 건가 보다.


그때, 옆 테이블 쪽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내 이름을 부르는게 들렸다.


「웃우! 치하야씨랑 히비키씨랑 미키씨!」


히비키 「어? 치하야 저기 봐봐. 야요이도 왔다구! 와아!」(반갑)


야요이 「웃우! 다들 반가워요.」(미소)


타, 타카츠키씨도 올 줄이야!

순간 엄청 설레버렸다. 설마 이, 이 자리에서 타카츠키씨를 보게 되다니.

당황해서 말이 막 나와버린다.


치하야 「그, 저 그..저기 야요이ㅡ 아니 타카츠키씨!」


야요이 「우..아직도 그렇게 부르시면 곤란한거에요.

그냥 야요이라 불러주세요, 이젠. (미소)」


치하야 「그..그럼 야, 야요이..」(수줍)


히비키 「..한심하다조.」


그 날, 나는 그동안 결핍되었던 야요이씨분을 다시 충족할 수 있었다.

ㅡ아, 덧붙여 말하자면 타카츠키씨는 역시 일찍 취업했다. 정말로 기특해!


히비키 「와..진짜 반갑다조! 잘 살고 있는거야 야요이?」


야요이 「웃우! 저, 지금 취직해서 돈 많이 벌고 있어요!

동생들도 다들 학교 열심히 다니구 있고요. 열심히 살고 있어요!(미소)」


히비키 「취업했어? 와! 축하한다조! 헤헷.

그러면 무슨 일 하는거야?」


야요이 「헤헷.」


야요이 「보험설계사 하고 있어요.」


히비키 「...허..」


치하야 「..믿기질 않아..」(충격)


치하야 「역시 대단해, 타카츠키씨! 아니 야요이! 후훗. 보험설계사라니 엄청 멋져 야요이!」(극찬)


히비키 「..어?..분명히 치하야 들어오기 전까지만 해도ㅡ」


치하야 「조용히 해줄래 히비키? (째릿)..야요이가 하면 무엇이든 대단한거야!

거기에 토 달지 마. 나 진지하게 화날지도 모르니까.」


히비키 (치하야..눈이 돌아갔다조..)


야요이 「웃우! 고마워요 치하야씨! 역시 치하야씨는 여전히 상냥하신 거에요.

저기..그래서 말인데요..요즘 실적이 조금 떨어져서 그런데..」



3.

..뭐, 이러쿵저러쿵 끝나고 인사까지 마무리하고 나오니 벌써 3시가 되어버렸다. 내 일요일 휴일은?

이게 다 프로듀서 때문이다. 빌어먹을 프로듀서!

..축의금 더 빼버릴껄 그랬다.  걍 100엔만 넣어놓고 나올껄! 큿! 

쓸데없이 5만엔이나 넣어버렸다니! 


히비키 「..치하야, 뭔 놈의 보험을 그 자리에서 드는거냐조..

뭐, 결혼식장에 계약서 들고 온 야요이도 참 독하긴 하지만..」


치하야 「풋. 어리석네 히비키는?

대신에, 매주마다 타카츠키씨가 전화 상담해주기로 했다고?

그.것.도 타카츠키씨가 직접 손수 전화를 해주기로 했다니까? 엄청나지 않아?」


히비키 「..무슨 친구비도 아니고. 그거, 보험 더 팔려고 그러는거다조.. 아예 봉 잡혔네.」(한심)


치하야 「큿! 그, 그러는 히비키도 보험 들어줬잖아!」


히비키 「우, 우갹! 이건 다르다고! 이건 순수하게 미래를 생각하는 마음으로ㅡ」


치하야 「..그나저나 미키,」


치하야 「우는거야?」


미키 「응?」


미키 「아닌거야!」(미소)


히비키 「휴..다행이다. 솔직히 미키라면 결혼식장에 불지르고 지x할 줄 알았다조..

뭐, 그땐 이 히비키님께서 직접 ROTC로 배운 한국의 태권도로 제압했겠지만. 후후..」


미키 「어? 저기 단복 입은 사람인거야!」


히비키 「우갹! 어, 어디..우갸악! 미키한테 또 낚였다조!」


미키 「아하핫! 웃긴거야 히비키! 바보같아.」(꺄르륵)


치하야 「...」


치하야 「정말 괜찮은거야?」


미키 「응응! 다들 고마운거야. 마지막 휴일인데.. 이렇게 미키 소원이라고 같이 와주구.. 다들 정말 사랑해!

그리고 또 고마워. 그러니까, 대학가로 올라가면 미키가 타카네정에서 한턱 쏘는거야!」


히비키 「예~ 미키가 역시 최고인거다조!」


그때, 미키가 불연듯 뒤돌아서더니 결혼식장 방향으로 큰 소리로 소리지르는 것이였다.


미키 「정말로 행복해야 하는거야!~~」(고래고래)


누구인지는 따로 물어보지 않았다. 뻔한 거니까.

미키는 어떤 마음일까. 괴로울까, 아니면 기쁠까? 나는 그것까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도, 마지막 순간에 소원을 외치는 미키의 모습은 정말로 진심이 담겨 있어서

그 순간만큼은, 미키가 둘의 행복을 정말로 바라고 있었노라는걸,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그날 돌아오는 저녁에는 역시나 술을 진탕 마셨다. 타카네에게 인사하고 밖으로 나오니까 어느덧 밤 9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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