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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S Rainbow] 노노 - 1주차 오디션 [동쪽 에어리어 - 아이돌]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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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1-02, 2013 19:10에 작성됨.



평범한, 그러나 평범하지만은 않은 날의 아침.
아이돌 사무소 치고는 꽤나 빠른 시간에 시작한 하루지만, 안에서는 심각한 표정의 프로듀서가 약 한 명.

정장 차림의 프로듀서는─── 어째선지 책상 위에 서류를 올려둔 채로 허리를 한참 숙여 책상 속을 쳐다보고 있다.
음, 뭔가 찾는 물건이 있든지, 몰래 뭔가 하고 있는 모양이다. 처리는 중(삐이─)

살짝 시선을 돌려 보면, 사무소에 미리 출근한 것으로 보이는 사무원 겸 식약청에서 눈에 불을 켜고 찾고 있는 불법의약품 취급자인 S모(2X세, 미혼) 씨가 지난 밤에 대체 무엇을 했는지 눈 밑에 짙은 다크서클을 장비한 채─── TV에 슈퍼 패미콤을 연결한 채로 뭔가 하고 있다.


\아이스 스토─옴/


「후후후, 이걸로 사무소 대항 뿌요(삐─) 매치 최강자를 노릴 수 있어…」


어느 사무소 전원이 뿌○뿌○의 달인인 곳이 있기 때문에 그 꿈은 멀고 먼 꿈이라는 사실은, 모르는 걸로 하자.
그리고, 저 멀리 사장실 문 앞에서 사장님이 사무원 자리를 이마에 우물 정 자를 그리면서 보고 있다는 것도, 신경쓰지 않는 것으로 하자.

약간 안쪽에 자리잡은 급탕실에서는, 한 명의 아이돌 ─눈은 죽은 것 같지만─이 차를 끓이고 있다. 삽을 꺼낼 것 같지는 않고, 수틀리지만 않는다면 좋은 아내가 되겠군요, 네.


「어머, 좋은 나레이션이네요~ 우훗♥」


저도 최강자님을 잘못 건드릴 생각은 없습니다.


「우후후. 이렇게 하면 프로듀서는 내 차지가 되는 걸까~」


정정. 차를 끓이는 게 아니라 경쟁자를 제거할 생각인 모양이다.
손에 든 앰플은 그럼 독극물──


「설마요. 제가 그렇게 과격한 수단을 쓸 것 같나요? 그냥, 향 좋은 페로몬이에요. 남자한테 반응하는.」


다시 정정합니다. 경쟁자를 제거하는 게 아니라 아주 성인물을 찍을 생각이신 모양입니다. 다시 정정합니다. 성인물을 찍을 생각이신 것 같───


「확 찍어버릴까?♥」


죄송합니다.
급탕실에서 나가서 다시 사무실쪽을 보면──

아차, 아까 전에 프로듀서가 왜 책상 밑을 그렇게 보고 있었는지 해답이 이제 나왔다. 
책상 밑에 거주하는 아이돌 H모 씨───「외톨이~ 외톨이~ 호시 외톨이~ 후히히」───가 아니라, 비슷하게 책상 밑을 아지트로 사용하는 모리쿠보 노노 양이 무릎을 끌어안고 앉아 있다.

마침 프로듀서──담당하는 아이돌들 때문에 마노링이라고 불리기 시작한──도 의자에서 내려와 바닥에 털썩 앉아 있다.

부들부들 떨며 노노 양이 말문을 열었다.


「그냥 집에 가고 싶은데요…….」


다짜고짜 네가티브 발언. 반쯤 만담조로 가득했던(아니, 반이 아닌가?) 아까 전까지의 말투를 조금 바꾸자면── 
모리쿠보 노노. 아이돌목 쿨속 네가티브종으로, 다 자랄 경우 평균 150cm, 그리고 체중은…


\바요에─엔/

푸퐈파파팍!


아, 잠시 괴전파를 수신한 듯 합니다. 시청자 여러분의 많은 양해──


「이걸 확 찍어버릴까요?♥」


장면을 돌려서, 다시 정신차리고 가도록 합시다.
프로듀서와 아이돌이 한 세트. 프로듀서가 아이돌에게 사정하듯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니까 말야, 노노. 오늘 오디션인 거 알고 있지?」

「그, 그거야, 알고 있는데요오…….」


바닥에 털썩 주저앉은 두 사람.
불편한 침묵이 흐른다.
그 침묵을 견디지 못한 듯, 프로듀서가 일어났다.


「거기 앉아있기 춥지 않아? 슬슬 겨울도 다 되어가는데, 바닥에 보일러가 깔린 것도 아니고. 일단 저쪽으로 가자.」

「아, 으으…… 기왕이면 그냥 집에 가고 싶은데요……」


싫어하면서도, 프로듀서의 손에 이끌려 노노는 책상 밖으로 나와 응접실 소파에 걸터앉았다.
시선은 여전히 프로듀서를 보고 있지 않다. 어딘지 도망갈 곳을 찾고 있는 것만 같은, 누구에게 혼나는 것만 같은 눈동자. 

───다시 말할 것도 없다. 프로듀서는 노노의 이런 모습을 보고 그녀를 스카웃했다.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그런 거 없는데요…….」


프로듀서의 눈에, 노노는 분명 약간 이상했다.
이틀 전까지만 해도, 물론 지금과는 큰 차이는 없다고 해도 그녀를 연습생 기간 내내 직접 케어하면서 그녀의 시선이나 사소한 몸짓 하나로 그녀가 거짓말을 하는지 아닌지 알 수 있었다.

평상시에도 노노는 프로듀서와 좀처럼 눈을 마주치려 하지 않지만, 이번에는 분명히 뭔가 잘못됐다. 그녀의 눈이 떨리고, 팔다리──그것도 특히 양 발끝──가 전혀 진정된 모습이 아니다.

하지만 프로듀서는 더 이상 깊게 들어가지 않기로 했다. 그게 노노를 위해서도, 자신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진짜지?」

「……의심 많은 사람, 싫은데요…….」

「그래…… 더 이상 묻진 않을게.」

「그리고, 빨리 돌아가고 싶은데요…….」


노노의 자신없는 한 마디에, 프로듀서는 잠시 숨을 가다듬었다.
이 아이돌은 가끔씩, 이렇게 대책없을 정도로 네가티브에 빠지고는 한다.

연애소설의 경우엔 이럴 때, 남자주인공의 한 마디에 당신을 위해서라면, 이라는 패턴이───비록 그것이 실제와는 몇만 광년씩이나 떨어진 가상의 일이라 할지라도─── 많다만, 지금은 현실의 이야기다. 이 이야기가 통할 리가,

아니, 오히려 통할지도 모른다. 노노는 고작 해봐야 여중생. 게다가 연애소설 읽는 것을 가끔 보기도 하는 프로듀서의 입장에선 이를 써먹어서 나쁠 것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노, 부탁이니까, 힘내서 가면 안 될까?」

「윽…….」

「그렇게 열심히 연습했잖아. 트레이너 씨도, 노노가 실력이 많이 늘었다고 했어.」

「그건 거짓말인 게 분명한데요…….」

「흐음…….」


거짓말이 아니다. 
트레이너는 프로듀서에게 이 아이가 가진 순수한 재능은 그야말로 엄청나다는 말을 했다.

프로듀서는 다시 떠올렸다. 
그녀가 부른 노래. 분명 자신감이 없고 노래에 삼켜지는 듯했지만, 단순히 음악적인 것으로만 따지면, 꽤나 실력은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프로듀서는 한숨을 쉬려고 한 자신을 채근했다. 
항상 자신없이 서 있으면서도 남몰래 뒤에서, 누가 볼까 경계하며 혼자서 노래를 흥얼거리던 노노의 그 모습에 그녀의 팬이 된 자신을 다시 떠올리며, 그녀의 등을 한 번 더 떠밀어주자고 생각했다.


「노노.」

「히에엣!?」

「아니, 저번에도 말했지만 부를 때마다 그렇게 대답하면 좀 쇼크인데……. 설마, 날 성범죄자로 생각하는 건 아니지?」

「……그, 그런 사람이 있었으니 아니라고는 못 하겠는데요…….」

「진짜 충격. 우와. 그 놈하고 동급 취급받았어.」

「……무─리이……」


프로듀서는 별안간에 순수하게 쇼크를 받았다. 
얼마 전에 이 사무실에 왔던 프로듀서 중 한 명이 악질 성범죄자였던 사실이 드러나서 현행범으로 체포되는 사건이 있었고, 노노는 아닐지라도 몇 명의 아이돌이 그 사건 때문에 데뷔조차 못 하고 D조───우리는 간혹 그들을 '황혼조'라고 부른다───로 배속되었으니까.

자신은 아닐지라도, 같은 회사에 소속된 아이돌이자 그 이전에 순수한 중학생 여자아이로서 그녀는 꽤나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성 범죄자라는 리얼한 범죄자 건도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자신도 불미스러운 사건 하나면 금방 이 생활 접고 일반인이 되어야 한다'라는 사실에.


───프로듀서는 일단 노노를 한 대 쥐어박기로 했다.


「얌마. 널 이 사무소에 데려온 건 나잖아. 근데 날 못 믿어?」

「아우…… 그, 그렇다고 때릴 건 없잖아요오……. 폭력 반대애……」

「방금 건 맞아도 싸. 어떻게 날 성범죄자 취급하냐?」

「우으으…… 집에 가고 싶은데요오……」

「말 돌리지 마 이것아!」

「하윽!」


한 대 더 쥐어박기로 했다.


「포, 폭력 반대라고 했잖아요오…」

「날 성범죄자 취급한 벌이야. 오늘 오디션에서 전력승부할 것.」

「히에에엑?! 그, 그건 무, 무─리이……」

「마침 마유도 같은 오디션을 보니까, 둘이 경쟁하는 것도 즐겁겠지.」


마유 이야기가 나오자 노노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히, 히에엣…… 그, 그그, 열심히 할 테니 그냥 저만 가면 안 되나요오……」

「웃기지 마셔. 너 그 자리에서 없어질 게 뻔한데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아우으으…… 저같은 게에……」


프로듀서는 그렇게 횡설수설하는 노노를 보며,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지금은 그렇게 앞뒤 따져가면서 이런저런 생각할 거 없이, 바로 오늘로 닥친 오디션 생각만 하면 된다.
프로듀서인 자신은 아이돌인 노노가 그런 쓸데없는 생각을 할 것 없이 눈 앞의 반짝거리는 무대로 한 걸음 내딛을 수 있도록, 여러가지로 도와주는 일을 하는 것.

동시에 자신에 대한 자책도 들었다.
그렇게 큰 일이 터졌는데도, 자신의 아이돌들은 아무런 영향도 없었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했던, 안일했던 자신의 판단에 대한 자책.


「노노, 일단 연습실로 가서 마지막 점검을 해 보자. 의상은 발주 맡겨둔 게 오려면 한 30분은 남았을 테니까, 오디션 가면서 받아 가자고.」

「아으으…… 사실은 하고 싶지 않은데요……」

「그럼 마유랑 같이 갈래?」

「으, 아우으아아…… 무, 무─리이……」


그래봐야 어차피 같이 가야 해, 라는 말을 프로듀서는 속으로 삼켰다.

연습실로 가는 복도에서, 덜덜 떨면서 앞으로 발을 내딛는 노노의 어깨에 프로듀서가 손을 올렸다.


「히야아앗?! 서, 서, 성범죄자가……」

「아니, 그건 절대 아니니까.」

「우으으, 뭔가요 그럼, 절 잡아먹는 건가요, 아니면 말리려는 건가요, 아니면──」

「얌마.」


프로듀서는 자신의 비기를 꺼내들기로 했다.


「가전 수리는 45도 각도로 위에서 사선 춉!」

"아팟! 포, 폭력 반대애…….

「참 내. 좀 그 성폭력 건에서 벗어나라 좀.」

「버, 버버, 벗으라고…….」

「아오, 그러니까 그 화제로 슬쩍 넘기지 말라니까.」

「우우…….」


연습실 문 앞에 도착하기 전에, 프로듀서는 눈을 감고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그 소리에 영향을 받았는지, 아니면 그것을 따라하는 게 버릇이 된 건지, 노노 역시 크게 숨을 따라 들이마셨다.

"심호흡.
긴장된 근육의 이완.
내 정신은, 지금 더할 나위 없이 평온하다."

「난 지금 나와의 싸움을……」

「좋아 노노, 이번 무대에서 공연할 곡은?」

「두 사람의 기억……」

「넌 뭘 해야 하지?」

「무대 위에서, 반짝반짝……」


두 사람의 암구호처럼, 계속해서 반복되는 질문과 답변.
그녀의 불안한 마음을 진정시키는 유일한 방법이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평범한 인간 남자인 프로듀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 것이다.


「좋아, 지금 관객은 나밖에 없지만, 열심히 힘내보자고.」

「프로듀서가 그렇게 말한다면…… 집에 가고 싶지만요.」

「야, 이제 와서 그럴거야?」

「힘…… 안 낼 수는 없겠죠.」

「그럼.」


마지막에 이렇게 힘이 빠져버리는 게 흠이긴 하지만, 그래도 그녀의 눈빛이 조금이지만 흔들리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모리쿠보 노노, 두 사람의 기억 부르겠습니다.」


─── 이제, 한 발짝 내딛은 초보 아이돌이 언젠간 스테이지 위에서 빛나는 먼 미래의 모습을 그리면서.



──────


아, 이 이상은 글을 못 쓰겠어요. 어휴, 정말 존잘러들 사이에 껴서 이게 무슨 짓인지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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