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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베 미즈키 생일 축전] 생일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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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1-27, 2018 00:00에 작성됨.

 이른 아침. 765 프로덕션의 프로듀서가 평소에 일어나는 시간.
 오늘은 모처럼의 휴일이라 자신은 아무런 일정이 없는 상태였지만, 아이돌들을 위해 힘든 일상에 찌들어버린 몸은 이미 알림 없이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는 것이 하루 일과가 되어 오늘도 익숙해져버린 시간이 되자 자동적으로 그를 깨워버렸다.
 이상하게도, 잠에서 깨어난 프로듀서는 평소의 아침과는 무언가가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집안에 잔잔하게 감돌며 부드럽게 코를 자극하는 음식의 냄새와 누군가가 음식을 준비하는 소리.
 평소대로의 아침이라면 절대로 느낄 수 없는, 누군가의 존재.
 그 누군가가 프로듀서에게 말을 걸었다.
 "일어나셨나요, 프로듀서? 해피 버스데이, 입니다."
 1월 28일. 프로듀서의 생일.
 생일을 축하받았다는 생각보다도 먼저 프로듀서의 머릿속에 자리잡은 생각은 '어째서 미즈키가 나의 집에 있는지'에 대한 물음과, 그에 대한 답이었다.


 1월 27일. 마카베 미즈키의 생일.
 극장의 모두가 준비한 미즈키의 생일 파티가 끝나고 난 뒤, 미즈키를 집으로 데려가는 길.
 늦은 밤의 도로를 달리는 차 안에선, 정적이 흐르고 있었다.
 말 없이, 가끔 서로를 힐끔거리며 쳐다보기만 하는 둘이었지만, 사실 둘은 그렇게 데면데면한 관계는 아니었다.
 오히려 서로에게 품어선 안 될 호감을 품고 있는 그런 사이. 심지어는 그것을 어렴풋이 눈치채, 서로에게 가까이 다가가고 있는 사이였다.
 그런 사이임에도 이렇게 말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은, 어째서인지 프로듀서가 말을 걸어도 미즈키는 제대로 대답해주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제 생일도 곧 끝이네요."
 아무런 말도 없이 있던 두 사람 사이에서 먼저 말을 꺼낸 사람은 미즈키였다.
 "그렇네."
 "프로듀서."
 토라진 듯 말을 잇는 미즈키.
 그 목소리에는 약간 실망한 기색도 어려 있었다.
 "왜? 미즈키."
 "잊으신 것이 있지 않나요? 제 생일 선물을, 아직 주지 않으셨습니다. ……지긋이."
 미즈키가 말을 하지 않았던 이유.
 프로듀서도 충분히 짐작하고 있던 이유였다.
 "미안. 깜빡하고 못 구했어. 내일 주면 안 될까?"
 일이 바빠서 구하려던 물건을 구하지 못했다는 말을 꺼내면 될 것을, 미즈키의 토라진 목소리에 당황한 나머지 얼떨결에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필요한 가장 중요한 물건을 생일 다음 날에 주겠다는 다소 어이없는 말을 늘어놓아버린 프로듀서.
 "하지만 생일 선물이라는 것은 생일 당일날 주어야 하는 게 아닌가요."
 "…그렇지."
 생일이라는 날이 가진 가치를 안은 말이 프로듀서의 가슴을 찔렀다.
 "그래서 생각해본 것이 있습니다. 프로듀서에게도, 저에게도 서로가 윈윈인 그런 방법을."
 병을 주고 약을 주듯, 프로듀서에게 해결책을 제시하는 미즈키.
 "뭔데?"
 당연히, 죄책감이 있는 프로듀서는 그 미끼를 물 수밖에 없었다.
 "저는 오늘이 가기 전에 선물을 받고 싶고, 마침 내일은 프로듀서의 생일입니다. 그러니, 서로가 서로에게 각자의 '내일'을 선물로 주는 것은 어떤가요?"
 "내일을?"
 "네. 저는 프로듀서의 내일을 오늘의 선물로 받고, 프로듀서는 저의 내일을 내일의 선물로 받게 되는 겁니다."
 미즈키의 제안은 프로듀서에게 있어서 그다지 나쁘지 않은 제안이었다.
 생일을 즐기라는 타카기 사장의 지시로 내일은 일이 전혀 없었기에 프로듀서의 시간은 넉넉했고, 그 하루를 투자하는 것으로 미즈키의 생일을 넘기지 않고 그녀에게 선물을 줄 수 있다면 프로듀서에게도 그렇게 나쁜 선택은 아니었으니까.
 무엇보다도 그 선물을 그녀가 원하는 것 같았으니까.
 물론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걱정되긴 했지만, 그런 것을 걱정하며 미즈키와 오붓한 시간을 보낼 기회를 포기하기에는 미즈키에 대한 프로듀서의 호감도가 너무 커진 상태였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미즈키와 자신이 함께하는 것을 들키지만 않으면 된다는 것.
 물론 극장의 다른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좋아. 내 내일을 선물로 줄게."
 11시 59분. 프로듀서가 선물을 건네는 순간, 시간이 바뀌며 그의 생일이 시작되었다.
 "그럼, 저도 저의 내일… 아니, 오늘을 선물로 드리겠습니다."
 12시 00분. 서로의 생일 선물을 교환하는 최고의 타이밍이었다.
 "갈까요? 프로듀서의 집으로."
 "안 돼. 이미 네 집에 거의 다 온 것도 있지만, 우리 집에서 묵겠다니. 절대 안 될 말이라고."
 프로듀서는 이 외에도 상식적인 이유를 들어 거절했지만, 계속 떼를 쓰는 미즈키를 이길 순 없어 결국 예비 집열쇠를 건네는 것으로 그녀를 달래고 나서 집으로 돌아갔다.


 자신이 열쇠를 건네주긴 했지만 설마 아침부터 자신의 찾아와서 식사를 차려줄 거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기에 의외의 상황에 놀라는 프로듀서였지만 그 깜짝 방문이 조금 기쁜 것도 사실이었다.
 생일 축하와 함께 미즈키가 내온 아침밥을 먹는 프로듀서와 그의 맞은편에 앉아 묵묵히 밥을 먹는 미즈키.
 호감이 있다고는 하나 아직 서로의 집은 어색한 둘이었기에, 차 안에서 말이 없어졌던 이유와는 다른 이유로 말이 없어진 두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런 어색함도 잠시.
 "프로듀서."
 아침밥을 다 먹고 나서 할 일이 없어지자, 저번처럼 미즈키가 먼저 프로듀서에게 말을 꺼냈다.
 "하루를 선물받았고 또 하루를 선물했으니, 오늘의 일정은 서로가 번갈아서 정하지 않겠습니까?"
 서로의 하루를 어떻게 보낼 것인지에 대해 제안하는 미즈키.
 그 제안을 프로듀서가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
 "좋아. 먼저 가고 싶은 곳 있어?"
 "주위의 공원은 어떤가요? 역시 이런 아침에는 그런 곳에서 산책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기대되는걸."
 "공원이라면 마침 주변에 좋은 곳이 한 군데 있긴 하지. 준비하고 가볼까?"
 "네. 변장이라면 완벽하게 준비해왔습니다."
 "그래. 그 준비도 중요하지."


 아직 녹다 만 눈이 여기저기 놓인, 1월의 끝에 걸쳐져가는 날은 여전히 쌀쌀했다.
 "사람이 없네요."
 "아침이라서 그렇겠지."
 겨울 아침의 공원은 매우 한적했다.
 물론 주위에 사람이 없을수록 미즈키와 프로듀서의 밀회가 다른 사람들에게 들킬 확률도 낮아지는 것이 당연했으므로 두 사람에게 있어선 좋은 상황이었다.
 "이렇게 되니, 정말로 오늘은 저희만의 하루라는 느낌이네요."
 "그렇네."
 공원에 나왔지만 막상 무엇을 해야 할 지 몰라 나란히 서서 걷기만 하는 미즈키와 프로듀서.
 둘은 하염없이 걸으며 공원의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다.
 이파리 없는 외로운 나무들과 사람을 위해 만들어졌으나 사람이 없어 존재의의를 잃어버리다시피 한 공원의 구조물들이 풍기는 외로운 분위기 속에서, 유일하게 함께할 누군가가 있는 둘의 존재가 두드러졌다.

 그렇게 한동안을 걷던 둘도 슬슬 지쳤는지, 공원 중앙에 있는 벤치에 몸을 맡겼다.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미묘한 거리를 둔 채 앉은 둘.
 하지만 무슨 생각을 했는지, 미즈키를 바라보던 프로듀서가 미즈키에게 양해를 구하고 자리를 비워 둘이 함께 앉아 있는 시간은 그렇게 길지 않았다.

 프로듀서가 돌아온 것은 잠시 후.
 그의 손에는 따끈하게 데워진 캔커피가 들려 있었다.
 "자. 춥지?"
 "감사합니다."
 미즈키에게 커피를 건네고 다시 자리에 앉아 같이 커피를 마시는 프로듀서.
 둘 사이의 미묘했던 거리가, 조금 좁혀져 있었다.
 다시 벤치에 앉은 프로듀서와 미즈키는 자신들이 쏟아낼 수 있는 거의 모든 주제로 대화하며 시간을 보내기 시작했다.
 개인적인 추억들, 아이돌 일에 관한 이야기들, 앞으로의 일들에 관한 이야기들이 하얀 입김과 함께 흘러나왔다.

 "눈이 오네요, 프로듀서."
 시간이 흘러도 멈추지 않을 것 같던 두 사람의 대화를 멈춘 것은 바로 눈이었다.
 "그렇네. 분명 번갈아가면서 갈 곳을 정하는 거였지? 그럼, 슬슬 배도 고파지니까 따뜻한 곳에 들어가서 점심이나 먹지 않을래?"
 "찬성입니다."
 "그래. 오늘은 네 생일 선물이니까, 최대한 좋은 곳으로 안내해줄게."


 "레스토랑… 이네요."
 "맞아. 레스토랑이야."
 "남성과 단 둘이서 이런 곳에 오는 것은… 또 새로운 경험이로군요."
 "나도 마찬가지야. 다른 사람과 단 둘이서 와본 적이 없거든."
 제대로 말로 표현하진 않았으나, 서로가 칭한 '남성'과 '다른 사람'이라는 말 속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또 다른 뜻이 숨겨져 있었다.
 말하지 않아 전해지지 않은, 같은 마음을 가지고서 둘은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갔다.
 제일 좋은 곳으로 안내해주겠다는 프로듀서의 말이 무색하지 않게, 그가 미즈키를 데려간 레스토랑은 꽤 좋은 분위기를 풍겨, 그 분위기에 이끌리듯 레스토랑을 찾아온 연인과 가족들로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미안. 더 좋은 레스토랑을 미리 예약해뒀어야 하는 건데."
 식사를 끝내고 나서 사과하는 프로듀서.
 "아뇨. 여기에 오는 것도 원래는 예정에 없던 일이었으니까요."
 "그렇지."
 미즈키는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미즈키가 괜찮다고 했지만, 그런 그녀를 보는 프로듀서는 미즈키를 여전히 더 좋은 곳으로 데려다주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렸다. 생일 선물조차 제대로 챙겨주지 못했는데 그녀를 위한 날조차 자신이 망쳐버리는 것만 같았다.
 "식사도 다 했으니, 이동할까요? 분명, 제가 정하는 차례였던 걸로 기억합니다만."
 "응. 맞아."
 "그럼 다음은, 극장으로 가도록 할까요. 프로듀서."
 핸드폰을 내려놓고 다음 행선지를 선언하는 미즈키.
 극장으로 자신을 데려가려는 이유를 어렴풋이 짐작하며, 프로듀서가 말했다.
 "그래. 네가 정했으니, 따라야겠지."


 극장 앞.
 "파티, 준비해 놨지?"
 미즈키가 자신을 데려온 이유, 그에 대한 추리를 말하는 프로듀서.
 "……네."
 프로듀서에게 대답하는 미즈키의 표정은 어쩐지 밝지 않았다.
 들켜서 놀란 것이 아닌, 무언가를 전하려는 표정.
 "프로듀서."
 우뚝, 멈춰선 그녀가 프로듀서에게 말을 걸었다.
 "사실, 저는 극장의 다른 분들이 프로듀서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한 파티를 모두 준비하실 때까지 잡아두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어제 프로듀서의 하루를 선물로 달라고 했던 것도, 어느 정도는 그것 때문이었어요."
 "하지만 본심은… 프로듀서를 독점하고 싶었습니다. 프로듀서와 함께한 것도 파티가 준비되기 전에 프로듀서가 극장에 오지 못하도록 하는 제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모두가 준비한 파티를 위해서가 아니라 단지 저 혼자만을 위해서였습니다."
 프로듀서에게 자신의 행동의 이유를 고백한 미즈키는 아쉬운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프로듀서가 극장 안으로 들어가신다면 오늘의 제 역할… 아니, 핑계는 끝나는 거겠죠."
 그녀의 목소리는, 약간 작아져 있었다.
 "미즈키."
 그녀의 고백을 들은 프로듀서가 부드럽게 말했다.
 "파티가 끝나고 나면, 조금 더 어울려줄게. 오늘은 네 생일 선물이니까."
 이것으로 그녀의 생일을 조금 더 완벽하게 만들어줄 수 있다고 생각하자, 프로듀서는 레스토랑에서부터 따라온 무거운 마음이 조금 사라지는 느낌이었다.
 "그렇네요. 오늘 하루는… 저의 생일 선물이었죠. 그렇다면… 조금만 더 욕심내도 될까요? 오늘은, 저의… 생일 선물이니까요."

 말을 끝낸 미즈키가, 살짝 발돋움해, 프로듀서에게 자신의 입술을 주었다.

 "…이것은 저에게 있어 최고의 선물. 동시에… 제가 프로듀서에게 드릴 수 있는 최선의 답례입니다."
 "미즈키, 너…"
 "싫으셨나요? ……우물쭈물."
 "아, 아니! 싫지 않았어! 단지, 그, 갑작스러웠으니까…"
 프로듀서가 당황하자 자신의 행동을 싫어한 거라고 생각했는지 시무룩해진 미즈키에게 급히 해명하는 프로듀서.
 "……다행이다."
 파티가 끝나고 난 뒤의 시간을 기약하며, 또 발전하게 될 자신들의 관계를 기약하며 둘은 극장 안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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갸아아아아아아아아아-

어찌저찌 마카베 양의 생일에 맞출 수 있었지만, 결과물은 영 만족스럽지 않네요.

부랴부랴 플롯을 준비해서 벼락치기하듯 써낸 글이라서 그렇겠지만요.

...다음부터는 더 잘 준비해둬야겠습니다.

이런 급조된 글로 마카베 양의 생일을 축하하는 것은 조금 아프지만, 제 잘못이니 어쩔 수 없죠.

 

아무튼 생일 축하드립니다, 마카베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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