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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생일 축하해, 태어나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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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1-18, 2018 18:37에 작성됨.

※ 제 장편 소설과는 아무런 관련없는 P입니다.

 

"제 이름은 키타자와 시호입니다. 당신이 프로듀서씨인가요? 전 제 힘만으로 톱아이돌이 될거니 신세질 일은 없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에 이 녀석을 프로듀스 하라는 소리를 들었을 때는 어이가 없었다.

 

"어째서죠 사장님? 사장님께서는 분명 절 웃으면서 일을 할 수 있게 해주신다고 하시지 않았나요? 제가 765프로덕션에 스카웃된건 단지 그 하나의 이유때문입니다."

"그랬었지, 분명 기억하고 있네."

"알고 계시면서도 저런 녀석을 프로듀스하시라고 하셨다구요? 아니면 사장님한테는 다른 모습을 보여준건가요?"

"아닐세, 분명 나한테도 어른스러운 모습만 보여주었지. 하지만 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일 아니겠나?"

"..맞는 말씀입니다. 제가 첫 인상만 보고 너무 경솔히 판단했군요. 그럼 저는 일하러 가보겠습니다."

"그러게."

 

처음 내가 765프로덕션에 오게 된 이유는 단지 계약에 관한 일로 오게된 것이었다. 그러던 도중 뜬금없이 765프로덕션의 사장은 나보고 웃을 수 있냐고 물어보았다. 나는 거뜬히 웃어보였지만, 그런 영업용 미소말고 다른 미소는 없냐고 물었다. 마치 내가 웃지 못한다는 걸 알고있다는 것처럼, 그다음 내가 진심으로 행복한 웃음을 짓게 해주겠다면서 765프로덕션으로의 스카웃 제의를 하였다. 너무나도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생각했지만 그런 이상한 사장님이기에 나는 765프로덕션에 입사하였다.

 

"과연 그 말은 사실일까. 적어도 저 녀석하고는 절대 안 될것 같은데."

 

다음 날, 나는 그녀의 레슨을 보았다.

 

"노래 실력은 보통, 댄스는 수준 이하, 특별한 재능도 없을뿐더러, 표정은 무뚝뚝. 아이돌로서는 좋지 않은 녀석이네. 자기 힘만으로 톱 아이돌이 된다했더만 그건 그냥 허세였을 뿐인건가."

 

첫 날의 그녀의 인상도 그렇고 아이돌보다는 차라리 악역배우를 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었다. 그렇지만 일주일동안 그녀를 지켜본 결과, 레슨 내내 노력하는 모습과 강한 정신력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생각보다 그녀와 나의 관계는 생각보다 불편하지 않았다, 아니 편안했다. 그냥 직장의 어른 정도라 생각하면 되었었고 실제로도 꽤나 어른스러운 녀석이었기이에, 나는 키타자와 시호를 정말 한 명의 어른처럼 대해주었고 그녀도 큰 불만은 없어보였다.

 

두 달후 나는 그녀가 이제 무대에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녀에게 제안하였다."

 

"키타자와 씨, 다음 달 765프로덕션 선배들의 백댄서로 나가보지 않으시겠습니까?"

"당연히 나가겠습니다."

 

그녀는 당연히 승낙했고, 그녀는 프로로서 잘해주었다. 물론 그렇다고 그녀와 나의 관계가 변한 것은 아니었다. 그렇게 작은 일들을 깔끔하게 잘해주며 성장해나가는 그녀를 보면서 나는 일을 계속했다. 웃게 해 준다는 타카기 사장님의 말씀은 딱히 상관이 없었다. 어짜피 크게 기대한 일도 아니었고, 애초에 웃는다는 필요성을 느끼지도 못했을 뿐더러 그녀의 성장이 직접적인 성과로 나타나서 보람은 있었으니 신경쓰지 않았다.

 

그리고 3달이 지난 후, 나는 아주 큰 일거리를 가져왔다.

 

"키타자와 씨, 이번에는 자신이 주역으로서 무대에 서보시지 않겠습니까?"

"그 말은.."

"네, 정식적으로 데뷔하시지 않겠습니까? 만약 아직 이르다고 생각이 드시면 거절하셔도 좋습니다."

"아니요, 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이렇게 똑같은 말이 오갈줄 알았다.

 

"..저기 프로듀서씨."

"네."

"감사합니다."

"...아니요. 당연한 일을 했을뿐입니다. 데뷔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아무렇지 않을 듯한 표정을 지었지만 속으로는 상당히 당황스러웠다. 그녀가 감사하다는 말을 하다니 어지간히 기뻤던 모양이었겠지.

평소에 그녀의 노력하는 모습을 알고 있었기에 나는 당연히 그녀가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데뷔날....

 

 

 

 

 

키타자와 시호는 나타나지 않았다.

 

 

 

 

화가 치밀었다. 방송 관계자들에게 들어먹을 욕은 다 들어먹었지만, 그런건 아무래도 좋았다. 그 무엇보다도 그 무대를 가장 기대했던건 나였기에 그 기대를 배신한 키타자와 시호에게 분노했다. 그녀가 나타난건 그로부터 3일 후였다. 나는 당연히 분노해서 그녀에게 화를 냈다.

 

"키타자와 씨! 도대체 왜 데뷔날 나타나지 않은겁니까!"

"...죄송합니다. 그 날 갑자기 동생이 아파서 제가 간병해야 했습니다."

"..동생이 아파서? 겨우? 겨우 그딴 이유 때문에!! 그 중요한 무대를 망쳤다는 겁니까!! 제가 당신의 데뷔를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데!! 이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는 당신도 알고 있었을건데요! 단지 그런 이유로!! 동생의 간병같은건 부모님한테 맡기면 되는 거잖습니까!"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재능없는 당신을 계속 프로듀스 한 이유는 재능이 있어서도 아니였고 아이돌로서의 특별함이 있어서도 아니였습니다! 오로지 당신의 톱 아이돌을 향한 노력과 당신의 수준높은 프로의식 그거뿐이었어요! 그런데 그것조차 아니였군요. 무엇이 더 중요한지도 모르다니 당신은 그냥 바보일뿐입니다. 당신한테는 정말로 실망했습니다."

 

폭언을 퍼붓고 나는 그 자리에서 나왔다. 그리고 나는 사장님을 찾아갔다.

 

"더는 안되겠습니다. 키타자와 시호의 프로듀스를 그만두겠습니다. 다른 아이돌을 프로듀스하게 해주시던지, 그게 안된다면 저는 회사에서 나가겠습니다."

"...여기에 가보게."

"갑자기 무슨 소리를 하시는 겁니까."

"키타자와 양의 동생이 다니고 있는 보육원이네. 거기서 키타자와 양의 동생을 한번만 만나보고 와주게나."

"자꾸 무슨 소리를 하시는 거죠? 제가 왜 그녀의 동생을 만나야 하는겁니까."

"부탁일세, 그 이후에는 자네가 원하는대로 해주도록 하겠네."

"...알겠습니다."

 

키타자와 시호의 동생. 만약 그녀의 말이 사실이라면 그녀의 라이브를 망친, 나를 분노하게 만든 장본인. 그 망할 녀석에게 분풀이나 하고 오자라고 생각했다. 

 

"실례합니다. 혹시 여기 키타자와 시호의 동생이 있나요?"

"키타자와..아! 리쿠를 말씀하시는 거군요. 리쿠! 누가 찾아오셨어!"

"..누구세요?"

"모르는 사람이니?"

"나는 너의 누나랑 아는 사이. 누나 이름, 키타자와 시호 맞지?"

"아, 누나를 아시는 분이시구나."

"그래. 다름이 아니라 잠시 너랑 얘기를 할 수 있을까 싶어서."

"네."

"죄송하지만 리쿠랑 잠시 둘이서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요?"

"대신 보육원 안에서 하셔야 합니다."

"알겠습니다."

 

키타자와 시호랑 성격은 딴판이고 순하게 생겼지만 분명 그 녀석이랑 닮았다.

처음엔 나를 경계하는 모습이었지만 누나 얘기가 나오니 살짝 경계를 늦춘 모양이다.

 

"키타자와..아니 리쿠는 누나를 좋아해?"

"네, 상냥하고 저를 잘 챙겨줘요."

"그렇구나, 리쿠의 누나는 착하니까."

 

당연히 거짓으로 말한 것이다.

 

"누나한테 들었는데 리쿠가 아팠을 때 누나가 리쿠를 돌봐줬다는데 사실이니?"

"네, 덕분에 저는 이렇게 건강해요."

"그렇구나, 그런데 누나만 돌봐준거니? 엄마나 아빠는?"

"엄마는..일 때문에 바쁘세요. 아빠는..없어요."

"..없어?"

"네, 집을 나가고 난 후로부터 아빠의 모습을 본 적이 없어요."

"....."

"아저씨?"

"그렇구나, 리쿠는 상냥하고 강한 누나를 둬서 좋겠네."

"네! 그렇지만 제가 아플 때, 누나는 울고 있었어요. 왜 울었을까요?"

"..분명 리쿠가 아픈 게 슬퍼서 그런걸거야. 이제 리쿠는 건강하니까 누나는 울지 않을거야."

"아! 그렇구나. 그럼 저는 앞으로 절대 안 아플거에요!"

"후후, 그래그래. 착한 아이네. 리쿠야, 리쿠의 누나가 리쿠가 아플 때 돌봐준 일은 착한 일이지?"

"네!"

"그래서 착한 누나에게 선물을 주고 싶은데, 혹시 누나가 좋아하는 게 뭔지 알아?"

"으음..누나는..인형이요! 그 중에서도 고양이 인형을 좋아해요."

"..인형이구나. 그렇구나. 리쿠야, 고맙다. 혹시 아저씨랑 리쿠랑 만난 걸 비밀로 해줄 수 있니?"

"왜요?"

"누나를 깜짝 놀래켜주고 싶어서, 내가 누나한테 선물을 주는 건 리쿠와 아저씨만의 비밀로 해줄 수 있을까?"

"아, 네!"

"후후, 착한 아이네. 다음에 리쿠가 누나를 울리지 않는 착한 아이로 있는다면 리쿠한테도 아저씨가 선물을 줄게. 알겠지?"

"네!"

 

거기서 뛰쳐나왔다. 도저히 죄책감에 더이상 리쿠의 얼굴을 볼 수가 없었다. 나는 도대체 무슨 짓을 한거지? 생각해보니 나는 키타자와 시호에 대해서 아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내가 아무리 기대했다고 해도 그녀만큼 그 무대를 기대했을까, 그런 무대를 못 나오는 그녀는 얼마나 슬펐을까. 평소에 그렇게 정신력이 강하다고 생각했던 그녀가 울었다. 그런 그녀에게 나는 아무것도 모르면서 동생이 아픈 걸 그딴 이유라 하고 그런 건 부모님한테 맡기면 되는 말까지 했다.

 

"..얼마나 쓰레기인거야 나는.."

 

그 후, 나는 다시 사장님을 찾아갔다.

 

"만나보고 왔나?"

"사장님, 제가 원하는대로 해주겠다고 한거..키타자와 시호의 프로듀스를 다시 맡는 것도 포함이 되는겁니까?"

"물론일세."

"그럼.. 저는 키타자와 시호를 프로듀스하겠습니다"

"알겠네."

 

그 후, 나는 시호를 곧바로 찾아가 무릎을 꿇고 말했다.

 

"정말 죄송합니다. 키타자와 씨, 저는 당신에게 얼굴을 들 수 없을 정도로 창피한 짓을 했습니다. 지금 당신 앞에 있는것조차 죄라고 생각하지만, 저는 당신을 망쳐놓은 상태로 이 회사를 나가고 싶지 않습니다. 제발 한번만 저에게 기회를 주세요. 부탁합니다. 하지만 정 싫다면 저는 이 회사에서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그녀는 상당히 당황스러운 듯 보였지만 침착하게 말하였다.

 

"아니요, 싫습니다."

 

그래. 당연한거겠지.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저는 회사에서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어째서 프로듀서씨가 사과하는 거지요? 잘못한 건 저인데. 그러니까 제가 말하도록 하겠습니다. 프로듀서씨, 괜찮으시다면 다시 한번 저를 프로듀스해주시겠어요?"

"네. 잘 부탁합니다. 키타자와 씨."

 

이렇게 내 두번째 프로듀스가 시작되었다. 신기하게도 이 이후 시호는 나를 조금씩이지만 의지하는 것처럼 보였다. 어째서일까, 나는 그녀에게 상처를 주었을 뿐인데. 우리는 끊임없이 방송사에 사과하러 갔다. 한번 무너진 신뢰는 복구하기 힘들지만 복구할 수 없는것은 아니다, 그렇게 사과를 계속 한 덕에 우리는 결국 다시 데뷔 기회를 잡게 되었다. 그리고 라이브 직전,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프로듀서씨."

"네."

"다시 한번 저를 프로듀스 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그렇게 말하니까 꼭 마지막 프로듀스 같네요 키타자와 씨."

"그럴리가 없잖아요. 프로듀서씨는 앞으로도 저를 프로듀스 해주셔야 해요."

"당연한 말씀을 하시는군요. 곧 라이브 시작하겠네요. 평소대로만 하시면 충분히 성공하실겁니다."

"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다행히 그녀의 라이브는 성공적으로 끝났다. 모든 건 다 예상대로였지만 단 하나 예상하지 못한 건..

 

"수고하셨습니다, 키타자와 씨."

"하아..하아..어땠나요?"

"말할 것도 없이 좋은 무대였습니다."

"그냥 좋은 정도였나요?"

"최고란 말은 함부로 쓰는게 아닙니다. 키타자와 씨는 분명 더 성장하실 거니까요."

"..그런가요. 프로듀서씨. 키타자와 씨라는 말은 너무 길지 않나요?"
"네?"

"시호, 시호로 괜찮습니다."

"..알겠어. 시호."

"반말해도 된다고는 안했는데요?"

"알겠습니다. 시호?"

"후후, 프로듀서시는 의외로 바보시네요. 당연히 농담이잖아요. 편하게 불러주세요."

"알겠습니다. 키타자와 씨."

"..왜 다시 존댓말로 돌아간거에요?"

"이게 편합니다."

"취소입니다. 앞으로 불편한 말을 써주세요."

"..알겠어. 시호."

"후후, 알아들으셔서 다행이네요."

 

그로부터 얼마지나지 않아 사장님이 나를 불렀다.

 

"어떤가, 이제는 웃을 수 있나?"

"네, 그런 것 같습니다."

"상당히 즐거운 모양이군. 키타자와 양의 프로듀스가."

"네, 그렇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직도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무엇이 말인가?"

"왜 하필 시호였던겁니까? 저를 웃게하는거라면 야부키 씨가 훨씬 낫지 않았을까요?"

"만약, 야부키 양이 자네에게 가서 자네가 웃음을 지었다면 그건 영업용 미소가 아니었을까. 자네는 웃고 있는 사람에게 영업용 미소로 대하니까 말이지."

"..확실히 그랬겠군요."

 

그리고 그 날이 다가왔다.

 

"프로듀서씨."

"응."

"저 오늘 생일이에요. 단지 그것뿐이에요."

"시호."

"네."

"여기 생일 선물."

"..알고 계시면서 모르신 척 하신건가요. 열어봐도 되나요?"

"당연하지."

"고양이..인형인가요."

"마음에 안들어?"

"아니요, 상당히 마음에 들어요."

"그래, 다행이네. 아, 맞다. 시호."

"네."

 

 

만약 내가 시호랑 만나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지금은 상상할수도 없다.

그렇기에 나는 시호와의 만남이 있을 수 있게 된 이 날에 진심으로 감사한다.

 

"생일 축하해, 태어나줘서 정말 고마워."

 

==END==

 

 

 

 

아시다시피 오늘은 시호의 생일입니다.

그래서 간단히 글을 써보았습니다.

시호, 생일 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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